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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시행 : 2004.11.17(수)
대상 : 고등학교 3학년
출제 : 교육과정평가원
삽화, 사진, 표는 누락되어 있습니다. 원본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번부터 6번까지는 듣고 답하는 문제입니다. 방송을 잘 듣고 답을 하기 바랍니다. 듣는 내용은 한 번만 방송됩니다.
1. (물음) <보기>는 이 이야기를 듣고 느낀 점을 말한 것이다. ㉠에 들어갈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점]
<보 기>
할머니와 손녀가 서로 [ ㉠ ] 모습이 감동적이야.
① 배려하는
② 공경하는
③ 기다리는
④ 그리워하는
⑤ 아쉬워하는
2. (물음) 강의에서 설명한 가을 호수를 나타내는 그림은? [1점]
①
②
③
④
⑤
3. (물음) 두 사람이 제출했을 과제물의 제목으로 알맞은 것은?
① 육필의 개념과 가치
② 세대 간 정보화 격차
③ 디지털 글쓰기와 정보화
④ 디지털 글쓰기의 장단점
⑤ 디지털 글쓰기와 의사소통의 관계
4. (물음) 강연 내용에 대한 판단으로 알맞은 것은?
① 한국어 노랫말에 나타난 일본의 영향을 비판하고 있다.
② 두 나라 만화 영화의 노랫말을 상업적 측면에서 비교하고 있다.
③ 두 나라 만화 영화의 노랫말에 나타난 여성관을 비판하고 있다.
④ 두 나라 만화 영화의 노랫말을 사회 문화적 관점에서 대비하고 있다.
⑤ 한국어 노랫말은 긍정적으로, 일본어 노랫말은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5~6] 들려주는 내용을 잘 듣고, 5번과 6번의 두 물음에 답하시오.
5. (물음) 이 대화의 내용으로 볼 때, 작가가 작품을 통해 추구하고자 한 바는? [1점]
① 인물의 영웅적 면모 형상화
② 역사적 사건의 철저한 고증
③ 시대 상황 속에서 고뇌하는 인간상 묘사
④ 개인적 욕망과 사회적 규범의 관계 재해석
⑤ 다양한 인간형 탐구를 통한 삶의 좌표 제시
6. (물음) 두 사람의 대화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진행자는 청취자의 이해를 돕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고 있다.
② 진행자는 작가와 다른 관점에서 드라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③ 작가는 작품의 주제를 분명히 밝히기 위해 자신의 집필 의도를 설명하고 있다.
④ 작가는 원작의 집필 의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드라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⑤ 작가는 청취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중 인물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이제 듣기 문제가 끝났습니다. 7번부터는 문제지의 지시에 따라 답을 하기 바랍니다.
7. <보기>를 모두 활용하여 바람직한 우리 사회 에 관한 공익 광고를 만들고자 한다. 광고 문구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점]
<보 기>
물이 더러워서 앞이 보이지 않아요.
신호보다 먼저 출발하면 반칙입니다.
오랫동안 앓아 온 썩은 이를 뽑아 주세요.
신호보다 먼저 출발하면 반칙입니다.
오랫동안 앓아 온 썩은 이를 뽑아 주세요.
① 깨끗하고 정정당당한 사회, 부정부패 척결에서 시작됩니다.
② 맹목적인 경쟁 사회,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없습니다.
③ 밝고 따뜻한 사회, 타인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합니다.
④ 효율적인 기업 경영, 경제 살리기의 첫걸음입니다.
⑤ 맑고 깨끗한 물 만들기, 후손을 위한 투자입니다.
8. <보기>의 개요에 대한 수정 방안으로 바르지 않은 것은?
<보 기>
주제문 : 고유가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하자.
Ⅰ. 서론 : 유가가 급등하는 현실
Ⅱ. 본론
1. 고유가 시대의 수출 전략
2. 대책 마련의 필요성
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출 경쟁력 약화
나. 소비자 물가 상승과 국민 실질 소득 감소
3. [ ㉠ ]
가. 에너지 자원 확보
1) 해외 유전 개발에 적극 참여
2) 안정적인 석유 공급원 확보
나. 에너지 절약의 생활화
1) 대체 에너지 개발
2)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Ⅲ. 결론 : 실천 촉구
Ⅰ. 서론 : 유가가 급등하는 현실
Ⅱ. 본론
1. 고유가 시대의 수출 전략
2. 대책 마련의 필요성
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출 경쟁력 약화
나. 소비자 물가 상승과 국민 실질 소득 감소
3. [ ㉠ ]
가. 에너지 자원 확보
1) 해외 유전 개발에 적극 참여
2) 안정적인 석유 공급원 확보
나. 에너지 절약의 생활화
1) 대체 에너지 개발
2)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Ⅲ. 결론 : 실천 촉구
① 주제문이 추상적이므로 고유가 시대의 어려움을 에너지 자원 확보와 에너지 절약 생활화로 극복하자.로 수정한다.
② Ⅱ- 1은 논지 전개상 어색하므로 삭제한다.
③ [ ㉠ ]은 논지를 발전시키면서 하위 항목을 포괄하기 위해 에너지난 극복 대책으로 진술한다.
④ Ⅱ- 3-나- 1) 은 내용의 일관성 확보를 위해 Ⅱ- 2 로 옮긴다.
⑤ 결론을 명료하게 하기 위해 고유가 시대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와 국민의 노력 촉구로 수정한다.
9. <보기>의 주제에 따라 글쓰기 계획을 세워 보았다. 세부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주제 : 청소년의 체력 증진을 위하여 정부와 관련 단체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의 관련 부처
체육계 관련 인사
청소년의 체력 저하 현상
청소년 체력 문제에 대한 인식 부족
실태 파악을 통한 문제 제기 → 대안 제시와 노력 촉구의 순서로 논지 전개
청소년의 체력 증진
자료 조사
해결 방안 제시
전개 방향 결정
문제 인식
예상 독자 설정
체육계 관련 인사
청소년의 체력 저하 현상
청소년 체력 문제에 대한 인식 부족
실태 파악을 통한 문제 제기 → 대안 제시와 노력 촉구의 순서로 논지 전개
청소년의 체력 증진
자료 조사
해결 방안 제시
전개 방향 결정
문제 인식
예상 독자 설정
청소년 체육 예산 현황
청소년 체육 시설 현황
청소년 체육 교육 실태
청소년 체육 시설 현황
청소년 체육 교육 실태
청소년 체육 시설 확충하기
체력 향상 프로그램 참여하기
규칙적인 운동 습관 갖기
체력 향상 프로그램 참여하기
규칙적인 운동 습관 갖기
① ㉠
② ㉡
③ ㉢
④ ㉣
⑤ ㉤
10. <보기>의 조건이 모두 충족된 표현은?
<보 기>
○ 상대방의 의견 : 낙서는 인간의 표현 욕구를 충족시키며 집단 구성원 사이에 유대감을 형성하게 하는 하나의 문화이다. 공공시설에 낙서하는 일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낙서를 일방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조건
- 상대방의 의견을 일부 인정하면서 반론을 시작한다.
- 상대방의 의견에 반대하는 이유를 밝힌다.
- 비유적 표현을 활용한다.
○ 조건
- 상대방의 의견을 일부 인정하면서 반론을 시작한다.
- 상대방의 의견에 반대하는 이유를 밝힌다.
- 비유적 표현을 활용한다.
① 낙서는 자유로운 정서 표현의 한 방법이다. 낙서를 통해서 우리는 기쁨과 슬픔의 정서를 표현한다. 그러므로 낙서는 감정을 분출하는 자유로운 통로라고 할 만하다.
② 낙서로 우리의 소중한 공공시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 관광객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 낙서 같은 무분별한 행동으로 국가 이미지를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③ 낙서가 표현 욕구를 충족시키는 하나의 문화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개인의 표현 욕구보다 공공의 윤리가 더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 모두의 얼굴을 더럽히는 행위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④ 낙서는 인간의 원초적인 표현 욕구를 충족시키는 한 방법이다. 그러나 공공시설에 낙서를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공공시설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⑤ 자유와 방종이 다르듯이 절제된 표현과 무절제한 낙서는 다르다. 공공시설에 낙서하는 것은 무절제한 행위이다. 더러워진 공공시설을 원상 회복하기 위해 세금을 낭비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11. <보기>의 우화를 바꿔 쓰기 위해 토의해 보았다. 사고 방향에 따른 바꿔 쓰기의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보 기>
참나무가 갈대에게 힘자랑을 하고 있었다. 허약하고 바람에 쉽게 굽힌다는 참나무의 놀림에 갈대는 그저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그때 거센 바람이 불어 닥쳤다. 갈대는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바람을 이겨 냈지만, 제 힘만 믿고 바람에 맞서 버티던 참나무는 결국 부러지고 말았다.
- 『이솝 우화』 -
- 『이솝 우화』 -
① 나는 이 우화의 서술 시점을 바꿔 보겠어. 갈대를 서술자로 만들어, 갈대가 직접 사건을 진술하여 자신의 삶의 태도를 드러내도록 해야지.
② 나는 이 우화를 다른 관점으로 해석해 보겠어. 비판적인 관점에서 갈대를 평가하여, 강한 힘 앞에서 쉽게 굴복하는 나약한 존재로 나타낼 거야.
③ 나는 이 우화를 현실 상황에 적용해 보겠어. 자신의 재주를 내세우며 교만하게 살아가는 인물과 유연한 자세로 순응하며 살아가는 인물을 찾아, 이야기를 꾸며 볼 거야.
④ 나는 이 우화의 장면을 구체적으로 서술해 보겠어. 참나무와 갈대가 삶의 방식을 놓고 대화하는 장면을 설정하고, 거센 바람이 불어 닥치는 장면도 자세히 묘사할 거야.
⑤ 나는 이 우화의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이야기를 추가해 보겠어. 부러진 참나무가 튼튼한 건축재로 거듭난다는 이야기를 보태어, 참나무가 지닌 삶의 방식에 가치를 부여해 봐야지.
12. <보기>의 ㉠~㉤을 고치기 위한 의견으로 알맞지 않은 것은?
<보 기>
말다툼하는 친구들을 말린다고 ㉠끼여들었다가 말을 잘못해서 되레 친구들과 다투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면 ㉡틀림없이 친구들과의 관계가 서먹해질 수도 있다. 그럴 때 먼저 아무러면 내가 너를 ㉢미워서 그랬겠니? 라고 말 한마디를 건네 친구의 오해가 ㉣풀려지도록 해 보자. ㉤물론 이런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평소에 말을 가려 쓰는 것이 가장 좋다.
① ㉠은 끼다와 들다가 결합된 말이므로 끼어들었다가로 바꿔야겠어.
② ㉡은 문장 안에서 호응이 되지 않으니 틀림없이를 빼는 것이 좋겠어.
③ ㉢은 밉다가 목적어를 가질 수 없으므로 미워해서로 바꿔야겠어.
④ ㉣은 피동 표현이 두 번 사용되었으니 풀리도록으로 바꾸는 게 좋겠어.
⑤ ㉤은 문장의 연결 관계를 고려하여 그런데도로 바꿔야겠어.
13. <보기>를 이용하여 국어 문장 구조에 관한 수업을 진행하였다. 발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ㄱ. 담징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씻었다.
ㄴ. 그가 착한 사람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ㄷ. 그 사람은 아는 것도 없이 잘난 척을 해.
ㄴ. 그가 착한 사람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ㄷ. 그 사람은 아는 것도 없이 잘난 척을 해.
① 위 문장의 밑줄 친 부분은 모두 다른 문장 속에 안긴 문장입니다.
② 그런데 ㄱ, ㄴ, ㄷ에서 밑줄 친 부분은 각각 관형어, 목적어, 부사어의 구실을 하고 있습니다.
③ ㄱ의 밑줄 친 부분에는 주어가 나타나 있지 않은데, 생략된 주어는 담징입니다.
④ ㄴ에서는 밑줄 친 부분뿐 아니라 그가 착한과 그가 착한 사람임을 모르는도 안긴 문장입니다.
⑤ 이처럼 우리말은 문장 속에 문장을 안은 형태로 복잡한 생각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14. 혼동하기 쉬운 단어를 구별하여 사용한 예로 잘못된 것은? [1점]
① 기다리고 있으면 내가 금방 갈게.
요즘에는 방금 전에 읽은 것도 자꾸 잊어버려.
② 매몰됐던 광부를 열흘 만에 구조했대.
인류를 고통에서 구원하는 것이 종교의 역할이야.
③ 그는 갑작스러운 사태에 당황하고 겁이 나 부들부들 떨었다.
그의 이야기는 허황되고 황당한 것이었다.
④ 눈은 빛의 자극을 전기 신호로 변환하여 뇌로 전달한다.
지난 50년간 변천해 온 여성의 생활상을 보여 주는 사진전이 열린다.
⑤ 우리 선조들은 남녀 간에 식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달빛이 밝아서 멀리 있는 사람도 흐릿하게나마 분별이 가능했다.
[15~19]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날로 밤으로
왕거미 줄치기에 분주한 집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이 집에 살았다는 백성들은
대대손손에 물려줄
은동곳도 산호 관자도 갖지 못했니라
재를 넘어 무곡을 다니던 당나귀
항구로 가는 콩실이에 늙은 둥글소
모두 없어진 지 오랜
외양간엔 아직 초라한 내음새 그윽하다만
털보네 간 곳은 아모도 모른다
찻길이 뇌이기 전
노루 멧돼지 쪽제비 이런 것들이
앞뒤 산을 마음 놓고 뛰어다니던 시절
갓주지 이야기와
무서운 전설 가운데서 가난 속에서
나의 동무는 늘 마음 졸이며 자랐다
당나귀 몰고 간 애비 돌아오지 않는 밤
노랑고양이 울어 울어
종시 잠 이루지 못하는 밤이면
어미 분주히 일하는 방앗간 한구석에서
나의 동무는
도토리의 꿈을 키웠다
그가 아홉 살 되던 해
사냥개 꿩을 쫓아다니는 겨울
이 집에 살던 일곱 식솔이
어데론지 사라지고 이튿날 아침
북쪽을 향한 발자옥만 눈 우에 떨고 있었다
더러는 오랑캐령 쪽으로 갔으리라고
더러는 아라사로 갔으리라고
이웃 늙은이들은
모두 무서운 곳을 짚었다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집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제철마다 먹음직한 열매
탐스럽게 열던 살구
살구나무도 글거리**만 남았길래
꽃피는 철이 와도 가도 뒤울안에
꿀벌 하나 날아들지 않는다
- 이용악, 『낡은 집』 -
* 짓두광주리 : 반짇고리의 방언.
** 글거리 : 그루터기의 방언.
(나)
맑은 바람결에 너는 짐짓
네 빛나는 눈썹 두어 개를 떨구기도 하고
신비로와라 잎사귀마다 적힌
아무도 이 거리에서 다시 절망을 노래할 수 없다
벗은 가지 위 위태하게 곡예를 하는 도롱이집* 몇 개
수천만 황인족의 얼굴 같은 너의
노오란 우산깃 아래 서 있으면
- 곽재구, 『은행나무』 -
* 도롱이집 : 도롱이나방의 집.
날로 밤으로
왕거미 줄치기에 분주한 집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이 집에 살았다는 백성들은
대대손손에 물려줄
은동곳도 산호 관자도 갖지 못했니라
재를 넘어 무곡을 다니던 당나귀
항구로 가는 콩실이에 늙은 둥글소
모두 없어진 지 오랜
외양간엔 아직 초라한 내음새 그윽하다만
털보네 간 곳은 아모도 모른다
찻길이 뇌이기 전
노루 멧돼지 쪽제비 이런 것들이
앞뒤 산을 마음 놓고 뛰어다니던 시절
[A]
털보의 셋째 아들은
나의 싸리말 동무는
이 집 안방 짓두광주리* 옆에서
첫울음을 울었다고 한다
“털보네는 또 아들을 봤다우
송아지래두 불었으면 팔아나 먹지”
마을 아낙네들은 무심코
차그운 이야기를 가을 냇물에 실어 보냈다는
그날 밤
저릅등이 시름시름 타들어 가고
소주에 취한 털보의 눈도 일층 붉더란다
나의 싸리말 동무는
이 집 안방 짓두광주리* 옆에서
첫울음을 울었다고 한다
“털보네는 또 아들을 봤다우
송아지래두 불었으면 팔아나 먹지”
마을 아낙네들은 무심코
차그운 이야기를 가을 냇물에 실어 보냈다는
그날 밤
저릅등이 시름시름 타들어 가고
소주에 취한 털보의 눈도 일층 붉더란다
갓주지 이야기와
무서운 전설 가운데서 가난 속에서
나의 동무는 늘 마음 졸이며 자랐다
당나귀 몰고 간 애비 돌아오지 않는 밤
노랑고양이 울어 울어
종시 잠 이루지 못하는 밤이면
어미 분주히 일하는 방앗간 한구석에서
나의 동무는
도토리의 꿈을 키웠다
그가 아홉 살 되던 해
사냥개 꿩을 쫓아다니는 겨울
이 집에 살던 일곱 식솔이
어데론지 사라지고 이튿날 아침
북쪽을 향한 발자옥만 눈 우에 떨고 있었다
더러는 오랑캐령 쪽으로 갔으리라고
더러는 아라사로 갔으리라고
이웃 늙은이들은
모두 무서운 곳을 짚었다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집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제철마다 먹음직한 열매
탐스럽게 열던 살구
살구나무도 글거리**만 남았길래
꽃피는 철이 와도 가도 뒤울안에
꿀벌 하나 날아들지 않는다
- 이용악, 『낡은 집』 -
* 짓두광주리 : 반짇고리의 방언.
** 글거리 : 그루터기의 방언.
(나)
㉠
너의 노오란 우산깃 아래 서 있으면
아름다움이 세상을 덮으리라던
늙은 러시아 문호의 눈망울이 생각난다
아름다움이 세상을 덮으리라던
늙은 러시아 문호의 눈망울이 생각난다
네 빛나는 눈썹 두어 개를 떨구기도 하고
㉡
누군가 깊게 사랑해 온 사람들을 위해
보도 위에 아름다운 연서를 쓰기도 한다
보도 위에 아름다운 연서를 쓰기도 한다
㉢
누군가의 옛 추억들 읽어 가고 있노라면
사랑은 우리들의 가슴마저 금빛 추억의 물이 들게 한다
사랑은 우리들의 가슴마저 금빛 추억의 물이 들게 한다
벗은 가지 위 위태하게 곡예를 하는 도롱이집* 몇 개
㉣
때로는 세상을 잘못 읽은 누군가가
자기 몫의 도롱이집을 가지 끝에 걸고
다시 이 땅 위에 불법으로 들어선다 해도
자기 몫의 도롱이집을 가지 끝에 걸고
다시 이 땅 위에 불법으로 들어선다 해도
노오란 우산깃 아래 서 있으면
㉤
희망 또한 불타는 형상으로 우리 가슴에 적힐 것이다.
* 도롱이집 : 도롱이나방의 집.
15. (가)와 (나)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가)는 (나)와 달리 향토적 분위기가 드러나 있다.
② (나)는 (가)와 달리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드러나 있다.
③ (가)는 (나)에 비해 당시의 사회 현실을 더욱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④ (가)와 (나)는 모두 구체적 대상으로부터 시상을 이끌어 내고 있다.
⑤ (가)와 (나)에는 모두 과거 사건의 전개 과정이 실감 나게 그려져 있다.
16. ㉠~㉤ 중 <보기>와 관련이 있는 부분은? [1점]
<보 기>
(가)의 찻길은 일제가 우리 민족을 수탈하기 위해 만든 신작로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찻길은 이 시의 맥락에서는 부정적인 어감을 띠게 된다.
① ㉠
② ㉡
③ ㉢
④ ㉣
⑤ ㉤
17. (가)에 대한 감상문을 쓰기 위해 <보기> 자료를 수집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작품을 감상한 내용 중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ㆍ 발표 연도 : 1938년
ㆍ 작가 소개 : 이용악의 고향은 함경북도 경성이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소금 장사를 하였는데, 아버지의 객사(客死)로 어머니가 생계를 꾸려야 했다. 어려서부터 궁핍한 생활을 했던 이용악은 일본 유학 시절에도 품팔이로 학비를 조달했다. 그러면서도 방학 때면 으레 귀국하여 동포들이 모여 사는 간도 등지를 돌며 유이민(流移民)의 비극적인 삶을 살펴보기도 했다.
ㆍ 작가 소개 : 이용악의 고향은 함경북도 경성이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소금 장사를 하였는데, 아버지의 객사(客死)로 어머니가 생계를 꾸려야 했다. 어려서부터 궁핍한 생활을 했던 이용악은 일본 유학 시절에도 품팔이로 학비를 조달했다. 그러면서도 방학 때면 으레 귀국하여 동포들이 모여 사는 간도 등지를 돌며 유이민(流移民)의 비극적인 삶을 살펴보기도 했다.
① 1938년에 발표된 것으로 보아, 가난 , 겨울과 같은 시어를 일제 강점기의 시대적 상황과 관련하여 읽을 수도 있겠어.
② 당나귀 몰고 간 애비 돌아오지 않는 밤이라는 시구에서 시적 화자의 아버지가 객사했음을 알 수 있어.
③ 이 시에 나타난 궁핍한 생활상은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작가의 실제 삶과도 관련된다고 볼 수 있어.
④ 유이민에 대한 작가의 관심이 털보네 가족의 삶으로 형상화된 것으로 보여.
⑤ 함경도에서의 공간 체험이 시에 방언으로 형상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어.
18. [A]를 <보기>와 같이 희곡으로 구성할 때, 시의 맥락에 비추어 자연스럽지 않은 대사는?
<보 기>
털보네 안방
(갓 출산한 털보 처와 산파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산파 : 아들이야. 애아버지를 쏙 빼닮았구먼.
ⓐ 털보 처 : (기운 없는 목소리로) 어쩌다가 이런 집안에 태어났는지…….
마을 빨래터
(동네 아주머니들이 빨래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주머니 1 : 털보네, 아들 낳았다면서요?
ⓑ 아주머니 2 : 그러게요. 자식새끼만 줄줄이 낳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원…….
ⓒ 아주머니 3 : 송아지라도 낳았으면 팔아나 먹지. 쯧쯧.
털보네 안방
(등불이 가물거리는 어두운 방. 털보와 털보 처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털보 처 :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없는 살림에 입만 자꾸 늘고……. 어떡해요, 앞으로…….
ⓔ 털보 : 걱정 말구려. 저 먹을 건 제가 가지고 태어난다잖소. (아기를 들여다보며) 고놈, 참 잘도 자네. 이놈이 다 자랐을 때면 세상도 달라져 있겠지.
(갓 출산한 털보 처와 산파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산파 : 아들이야. 애아버지를 쏙 빼닮았구먼.
ⓐ 털보 처 : (기운 없는 목소리로) 어쩌다가 이런 집안에 태어났는지…….
마을 빨래터
(동네 아주머니들이 빨래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주머니 1 : 털보네, 아들 낳았다면서요?
ⓑ 아주머니 2 : 그러게요. 자식새끼만 줄줄이 낳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원…….
ⓒ 아주머니 3 : 송아지라도 낳았으면 팔아나 먹지. 쯧쯧.
털보네 안방
(등불이 가물거리는 어두운 방. 털보와 털보 처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털보 처 :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없는 살림에 입만 자꾸 늘고……. 어떡해요, 앞으로…….
ⓔ 털보 : 걱정 말구려. 저 먹을 건 제가 가지고 태어난다잖소. (아기를 들여다보며) 고놈, 참 잘도 자네. 이놈이 다 자랐을 때면 세상도 달라져 있겠지.
① ⓐ
② ⓑ
③ ⓒ
④ ⓓ
⑤ ⓔ
19. (나)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빛나는 눈썹 , 수천만 황인족의 얼굴은 은행나무 잎을 비유한 것이다.
② 노래할 수 없다 , 우리 가슴에 적힐 것이다라는 표현을 통해 화자의 의지를 나타낸다.
③ 자기 몫의 도롱이집을 가지 끝에 걸고는 상황에 대한 운명적 수용을 나타낸다.
④ 노오란 우산깃이라는 표현을 반복 사용하여 대상의 의미를 확장하고 있다.
⑤ 불타는 형상은 희망을 감각화하여 표현한 것이다.
[20~2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 부분의 줄거리 : 금돼지의 아들이라 하여 외딴 섬에 버려진 최치원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비들에게 글을 배운다. 최치원이 12세가 되었을 때, 중국 황제가 신라를 공격할 구실을 찾기 위해 함에 달걀을 넣고 봉한 다음,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아내어 시를 지어 올리라 한다. 최치원이 시를 지어 올리자, 중국 황제는 최치원이 장차 중국에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하여 그를 죽이려고 신라 왕에게 조서를 보내 중국으로 부른다. 최치원은 50자나 되는 기다란 모자를 마련하여 중국으로 떠난다.
낙양 성문에 들어서니, 어떤 학사가 치원에게 묻기를,
“해와 달은 하늘에 매달려 있는데, 하늘은 어느 곳에 매달려 있는가?”
하니, 치원이 말했다.
“산과 내는 땅에 실려 있는데, 땅은 어느 곳에 실려 있는가? 당신이 땅이 실린 곳을 말하면 내가 하늘이 매달린 곳을 말하겠소.”
이에 학사가 대답하지 못했다.
이때 황제가 최 문장이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그를 속이고자 삼문(三門) 안에 몇 길이나 되는 깊은 구덩이를 판 후, 악공들을 그 안에 매복시키고 경계하여 말했다.
“만약 최 문장이 들어오면 일제히 음악을 연주하여 그의 마음을 어지럽히도록 하여라.”
또 사문(四門) 안에는 ⓐ장막을 설치하여 코끼리와 사람을 장막 안에 매복시킨 다음 치원을 불렀다.
치원이 느린 걸음으로 궐문에 들어서니 쓰고 있던 모자가 문 꼭대기에 닿았다. 치원이 탄식하며 말하기를,
㉠“비록 우리 소국의 궐문이라도 내 모자가 닿지 않았건만 하물며 대국의 궐문에 내 모자가 닿는단 말인가?”
하고, 오래도록 들어가지 않았다.
황제가 그 말을 듣고 몹시 부끄러워하며 즉시 궐문을 부수게 한 연후에 치원을 다시 불렀다. 치원이 궐문을 지나 얼마쯤 걸어 들어가니 지하에서 음악 소리가 들렸다. 치원이 즉시 청색 부적을 던지자 그 소리가 그쳤다. 삼문에 들어서니 또 음악 소리가 들려 흰색 부적을 던지자 그 소리가 곧 그쳤다. 사문에 들어서니 흰 코끼리가 장막 안에 숨어 있는 것이 보였다. 치원이 황색 부적을 던지자 그 부적이 변해 누런 벌이 되어 코끼리 입을 둘러싸니, 코끼리가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그래서 무사히 들어갈 수 있었다.
이때 황제는 치원이 여러 문을 아무런 탈이 없이 태연하게 들어왔다는 말을 듣고 크게 놀라 말했다.
“이는 진실로 천지(天地)가 알고 있는 사람이다.”
치원이 오문(五門)에 들어서니 학사들이 좌우로 쭉 늘어서서 서로 경쟁하듯 질문을 던졌다. 치원이 전혀 응답하지 않고 오직 시를 지어 주었는데, 순식간에 많은 시를 지었는지라 학사들이 그 시들을 다 기억할 수가 없었다. 이에 학사들이 감히 다시 말을 하지 못했다.
치원이 어전에 이르니 황제가 용상에서 내려와 그를 맞이하였다. 이내 인사말을 마치고 황제가 물었다.
“경이 함 안에 있는 물건을 알아내어 시를 지었소?”
치원이 대답하기를,
“그렇습니다.”
하니, 황제가 물었다.
“어떻게 알고 시를 지었소?”
대답하기를,
“신이 듣자오니 무릇 현자는 비록 천상에 있는 물건이라도 통달해 안다고 합니다. 신이 비록 불민하지만 어찌 함안에 있는 물건을 알아내어 시 짓는 것쯤 못하겠습니까?
하니, 황제가 마음 속으로 기이하게 여기고 또 물었다.
“경이 삼문 안으로 들어올 때 음악 소리를 듣지 못했소?”
치원이 대답하길,
“듣지 못했습니다.”
하였다. 이에 황제가 삼문 안에 매복해 있던 악공들을 불러들여 꾸짖으니, 악공들이 모두 아뢰었다.
“우리들이 함께 음악을 연주할 때 청의와 백의를 입은 자들 수천 명이 와서 우리를 묶으며, 대빈(大賓)께서 오시니 음악을 연주하지 말라.라고 하면서 몽둥이로 때리기에 감히 연주할 수가 없었습니다.”
황제가 크게 놀라 사람을 시켜 가 보게 하니 구덩이 안에는 큰 구렁이들이 가득 차 있었다. 황제가 감탄하여 말하길,
“이는 보통 사람이 아니니 소홀히 할 수 없다.”
하고, ⓑ장막을 쳐 황제가 먹는 음식을 올리게 하고 시중 드는 관리들을 배치하는 등 모두 황제의 거처와 같게 하였다.
- 작자 미상, 『최고운전』 -
낙양 성문에 들어서니, 어떤 학사가 치원에게 묻기를,
“해와 달은 하늘에 매달려 있는데, 하늘은 어느 곳에 매달려 있는가?”
하니, 치원이 말했다.
“산과 내는 땅에 실려 있는데, 땅은 어느 곳에 실려 있는가? 당신이 땅이 실린 곳을 말하면 내가 하늘이 매달린 곳을 말하겠소.”
이에 학사가 대답하지 못했다.
이때 황제가 최 문장이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그를 속이고자 삼문(三門) 안에 몇 길이나 되는 깊은 구덩이를 판 후, 악공들을 그 안에 매복시키고 경계하여 말했다.
“만약 최 문장이 들어오면 일제히 음악을 연주하여 그의 마음을 어지럽히도록 하여라.”
또 사문(四門) 안에는 ⓐ장막을 설치하여 코끼리와 사람을 장막 안에 매복시킨 다음 치원을 불렀다.
치원이 느린 걸음으로 궐문에 들어서니 쓰고 있던 모자가 문 꼭대기에 닿았다. 치원이 탄식하며 말하기를,
㉠“비록 우리 소국의 궐문이라도 내 모자가 닿지 않았건만 하물며 대국의 궐문에 내 모자가 닿는단 말인가?”
하고, 오래도록 들어가지 않았다.
황제가 그 말을 듣고 몹시 부끄러워하며 즉시 궐문을 부수게 한 연후에 치원을 다시 불렀다. 치원이 궐문을 지나 얼마쯤 걸어 들어가니 지하에서 음악 소리가 들렸다. 치원이 즉시 청색 부적을 던지자 그 소리가 그쳤다. 삼문에 들어서니 또 음악 소리가 들려 흰색 부적을 던지자 그 소리가 곧 그쳤다. 사문에 들어서니 흰 코끼리가 장막 안에 숨어 있는 것이 보였다. 치원이 황색 부적을 던지자 그 부적이 변해 누런 벌이 되어 코끼리 입을 둘러싸니, 코끼리가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그래서 무사히 들어갈 수 있었다.
이때 황제는 치원이 여러 문을 아무런 탈이 없이 태연하게 들어왔다는 말을 듣고 크게 놀라 말했다.
“이는 진실로 천지(天地)가 알고 있는 사람이다.”
치원이 오문(五門)에 들어서니 학사들이 좌우로 쭉 늘어서서 서로 경쟁하듯 질문을 던졌다. 치원이 전혀 응답하지 않고 오직 시를 지어 주었는데, 순식간에 많은 시를 지었는지라 학사들이 그 시들을 다 기억할 수가 없었다. 이에 학사들이 감히 다시 말을 하지 못했다.
치원이 어전에 이르니 황제가 용상에서 내려와 그를 맞이하였다. 이내 인사말을 마치고 황제가 물었다.
“경이 함 안에 있는 물건을 알아내어 시를 지었소?”
치원이 대답하기를,
“그렇습니다.”
하니, 황제가 물었다.
“어떻게 알고 시를 지었소?”
대답하기를,
“신이 듣자오니 무릇 현자는 비록 천상에 있는 물건이라도 통달해 안다고 합니다. 신이 비록 불민하지만 어찌 함안에 있는 물건을 알아내어 시 짓는 것쯤 못하겠습니까?
하니, 황제가 마음 속으로 기이하게 여기고 또 물었다.
“경이 삼문 안으로 들어올 때 음악 소리를 듣지 못했소?”
치원이 대답하길,
“듣지 못했습니다.”
하였다. 이에 황제가 삼문 안에 매복해 있던 악공들을 불러들여 꾸짖으니, 악공들이 모두 아뢰었다.
“우리들이 함께 음악을 연주할 때 청의와 백의를 입은 자들 수천 명이 와서 우리를 묶으며, 대빈(大賓)께서 오시니 음악을 연주하지 말라.라고 하면서 몽둥이로 때리기에 감히 연주할 수가 없었습니다.”
황제가 크게 놀라 사람을 시켜 가 보게 하니 구덩이 안에는 큰 구렁이들이 가득 차 있었다. 황제가 감탄하여 말하길,
“이는 보통 사람이 아니니 소홀히 할 수 없다.”
하고, ⓑ장막을 쳐 황제가 먹는 음식을 올리게 하고 시중 드는 관리들을 배치하는 등 모두 황제의 거처와 같게 하였다.
- 작자 미상, 『최고운전』 -
※ 위 작품의 서사 구조를 아래와 같이 도식화하였다. 이를 참조하여 20번과 21번의 두 물음에 답하시오.
공간 / 사건 / 장애물 / 해결 수단
신라 어전 / 황제의 명을 거역할 수 없어 중국으로 가다.
낙양 성문 / 어떤 학사와수수께끼 대결을 하다. / 수수께끼 ↔ 수수께끼
궐문 / 궐문을 부수게 하다. / 궐문 ↔ ㄱ
삼문(三門) / 구덩이 안 악공들을 제압하다. / 음악 소리 ↔ ㄴ
사문(四門) / 코끼리의 위협을 막아 내다. / 흰 코끼리 ↔ ㄷ
오문(五門) / 학사들의 질문을 물리치다. / 질문 ↔ ㄹ
황제 어전 / 황제의 거처와 같게 하다.
신라 어전 / 황제의 명을 거역할 수 없어 중국으로 가다.
낙양 성문 / 어떤 학사와수수께끼 대결을 하다. / 수수께끼 ↔ 수수께끼
궐문 / 궐문을 부수게 하다. / 궐문 ↔ ㄱ
삼문(三門) / 구덩이 안 악공들을 제압하다. / 음악 소리 ↔ ㄴ
사문(四門) / 코끼리의 위협을 막아 내다. / 흰 코끼리 ↔ ㄷ
오문(五門) / 학사들의 질문을 물리치다. / 질문 ↔ ㄹ
황제 어전 / 황제의 거처와 같게 하다.
20. 해결 수단의 ㄱ~ㄹ에 들어갈 내용을 바르게 짝지은 것은? [1점]
① ㄱ : 50자 모자 / ㄴ : 구렁이 / ㄷ : 누런 벌 / ㄹ : 시
② ㄱ : 50자 모자 / ㄴ : 누런 벌 / ㄷ : 시 / ㄹ : 용상
③ ㄱ : 구렁이 / ㄴ : 악공 / ㄷ : 50자 모자 / ㄹ : 누런 벌
④ ㄱ : 구렁이 / ㄴ : 50자 모자 / ㄷ : 용상 / ㄹ : 시
⑤ ㄱ : 누런 벌 / ㄴ : 악공 / ㄷ : 용상 / ㄹ : 구렁이
21. 사건에 대한 해석으로 바르지 않은 것은?
① 버려진 영웅이 자신의 신분을 확인해 가는 과정이다.
② 대국에 대한 소국의 자존을 확인해 가는 과정이다.
③ 주인공의 비범한 능력을 입증해 가는 과정이다.
④ 학식과 지혜로 위기를 극복해 가는 과정이다.
⑤ 개인이 부당한 위협에 맞서 가는 과정이다.
22. ㉠과 <보기>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화자의 태도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 기>
신기한 계책은 천문을 환히 알고
神策究天文
오묘한 헤아림은 지리를 꿰뚫었네.
妙算窮地理
싸움에 이겨 그 공이 이미 높으니
戰勝功旣高
만족할 줄을 알고 부디 그만두시오.
知足願云止
- 을지문덕, 『우중문에게 보내는 시』 -
神策究天文
오묘한 헤아림은 지리를 꿰뚫었네.
妙算窮地理
싸움에 이겨 그 공이 이미 높으니
戰勝功旣高
만족할 줄을 알고 부디 그만두시오.
知足願云止
- 을지문덕, 『우중문에게 보내는 시』 -
① 상대를 높이는 듯하면서 우회적으로 조롱하고 있다.
② 사실을 과장하여 상대를 자만에 빠지게 하고 있다.
③ 재치를 발휘해 상대의 모순된 행위를 비판하고 있다.
④ 영웅적인 기개로 상대의 잘못을 준엄하게 꾸짖고 있다.
⑤ 싸움에서 승리한 사실을 강조하면서 상대의 위선을 꼬집고 있다.
23. 황제가 최치원을 대하는 태도와 관련하여 ⓐ와 ⓑ를 적절하게 설명한 것은?
① ⓐ는 열등감을, ⓑ는 자신감을 표현한다.
② ⓐ는 보호의 효과가, ⓑ는 은폐의 효과가 있다.
③ ⓐ는 시험의 의미를, ⓑ는 예우의 의미를 띤다.
④ ⓐ는 상대에 대한 포용을, ⓑ는 회유를 뜻한다.
⑤ ⓐ는 상대에 대한 위협을, ⓑ는 용서를 뜻한다.
[24~2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지구상에서는 매년 약 10만 명 중의 한 명이 목에 걸린 음식물 때문에 질식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의 호흡 기관[기도]과 소화 기관[식도]이 목구멍 부위에서 교차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인간과 달리, 곤충이나 연체동물 같은 무척추동물은 교차 구조가 아니어서 음식물로 인한 질식의 위험이 없다. 인간의 호흡 기관이 이렇게 불합리한 구조를 갖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바다 속에 서식했던 척추동물의 조상형 동물들은 체와 같은 구조를 이용하여 물 속의 미생물을 걸러 먹었다. 이들은 몸집이 아주 작아서 물 속에 녹아 있는 산소가 몸 깊숙한 곳까지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었기 때문에 별도의 호흡계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몸집이 커지면서 먹이를 거르던 체와 같은 구조가 호흡 기능까지 갖게 되어 마침내 아가미 형태로 변형되었다. 즉, 소화계의 일부가 호흡 기능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그 후 호흡계의 일부가 변형되어 허파로 발달하고, 그 허파는 위장으로 이어지는 식도 아래쪽으로 뻗어 나갔다. 한편, 공기가 드나드는 통로는 콧구멍에서 입천장을 뚫고 들어가 입과 아가미 사이에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진화 과정을 보여 주는 것이 폐어(肺魚) 단계의 호흡계 구조이다.
이후 진화 과정이 거듭되면서 호흡계와 소화계가 접하는 지점이 콧구멍 바로 아래로부터 목 깊숙한 곳으로 이동하였다. 그 결과 머리와 목구멍의 구조가 변형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호흡계와 소화계가 점차 분리되었다. 즉, 처음에는 길게 이어져 있던 호흡계와 소화계의 겹친 부위가 점차 짧아졌고, 마침내 하나의 교차점으로만 남게 된 것이다. 이것이 인간을 포함한 고등 척추동물에서 볼 수 있는 호흡계의 기본 구조이다. 따라서 음식물로 인한 인간의 질식 현상은 척추동물 조상형 단계를 지나 자리 잡게 된 허파의 위치 —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 때문에 생겨난 진화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진화는 반드시 이상적이고 완벽한 구조를 창출해 내는 방향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진화 과정에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최선의 구조가 선택되지만, 그 구조는 기존의 구조를 허물고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 낸 최상의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진화는 ㉠불가피하게 타협적인 구조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며, 순간순간의 필요에 대응한 결과가 축적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질식의 원인이 되는 교차된 기도와 식도의 경우처럼, 진화의 산물이 우리가 보기에는 납득할 수 없는 불합리한 구조를 지니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바다 속에 서식했던 척추동물의 조상형 동물들은 체와 같은 구조를 이용하여 물 속의 미생물을 걸러 먹었다. 이들은 몸집이 아주 작아서 물 속에 녹아 있는 산소가 몸 깊숙한 곳까지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었기 때문에 별도의 호흡계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몸집이 커지면서 먹이를 거르던 체와 같은 구조가 호흡 기능까지 갖게 되어 마침내 아가미 형태로 변형되었다. 즉, 소화계의 일부가 호흡 기능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그 후 호흡계의 일부가 변형되어 허파로 발달하고, 그 허파는 위장으로 이어지는 식도 아래쪽으로 뻗어 나갔다. 한편, 공기가 드나드는 통로는 콧구멍에서 입천장을 뚫고 들어가 입과 아가미 사이에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진화 과정을 보여 주는 것이 폐어(肺魚) 단계의 호흡계 구조이다.
이후 진화 과정이 거듭되면서 호흡계와 소화계가 접하는 지점이 콧구멍 바로 아래로부터 목 깊숙한 곳으로 이동하였다. 그 결과 머리와 목구멍의 구조가 변형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호흡계와 소화계가 점차 분리되었다. 즉, 처음에는 길게 이어져 있던 호흡계와 소화계의 겹친 부위가 점차 짧아졌고, 마침내 하나의 교차점으로만 남게 된 것이다. 이것이 인간을 포함한 고등 척추동물에서 볼 수 있는 호흡계의 기본 구조이다. 따라서 음식물로 인한 인간의 질식 현상은 척추동물 조상형 단계를 지나 자리 잡게 된 허파의 위치 —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 때문에 생겨난 진화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진화는 반드시 이상적이고 완벽한 구조를 창출해 내는 방향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진화 과정에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최선의 구조가 선택되지만, 그 구조는 기존의 구조를 허물고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 낸 최상의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진화는 ㉠불가피하게 타협적인 구조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며, 순간순간의 필요에 대응한 결과가 축적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질식의 원인이 되는 교차된 기도와 식도의 경우처럼, 진화의 산물이 우리가 보기에는 납득할 수 없는 불합리한 구조를 지니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4. 위 글에서 글쓴이가 다룬 핵심 문제로 알맞은 것은? [1점]
① 인간이 진화 과정을 통하여 얻은 이익과 손해는 무엇일까?
② 무척추동물과 척추동물의 호흡계 구조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③ 인간의 호흡계와 소화계가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결함은 무엇일까?
④ 질식사에 대한 인간의 불안감을 해소시킬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⑤ 진화 과정에서 인간의 호흡계와 같은 불합리한 구조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5. 위 글에 따라, ‘폐어 단계’에서 관찰할 수 있는 호흡계 구조를 <보기>에서 찾아 바르게 묶은 것은? [1점]
<보 기>
척추동물의 호흡계 진화를 설명하기 위한 가상의 그림
① ⓐ, ⓑ, ⓒ
② ⓐ, ⓑ, ⓓ
③ ⓑ, ⓓ, ⓔ
④ ⓐ, ⓑ, ⓒ, ⓓ
⑤ ⓐ, ⓒ, ⓓ, ⓔ
26. ㉠과 같은 방식으로 설명하기에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상충하는 이익을 고려하여 그때그때 법률을 개정해 나가는 것
② 초보 운동 선수가 훈련을 통하여 숙련된 프로 선수가 되는 것
③ 두통약으로 개발된 아스피린이 혈전 용해제로도 쓰이는 것
④ 조금씩 조금씩 저축을 하여 나중에는 큰돈을 모으는 것
⑤ 단순한 기본 곡조를 가지고 복잡한 교향곡을 만드는 것
27. 위 글의 내용을 잘못 이해한 것은?
① 곤충이나 연체동물은 음식물로 인한 질식은 없겠군.
② 인간은 진화 단계의 최정점에 있는 동물답게 호흡계 구조가 이상적이군.
③ 진화가 항상 완전한 구조를 만들어 내는 방향으로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군.
④ 몸집이 점점 커지면서 체내의 원활한 산소 공급을 위해 호흡계의 발달이 필요했겠군.
⑤ 이미 만들어진 구조를 바탕으로 하여 진화한다는 것이 때로는 제약 조건이 되기도 하는군.
[28~3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미국의 많은 신문은 선거 과정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다. 전통적으로 이 신문들은 후보의 정치적 신념, 소속 정당, 정책을 분석하여 자신의 입장과 같거나 그것에 근접한 후보를 선택하여 지지해 왔다. 그러나 근래 들어 이 전통은 적잖은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신문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실제로 영향력이 있는지, 또는 공정한 보도를 사명으로 하는 신문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행위가 과연 바람직한지 등과 관련하여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신문의 특정 후보 지지가 유권자의 표심(票心)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1958년 뉴욕 주지사 선거에서 『뉴욕 포스트』가 록펠러 후보를 지지해 그의 당선에 기여한 유명한 일화가 있긴 하지만, 지지 선언의 영향력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 현상은 ‘선별 효과 이론’과 ‘보강 효과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신문의 후보 지지 선언이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후보 지지 선언이 언론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논쟁의 핵심 내용이다. 이런 논쟁이 일어나는 이유는 신문의 특정 후보 지지가 언론의 권력을 강화하는 도구로 이용될 뿐만 아니라, 수많은 쟁점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선거에서는 후보에 대한 독자의 판단을 선점하려는 비민주적인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정치 세력이 신문의 후보 지지 선언을 정치 선전에 이용하는 문제점 또한 이에 대한 비판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신문이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사회적 가치에 대한 신문의 입장을 분명히 드러내는 행위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보도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데에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다. 따라서 신문은 지지 후보의 ⓒ표명이 보도의 공정성을 해치지 않는지 신중하게 따져 보아야 하며, 독자 역시 지지 선언의 ⓓ함의를 분별할 수 있는 ⓔ혜안을 길러야 할 것이다.
신문의 특정 후보 지지가 유권자의 표심(票心)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1958년 뉴욕 주지사 선거에서 『뉴욕 포스트』가 록펠러 후보를 지지해 그의 당선에 기여한 유명한 일화가 있긴 하지만, 지지 선언의 영향력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 현상은 ‘선별 효과 이론’과 ‘보강 효과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A]
선별 효과 이론에 따르면, 개인은 미디어 메시지에 선택적으로 노출되고, 그것을 선택적으로 인지하며, 선택적으로 기억한다. 예를 들면, ‘가’ 후보를 싫어하는 사람은 ‘가’ 후보의 메시지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부정적으로 인지하고, 그것의 부정적인 면만을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 보강 효과 이론에 따르면, 미디어 메시지는 개인의 태도나 의견의 변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기존의 태도와 의견을 보강하는 차원에 머무른다. 가령 ‘가’ 후보의 정치 메시지는 ‘가’ 후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긍정적인 태도를 강화시키지만, 그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부정적인 태도를 강화시킨다. 이 두 이론을 종합해 보면, 신문의 후보 지지 선언이 유권자의 후보 선택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문이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사회적 가치에 대한 신문의 입장을 분명히 드러내는 행위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보도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데에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다. 따라서 신문은 지지 후보의 ⓒ표명이 보도의 공정성을 해치지 않는지 신중하게 따져 보아야 하며, 독자 역시 지지 선언의 ⓓ함의를 분별할 수 있는 ⓔ혜안을 길러야 할 것이다.
28. 위 글로부터 알 수 있는 사실이 아닌 것은? [1점]
① 보강 효과 이론은 개인의 태도와 관련이 있다.
② 선별 효과 이론은 개인의 인지 작용과 관련이 있다.
③ 신문의 특정 후보 지지 문제는 보도의 공정성 문제로 이어진다.
④ 신문의 후보 지지 선언이 선거 결과와 항상 관련 없는 것은 아니었다.
⑤ 신문은 후보의 정치적 성향과 유권자의 표심을 분석하여 지지 후보를 선택한다.
29. 위 글의 논지 전개 방식을 바르게 묶은 것은?
<보 기>
ㄱ. 사례를 든 후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ㄴ. 이론을 활용하여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ㄷ. 상반된 두 주장을 비판하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ㄹ. 통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새로운 이론을 주장하고 있다.
ㄴ. 이론을 활용하여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ㄷ. 상반된 두 주장을 비판하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ㄹ. 통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새로운 이론을 주장하고 있다.
① ㄱ, ㄴ
② ㄱ, ㄷ
③ ㄴ, ㄷ
④ ㄴ, ㄹ
⑤ ㄷ, ㄹ
30. 위 글에 따를 때, ㉠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① 정치 세력의 신문 지배
② 후보에 대한 판단의 선점
③ 정치 선전의 도구화
④ 후보 지지 선언의 영향력
⑤ 언론 권력의 강화
31. [A]에서 제시한 이론들을 적용할 수 있는 예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조카가 원래 좀 거친 편인데 폭력 영화를 보더니 더 거칠어졌어.
② 언론이 야간 범죄의 위험성을 보도하니까 아무도 문밖으로 나오지 않더라.
③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은 드라마에서 악역을 맡아도 역시 멋있기만 하더라.
④ 나는 ‘가’ 후보를 지지하는데, 텔레비전 토론을 보니 역시가 ‘가’ 후보가 설득력 있게 잘 하더라.
⑤ 아내가 나한테 금연 광고를 보여 주면서 담배를 끊으라고 하는데, 90세가 넘으신 우리 할머니는 하루에 두 갑을 피우면서도 아직 정정하셔.
32. ⓐ~ⓔ의 사전적 뜻풀이로 바르지 않은 것은? [1점]
① ⓐ : 체면이나 명예를 손상함.
② ⓑ : 억지로 또는 강제로 요구함.
③ ⓒ : 의사나 태도를 분명하게 드러냄.
④ ⓓ : 말이나 글 속에 들어 있는 뜻.
⑤ ⓔ : 사물을 꿰뚫어 보는 안목과 식견.
[33~3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산업 기술은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생산이 가능하도록 제조 공정의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이러한 기술 발전은 제조 공정의 일부를 서로 결합함으로써 대폭적인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 혁신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17세기에는 유럽 귀족들의 사치품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온갖 진열장에서 고층 건물의 외장재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용되는 판유리의 경우가 그 좋은 예이다.
초창기 판유리의 제조 공정은 ‘원료 배합 → 용융 → 성형 → 서랭* → 연마 → 광택’의 과정을 거쳤다. 이 제조 방법은 각 공정이 서로 분리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숙련공 의존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생산 비용 또한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1880년경 탱크가마 기술이 개발됨으로써 판유리 제조 공정에 일대 혁신이 일어났다. 판유리 제조에서 최초의 기술 혁신으로 손꼽히는 이 기술은 한 쪽에서 판유리의 원료를 주입하면 다른 쪽으로 액체 유리가 나와 주형(鑄型)으로 가도록 탱크가마를 설계함으로써, 원료 배합과 용융을 ㉠하나의 공정으로 묶어 버렸다. 그 결과 생산성은 두 배로 향상되었고, 숙련공 의존도도 그만큼 감소하였다.
1959년경에 또 한 번의 도약이 있었는데, 필킹턴이라는 유리 제조 업체가 개발한 플로트 공정이 그것이다. ㉡이 공정에서는 탱크가마에서 나온 녹은 유리가 곧바로 주석 욕탕 위를 지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주석 욕탕 위를 통과하는 녹은 유리는 판유리 모양으로 성형되면서 점점 앞으로 나아가, 서랭 터널 속에서 롤러에 의하여 운반되어 절단되기 전의 상태로 배출된다. 주석 욕탕 덕분에 연마나 광택 과정이 필요 없어진 이 혁신적인 공정에서는 원료 배합 및 용융, 성형, 서랭의 세 단계가 연속적인 하나의 공정이 되었다. 그 결과 생산성이 현저히 증가하면서, 생산 라인의 길이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었고, 노동 비용의 80%, 에너지 비용의 50%를 절감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기술 혁신의 과정은 과다한 비용 지출이나 실패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험난한 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러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기술 혁신에 도전했던 기업가와 기술자의 노력 덕분에 산업의 생산성은 지속적으로 향상되었고, 지금 우리는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우리가 ㉢기술 혁신의 역사를 돌아보고 그 의미를 되짚는 이유는, 그러한 위험 요인들을 예측하고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자만이 앞으로 다가올 기술 혁신을 주도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 서랭(徐冷) : 서서히 냉각시킴.
초창기 판유리의 제조 공정은 ‘원료 배합 → 용융 → 성형 → 서랭* → 연마 → 광택’의 과정을 거쳤다. 이 제조 방법은 각 공정이 서로 분리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숙련공 의존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생산 비용 또한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1880년경 탱크가마 기술이 개발됨으로써 판유리 제조 공정에 일대 혁신이 일어났다. 판유리 제조에서 최초의 기술 혁신으로 손꼽히는 이 기술은 한 쪽에서 판유리의 원료를 주입하면 다른 쪽으로 액체 유리가 나와 주형(鑄型)으로 가도록 탱크가마를 설계함으로써, 원료 배합과 용융을 ㉠하나의 공정으로 묶어 버렸다. 그 결과 생산성은 두 배로 향상되었고, 숙련공 의존도도 그만큼 감소하였다.
1959년경에 또 한 번의 도약이 있었는데, 필킹턴이라는 유리 제조 업체가 개발한 플로트 공정이 그것이다. ㉡이 공정에서는 탱크가마에서 나온 녹은 유리가 곧바로 주석 욕탕 위를 지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주석 욕탕 위를 통과하는 녹은 유리는 판유리 모양으로 성형되면서 점점 앞으로 나아가, 서랭 터널 속에서 롤러에 의하여 운반되어 절단되기 전의 상태로 배출된다. 주석 욕탕 덕분에 연마나 광택 과정이 필요 없어진 이 혁신적인 공정에서는 원료 배합 및 용융, 성형, 서랭의 세 단계가 연속적인 하나의 공정이 되었다. 그 결과 생산성이 현저히 증가하면서, 생산 라인의 길이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었고, 노동 비용의 80%, 에너지 비용의 50%를 절감할 수 있었다.
[A]
하지만 기술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 시도가 곧바로 수익성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술 혁신 과정에서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거나 생각지도 못한 위험이 수반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필킹턴 사 경영진이 플로트 공정의 총개발비를 사전에 알았더라면 기술 혁신을 시도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필킹턴 경(卿)의 회고는 이를 잘 보여 준다. 필킹턴 사는 플로트 공정의 즉각적인 활용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엄청난 투자 때문에 무려 12년 동안 손익 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한다.
* 서랭(徐冷) : 서서히 냉각시킴.
33.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기기를 예로 들어 ㉠을 설명하려고 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비로 쓸고 쓰레받기로 담는 일을 진공 청소기로 한꺼번에 처리한다.
② 물을 뿌린 뒤에 옷을 다리는 일을 스팀 다리미로 한꺼번에 처리한다.
③ 벼를 베고 탈곡하여 자루에 담는 일을 콤바인으로 한꺼번에 처리한다.
④ 작은 트럭으로 여러 번 옮겨야 할 일을 큰 트럭으로 한꺼번에 처리한다.
⑤ 밀가루를 반죽하고 발효하고 빵을 굽는 일을 자동 제빵기로 한꺼번에 처리한다.
34. <보기>는 ㉡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주석 욕탕에 해당하는 부분은? [1점]
<보 기>
① ⓐ
② ⓑ
③ ⓒ
④ ⓓ
⑤ ⓔ
35. [A]로 미루어 알 수 없는 것은?
① 플로트 공정 활용이 곧바로 수익성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과다한 투자비 때문이다.
② 플로트 공정이 개발되자 필킹턴 사는 곧바로 기존의 공정을 플로트 공정으로 교체했다.
③ 필킹턴 사는 플로트 공정 개발비를 회수하는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릴 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④ 기술 혁신 비용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있었다면 필킹턴 사는 아마 플로트 공정 개발에 착수하지 않았을 것이다.
⑤ 필킹턴 사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유리 제조 공정의 필요성을 알고 있었던 누군가가 플로트 공정을 개발했을 것이다.
36. ㉢과 가장 관련이 깊은 것은? [1점]
① 온고지신(溫故知新)
② 다다익선(多多益善)
③ 연목구어(緣木求魚)
④ 일거양득(一擧兩得)
⑤ 동상이몽(同床異夢)
[37~4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하늘이 드높아 가니 벌써 가을인가 보다. 가을이 무엇인지 내 모르되 잎이 진 지 오래고 뜰 앞에 두어 송이 황국(黃菊)이 웃는지라 찾아오는 이마다 가을이라 이르니 나도 가을이라 믿을 수밖에 없다. 촛불을 끄고 창 앞에 턱을 괴었으나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다시 왜 사는가. 문득 한 줄기 바람에 마른 잎이 날아간다. 유위전변(有爲轉變)* — 바로 그것을 위해서 모든 것이 사나 보다.
우주의 원리 유일의 실재에다 ‘멋’이란 이름을 붙여 놓고 엊저녁 마시다 남은 머루술을 들이키고 나니 새삼스레 고개 끄덕여지는 밤이다. 산골 물소리가 어떻게 높아 가는지 열어젖힌 창문에서는 달빛이 쏟아져 들고, 달빛 아래는 산란한 책과 술병과 방우자(放牛子)**가 네 활개를 펴고 잠들어 있는 것이다.
‘멋’, 그것을 가져다 어떤 이는 ‘도(道)’라 하고 ‘일물(一物)’이라 하고 ‘일심(一心)’이라 하고 ⓐ대중이 없는데, 하여간 도고 일물이고 일심이고 간에 오늘 밤엔 ‘멋’이다. 태초에 말씀이 있는 것이 아니라 태초에 멋이 있었다. 멋을 멋있게 하는 것이 바로 무상(無常)인가 하면 무상을 무상하게 하는 것이 또한 ‘멋’이다. 변함이 없는 세상이라면 무슨 멋이 있겠는가. 이 커다란 멋을 세상 사람은 번뇌(煩惱)라 이르더라. 가장 큰 괴로움이라 하더라.
우주를 자적(自適)하면 우주는 멋이었다. 우주에 회의(懷疑)하면 우주는 슬픈 속(俗)이었다. 나와 우주 사이에 주종의 관계 있어 이를 향락하고 향락 당하겠는가. 우주를 내가 향락하는가 하면 우주가 나를 향락하는 것이다. 나의 멋이 한 곳에서 슬픔이 되고 속(俗)이 되고 하는가 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즐거움이 되고 아(雅)가 되는구나. 죽지 못해 살바에는 없는 재미도 짐짓 있다 하랴.
한 바리 밥과 산나물로 족히 목숨을 이으고 일상(一床)의 서(書)가 있으니 이로써 살아 있는 복이 족하지 않은가. 시를 읊을 동쪽 두던이 있고 발을 씻을 맑은 물이 있으니 어지러운 세상에 허물할 이가 누군가. 어째 세상이 괴롭다 하느뇨. 이는 구태여 복을 찾으려 함이니, 슬프다, 복을 찾는 사람이여. 행복이란 찾을수록 멀어 가는 것이 아닌가.
[ ㉠ ]이 곧 행복이라, 다만 알려고 함으로써 멋을 삼노라.
- 조지훈, 『멋 설(說)』 -
* 유위전변(有爲轉變) : 세상사가 변하기 쉬워 덧없음을 이르는 말.
** 방우자(放牛子) : 글쓴이의 아호(雅號).
(나)
- 이황,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
* 연하(煙霞) : 안개와 노을.
** 순풍(淳風) : 순박한 풍속.
*** 소쇄(瀟灑) : 기운이 맑고 깨끗함.
하늘이 드높아 가니 벌써 가을인가 보다. 가을이 무엇인지 내 모르되 잎이 진 지 오래고 뜰 앞에 두어 송이 황국(黃菊)이 웃는지라 찾아오는 이마다 가을이라 이르니 나도 가을이라 믿을 수밖에 없다. 촛불을 끄고 창 앞에 턱을 괴었으나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다시 왜 사는가. 문득 한 줄기 바람에 마른 잎이 날아간다. 유위전변(有爲轉變)* — 바로 그것을 위해서 모든 것이 사나 보다.
우주의 원리 유일의 실재에다 ‘멋’이란 이름을 붙여 놓고 엊저녁 마시다 남은 머루술을 들이키고 나니 새삼스레 고개 끄덕여지는 밤이다. 산골 물소리가 어떻게 높아 가는지 열어젖힌 창문에서는 달빛이 쏟아져 들고, 달빛 아래는 산란한 책과 술병과 방우자(放牛子)**가 네 활개를 펴고 잠들어 있는 것이다.
‘멋’, 그것을 가져다 어떤 이는 ‘도(道)’라 하고 ‘일물(一物)’이라 하고 ‘일심(一心)’이라 하고 ⓐ대중이 없는데, 하여간 도고 일물이고 일심이고 간에 오늘 밤엔 ‘멋’이다. 태초에 말씀이 있는 것이 아니라 태초에 멋이 있었다. 멋을 멋있게 하는 것이 바로 무상(無常)인가 하면 무상을 무상하게 하는 것이 또한 ‘멋’이다. 변함이 없는 세상이라면 무슨 멋이 있겠는가. 이 커다란 멋을 세상 사람은 번뇌(煩惱)라 이르더라. 가장 큰 괴로움이라 하더라.
우주를 자적(自適)하면 우주는 멋이었다. 우주에 회의(懷疑)하면 우주는 슬픈 속(俗)이었다. 나와 우주 사이에 주종의 관계 있어 이를 향락하고 향락 당하겠는가. 우주를 내가 향락하는가 하면 우주가 나를 향락하는 것이다. 나의 멋이 한 곳에서 슬픔이 되고 속(俗)이 되고 하는가 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즐거움이 되고 아(雅)가 되는구나. 죽지 못해 살바에는 없는 재미도 짐짓 있다 하랴.
한 바리 밥과 산나물로 족히 목숨을 이으고 일상(一床)의 서(書)가 있으니 이로써 살아 있는 복이 족하지 않은가. 시를 읊을 동쪽 두던이 있고 발을 씻을 맑은 물이 있으니 어지러운 세상에 허물할 이가 누군가. 어째 세상이 괴롭다 하느뇨. 이는 구태여 복을 찾으려 함이니, 슬프다, 복을 찾는 사람이여. 행복이란 찾을수록 멀어 가는 것이 아닌가.
[ ㉠ ]이 곧 행복이라, 다만 알려고 함으로써 멋을 삼노라.
- 조지훈, 『멋 설(說)』 -
* 유위전변(有爲轉變) : 세상사가 변하기 쉬워 덧없음을 이르는 말.
** 방우자(放牛子) : 글쓴이의 아호(雅號).
(나)
[A]
연하(煙霞)*로 집을 삼고 풍월(風月)로 벗을 사마
태평성대(太平聖代)에 병(病)으로 늘거 가뇌
이 즁에 라 일은 허믈이나 업고쟈.
태평성대(太平聖代)에 병(病)으로 늘거 가뇌
이 즁에 라 일은 허믈이나 업고쟈.
[B]
순풍(淳風)**이 죽다 니 진실(眞實)로 거즛말이
인성(人性)이 어지다 니 진실(眞實)로 올흔 말이
천하(天下)에 허다영재(許多英才) 소겨 말슴 가.
인성(人性)이 어지다 니 진실(眞實)로 올흔 말이
천하(天下)에 허다영재(許多英才) 소겨 말슴 가.
[C]
천운대(天雲臺) 도라 드러 완락재(玩樂齋) 소쇄(瀟灑)***듸
만권생애(萬卷生涯)로 낙사(樂事)ㅣ 무궁(無窮)하얘라
이 즁에 왕래풍류(往來風流) 닐러 므슴 고.
만권생애(萬卷生涯)로 낙사(樂事)ㅣ 무궁(無窮)하얘라
이 즁에 왕래풍류(往來風流) 닐러 므슴 고.
[D]
청산(靑山)은 엇졔 여 만고(萬古)에 프르르며
유수(流水) 엇졔 여 주야(晝夜)에 긋지 아니고
우리도 그치지 마라 만고상청(萬古常靑)리라.
유수(流水) 엇졔 여 주야(晝夜)에 긋지 아니고
우리도 그치지 마라 만고상청(萬古常靑)리라.
[E]
우부(愚夫)도 알며 거니 긔 아니 쉬온가
성인(聖人)도 못 다 시니 긔 아니 어려온가
쉽거나 어렵거나 즁에 늙 줄을 몰래라.
성인(聖人)도 못 다 시니 긔 아니 어려온가
쉽거나 어렵거나 즁에 늙 줄을 몰래라.
* 연하(煙霞) : 안개와 노을.
** 순풍(淳風) : 순박한 풍속.
*** 소쇄(瀟灑) : 기운이 맑고 깨끗함.
37. (가)와 (나)의 공통점으로 적절한 것은? [1점]
① 글쓴이의 체험을 사실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② 부정적 현실에 대한 비판 의식이 드러나 있다.
③ 현재와 대비되는 과거의 상황을 그리워하고 있다.
④ 글쓴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삶의 자세가 드러나 있다.
⑤ 현상에 얽매이는 태도를 비판하며 규범적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38. (나)의 화자가 (가)의 글에 <보기>와 같이 발문(跋文)을 써 준다고 할 때, 에 들어갈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3점]
<보 기>
지훈의 글에 부쳐
나의 제자인 지훈은 시인이자 수필가로 세상에 그 이름이 알려졌다. 오랫동안 왕래가 소원하던 중 자신이 지은 글을 한 편 가져와 나에게 발문(跋文)을 청하기에 읽어 보니, 내용과 뜻에서 모두 세상 사람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었다. 나 또한 느낀 바가 있었으니,
아마도 이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위와 같은 나의 생각에 모두 동의할 것이다. 지금 나는 늙어 향리로 돌아와 한가롭게 살고 있지만, 제자의 깊은 뜻이 담긴 글을 틈틈이 대하며 소일거리로 삼겠노라.
갑신년 늦가을에 도산 노인 쓰다.
나의 제자인 지훈은 시인이자 수필가로 세상에 그 이름이 알려졌다. 오랫동안 왕래가 소원하던 중 자신이 지은 글을 한 편 가져와 나에게 발문(跋文)을 청하기에 읽어 보니, 내용과 뜻에서 모두 세상 사람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었다. 나 또한 느낀 바가 있었으니,
아마도 이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위와 같은 나의 생각에 모두 동의할 것이다. 지금 나는 늙어 향리로 돌아와 한가롭게 살고 있지만, 제자의 깊은 뜻이 담긴 글을 틈틈이 대하며 소일거리로 삼겠노라.
갑신년 늦가을에 도산 노인 쓰다.
① 세상살이에 변화와 굴곡(屈曲)이 많음에도 집착함이 없고, 어떤 일에 대해서도 그 안에서 자적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② 인간의 이욕(利慾)에 매여 살면서도 그 스스로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밝혀 적었으니, 이로부터 괴로움을 벗어날 교훈을 얻게 된다.
③ 훌륭하다. 내가 젊었을 적에 그런 멋진 생각을 했으면 이리 곤궁(困窮)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실천이 없이 말만 무성하지 않기를 바란다.
④ 행복해지고자 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구를 제시하며 모범적인 삶을 좇아가되, 즐김과 따져 봄의 균형 맞추기를 권하고 있어 삶의 좋은 지침이 되고 있다.
⑤ 사람들은 기이하거나 허황한 것을 좋아하나 지훈은 평범함속에서도 지조(志操)를 잃지 않으려는 멋을 가지고 있으니, 후세들도 그 성정(性情)을 따르기를 바란다.
39. (가)의 표현상 특징과 그 효과로 거리가 먼 것은?
① 영탄적인 어조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강조하고 있다.
②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글쓴이의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③ 대구를 활용하여 대상의 속성이 다양함을 보여 주고 있다.
④ 옛사람의 작품을 인용하여 자신의 괴로움을 강조하고 있다.
⑤ 예스러운 말투와 한자어의 사용으로 고풍스러움을 드러내고
있다.
40. (가)의 내용으로 볼 때, [ ㉠ ]에 들어갈 말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것
② 책 읽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
③ 마음의 흐름대로 따르는 것
④ 세상 이치를 알아 가는 것
⑤ 자기 처지에 만족하는 것
41. (나)를 읽고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A]의 ‘연하(煙霞)’와 ‘풍월(風月)’은 향유 대상으로서의 자연물로 보이고, [D]의 ‘청산(靑山)’과 ‘유수(流水)’는 깨달음을 주는 자연물로 보여.
② [B]의 ‘허다영재(許多英才)’는 [A]의 ‘허믈이나 업고쟈’하는 화자의 삶의 태도를 현학적이라고 비판할 것 같아.
③ [C]의 ‘낙사(樂事)ㅣ 무궁(無窮)’에는 자족적 태도가 드러나 있는데, 이는 [E]에 나타나듯이 ‘늙 줄’도 잊고 학문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에 자연스럽게 연결된다고 봐.
④ [D]에서 말하는 ‘그치지 마라’의 내용은 [C]의 ‘만권생애(萬卷生涯)’와도 관련되는 것 같아.
⑤ [E]의 ‘우부(愚夫)도 알며 거니’는 [B]의 중장처럼 누구나 ‘어진 인성(人性)’을 지니고 있으니 그로부터 자기 수양이 가능함을 말하는 것으로 보여.
42. [A]에 나타난 시적 화자의 정서와 거리가 가장 먼 것은?
① 십 년(十年)을 경영(經營)여 초려삼간(草廬三間) 지여 내니
나 간 간에 청풍(淸風) 간 맛겨 두고
강산(江山)은 들일 업스니 둘러 두고 보리라.
- 송순 -
② 말 업슨 청산(靑山)이오 태(態) 업슨 유수(流水)ㅣ로다
갑 업슨 청풍(淸風)과 임 업슨 명월(明月)이로다
이 듕에 일 업슨 몸이 분별(分別) 업시 늙그리라.
- 성혼 -
③ 산수간(山水間) 바회 아래 뛰집을 짓노라 니
그 모론 들은 웃는다 다마
어리고 햐암의 뜻에 내 분인가 노라.
- 윤선도, 『만흥 1』 -
④ 홍진(紅塵)에 뭇친 분네 이 내 생애(生涯) 엇더고,
녯 사 풍류(風流) 미가 미가.
천지간(天地間) 남자(男子) 몸이 날만 이 하건마,
산림(山林)에 뭇쳐 이셔 지락(至樂)을 것가.
- 정극인, 『상춘곡』 -
⑤ 이 부족(不足)거든 봄이라 유여(有餘)며,
주머니 뷔였거든 병(甁)의라 담겨시랴.
빈곤(貧困) 인생(人生)이 천지간(天地間)의 나뿐이라,
기한(飢寒)이 절신(切身)다 일단심(一丹心)을 이질가.
- 박인로, 『누항사』 -
43. 밑줄 친 단어의 의미가 ⓐ와 이질적인 것은? [1점]
① 상황에 따라 답변을 이리저리해 대는 사람을 어떻게 믿겠어요?
② 갈팡질팡하는 정책은 국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지요.
③ 항간에선 그가 나랏일을 좌지우지한단 말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④ 일을 시작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우왕좌왕하면서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까?
⑤ 설명에 일관성이 없이 이랬다저랬다 하면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44~4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자는 사물이나 자연 현상을 그림으로 나타내는 그림 문자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림 문자를 추상화하고 모양을 간략하게 한 것이 한자와 같은 표의 문자이다. 표의 문자는 하나의 개념을 하나의 글자로 표시해야 했기 때문에 점점 수가 늘어나 기억하기가 불편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표의 문자보다 글자 수가 훨씬 적으며, 글자를 의미와 직접 관련되지 않는 발음 표시 기호로 사용하는 표음 문자가 만들어졌다. 이 표음 문자는 음절 전체를 하나의 글자로 나타낸 음절 문자와, 더 나아가 자음과 모음 각각을 글자로 나타낸 음운 문자로 다시 나뉜다. 우리에게 익숙한 문자 중에서 음절 문자에는 일본의 가나가, 음운 문자에는 영어 알파벳이 있다.
한글은 문자 발달사의 마지막 단계인 음운 문자에 속한다. 그런데 한글은 발음 기관을 본떠서 만든 점, 가획을 통해 소리를 자형(字形)과 관련시키고 있는 점 등 매우 독특한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성들 중 특별히 자형이 음운 자질을 반영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음운 문자와는 별도로 자질 문자를 설정하고 한글을 여기에 귀속시키기도 한다. 즉, 발음 위치가 같은 쌍인 ‘ㄱ, ㅋ’과 ‘ㄷ, ㅌ’에서 추가된 획은 ‘거셈’이라는 자질을 나타내므로 한글을 ‘자질 문자’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질 문자란 명칭은 자질 자체를 글자로 만든 것에 붙여야 한다. 다시 말해, ‘거셈’이라는 자질이 자형에 반영되기만 해서는 안 되고, 이 자질이 하나의 독립된 글자로 나타나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한글을 완전한 의미의 자질 문자로 보기는 어렵다.
문자 발달사의 단계가 반드시 문자의 우수성의 정도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한글이 자질 문자가 아니라는 것에 대해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사실 각 문자 부류는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 표의 문자는 음성을 매개로 하지 않고 직접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쉽다는 장점을, 음절 문자는 실제 말소리의 단위인 음절을 반영하고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음운 문자는 적은 수의 글자로 문자 생활을 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효율적이며, 더욱이 한글처럼 자질 문자의 특성까지 가지고 있으면 자형끼리의 유사성에 의해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까지 추가로 가지게 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한글이 몇 가지 문자 부류의 장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문자가 서로 다른 문자 부류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예는 흔히 발견된다. 한자는 표의 문자이지만, ‘印度, 伊太利[나라 이름]’처럼 외국어 고유 명사를 표기할 때에는 주로 글자의 음을 이용하므로 문자 운용의 관점에서 보면 음절 문자의 특성도 가지고 있다. 한글은 음운 문자이면서 자질 문자의 특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자음과 모음을 한 글자로 모아 씀으로써 문자 운용의 관점에서 보면 음절 문자의 특성까지 가지고 있다. 이렇게 보면 한글은 문자 발달사의 각 단계 문자 부류들이 보여 주는 장점들을 다른 문자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문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음운 문자이므로 효율적이고, 자질 문자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배우기가 쉬울 뿐 아니라, 모아쓰기를 함으로써 음절 문자의 장점도 취하고 있는 것이다.
한글은 문자 발달사의 마지막 단계인 음운 문자에 속한다. 그런데 한글은 발음 기관을 본떠서 만든 점, 가획을 통해 소리를 자형(字形)과 관련시키고 있는 점 등 매우 독특한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성들 중 특별히 자형이 음운 자질을 반영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음운 문자와는 별도로 자질 문자를 설정하고 한글을 여기에 귀속시키기도 한다. 즉, 발음 위치가 같은 쌍인 ‘ㄱ, ㅋ’과 ‘ㄷ, ㅌ’에서 추가된 획은 ‘거셈’이라는 자질을 나타내므로 한글을 ‘자질 문자’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질 문자란 명칭은 자질 자체를 글자로 만든 것에 붙여야 한다. 다시 말해, ‘거셈’이라는 자질이 자형에 반영되기만 해서는 안 되고, 이 자질이 하나의 독립된 글자로 나타나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한글을 완전한 의미의 자질 문자로 보기는 어렵다.
문자 발달사의 단계가 반드시 문자의 우수성의 정도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한글이 자질 문자가 아니라는 것에 대해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사실 각 문자 부류는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 표의 문자는 음성을 매개로 하지 않고 직접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쉽다는 장점을, 음절 문자는 실제 말소리의 단위인 음절을 반영하고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음운 문자는 적은 수의 글자로 문자 생활을 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효율적이며, 더욱이 한글처럼 자질 문자의 특성까지 가지고 있으면 자형끼리의 유사성에 의해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까지 추가로 가지게 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한글이 몇 가지 문자 부류의 장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문자가 서로 다른 문자 부류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예는 흔히 발견된다. 한자는 표의 문자이지만, ‘印度, 伊太利[나라 이름]’처럼 외국어 고유 명사를 표기할 때에는 주로 글자의 음을 이용하므로 문자 운용의 관점에서 보면 음절 문자의 특성도 가지고 있다. 한글은 음운 문자이면서 자질 문자의 특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자음과 모음을 한 글자로 모아 씀으로써 문자 운용의 관점에서 보면 음절 문자의 특성까지 가지고 있다. 이렇게 보면 한글은 문자 발달사의 각 단계 문자 부류들이 보여 주는 장점들을 다른 문자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문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음운 문자이므로 효율적이고, 자질 문자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배우기가 쉬울 뿐 아니라, 모아쓰기를 함으로써 음절 문자의 장점도 취하고 있는 것이다.
44. 위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1점]
① 표음 문자는 그림 문자보다 발달된 문자다.
② 음절 문자는 음운 문자보다 글자 수가 적다.
③ 한글은 몇 가지 문자 부류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④ 한자는 외국어 고유 명사를 표기할 때 주로 글자의 음을 이용한다.
⑤ 문자 발달사 단계와 문자의 우수성 정도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45. 한자와 한글을 대비하기 위하여 위 글을 <보기>와 같이 정리할 때, ㄱ~ㄷ에 들어갈 말은?
<보 기>
비교 항목 / 한자 / 한글
문자 분류 / 표의 문자 / 표음 문자(음운 문자)
자형에 반영된 특성 / 언급 없음 / ( ㄱ )
문자 운용에 이용된 특성 / ( ㄴ ) / ( ㄷ )
문자 분류 / 표의 문자 / 표음 문자(음운 문자)
자형에 반영된 특성 / 언급 없음 / ( ㄱ )
문자 운용에 이용된 특성 / ( ㄴ ) / ( ㄷ )
① ㄱ : 자질 문자 / ㄴ : 음운 문자 / ㄷ : 음절 문자
② ㄱ : 음절 문자 / ㄴ : 음운 문자 / ㄷ : 자질 문자
③ ㄱ : 자질 문자 / ㄴ : 음절 문자 / ㄷ : 음절 문자
④ ㄱ : 음운 문자 / ㄴ : 자질 문자 / ㄷ : 음절 문자
⑤ ㄱ : 자질 문자 / ㄴ : 음운 문자 / ㄷ : 음운 문자
46. <보기>는 ㉠과 같이 한글을 자질 문자로 분류하는 과정에서 제기했음직한 의문을 단계별로 정리한 것이다. 각각의 의문에 대한 답으로 적합하지 않은 것은? [3점]
<보 기>
한글은 다른 문자와 비교할 때 어떤 점이 특이한가?
음, 자세히 살펴보니, ‘ㄱ’과 ‘ㅋ’, ‘ㄷ’과 ‘ㅌ’처럼 서로 닮은 글자들이 많이 있네.
자형이 소리의 특성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ㄱ → ㅋ’처럼 원래의 글자에 획을 더해서 만든 글자는 원래 글자와 소리는 조금 다르지만 발음 위치가 같군.
가획이 음운보다 더 작은 단위인 자질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음, 그러고 보니 가획이 ‘거셈과 같은 음운 자질의 차이를 반영하고 있네.
다른 문자 중에서 자형이 자질의 차이를 체계적으로 반영하는 경우가 있을까?
‘木’과 ‘林’, ‘日’과 ‘目’을 보니, 한자도 글자 모양의 차이가 자질의 차이를 반영하는구나.
자형이 자질을 반영하는 문자를 따로 부르는 이름이 필요한가?
결국 문자들의 차이를 잘 구별해 주려면 별도의 이름이 있는 것이 좋겠어.
음, 자세히 살펴보니, ‘ㄱ’과 ‘ㅋ’, ‘ㄷ’과 ‘ㅌ’처럼 서로 닮은 글자들이 많이 있네.
자형이 소리의 특성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ㄱ → ㅋ’처럼 원래의 글자에 획을 더해서 만든 글자는 원래 글자와 소리는 조금 다르지만 발음 위치가 같군.
가획이 음운보다 더 작은 단위인 자질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음, 그러고 보니 가획이 ‘거셈과 같은 음운 자질의 차이를 반영하고 있네.
다른 문자 중에서 자형이 자질의 차이를 체계적으로 반영하는 경우가 있을까?
‘木’과 ‘林’, ‘日’과 ‘目’을 보니, 한자도 글자 모양의 차이가 자질의 차이를 반영하는구나.
자형이 자질을 반영하는 문자를 따로 부르는 이름이 필요한가?
결국 문자들의 차이를 잘 구별해 주려면 별도의 이름이 있는 것이 좋겠어.
①
②
③
④
⑤
47. <보기>의 조건에 따라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 ‘[도토리]’라는 발음을 적어 보았다. 알맞은 것은? [1점]
<보 기>
ㆍ 음운 문자이면서 자질 문자의 특성을 가지게 할 것.
ㆍ 모아쓰기를 할 것.
ㆍ 모아쓰기를 할 것.
①
②
③
④
⑤
[48~51]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천운 우습 깊은 밤에 모진 광풍이 일어나 바람은 우루루루루루루 쇄…….”
『춘향가』 가운데 춘향이 갇혀 있는 옥방(獄房)의 광경을 묘사한 ‘옥중가’의 한 대목이다. 이 ⓐ소리를 듣고 바람이 천장을 휘몰아서 마룻바닥을 스쳐 가는 음산한 옥방의 분위기가 느껴져 청중이 공감하게 되었다면, 창자(唱者)는 이 대목의 ‘이면’을 잘 그렸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렇다면 ‘이면을 그린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그린다’는 말은 소리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창자의 음악 행위를 나타내므로, 이면은 당연히 음악 행위에 의해 구현된 그 무엇에 해당한다. 창자는 ⓑ소리를 통해 사설의 내용인 옥방의 광경을 묘사했으니, 이면이란 사설 내용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면을 이렇게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옥방의 광경을 제대로 묘사하려면 그 음산하고 비감한 분위기, 거기에 내재되어 있는 본질적 의미까지도 있는 그대로 표현해야 한다. 이면을 잘 파악한 후 성음[음색], 조[음계], 장단 등을 복잡하게 선택하고 구성하여 사설 내용을 실감 나게 ⓒ소리해야 이면에 맞는다는 평을 들을 수 있으니, 이면에 맞게 잘 그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면 찾다가 소리 못한다.”라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다.
사설 내용 그대로를 음악으로 표현해야만 이면을 그렸다고 생각하는 경우, 음악적 표현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 만일 사설 내용에 대한 해석이 어떤 ‘권위’에 의해 고정되어 있다면, 이면을 그리는 일이란 이미 고정되어 있는 해석을 음악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된다. 창자가 음악적 구성을 새롭게 변화시키면 “이면에 맞지 않는다.”라는 비판을 받게 된다. 판소리 유파나 계보의 음악적 특성을 의미하는 ‘제’나 ‘바디’가 전승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생각 때문에 가능했다.
그렇다면 사설 내용에 대한 해석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할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이면을 그린다는 말에는 창자의 주체적 해석을 허용하는 의미도 포함된다. 따라서 창자는 사설 내용을 자신의 관점으로 해석하여 기존의 음악적 구성을 새롭게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판소리 전승상에 없던 독창적인 창법을 의미하는 ‘더늠’이 계속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생각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자칫 자신의 미숙한 ⓔ소리를 합리화하는 논리로 이용될 수도 있다.
사설 내용이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하든, 새롭게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하든 간에, 이면이란 [ ㉠ ]을/를 의미한다. 모든 판소리 창자들은 “이면을 잘 그렸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 말을 듣기란 쉽지 않다. 이면을 잘 그렸다는 찬사를 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명창(名唱)의 영예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춘향가』 가운데 춘향이 갇혀 있는 옥방(獄房)의 광경을 묘사한 ‘옥중가’의 한 대목이다. 이 ⓐ소리를 듣고 바람이 천장을 휘몰아서 마룻바닥을 스쳐 가는 음산한 옥방의 분위기가 느껴져 청중이 공감하게 되었다면, 창자(唱者)는 이 대목의 ‘이면’을 잘 그렸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렇다면 ‘이면을 그린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그린다’는 말은 소리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창자의 음악 행위를 나타내므로, 이면은 당연히 음악 행위에 의해 구현된 그 무엇에 해당한다. 창자는 ⓑ소리를 통해 사설의 내용인 옥방의 광경을 묘사했으니, 이면이란 사설 내용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면을 이렇게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옥방의 광경을 제대로 묘사하려면 그 음산하고 비감한 분위기, 거기에 내재되어 있는 본질적 의미까지도 있는 그대로 표현해야 한다. 이면을 잘 파악한 후 성음[음색], 조[음계], 장단 등을 복잡하게 선택하고 구성하여 사설 내용을 실감 나게 ⓒ소리해야 이면에 맞는다는 평을 들을 수 있으니, 이면에 맞게 잘 그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면 찾다가 소리 못한다.”라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다.
사설 내용 그대로를 음악으로 표현해야만 이면을 그렸다고 생각하는 경우, 음악적 표현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 만일 사설 내용에 대한 해석이 어떤 ‘권위’에 의해 고정되어 있다면, 이면을 그리는 일이란 이미 고정되어 있는 해석을 음악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된다. 창자가 음악적 구성을 새롭게 변화시키면 “이면에 맞지 않는다.”라는 비판을 받게 된다. 판소리 유파나 계보의 음악적 특성을 의미하는 ‘제’나 ‘바디’가 전승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생각 때문에 가능했다.
그렇다면 사설 내용에 대한 해석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할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이면을 그린다는 말에는 창자의 주체적 해석을 허용하는 의미도 포함된다. 따라서 창자는 사설 내용을 자신의 관점으로 해석하여 기존의 음악적 구성을 새롭게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판소리 전승상에 없던 독창적인 창법을 의미하는 ‘더늠’이 계속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생각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자칫 자신의 미숙한 ⓔ소리를 합리화하는 논리로 이용될 수도 있다.
사설 내용이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하든, 새롭게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하든 간에, 이면이란 [ ㉠ ]을/를 의미한다. 모든 판소리 창자들은 “이면을 잘 그렸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 말을 듣기란 쉽지 않다. 이면을 잘 그렸다는 찬사를 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명창(名唱)의 영예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48. 위 글의 서술상 특징에 대한 대화로 바르지 않은 것은? [1점]
① 가람 : 질문을 던지면서 화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② 나래 : 예시를 통해서 화제에 대한 독자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지.
③ 다희 : 한편, 화제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대비하여 설명하고 있어.
④ 하늘 : 그 과정에서 각각의 관점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측면도 지적하고 있군.
⑤ 아영 : 전체적으로는 화제에 대한 인식의 변화 과정을 통시적으로 설명하고 있지.
49. [ ㉠ ]에 들어갈 말로 알맞은 것은?
① 창자가 가장 즐겨 부르는 판소리
② 창자가 소리로 표현해 내고자 하는 바탕
③ 창자가 최고의 경지로 표현해 낼 수 있는 목소리
④ 창자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판소리의 한 대목
⑤ 창자가 부르는 판소리 가운데 가장 감동적인 대목
50. 위 글의 내용으로 볼 때, ㉡의 이유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청중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② 독창적 창법을 개발하려는 창자가 드물기 때문이다.
③ 분위기까지 음악적으로 표현해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④ 창자가 사설 내용을 해석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⑤ 사설 내용에 음악적 표현을 그대로 들어맞게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51. ⓐ~ⓔ 중 문맥적 의미가 다른 하나는? [1점]
① ⓐ
② ⓑ
③ ⓒ
④ ⓓ
⑤ ⓔ
[52~5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내 주변에는 나처럼 생기고 나와 비슷하게 행동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들과 경험을 공유하며 살아간다. 그렇다면 그들도 나와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을까? 가령, 나는 손가락을 베이면 아프다는 것을 다른 무엇으로부터도 추리하지 않고 직접 느낀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경우에는 “아야!”라는 말과 움츠리는 행동을 통해 그가 아픔을 느꼈으리라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이때 그가 느낀 아픔은 내가 느낀 아픔과 같은 것일까?
(나)
물론 이 물음은 다른 사람이 실제로는 아프지 않은데 거짓으로 아픈 척했다거나, 그가 아픔을 느꼈을 것이라는 나의 추측이 잘못되었다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말에서처럼, 나는 다른 사람이 아픔을 느낀 다는 것을 그의 말이나 행동으로 알고, 그 아픔을 함께 나눌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아픔이 정말로 나의 아픔과 같은 것인지 묻는 것은 다른 문제다.
(다)
이 문제에 대한 고전적인 해결책은 유추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나는 손가락을 베였을 때 느끼는 아픔을 “아야!”라는 말이나 움츠리는 행동을 통해 나타낸다. 그래서 다른 사람도 그러하리라 전제하고는, 다른 사람이 나와 같은 말이나 행동을 하면 ‘저 친구도 나와 같은 아픔을 느꼈겠군.’하고 추론한다. 말이나 행동의 동일성이 느낌의 동일성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논증의 결정적인 단점은 내가 아는 단 하나의 사례, 곧 나의 경험에만 의지하여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은 아픔을 느낀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라)
이런 문제는 우리가 다른 사람의 느낌을 직접 관찰할 수 없기 때문에 생긴다. 만일 다른 사람의 느낌 자체를 관찰할 방법이 있다면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이 놀랍게 발달하여 두뇌 속 뉴런의 발화(發火)*를 통해 인간의 모든 심리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러면 제삼자가 나와 다른 사람의 뉴런 발화를 비교하여 그것이 같은지 다른지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이때에도 나는 특정한 뉴런 발화가 나의 ‘이런’ 느낌과 관련된다는 것은 분명히 알 수 있지만, 그 관련이 다른 사람의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되는가 하는 것까지는 알 수 없다.
(마)
일부 철학자와 심리학자는 아예 ‘느낌’을 ‘관찰할 수 있는 모습과 행동 바로 그것’이라고 정의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행동 너머에 있는 것처럼 생각되는 느낌을 행동과 같다고 정의해 버렸다는 점에서 문제의 해결이라기보다는 단순한 해소인 것처럼 보인다. 그보다는 다양한 가설을 설정하고 그들 간의 경쟁을 통해 최선의 해결책으로 범위를 좁혀 가는 방법이 합리적일 것이다.
* 발화(發火) : 뉴런이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화학 물질을 방출하는 것.
내 주변에는 나처럼 생기고 나와 비슷하게 행동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들과 경험을 공유하며 살아간다. 그렇다면 그들도 나와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을까? 가령, 나는 손가락을 베이면 아프다는 것을 다른 무엇으로부터도 추리하지 않고 직접 느낀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경우에는 “아야!”라는 말과 움츠리는 행동을 통해 그가 아픔을 느꼈으리라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이때 그가 느낀 아픔은 내가 느낀 아픔과 같은 것일까?
(나)
물론 이 물음은 다른 사람이 실제로는 아프지 않은데 거짓으로 아픈 척했다거나, 그가 아픔을 느꼈을 것이라는 나의 추측이 잘못되었다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말에서처럼, 나는 다른 사람이 아픔을 느낀 다는 것을 그의 말이나 행동으로 알고, 그 아픔을 함께 나눌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아픔이 정말로 나의 아픔과 같은 것인지 묻는 것은 다른 문제다.
(다)
이 문제에 대한 고전적인 해결책은 유추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나는 손가락을 베였을 때 느끼는 아픔을 “아야!”라는 말이나 움츠리는 행동을 통해 나타낸다. 그래서 다른 사람도 그러하리라 전제하고는, 다른 사람이 나와 같은 말이나 행동을 하면 ‘저 친구도 나와 같은 아픔을 느꼈겠군.’하고 추론한다. 말이나 행동의 동일성이 느낌의 동일성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논증의 결정적인 단점은 내가 아는 단 하나의 사례, 곧 나의 경험에만 의지하여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은 아픔을 느낀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라)
이런 문제는 우리가 다른 사람의 느낌을 직접 관찰할 수 없기 때문에 생긴다. 만일 다른 사람의 느낌 자체를 관찰할 방법이 있다면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이 놀랍게 발달하여 두뇌 속 뉴런의 발화(發火)*를 통해 인간의 모든 심리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러면 제삼자가 나와 다른 사람의 뉴런 발화를 비교하여 그것이 같은지 다른지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이때에도 나는 특정한 뉴런 발화가 나의 ‘이런’ 느낌과 관련된다는 것은 분명히 알 수 있지만, 그 관련이 다른 사람의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되는가 하는 것까지는 알 수 없다.
(마)
일부 철학자와 심리학자는 아예 ‘느낌’을 ‘관찰할 수 있는 모습과 행동 바로 그것’이라고 정의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행동 너머에 있는 것처럼 생각되는 느낌을 행동과 같다고 정의해 버렸다는 점에서 문제의 해결이라기보다는 단순한 해소인 것처럼 보인다. 그보다는 다양한 가설을 설정하고 그들 간의 경쟁을 통해 최선의 해결책으로 범위를 좁혀 가는 방법이 합리적일 것이다.
* 발화(發火) : 뉴런이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화학 물질을 방출하는 것.
52. (가)~(마)에 대한 설명으로 바르지 않은 것은? [1점]
① (가) : 일상적인 경험으로부터 화제를 이끌어 내고 있다.
② (나) : 화제에 대한 보충 설명을 통해 문제 의식을 심화하고 있다.
③ (다) : 제기된 의문에 대한 고전적인 해결책을 소개하고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④ (라) : 제기된 의문이 과학적인 방법에 의해 해결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⑤ (마) : 제기된 의문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53. 위 글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보기>에 대해 바르게 설명한 것은?
<보 기>
A : 이 영화 참 슬프지? 슬픈 영화는 언제나 날 울게 만들어.
B : 슬프니? 나도 슬퍼. 하지만 나는 너의 슬픔이 나의 슬픔과 같은지 확신할 수가 없어.
B : 슬프니? 나도 슬퍼. 하지만 나는 너의 슬픔이 나의 슬픔과 같은지 확신할 수가 없어.
① B는 자신이 정말로 슬픈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② B는 A가 B의 슬픔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③ B는 A가 슬플 때 하는 말이 행동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④ B는 자신이 슬플 때 하는 행동과 A가 슬플 때 하는 행동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다.
⑤ B는 A의 울음을 관찰할 수는 있지만 그의 슬픔은 직접 관찰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54. ㉠을 보충하여 설명하기에 적절한 것은?
① 이것은 똑같이 생긴 상자 더미에서 책이 든 상자 하나만을 열어 보고는 다른 상자에도 책이 있다고 추리하는 것과 다름없다.
② 이것은 우리 집 소가 이번에 수소를 낳았으니까 다음 번에는 암소를 낳을 거라고 추측하는 것과 다름없다.
③ 이것은 신랑과 신부가 훌륭한 인재들이므로 화목한 가정을 꾸려 나갈 것이라고 믿는 것과 다름없다.
④ 이것은 그 사람이 우리 편이 아니니까 그의 말은 무조건 틀렸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⑤ 이것은 피고가 무죄임을 입증하지 못했으므로 곧 유죄라고 생각하는 것과 다름없다.
55. ㉡과 의미가 가장 가까운 것은? [1점]
① 너까지 치면 전부 열 명이다.
② 이 사과까지 전부 쳐서 얼마죠?
③ 그만하면 값을 잘 쳐서 판 것이다.
④ 내가 잘못했다고 치고 그만 화해하자.
⑤ 큰아버지는 촌수로 치면 나와 삼촌 간이다.
[56~6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드팀전 장돌이를 시작한 지 이십 년이나 되어도 허 생원은 봉평 장을 빼논 적은 드물었다. 충주 제천 등의 이웃 군에도 가고, 멀리 영남 지방도 헤매이기는 하였으나 강릉쯤에 물건 하러 가는 외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군내를 돌아다녔다. 닷새만큼씩의 장날에는 달보다도 확실하게 면에서 면으로 건너간다. 고향이 청주라고 자랑삼아 말하였으나 고향에 돌보러 간 일도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장에서 장으로 가는 길의 아름다운 강산이 그대로 그에게는 그리운 고향이었다. 반날 동안이나 뚜벅뚜벅 걷고 장터 있는 마을에 거지 반 가까웠을 때, 지친 나귀가 한바탕 우렁차게 울면— 더구나 그것이 저녁녘이어서 등불들이 어둠 속에 깜박거릴 무렵이면 늘 당하는 것이건만 허 생원은 변치 않고 언제든지 가슴이 뛰놀았다.
(나)
젊은 시절에는 알뜰하게 벌어 돈푼이나 모아 본 적도 있기는 있었으나, 읍내에 백중이 열린 해 호탕스럽게 놀고 투전을 하고 하여 사흘 동안에 다 털어 버렸다. 나귀까지 팔게 된 판이었으나 애끊는 정분에 그것만은 이를 물고 단념하였다. 결국 도로아미타불로 장돌이를 다시 시작할 수밖에는 없었다. ㉡짐승을 데리고 읍내를 도망해 나왔을 때에는 너를 팔지 않기 다행이었다고 길가에서 울면서 짐승의 등을 어루만졌던 것이었다. 빚을 지기 시작하니 재산을 모을 염은 당초에 틀리고 간신히 입에 풀칠을 하러 장에서 장으로 돌아다니게 되었다.
호탕스럽게 ⓐ놀았다고는 하여도 계집 하나 후려 보지는 못하였다. 계집이란 좀 쌀쌀하고 매정한 것이었다. 평생 인연이 없는 것이라고 신세가 서글퍼졌다. 일신에 가까운 것이라고는 언제나 변함없는 한 필의 당나귀였다.
(다)
ⓑ그렇다고는 하여도 꼭 한 번의 첫 일을 잊을 수는 없었다. 뒤에도 처음에도 없는 단 한 번의 괴이한 인연! 봉평에 다니기 시작한 젊은 시절의 일이었으나 그것을 생각할 적만은 그도 산 보람을 느꼈다.
달밤이었으나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됐는지 지금 생각해도 도무지 알 수는 없었다.
허 생원은 오늘 밤도 또 그 이야기를 끄집어내려는 것이다. 조 선달은 친구가 된 이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 왔다. 그렇다고 싫증을 낼 수도 없었으나 허 생원은 시침을 떼고 되풀이할 ⓒ대로는 되풀이하고야 말았다.
“달밤에는 그런 이야기가 격에 맞거든.”
조 선달 편을 바라는 보았으나 물론 미안해서가 아니라 달빛에 감동하여서였다.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가제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붓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칠십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 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께로 흘러간다. 앞장선 허 생원의 이야기 소리는 꽁무니에 선 동이에게는 ⓓ확적히는 안 들렸으나, 그는 그대로 개운한 제 멋에 적적하지는 않았다.
(라)
“장 선 꼭 이런 날 밤이었네. 객줏집 토방이란 무더워서 잠이 들어야지. 밤중은 돼서 혼자 일어나 개울가에 목욕하러 나갔지. 봉평은 지금이나 그제나 마찬가지나 보이는 곳마다 메밀밭이어서 개울가가 어디 없이 하얀 꽃이야. 돌밭에 벗어도 좋을 것을, 달이 너무도 밝은 까닭에 옷을 벗으러 물방앗간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이상한 일도 많지. 거기서 난데없는 성 서방네 처녀와 마주쳤단 말이네. 봉평서야 제일가는 일색이었지.”
“팔자에 있었나 부지.”
아무렴 하고 응답하면서 말머리를 ⓔ아끼는 듯이 한참이나 담배를 빨 뿐이었다.
구수한 자줏빛 연기가 밤기운 속에 흘러서는 녹았다.
“날 기다린 것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달리 기다리는 놈팽이가 있는 것두 아니었네. 처녀는 울고 있단 말야. 짐작은 대고 있었으나 성 서방네는 한창 어려워서 들고날 판인 때였지. 한집안 일이니 딸에겐들 걱정이 없을 리 있겠나. 좋은 데만 있으면 시집도 보내련만 시집은 죽어도 싫다지…… 그러나 처녀란 울 때같이 정을 끄는 때가 있을까. 처음에는 놀라기도 한 눈치였으나 걱정 있을 때는 누그러지기도 쉬운 듯해서 이럭저럭 이야기가 되었네…… 생각하면 무섭고도 기막힌 밤이었어.”
“제천인지로 줄행랑을 놓은 건 그 다음날이었나?”
“다음 장도막에는 벌써 온 집안이 사라진 뒤였네. 장판은 소문에 발끈 뒤집혀 고작해야 술집에 팔려가기가 상수라고 처녀의 뒷공론이 자자들 하단 말이야. 제천 장판을 몇 번이나 뒤졌겠나. 하나 처녀의 꼴은 꿩 궈 먹은 자리야. 첫날밤이 마지막 밤이었지. 그때부터 봉평이 마음에 든 것이 반평생을 두고 다니게 되었네. 평생인들 잊을 수 있겠나.”
(마)
“수 좋았지. 그렇게 신통한 일이란 쉽지 않어. 항용 못난 것 얻어 새끼 낳고, 걱정 늘고 생각만 해두 진저리 나지…… 그러나 늘그막바지까지 장돌뱅이로 지내기도 힘드는 노릇 아닌가? 난 가을까지만 하구 이 생애와두 하직하려네. 대화쯤에 조그만 전방이나 하나 벌이구 식구들을 부르겠어. 사시장철 뚜벅뚜벅 걷기란 여간이래야지.”
㉤“옛 처녀나 만나면 같이나 살까…… 난 거꾸러질 때까지 이 길 걷고 저 달 볼 테야.”
산길을 벗어나니 큰길로 틔어졌다. 꽁무니의 동이도 앞으로 나서 나귀들은 가로 늘어섰다.
-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
드팀전 장돌이를 시작한 지 이십 년이나 되어도 허 생원은 봉평 장을 빼논 적은 드물었다. 충주 제천 등의 이웃 군에도 가고, 멀리 영남 지방도 헤매이기는 하였으나 강릉쯤에 물건 하러 가는 외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군내를 돌아다녔다. 닷새만큼씩의 장날에는 달보다도 확실하게 면에서 면으로 건너간다. 고향이 청주라고 자랑삼아 말하였으나 고향에 돌보러 간 일도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장에서 장으로 가는 길의 아름다운 강산이 그대로 그에게는 그리운 고향이었다. 반날 동안이나 뚜벅뚜벅 걷고 장터 있는 마을에 거지 반 가까웠을 때, 지친 나귀가 한바탕 우렁차게 울면— 더구나 그것이 저녁녘이어서 등불들이 어둠 속에 깜박거릴 무렵이면 늘 당하는 것이건만 허 생원은 변치 않고 언제든지 가슴이 뛰놀았다.
(나)
젊은 시절에는 알뜰하게 벌어 돈푼이나 모아 본 적도 있기는 있었으나, 읍내에 백중이 열린 해 호탕스럽게 놀고 투전을 하고 하여 사흘 동안에 다 털어 버렸다. 나귀까지 팔게 된 판이었으나 애끊는 정분에 그것만은 이를 물고 단념하였다. 결국 도로아미타불로 장돌이를 다시 시작할 수밖에는 없었다. ㉡짐승을 데리고 읍내를 도망해 나왔을 때에는 너를 팔지 않기 다행이었다고 길가에서 울면서 짐승의 등을 어루만졌던 것이었다. 빚을 지기 시작하니 재산을 모을 염은 당초에 틀리고 간신히 입에 풀칠을 하러 장에서 장으로 돌아다니게 되었다.
호탕스럽게 ⓐ놀았다고는 하여도 계집 하나 후려 보지는 못하였다. 계집이란 좀 쌀쌀하고 매정한 것이었다. 평생 인연이 없는 것이라고 신세가 서글퍼졌다. 일신에 가까운 것이라고는 언제나 변함없는 한 필의 당나귀였다.
(다)
ⓑ그렇다고는 하여도 꼭 한 번의 첫 일을 잊을 수는 없었다. 뒤에도 처음에도 없는 단 한 번의 괴이한 인연! 봉평에 다니기 시작한 젊은 시절의 일이었으나 그것을 생각할 적만은 그도 산 보람을 느꼈다.
달밤이었으나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됐는지 지금 생각해도 도무지 알 수는 없었다.
허 생원은 오늘 밤도 또 그 이야기를 끄집어내려는 것이다. 조 선달은 친구가 된 이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 왔다. 그렇다고 싫증을 낼 수도 없었으나 허 생원은 시침을 떼고 되풀이할 ⓒ대로는 되풀이하고야 말았다.
“달밤에는 그런 이야기가 격에 맞거든.”
조 선달 편을 바라는 보았으나 물론 미안해서가 아니라 달빛에 감동하여서였다.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가제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붓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칠십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A]
달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라)
“장 선 꼭 이런 날 밤이었네. 객줏집 토방이란 무더워서 잠이 들어야지. 밤중은 돼서 혼자 일어나 개울가에 목욕하러 나갔지. 봉평은 지금이나 그제나 마찬가지나 보이는 곳마다 메밀밭이어서 개울가가 어디 없이 하얀 꽃이야. 돌밭에 벗어도 좋을 것을, 달이 너무도 밝은 까닭에 옷을 벗으러 물방앗간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이상한 일도 많지. 거기서 난데없는 성 서방네 처녀와 마주쳤단 말이네. 봉평서야 제일가는 일색이었지.”
“팔자에 있었나 부지.”
아무렴 하고 응답하면서 말머리를 ⓔ아끼는 듯이 한참이나 담배를 빨 뿐이었다.
구수한 자줏빛 연기가 밤기운 속에 흘러서는 녹았다.
“날 기다린 것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달리 기다리는 놈팽이가 있는 것두 아니었네. 처녀는 울고 있단 말야. 짐작은 대고 있었으나 성 서방네는 한창 어려워서 들고날 판인 때였지. 한집안 일이니 딸에겐들 걱정이 없을 리 있겠나. 좋은 데만 있으면 시집도 보내련만 시집은 죽어도 싫다지…… 그러나 처녀란 울 때같이 정을 끄는 때가 있을까. 처음에는 놀라기도 한 눈치였으나 걱정 있을 때는 누그러지기도 쉬운 듯해서 이럭저럭 이야기가 되었네…… 생각하면 무섭고도 기막힌 밤이었어.”
“제천인지로 줄행랑을 놓은 건 그 다음날이었나?”
“다음 장도막에는 벌써 온 집안이 사라진 뒤였네. 장판은 소문에 발끈 뒤집혀 고작해야 술집에 팔려가기가 상수라고 처녀의 뒷공론이 자자들 하단 말이야. 제천 장판을 몇 번이나 뒤졌겠나. 하나 처녀의 꼴은 꿩 궈 먹은 자리야. 첫날밤이 마지막 밤이었지. 그때부터 봉평이 마음에 든 것이 반평생을 두고 다니게 되었네. 평생인들 잊을 수 있겠나.”
(마)
“수 좋았지. 그렇게 신통한 일이란 쉽지 않어. 항용 못난 것 얻어 새끼 낳고, 걱정 늘고 생각만 해두 진저리 나지…… 그러나 늘그막바지까지 장돌뱅이로 지내기도 힘드는 노릇 아닌가? 난 가을까지만 하구 이 생애와두 하직하려네. 대화쯤에 조그만 전방이나 하나 벌이구 식구들을 부르겠어. 사시장철 뚜벅뚜벅 걷기란 여간이래야지.”
㉤“옛 처녀나 만나면 같이나 살까…… 난 거꾸러질 때까지 이 길 걷고 저 달 볼 테야.”
산길을 벗어나니 큰길로 틔어졌다. 꽁무니의 동이도 앞으로 나서 나귀들은 가로 늘어섰다.
-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
56. (가)~(마)에 대한 설명으로 적합한 것은?
① (가)는 서술자가 인물에 대해 거리를 두며 논평하는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② (나)의 평생 인연이 없는 것은 이후에 서술될 인연의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③ (다)의 단 한 번은 오늘 밤도 또와 대비되면서 인물 간의 심리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④ (라)의 물방앗간은 과거 상황과 현재 상황의 동질성을 드러내는 장치이다.
⑤ (마)의 인물 간 대화는 불우한 처지를 극복하려는 주인공의 굳은 결심을 부각시키고 있다.
57. <보기>는 위 글을 읽고 허 생원에게 봉평이 지니는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토론한 내용이다. 적절한 의견으로 묶은 것은?
<보 기>
ㄱ. 허 생원은 줄곧 봉평 인근을 돌아다니고 있어. 심지어 고향인 청주에도 가 보지 않은 것 같아. 허 생원에게 봉평은 마음의 구심점인 셈이지.
ㄴ. 허 생원은 달밤이면 언제나 봉평에서 겪었던 무섭고도 기막힌 일을 이야기하고 있어. 달밤의 분위기가 그런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게끔 만드는 거지. 봉평은 허 생원을 현실 너머로 이어 주는 상상의 통로야.
ㄷ. 허 생원은 젊었을 때 모았던 돈을 투전으로 다 날리고 평생토록 가정도 꾸리지 못했어. 허 생원에게 봉평은 젊은 시절의 잘못된 삶을 반성하게 하는 곳이지.
ㄹ. 허 생원은 봉평에서 성 서방네 처녀와 평생 잊지 못할 인연을 맺었어. 허 생원에게 봉평은 가난하고 쓸쓸한 삶을 견디게 해 주는 추억이 깃들어 있는 곳이지.
ㄴ. 허 생원은 달밤이면 언제나 봉평에서 겪었던 무섭고도 기막힌 일을 이야기하고 있어. 달밤의 분위기가 그런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게끔 만드는 거지. 봉평은 허 생원을 현실 너머로 이어 주는 상상의 통로야.
ㄷ. 허 생원은 젊었을 때 모았던 돈을 투전으로 다 날리고 평생토록 가정도 꾸리지 못했어. 허 생원에게 봉평은 젊은 시절의 잘못된 삶을 반성하게 하는 곳이지.
ㄹ. 허 생원은 봉평에서 성 서방네 처녀와 평생 잊지 못할 인연을 맺었어. 허 생원에게 봉평은 가난하고 쓸쓸한 삶을 견디게 해 주는 추억이 깃들어 있는 곳이지.
① ㄱ, ㄷ
② ㄱ, ㄹ
③ ㄴ, ㄷ
④ ㄴ, ㄹ
⑤ ㄷ, ㄹ
58. <보기>에 따라 이효석 문학제를 알리는 초청장을 만들려고 한다. 문안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점]
<보 기>
ㆍ [A]의 분위기를 파악하여, 그것을 작가의 작품 세계가 지닌 특징을 드러내는 데 활용한다.
ㆍ 비유를 사용하여 표현 효과를 높인다.
ㆍ 비유를 사용하여 표현 효과를 높인다.
① 역사와 전통 위에 지은 터전, 이효석 문학 마을로 오세요.
② 지친 현대인에게 소박한 농촌의 맛과 인심을 돌려드립니다.
③ 이효석, 그 서정과 낭만으로 빚은 집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④ 서도(西道)의 애수와 가락이 있는 제전, 당신의 의자를 비워 두었습니다.
⑤ 우리들의 잃어버린 고향, 다시 못 갈 그 서러운 곳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59. 문맥적 의미를 고려할 때,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의 ‘길’은 장돌뱅이로 유랑해 온 허 생원의 삶의 여정을 드러내는 공간이다.
② ㉡의 ‘길가’는 허 생원이 비참해진 자신의 처지를 슬퍼하고 스스로를 위로했던 공간이다.
③ ㉢의 ‘밤길’은 장돌뱅이 생활을 하는 세 인물의 어려움과 암담한 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④ ㉣의 ‘길’은 동이가 대화에서 배제되어 허 생원의 이야기를 잘 들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낸다.
⑤ ㉤의 ‘길’은 허 생원의 과거와 현재가 길을 매개로 하여 미래로 연결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60. ⓐ~ⓔ 중 ‘는’의 쓰임이 다른 하나는? [1점]
① ⓐ
② ⓑ
③ ⓒ
④ ⓓ
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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