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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학년도 10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국어
시행 : 2004.10.13(수)
대상 : 고등학교 3학년
출제 : 서울교육청
삽화, 사진, 표는 누락되어 있습니다. 원본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번부터 6번까지는 듣고 답하는 문제입니다. 방송을 잘 듣고 답을 하기 바랍니다. 듣는 내용은 한 번만 방송됩니다.
1. (물음) 안내원이 설명한 그림이 아닌 것은?
①
②
③
④
⑤
2. (물음) 두 사람의 논쟁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핵심적인 이유는? [1점]
① 서로 문제 삼고 있는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② 서로 감정만을 앞세워 상대를 비난하기 때문에
③ 논쟁의 과정에 서로 공통되는 전제가 전혀 없기 때문에
④ 상대의 의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빗나간 논박을 주고받기 때문에
⑤ 서로의 주장이 다른 상태에서 자신의 입장만을 되풀이하여 말하기 때문에
3. (물음) 선생님의 설명에 비추어 적절하지 못한 말을 한 학생은?
① 첫째 학생
② 둘째 학생
③ 셋째 학생
④ 넷째 학생
⑤ 다섯째 학생
4. (물음) 강의에서 제시된 대화에 대한 평가가 잘못 이루어진 것은?
① 접근 단계 / 상대방의 거부감을 제거하며 대화를 시작하고 있는가?
② 질책 단계 / 잘못을 간단 명료하고 직접적으로 지적하고 있는가?
③ 대안 제시 단계 / 잘못을 수정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가?
④ 행동 촉구 단계 / 제시한 대안을 행동으로 실행하도록 촉구하고 있는가?
⑤ 위로 단계 / 상대방에 대한 위로와 격려의 말이 제시되어 있는가?
[5~6] 들려주는 내용을 잘 듣고, 5번과 6번의 두 물음에 답하시오.
5. (물음) 연구원의 답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문제의 원인과 성격을 통시적인 관점에서 살펴본다.
② 일반적 원리를 제시하고 그것을 구체적 사례에 적용한다.
③ 유사한 사례들을 참조하여 문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④ 문제의 해결책을 도출하기보다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는 데 집중한다.
⑤ 자신의 주관적 견해를 제시하기보다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는 데 치중한다.
6. (물음) 청취자들이 이 방송을 듣고 보일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점]
① 실업 대책은 실업자 구제라는 사후 대책보다는 실업 예방이라는 사전 대책에 더 주안점을 두어야 하겠군.
② 출산과 육아의 부담이 여성들의 취업률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여성 실업은 성적 불평등 문제와도 밀접한 문제야.
③ 우리나라의 경우, 청년 실업률이 높은 것보다는 그 해결 가능성이 별로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로군.
④ 장기적으로 볼 때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이 학교 교육보다는 일찍부터 현장 체험으로 실무 능력을 쌓도록 하는 게 낫겠어.
⑤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고용 창출력이 약화된 경제 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청년 실업 문제는 해결하기 쉽지 않겠어.
이제 듣기ㆍ말하기 문제는 다 끝났습니다. 7번부터는 문제의 지시에 따라 답을 하기 바랍니다.
7. 다음 만화를 보고 연상한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울 아빠가 그러는데 뭐니뭐니해도 선배가 좋아야 된대.
그 학교 동문회하면 외제차만 수십 대가……
가까운 게 좋지.
울 엄마도 다음달에 옮겨 준댔어.
‘명문고 배정받기 위해 주민등록을 옮기는 친구들을 볼 때도……’
이 성적으로 왜 그런 학교엘 가?
원하는 과가 거기밖에 없습니다.
‘적성에 맞춰 대학을 선택할 때도…’
나는 그곳을 향해 똑바로 가고 있다고 알았었다.
‘출발선을 향해…’
- 준비이…
그 학교 동문회하면 외제차만 수십 대가……
가까운 게 좋지.
울 엄마도 다음달에 옮겨 준댔어.
‘명문고 배정받기 위해 주민등록을 옮기는 친구들을 볼 때도……’
이 성적으로 왜 그런 학교엘 가?
원하는 과가 거기밖에 없습니다.
‘적성에 맞춰 대학을 선택할 때도…’
나는 그곳을 향해 똑바로 가고 있다고 알았었다.
‘출발선을 향해…’
- 준비이…
① 이상과 현실의 괴리 → 실현 가능한 꿈을 가져야 한다.
② 획일적 욕망 → 기회는 균등하게 주어야 한다.
③ 그릇된 가치관 → 공동체 의식의 함양이 필요하다.
④ 불공정한 경쟁 → 과정보다는 결과가 평등해야 한다.
⑤ 개인의 한계 → 사회 구조의 개혁이 필요하다.
8. <보기>는 ‘웰빙 문화를 다시 생각한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기 위해 수집한 자료이다. 이를 바탕으로 토의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점]
<보 기>
◦ 웰빙의 본래 의미는 ‘심신이 평안한 상태’인데, 실제론 ‘잘 먹고 건강하게 살기’라는 비뚤어진 뜻으로 쓰인다.
◦ 웰빙 족들은 유기농 식품을 먹으며, 화학 조미료를 멀리 한다. 이들은 정신 수련을 겸한 운동을 통해 ……
◦ 최근 사회 전반에 걸쳐 웰빙 바람을 타고 시골로 몰려 든 사람들이 나물 채취에 극성이라 한다. 이 때문에 우리 산야의 산나물이 통째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
◦ 요즘 기업의 화두는 웰빙이다. 식품에서 가전, 심지어 주택까지 웰빙을 주제로 한 상품이 나오고 있다. ……
― 웰빙과 관련된 인터넷 검색 자료
◦ ……소득 분배가, 요즘의 화두인 웰빙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이웃이 생활고로 자살하는 세상에 무슨 웰빙이 가능하겠는가? ……
― ○○ 신문 칼럼
◦ 웰빙 족들은 유기농 식품을 먹으며, 화학 조미료를 멀리 한다. 이들은 정신 수련을 겸한 운동을 통해 ……
◦ 최근 사회 전반에 걸쳐 웰빙 바람을 타고 시골로 몰려 든 사람들이 나물 채취에 극성이라 한다. 이 때문에 우리 산야의 산나물이 통째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
◦ 요즘 기업의 화두는 웰빙이다. 식품에서 가전, 심지어 주택까지 웰빙을 주제로 한 상품이 나오고 있다. ……
― 웰빙과 관련된 인터넷 검색 자료
◦ ……소득 분배가, 요즘의 화두인 웰빙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이웃이 생활고로 자살하는 세상에 무슨 웰빙이 가능하겠는가? ……
― ○○ 신문 칼럼
① 웰빙 문화에 대한 반성을 제기하려면 웰빙이라는 용어의 개념부터 명확히 해 두어야겠어.
② 웰빙에 합류하지 못해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없는지 사회 화합 차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③ 웰빙이 환경 친화적인 농산물의 소비를 늘리기는 하지만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깨뜨리지 않나 반성해 보자.
④ 웰빙이 기업의 판매 전략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웰빙 문화가 소비 지향적일 수 있음을 지적하자.
⑤ 웰빙 문화의 사회적 폐해를 드러내려면 웰빙 문화가 소득 분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 볼 필요가 있어.
9. ‘얼짱 신드롬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 글감을 수집하고 조직하는 과정을 나타낸 것이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글감>
ㄱ. 청소년들의 문화로 내세울 만한 것들이 많지 않다.
ㄴ. 얼짱 인터넷 팬 카페의 회원수가 급증하고 있다.
ㄷ. 얼짱 문화는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가치관을 심어준다.
ㄹ. 얼짱 문화는 외모 지상주의를 조장한다.
ㅁ. 얼짱 신드롬은 청소년이 문화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ㅂ. 얼짱 문화는 청소년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져 전파되었다.
ㅅ. 청소년들이 상업주의 문화의 소비자로 전락해 있다.
ㅇ. 얼짱은 본의 아니게 사생활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ㄴ. 얼짱 인터넷 팬 카페의 회원수가 급증하고 있다.
ㄷ. 얼짱 문화는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가치관을 심어준다.
ㄹ. 얼짱 문화는 외모 지상주의를 조장한다.
ㅁ. 얼짱 신드롬은 청소년이 문화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ㅂ. 얼짱 문화는 청소년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져 전파되었다.
ㅅ. 청소년들이 상업주의 문화의 소비자로 전락해 있다.
ㅇ. 얼짱은 본의 아니게 사생활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부정적 입장
<서론>
◦ 실태를 제시한다.(ㄴ)
<본론>
◦ 주장을 제시한다.(ㄷ)
◦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다.(ㄹ, ㅇ)
<결론>
◦ 주장을 강조한다.
◦ 실태를 제시한다.(ㄴ)
<본론>
◦ 주장을 제시한다.(ㄷ)
◦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다.(ㄹ, ㅇ)
<결론>
◦ 주장을 강조한다.
긍정적 입장
<서론>
◦ 문제 상황을 제시한다.(ㄱ, ㅅ)
<본론>
◦ 주장을 제시한다.(ㅁ)
◦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다.(ㅂ)
<결론>
◦ 주장을 강조한다.
①
②
③
④
⑤
10. <보기 1>과 같은 요지의 글을 쓰기 위해 서두를 써 보았다. <보기 2>의 조건을 가장 잘 반영한 것은? [3점]
<보 기 1>
현명한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책임지려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잘못을 정당화하기 위해 핑계를 만들게 되고, 결국 거짓에 갇혀 헤어나올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럴 때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도 생산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게 된다.
<보 기 2>
◦ 독자의 문제 의식을 환기한다.
◦ 비유와 대조의 표현 기법을 활용한다.
◦ 비유와 대조의 표현 기법을 활용한다.
① 거짓으로 마음을 졸이던 경험과 진실로 마음이 후련해졌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성공하는 사람은 진실을 선택한다. 그럼 당신의 선택은?
② 어렸을 때 거짓으로만 고비를 넘기려던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은 결국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지게 되었다. 그 소년이 바로 나다.
③ 인생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과정이다. 거짓은 한 다리로, 진실은 두 다리로 뛰는 것이다. 그러면 당신이 찾으려는 오아시스는 무엇인가?
④ 인생은 천천히 자라는 나무와 같다. 거짓은 나무를 좀먹는 벌레이지만 진실은 나무를 자라게 하는 영양분이다. 지금 당신의 나무는 어떻게 자라고 있는가?
⑤ 우리는 인생이라는 밭에 진실의 씨앗을 뿌리며 살아간다. 진실은 언뜻 초라해 보이지만 풍성한 열매를 예비하고 있다. 당신은 어떤 열매를 예비하고 있는가?
11. 어느 대학에 지원한 학생이 <개요>를 작성하고 쓴 <학업 계획서>이다. ⓐ~ⓔ 중 구체화되지 않은 것은? [1점]
<개요>
1. 대학 재학 중 학업 계획
- 공부에 대한 나의 입장 - ⓐ
- 전공 관련 적성 및 능력 계발 계획 - ⓑ
- 전공 이외의 교내ㆍ외 활동 계획 - ⓒ
2. 대학 졸업 후의 진로 계획 및 포부
- 전공 관련 대학원 진학 계획 - ⓓ
- 직업을 통한 자아 실현 계획 - ⓔ
- 공부에 대한 나의 입장 - ⓐ
- 전공 관련 적성 및 능력 계발 계획 - ⓑ
- 전공 이외의 교내ㆍ외 활동 계획 - ⓒ
2. 대학 졸업 후의 진로 계획 및 포부
- 전공 관련 대학원 진학 계획 - ⓓ
- 직업을 통한 자아 실현 계획 - ⓔ
<학업계획서>
고등학교에 막 입학해서는 많은 학습량 때문에 힘들었지만 꾸준히 공부하면서 이런 어려움을 이겨냈습니다. 이를 통해 공부는 한 때가 아니라 평생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대학에 입학하면 교수님이나 선배들의 조언을 얻어 전공 관련 책을 많이 읽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학과에서 이뤄지는 학술 동아리에도 적극 참여하고, 한문으로 된 역사서를 읽을 수 있도록 한학에 조예가 깊은 분들을 찾아가 한문 공부도 열심히 할 것입니다.
저는 역사적 전환기였기에 많은 인물이 부침하였던 고려 말, 조선 초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하여 이 시기를 깊이 있게 연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꿈인 교수가 되어서도 이 연구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그리하여 역사의 흐름을 통찰할 수 있는 혜안을 갖추어 현대인에게 바른 길을 제시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대학에 입학하면 교수님이나 선배들의 조언을 얻어 전공 관련 책을 많이 읽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학과에서 이뤄지는 학술 동아리에도 적극 참여하고, 한문으로 된 역사서를 읽을 수 있도록 한학에 조예가 깊은 분들을 찾아가 한문 공부도 열심히 할 것입니다.
저는 역사적 전환기였기에 많은 인물이 부침하였던 고려 말, 조선 초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하여 이 시기를 깊이 있게 연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꿈인 교수가 되어서도 이 연구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그리하여 역사의 흐름을 통찰할 수 있는 혜안을 갖추어 현대인에게 바른 길을 제시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① ⓐ
② ⓑ
③ ⓒ
④ ⓓ
⑤ ⓔ
12. <보기>와 같이 글을 요약하는 활동을 하였다. 에 들어갈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점]
<보 기>
인간의 삶이 없이 철학은 존재할 수 없다. 인간은 철학을 하기 전에 먼저 살아 움직여야 하고, 살기 위해서 일정한 이론적ㆍ실천적 활동을 해야 한다. 철학은 바로 이러한 활동에 대한 이해와 반성에서부터 출발하는 학문이다.
→ 철학은 인간의 삶을 학문이다.
→ 철학은 인간의 삶을 학문이다.
① 전제로 하는
② 핵심으로 삼는
③ 목표로 하는
④ 본령으로 삼는
⑤ 계기로 이루어지는
13. <보기>의 글을 자기 평가표에 따라 진단하여 보았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외국인 노동자에게 비친 한국의 모습은?
작년에 한 방송국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상황을 알리고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프로그램을 상영한 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 덕분에 외국인 노동자의 삶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그들의 노동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법도 제정되었다.
이 프로그램이 진행될 때, 동남아 각지에서 온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엽서를 방송국에 보내왔다. 서툰 한국어로 쓴 엽서들에는 그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국에 대한 호감을 잃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를 통해 그들이 얼마나 정직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아시아의 좋은 이웃들과 인사하기’라는 행사를 벌여 보는 게 어떨까? 그리하여 아시아 전체가 조화롭게 지내는 미래를 만드는 게 어떨까?
작년에 한 방송국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상황을 알리고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프로그램을 상영한 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 덕분에 외국인 노동자의 삶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그들의 노동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법도 제정되었다.
이 프로그램이 진행될 때, 동남아 각지에서 온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엽서를 방송국에 보내왔다. 서툰 한국어로 쓴 엽서들에는 그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국에 대한 호감을 잃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를 통해 그들이 얼마나 정직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아시아의 좋은 이웃들과 인사하기’라는 행사를 벌여 보는 게 어떨까? 그리하여 아시아 전체가 조화롭게 지내는 미래를 만드는 게 어떨까?
① 평가 항목 : 제목과 글의 내용은 잘 어울리는가?
자기 진단 결과 : 제목이 글의 내용을 포괄하지 못한다.
② 평가 항목 : 문단 사이의 연결은 자연스러운가?
자기 진단 결과 : 세 문단이 ‘관심 유발 → 외국인 노동자의 처지 → 우리가 취할 태도’로 자연스럽게 전개되었다.
③ 평가 항목 : 내용의 비약은 없는가?
자기 진단 결과 : 둘째 문단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정직한 사람’으로 규정하기에는 근거가 미약하다.
④ 평가 항목 : 문장 성분의 호응은 적절한가?
자기 진단 결과 : 문장 성분의 호응이 잘 이루어져 있다.
⑤ 평가 항목 : 어휘의 선택은 적절한가?
자기 진단 결과 : 첫째 문단에 쓰인 ‘상황’, ‘상영’은 ‘실상’, ‘방영’으로 바꾸어야 한다.
14. 밑줄 친 단어 중, <보기>의 ‘확장된 의미’로 쓰이지 않은 것은? [1점]
<보 기>
‘긁다’는 본래 ‘머리를 긁다’에서처럼 구체적인 행동을 가리키지만, 때로는 그 의미가 확장되어 ‘자존심을 긁다’에서처럼 추상적인 행동이나 상태를 나타낸다. 이와 같이 다의어는 기본적 의미와 확장된 의미를 지닌 단어이다.
① 책만 파던 사람이 세상 물정을 알겠니?
② 대학을 졸업한 아들이 취직을 해서 한시름 덜었다.
③ 그가 이를 얼마나 심하게 갈던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④ 한번 먹은 마음이 변하지 않도록 하자.
⑤ 친구는 나의 부탁을 딱 잘라 버렸다.
[15~19]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누군가가 헌 타올과 신문지를 가져왔다. 노인은 뼛조각을 하나씩 집어들고 수건으로 흙을 닦아낸 다음 그것을 펼쳐진 신문지 위에 가지런히 정리해 놓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 치도 아마 빨갱이였겠구만, 안 그래요?”
소대장이 지휘봉의 뽀족한 끝으로 쿡쿡 찌르듯 유해를 가리키며 말했다. 인사계가 되물었다.
“어째서요.”
“산을 타고 도망치던 빨치산들이 그리 많이 죽었다잖아. 이 치도 보기엔 군인은 아니었을 것 같고, 그렇다고 근처의 주민이었다면 가족이 있을 텐데 임자 없이 이 꼴로 팽개쳐뒀을라구.”
“그걸 누가 압니까. 그때야 워낙 피차에 서로 죽고 죽이던 판인데.”
그때였다. 쭈그려 앉아서 손을 움직이고 있던 노인이 불쑥 소리치는 것이었다.
“땅속에 누운 사람의 잠을 살아 있는 사람이 깨워서야 되겠소. 또 그럴 수도 없는 법이고. 원통한 넋이니 죽어서라도 편히 눈감도록 해야지. 암, 그것이 산 사람들의 도리요……. 하기는, 이렇게 불편한 꼴로 묶여 있었으니 그 잠인들 오죽했을까만.”
노인은 어느 틈에 꾸짖는 듯한 말투로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두개골과 다리뼈를 꼼꼼히 문질러 닦은 뒤, 노인은 몸통뼈에 묶인 줄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완강하게 묶인 매듭은 마침내 노인의 손끝에서 풀리어졌다. 금방이라도 쩔걱쩔걱 쇳소리를 낼듯한 철사줄은 싱싱하게 살아 있었다. 살을 녹이고 뼈까지도 녹슬게 만든 그 오랜 시간과 땅 밑의 어둠을 끝끝내 견뎌내고 그렇듯 시퍼렇게 되살아 나오는 그것의 놀라운 끈질김과 냉혹성이 언뜻 소름끼치도록 무서움증을 느끼게 했다.
노인은 손목과 팔에 묶인 결박까지 마저 풀어낸 다음 허리를 펴고 일어서더니 줄 묶음을 들고 저만치 걸어나갔다. 그가 허공을 향해 그것을 멀리 내던지는 순간, 나는 까닭 모르게 마당가에서 하늘을 치어다보며 서 있는 어머니의 가녀린 목줄기와 그녀가 아침마다 소반 위에 떠서 올리곤 하던 하얀 물사발이 눈앞에 떠올랐다가 스러져버리는 것이었다.
<중략>
아아,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그토록 오랫동안 누군가를 기다려왔었음을. 내 유년 시절의 퇴락한 고가의 마루 밑 그 깜깜한 어둠 속에서 음습하고 불길한 냄새와 함께 나를 쏘아보고 있던 한 사내의 눈빛을, 그리고 청년이 된 지금까지도 가슴을 새까맣게 그을려 놓으며 깊숙한 상흔으로만 찍혀져 있을 뿐인 그 증오스런 사내의 이름을, 어머니는 스물다섯 해가 넘도록 혼자서 몰래 불씨처럼 가슴속에 키워오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한테 그 사내는 다른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만 곱고 자상한 눈매로서만, 나직한 음성으로서만 늘 곁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울고 있는 건 그 미련스럽도록 끈질긴 기다림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아니, 사실상 어머니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터였다. 그녀의 기다림이 얼마나 까마득하게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자꾸만 자꾸만 밀려나가고 있는 것인가를 말이다. 스물다섯 해의 세월이, 스스로 묶어 놓은 그 완고한 기만이 목에 잠기어 흐느낌도 없이 지금 어머니는 울고 있는 것이었다. 밥상을 받아놓은 채 나는 고개를 처박고 앉아 있었다. 눈앞에는 우리 가족의 그 오랜 어둠과 같은 미역가닥이 국그릇 속에서 멀겋게 식어가고 있을 뿐이었다.
이제 노인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새 수북이 쌓인 눈을 밟으며 나는 오던 길을 천천히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어깨에 멘 소총이 수통과 부딪치며 쩔렁쩔렁 소리를 냈다. 나는 어깨로부터 전해오는 그 섬뜩한 쇠붙이의 촉감과 확실한 중량을 새삼스레 확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누구인가를 겨누고 열려 있는 총구의 속성을, 그 냉혹함을, 또한 그 조그맣고 둥근 구멍 속에서 완강하게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소름끼치는 그 어둠의 깊이를 생각했다.
까우욱. 까우욱.
어느 틈에 날아왔는지 길 옆 밭고랑마다 수많은 까마귀들이 구물거리고 있었다. 온 세상 가득히 내려 쌓이는 풍성한 눈발 속에 저희들끼리만 모여서 새까맣게 구물거리며 놈들은 그 음산함과 불길함을 역병처럼 퍼뜨리고 있는 것이었다.
머리 위로 눈은 하염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함박눈이었다. 굵고 탐스러운 눈송이들은 세상을 가득 채워 버리려는 듯이 밭고랑을 지우고, 밭둑을 지우고, 그 위에 선 내 발목을 지우고, 구물거리는 검은 새떼를 지우고, 이윽고는 들판과 또 마주 바라뵈는 거대한 산의 몸뚱이마저도 하얗게 하얗게 지워 가고 있었다. 그것은 어머니가 새벽마다 샘물을 길어 와 소반 위에 떠서 올려놓곤 하던 바로 그 사기 대접의 눈부시도록 하얀 빛깔이었다.
―임철우, <아버지의 땅>
“그렇다면 이 치도 아마 빨갱이였겠구만, 안 그래요?”
소대장이 지휘봉의 뽀족한 끝으로 쿡쿡 찌르듯 유해를 가리키며 말했다. 인사계가 되물었다.
“어째서요.”
“산을 타고 도망치던 빨치산들이 그리 많이 죽었다잖아. 이 치도 보기엔 군인은 아니었을 것 같고, 그렇다고 근처의 주민이었다면 가족이 있을 텐데 임자 없이 이 꼴로 팽개쳐뒀을라구.”
“그걸 누가 압니까. 그때야 워낙 피차에 서로 죽고 죽이던 판인데.”
그때였다. 쭈그려 앉아서 손을 움직이고 있던 노인이 불쑥 소리치는 것이었다.
㉮
“어허, 대관절……, 대관절 그게 어떻다는 얘기요. 죽어서까지 원, 아무리 이렇게 죽어 누운 다음에까지 이쪽이니 저쪽이니 하고 그런 걸 굳이 따져서 무얼 하자는 말이오. 죽은 사람이 뭣을 알길래……, 죄다 부질없는 짓이지. 쯔쯧.”
노인의 음성은 낮았지만 강하고 무거웠다. 그러면서도 노인은 고개를 숙인 채 뼛조각에 묻은 흙을 정성스레 닦아내고 있었다. 무슨 귀한 물건마냥 서두르는 기색도 없이 신중히 손질하고 있는 노인의 자그마한 체구를 우리는 둘러서서 지켜보았다. 모두들 한동안 입을 다물었고, 나는 흙에 적셔진 노인의 손끝이 가늘게 떨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노인의 음성은 낮았지만 강하고 무거웠다. 그러면서도 노인은 고개를 숙인 채 뼛조각에 묻은 흙을 정성스레 닦아내고 있었다. 무슨 귀한 물건마냥 서두르는 기색도 없이 신중히 손질하고 있는 노인의 자그마한 체구를 우리는 둘러서서 지켜보았다. 모두들 한동안 입을 다물었고, 나는 흙에 적셔진 노인의 손끝이 가늘게 떨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노인은 어느 틈에 꾸짖는 듯한 말투로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두개골과 다리뼈를 꼼꼼히 문질러 닦은 뒤, 노인은 몸통뼈에 묶인 줄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완강하게 묶인 매듭은 마침내 노인의 손끝에서 풀리어졌다. 금방이라도 쩔걱쩔걱 쇳소리를 낼듯한 철사줄은 싱싱하게 살아 있었다. 살을 녹이고 뼈까지도 녹슬게 만든 그 오랜 시간과 땅 밑의 어둠을 끝끝내 견뎌내고 그렇듯 시퍼렇게 되살아 나오는 그것의 놀라운 끈질김과 냉혹성이 언뜻 소름끼치도록 무서움증을 느끼게 했다.
노인은 손목과 팔에 묶인 결박까지 마저 풀어낸 다음 허리를 펴고 일어서더니 줄 묶음을 들고 저만치 걸어나갔다. 그가 허공을 향해 그것을 멀리 내던지는 순간, 나는 까닭 모르게 마당가에서 하늘을 치어다보며 서 있는 어머니의 가녀린 목줄기와 그녀가 아침마다 소반 위에 떠서 올리곤 하던 하얀 물사발이 눈앞에 떠올랐다가 스러져버리는 것이었다.
<중략>
아아,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그토록 오랫동안 누군가를 기다려왔었음을. 내 유년 시절의 퇴락한 고가의 마루 밑 그 깜깜한 어둠 속에서 음습하고 불길한 냄새와 함께 나를 쏘아보고 있던 한 사내의 눈빛을, 그리고 청년이 된 지금까지도 가슴을 새까맣게 그을려 놓으며 깊숙한 상흔으로만 찍혀져 있을 뿐인 그 증오스런 사내의 이름을, 어머니는 스물다섯 해가 넘도록 혼자서 몰래 불씨처럼 가슴속에 키워오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한테 그 사내는 다른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만 곱고 자상한 눈매로서만, 나직한 음성으로서만 늘 곁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울고 있는 건 그 미련스럽도록 끈질긴 기다림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아니, 사실상 어머니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터였다. 그녀의 기다림이 얼마나 까마득하게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자꾸만 자꾸만 밀려나가고 있는 것인가를 말이다. 스물다섯 해의 세월이, 스스로 묶어 놓은 그 완고한 기만이 목에 잠기어 흐느낌도 없이 지금 어머니는 울고 있는 것이었다. 밥상을 받아놓은 채 나는 고개를 처박고 앉아 있었다. 눈앞에는 우리 가족의 그 오랜 어둠과 같은 미역가닥이 국그릇 속에서 멀겋게 식어가고 있을 뿐이었다.
이제 노인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새 수북이 쌓인 눈을 밟으며 나는 오던 길을 천천히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어깨에 멘 소총이 수통과 부딪치며 쩔렁쩔렁 소리를 냈다. 나는 어깨로부터 전해오는 그 섬뜩한 쇠붙이의 촉감과 확실한 중량을 새삼스레 확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누구인가를 겨누고 열려 있는 총구의 속성을, 그 냉혹함을, 또한 그 조그맣고 둥근 구멍 속에서 완강하게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소름끼치는 그 어둠의 깊이를 생각했다.
까우욱. 까우욱.
어느 틈에 날아왔는지 길 옆 밭고랑마다 수많은 까마귀들이 구물거리고 있었다. 온 세상 가득히 내려 쌓이는 풍성한 눈발 속에 저희들끼리만 모여서 새까맣게 구물거리며 놈들은 그 음산함과 불길함을 역병처럼 퍼뜨리고 있는 것이었다.
㉯
얼핏, 쏟아지는 그 눈발 속에서 나는 얼어붙은 땅 밑에 새우등으로 웅크리고 누운 누군가의 몸 뒤척이는 소리를 들었다. 아버지였다. 손발이 묶인 아버지가 이따금 돌아누우며 낮은 신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나는 황량한 들판 가운데에 서서 그 몸집이 크고 불길한 새들의 펄렁거리는 날갯짓과 구물거리는 모습을 오래오래 지켜보았다.
―임철우, <아버지의 땅>
15. 위 글로 미루어 알기 어려운 것은? [1점]
① 유해의 신원에 대해 소대장과 인사계는 다른 견해를 보였다.
② ‘나’는 철사줄에 묶여 잡혀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목격하였다.
③ ‘나’는 어린 시절에 아버지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
④ 어머니는 아버지의 죽음을 애써 부인하고 싶어했다.
⑤ 어머니는 아버지를 자상한 한 남자로만 간직하고 있다.
16. 철사줄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는 연결 고리가 된다.
② 함박눈의 이미지와 대비되어 주제를 부각한다.
③ 인물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는 매개로 작용한다.
④ 주인공의 내면 심리가 전환되는 계기를 제공한다.
⑤ 이념적 대립이 유발한 고통스러운 굴레를 암시한다.
17. <보기>에서 소개한 영화를 관람한 후, 위 글을 영화로 제작하기 위하여 토의한 것이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한국 전쟁 유해 발굴단은 새로 발견된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해 이진석 노인에게 전화를 건다. 연락을 받은 이진석 노인은 지난날을 생각한다. 한국 전쟁이 발발하고 피난을 가던 진석과 형 진태는 강제 징집되어 같은 부대에 배속된다. 진태는 동생을 살려 귀가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싸워 전쟁 영웅이 된다.
그러나 비극적 운명이 그들 형제를 기다리고 있다. 유해가 있는 곳에 도착한 진석은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녹슨 만년필을 보며 “50년 동안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러고 있으면 어떻게 해요.”라고 외치며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비극적 운명이 그들 형제를 기다리고 있다. 유해가 있는 곳에 도착한 진석은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녹슨 만년필을 보며 “50년 동안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러고 있으면 어떻게 해요.”라고 외치며 눈물을 흘린다.
① 민경 : <보기>와 같이 유해 발견을 내용 전개의 실마리로 삼으면 좋겠어.
② 윤경 : <보기>에서 진석을 통해 사건의 내막이 알려지듯이 ‘나’를 통해 가족의 과거사가 드러나도록 하자.
③ 충희 : <보기>의 진태처럼 ‘나’의 아버지도 비극적 인물로 설정해야 하겠어.
④ 성은 : <보기>에서 진석이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듯이 ‘나’가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는 장면을 촬영할 필요가 있어.
⑤ 진수 : <보기>의 진석이 유해 앞에서 절규한 것과는 달리 ‘나’는 유해 수습 장면에서 착잡한 표정을 짓도록 하자.
18. ㉮에 나타난 ‘노인’의 심정을 가장 잘 드러낸 것은?
① 하늘을 우러러 / 울기는 하여도 / 하늘이 그리워 울음이 아니다. / 두 발을 못 뻗는 이 땅이 애닯아 / 하늘을 흘기니 / 울음이 터진다. / 해야 웃지 마라. / 달도 뜨지 마라.
② 전쟁이 뺏아간 나의 친구는 어데서 만날 수 있습니까. / 슬픔 대신에 나에게 죽음을 주시오. / 인간을 대신하여 세상을 풍설로 뒤덮어 주시오. / 건물과 창백한 묘지 있던 자리에 / 꽃이 피지 않도록
③ 사람은 누구나 / 생(生)과 사(死), 한 몸에 지녀 / 한 몸에서 / 삶은 죽음을 / 죽음은 삶을 / 서로 돕다 / 몸 허물어지면 그뿐. // 땅으로 / 하늘로 / 아, 이별 / 혼자서 보이지 않는 저 세상 / 그곳으로 또 떠나는거지.
④ 누군가 지팡이로 후려치지 않는 한 / 깊은 휴식에서 헤어나지 못하리. / 하나의 형상 역시 / 누군가 막대기로 후려치지 않는 한 / 다른 형상을 취하지 못하리. / 육신이란 누더기에 지나지 않는 것. / 헛된 휴식과 잠 속에서의 방황의 나날들.
⑤ 오호, 여기 줄지어 누웠는 넋들은 / 눈도 감지 못하였겠고나. // 어제까지 너희의 목숨을 겨눠 / 방아쇠를 당기던 우리의 그 손으로 / 썩어 문드러진 살덩이와 뼈를 추려 / 그래도 양지바른 두메를 골라 / 고이 파묻어 떼마저 입혔거니 // 죽음은 이렇듯 미움보다, 사랑보다도 / 더 너그러운 것이다.
19.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점]
① 아버지로 인한 ‘나’의 암울한 심리를 강화한다.
② ‘나’가 아버지의 유해를 찾아 나설 것임을 예고한다.
③ 아버지 세대의 아픔을 ‘나’가 수용하게 됨을 암시한다.
④ 아버지를 죽게 한 세력에 대한 ‘나’의 대결 의지를 강조한다.
⑤ 아버지의 죽음을 확인하지 못한 ‘나’의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20~2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복잡성 과학은 사람의 뇌나 생태계, 주식시장처럼 다양한 요소들이 복잡하게 뒤얽혀 그 작용 과정을 단순한 원리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계’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과학이다. 복잡계들이 지니는 공통점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 그 첫째는 단순한 구성 요소가 수많은 방식으로 상호 작용한다는 점이고, 둘째는 환경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구성 요소를 재조직하면서 능동적으로 적응한다는 점이다. 가령 사람의 뇌는 수많은 신경세포들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으면서, 끊임없이 회로망을 재구성하면서 학습을 하고 환경에 적응한다.
복잡계는 단순한 구성 요소들의 끊임없는 상호 작용을 통해, 완전히 고정되거나 완전히 무질서한 상태에 빠지지 않고 보다 높은 수준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해 낸다. 이를테면 단백질 분자들이 모여서 생명체를 형성해 내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때의 생명처럼, 구성 요소가 개별적으로 갖지 못한 특성이나 행동이 구성 요소를 모아 놓은 전체 구조에서 저절로 돌연히 출현하는 현상을 ‘창발성’이라 한다. 이처럼 하위 수준에는 없는 특성이 상위 수준에서 ‘창발’할 수 있는 것은 ‘자기조직화’ 능력 때문이다.
자기조직화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례로 프랑스의 물리학자 베나르의 실험 결과를 들 수 있다. 그는 커다란 냄비에 액체를 붓고 천천히 가열했는데, 처음에는 바닥에서 위로 향하는 일정한 열의 흐름이 이루어지지만 바닥과 꼭대기의 온도 차이가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벌어지자 열의 흐름은 갑자기 열의 대류 운동으로 대체되었다. 이 때 열은 매우 많은 분자들의 일관된 운동에 의해 전달되는데, 바로 이 순간에 이전에는 없던 6각형의 세포 모양을 띤 새로운 분자 질서-이를 베나르 세포라 한다.-가 생겨났다. 이처럼 불안정한 비평형 상태에서 미시적인 요동의 효과로 거시적인 안정적 구조가 생겨나는 현상이 바로 자기조직화이다.
자기조직화 분야에서 학문적 성과를 거둔 대표적 인물이 일리아 프리고진인데, 그는 자기조직화의 대표적인 예로 점균류 곰팡이의 응집 현상을 들었다. 점균류 곰팡이는 영양분이 모자라게 되면 서로 신호를 보내 수만 마리가 일제히 요동을 시작하여 한 곳에 모이기 시작한다. 이것이 어떤 수준에 도달하면 그들은 응집 덩어리를 형성하고 하나의 유기체처럼 정원을 기어다니며 영양을 섭취한다. 그러다가 환경이 좋아지면 다시 흩어져서 단세포 생물의 자리로 돌아간다. 기아 상태의 위협에 직면했을 때 하나의 덩어리로 뭉쳐서 그 위협을 이겨내는 점균류 곰팡이의 자기조직화는 환경에 대한 적응의 경이로운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자기조직화 이론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연구뿐만 아니라 세계를 변화시키는 시도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여러 가지 사회 현상에 대해 이 이론을 적용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비디오게임이나 인공 생명 분야의 각종 소프트웨어 등 자기조직화의 연구를 응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되어 일상 생활에 여러 모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복잡계는 단순한 구성 요소들의 끊임없는 상호 작용을 통해, 완전히 고정되거나 완전히 무질서한 상태에 빠지지 않고 보다 높은 수준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해 낸다. 이를테면 단백질 분자들이 모여서 생명체를 형성해 내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때의 생명처럼, 구성 요소가 개별적으로 갖지 못한 특성이나 행동이 구성 요소를 모아 놓은 전체 구조에서 저절로 돌연히 출현하는 현상을 ‘창발성’이라 한다. 이처럼 하위 수준에는 없는 특성이 상위 수준에서 ‘창발’할 수 있는 것은 ‘자기조직화’ 능력 때문이다.
자기조직화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례로 프랑스의 물리학자 베나르의 실험 결과를 들 수 있다. 그는 커다란 냄비에 액체를 붓고 천천히 가열했는데, 처음에는 바닥에서 위로 향하는 일정한 열의 흐름이 이루어지지만 바닥과 꼭대기의 온도 차이가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벌어지자 열의 흐름은 갑자기 열의 대류 운동으로 대체되었다. 이 때 열은 매우 많은 분자들의 일관된 운동에 의해 전달되는데, 바로 이 순간에 이전에는 없던 6각형의 세포 모양을 띤 새로운 분자 질서-이를 베나르 세포라 한다.-가 생겨났다. 이처럼 불안정한 비평형 상태에서 미시적인 요동의 효과로 거시적인 안정적 구조가 생겨나는 현상이 바로 자기조직화이다.
자기조직화 분야에서 학문적 성과를 거둔 대표적 인물이 일리아 프리고진인데, 그는 자기조직화의 대표적인 예로 점균류 곰팡이의 응집 현상을 들었다. 점균류 곰팡이는 영양분이 모자라게 되면 서로 신호를 보내 수만 마리가 일제히 요동을 시작하여 한 곳에 모이기 시작한다. 이것이 어떤 수준에 도달하면 그들은 응집 덩어리를 형성하고 하나의 유기체처럼 정원을 기어다니며 영양을 섭취한다. 그러다가 환경이 좋아지면 다시 흩어져서 단세포 생물의 자리로 돌아간다. 기아 상태의 위협에 직면했을 때 하나의 덩어리로 뭉쳐서 그 위협을 이겨내는 점균류 곰팡이의 자기조직화는 환경에 대한 적응의 경이로운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자기조직화 이론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연구뿐만 아니라 세계를 변화시키는 시도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여러 가지 사회 현상에 대해 이 이론을 적용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비디오게임이나 인공 생명 분야의 각종 소프트웨어 등 자기조직화의 연구를 응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되어 일상 생활에 여러 모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20. 위 글의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위 글의 내용과 부합하지 않는 것은? [1점]
<복잡성 과학>
◦ 연구 대상 : 복잡계
◦ 복잡계의 특성
(1) 단순한 구성 요소의 다양한 상호 작용
(2) 구성 요소의 재조직, 능동적 반응
<창발성>
◦ 바탕 : 자기조직화 능력
◦ 의미 : 숨겨진 능력이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
<자기조직화>
◦ 과정 : 비평형 상태→요동→안정적 구조
◦ 예시 : 베나르의 실험, 점균류의 응집
◦ 적용 및 응용
◦ 연구 대상 : 복잡계
◦ 복잡계의 특성
(1) 단순한 구성 요소의 다양한 상호 작용
(2) 구성 요소의 재조직, 능동적 반응
<창발성>
◦ 바탕 : 자기조직화 능력
◦ 의미 : 숨겨진 능력이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
<자기조직화>
◦ 과정 : 비평형 상태→요동→안정적 구조
◦ 예시 : 베나르의 실험, 점균류의 응집
◦ 적용 및 응용
①
②
③
④
⑤
21. 위 글의 관점에서 복잡성 과학을 전공하려는 신입생에게 충고할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전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쪼개고 또 쪼개서 작은 조각들의 특징을 세밀하게 분석하려는 시도를 거듭하십시오.
② 개별적인 존재들이 전체를 이루어 가는 과정과 그 결과에 주목하세요. 전체는 개체의 단순한 집합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③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진실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엄격한 계산과 논리적 추론의 결과라면, 아직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진리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④ 연구 결과가 어떻게 쓰일 것인가에 대해 둔감해지십시오. 연구 결과를 내놓는 것까지만이 과학자의 영역일 뿐이고, 그것의 사용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사회의 몫입니다.
⑤ 항상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십시오. 이미 있는 것, 알려진 것이라 하더라도 기존의 시각과는 다른 시각으로 볼 때 비로소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22. <보기>의 명명법(命名法)들 중, 베나르 세포라는 명칭의 형성과 관련 깊은 것은? [1점]
<보 기>
ㄱ. 관련된 인물의 이름이나 지명을 활용하는 방법(예 ; 핼리혜성)
ㄴ. 기존의 어휘에 대상의 기능, 재료 등을 가리키는 말을 덧붙이는 방법(예 ; 전달RNA, 모래시계)
ㄷ. 대상의 속성을 드러내는 비유적 표현을 활용하는 방법(예 ; 황금비)
ㄹ.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활용하는 방법(예 ; 4·19탑)
ㅁ. 외적인 특징과 관련된 기존의 어휘를 활용하는 방법(예 ; 쇳물, 마우스)
ㄴ. 기존의 어휘에 대상의 기능, 재료 등을 가리키는 말을 덧붙이는 방법(예 ; 전달RNA, 모래시계)
ㄷ. 대상의 속성을 드러내는 비유적 표현을 활용하는 방법(예 ; 황금비)
ㄹ.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활용하는 방법(예 ; 4·19탑)
ㅁ. 외적인 특징과 관련된 기존의 어휘를 활용하는 방법(예 ; 쇳물, 마우스)
① ㄱ, ㄷ
② ㄱ, ㅁ
③ ㄴ, ㄹ
④ ㄴ, ㅁ
⑤ ㄷ, ㄹ
23. 위 글을 읽은 후 <보기>의 과제를 수행한다고 할 때,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사항은?
<보 기>
□ 과제 : 2002 월드컵 때 우리 국민들이 보여 주었던 거리 응원은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거리마다 수많은 군중이 운집하여 응원을 하는 모습은 하나의 축제였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질서를 지키는 모습은 국민 전체가 한 덩어리로 뭉쳐서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까지 갖게 하였다.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자기조직화’의 원리와 ‘창발성’의 의미를 활용하여 설명하라.
①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정서적으로 동조했다는 점
② 혼돈한 듯하면서도 일정한 질서를 이루어 행동했다는 점
③ 지시에 의하지 않고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점
④ 수많은 군중들이 모여 하나의 집단으로 움직였다는 점
⑤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응원 문화를 만들어냈다는 점
[24~29]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궁벽하게 사노라니 사람 보기 드물고
窮居罕人事
항상 의관도 걸치지 않고 있네.
恒日廢衣冠
낡은 집엔 향랑각시 떨어져 기어가고,
敗屋香娘墜
황폐한 들판엔 팥꽃이 남아 있네.
荒畦腐婢殘
병 많으니 따라서 잠마저 적어지고,
睡因多病減
글 짓는 일로써 수심을 달래 보네.
秋賴著書寬
비 오래 온다 해서 어찌 괴로워만 할 것인가.
久雨何須苦
날 맑아도 또 혼자서 탄식할 것을.
晴時也自歎
― 정약용, <구우(久雨)>
(나)
무거운 쇠사슬 끄으는 소리 내 맘의 뒤를 따르고
㉠여기 쓸쓸한 자유(自由)는 곁에 있으나
풋풋이 흰눈은 흩날려 이정표 썩은 막대 고이 묻히고
더러운 발자국 함부로 찍혀
오직 치미는 미움
낯선 집 울타리에 돌을 던지니 개가 짖는다.
어메야, 아직도 차디찬 묘(墓) 속에 살고 있느냐.
정월 기울어 낙엽송에 쌓인 눈 바람에 흐트러지고
산(山)짐승의 우는 소리 더욱 처량히
개울물도 파랗게 얼어
진눈깨비는 금시로 나려 비애(悲哀)를 적시울 듯
도형수(徒刑囚) 발은 무겁다.
― 오장환, <소야(小夜)의 노래>
(다)
아마존 수족관 열대어들이
유리벽에 끼어 헤엄치는 여름밤
세검정 길,
장어구이집 창문에서 연기가 나고
아스팔트에서 고무 탄내가 난다.
열난 기계들이 길을 끓이면서
질주하는 여름밤
상품들은 덩굴져 자라나며 색색이 종이꽃을 피우고 있고
철근은 밀림, 간판은 열대지만
아마존 강은 여기서 아득히 멀어
열대어들은 수족관 속에서 목마르다. 변기 같은 귓바퀴에 소음 부엉거리는
여름밤
― 최승호, <아마존 수족관>
궁벽하게 사노라니 사람 보기 드물고
窮居罕人事
항상 의관도 걸치지 않고 있네.
恒日廢衣冠
낡은 집엔 향랑각시 떨어져 기어가고,
敗屋香娘墜
황폐한 들판엔 팥꽃이 남아 있네.
荒畦腐婢殘
병 많으니 따라서 잠마저 적어지고,
睡因多病減
글 짓는 일로써 수심을 달래 보네.
秋賴著書寬
비 오래 온다 해서 어찌 괴로워만 할 것인가.
久雨何須苦
날 맑아도 또 혼자서 탄식할 것을.
晴時也自歎
― 정약용, <구우(久雨)>
(나)
무거운 쇠사슬 끄으는 소리 내 맘의 뒤를 따르고
㉠여기 쓸쓸한 자유(自由)는 곁에 있으나
풋풋이 흰눈은 흩날려 이정표 썩은 막대 고이 묻히고
더러운 발자국 함부로 찍혀
오직 치미는 미움
낯선 집 울타리에 돌을 던지니 개가 짖는다.
어메야, 아직도 차디찬 묘(墓) 속에 살고 있느냐.
정월 기울어 낙엽송에 쌓인 눈 바람에 흐트러지고
산(山)짐승의 우는 소리 더욱 처량히
개울물도 파랗게 얼어
진눈깨비는 금시로 나려 비애(悲哀)를 적시울 듯
도형수(徒刑囚) 발은 무겁다.
― 오장환, <소야(小夜)의 노래>
(다)
아마존 수족관 열대어들이
유리벽에 끼어 헤엄치는 여름밤
세검정 길,
장어구이집 창문에서 연기가 나고
아스팔트에서 고무 탄내가 난다.
열난 기계들이 길을 끓이면서
질주하는 여름밤
상품들은 덩굴져 자라나며 색색이 종이꽃을 피우고 있고
철근은 밀림, 간판은 열대지만
아마존 강은 여기서 아득히 멀어
열대어들은 수족관 속에서 목마르다. 변기 같은 귓바퀴에 소음 부엉거리는
여름밤
열대어들에게 시를 선물하니
노란 달이 아마존 강물 속에 향기롭게 출렁이고
아마존 강변에 후리지아 꽃들이 만발했다.
노란 달이 아마존 강물 속에 향기롭게 출렁이고
아마존 강변에 후리지아 꽃들이 만발했다.
Ⓐ
24. (가)~(다)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가)와 (나)에는 우울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② (가)와 (다)는 대립적 가치를 통해 주제를 강화하고 있다.
③ (나)와 (다)는 감각적인 이미지들을 활용하여 선명한 인상을 준다.
④ (가)~(다) 모두 부정적 현실에 대한 인식이 드러나 있다.
⑤ (가)~(다) 모두 배경 묘사를 통해서 화자의 정서를 암시하고 있다.
25. <보기>의 설명과 요건에 따라 (가)를 패러디한 작품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3점]
<보 기>
◦ 패러디의 의미 : 패러디는 기존 작품의 형식이나 특정한 문제를 인용하면서 새로운 주제나 내용을 창출하는 문학 양식이다.
◦ 창작 요건
ㄱ. (가)의 표현을 두 행 이상 모방할 것.
ㄴ. 사회의 모순을 지적하는 내용을 담을 것.
◦ 창작 요건
ㄱ. (가)의 표현을 두 행 이상 모방할 것.
ㄴ. 사회의 모순을 지적하는 내용을 담을 것.
① 못 살고 떠나온 고향에 돌아오니
원 세상에, 가난에 찌들어 살아온
아버지는 한평생 고춧잎에 매달려
수염만 허옇게 뿌리를 내렸더라.
② 궁핍하게 사노라니 사람 도리 하기 힘들고
항상 남의 눈을 피해 다니며 산다네.
나도 남들처럼 배가 불러야 행복해지니
어찌 배부를 일을 외면할 수 있으리오.
③ 낡은 집들엔 벽 틈으로 거미가 기어다니고
황량한 놀이터엔 쓰레기만 쌓여 있네.
길 건너 초고층 아파트 주민들에겐
이곳이 너무 낮아서 영 보이질 않네.
④ 낡은 지붕엔 기왓장이 떨어져 비가 새고
갈라진 벽에는 발라놓은 종이들이 너덜거리네.
비 오래 온다 해서 어찌 괴로워만 할 것인가.
날 맑으면 젖은 손발이 모두 마르게 될 것을.
⑤ 갈라져 버린 농토에 말라버린 곡식들
알맹이 없는 추수를 기다리며 한숨짓는데
어느덧 찾아온 빗줄기는 장마가 되어
하늘만 쳐다보던 농민들의 눈시울을 적시네.
26. (다)의 Ⓐ에 대한 <보기>의 해석을 고려할 때, (가)의 화자가 Ⓐ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은?
<보 기>
시인은 물고기에게 시를 선물하고 싶어한다. 그것은 시가 모든 존재의 영혼인 까닭이다. 수족관에 갇힌 열대어, 즉 물화된 인간도 그 자신 이미 상품으로 전락되어 있는 까닭에 영혼이 있을 수 없고, 따라서 그 잃어버린 영혼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비유적으로 시가 있어야 한다고 시인은 생각했던 것이다.
① 시가 현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어찌 만족할 수 있겠소.
② 황폐한 삶 속에서도 정신적인 가치를 잃지 않으려는 태도야말로 제가 추구하는 도입니다.
③ 시로 존재의 본질을 바꿀 수는 없는 법이니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④ 사람들은 주체적인 의지를 갖고 있으니 사람들이 생명력을 회복하는 것은 시간의 문제입니다.
⑤ 사람들의 본성이 달라진 것은 환경 때문이니, 시를 주기 전에 우선 환경을 고쳐야 할 것입니다.
27. 다음은 수업 시간에 (나)에 대해 발표할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점]
지배적 심상 / 냉혹함 - ‘흰눈, 차디찬, 파랗게 얼어’ 등의 시어에서 확인
시어의 의미 / ‘더러운 발자국’ - 화자의 분노를 유발하는 외부 요인
/ ‘어메’의 ‘묘’ - 잃어버린 모성의 상징
/ ‘도형수’ - 화자가 질곡(桎梏)의 삶을 살고 있음을 암시
주제 의식 / 암담한 현실에 대한 극복 의지 - ‘낯선 집 울타리에 돌을 던지’는 행위에 암시됨.
시어의 의미 / ‘더러운 발자국’ - 화자의 분노를 유발하는 외부 요인
/ ‘어메’의 ‘묘’ - 잃어버린 모성의 상징
/ ‘도형수’ - 화자가 질곡(桎梏)의 삶을 살고 있음을 암시
주제 의식 / 암담한 현실에 대한 극복 의지 - ‘낯선 집 울타리에 돌을 던지’는 행위에 암시됨.
①
②
③
④
⑤
28. 교내 축제에서 (다)를 원작으로 한 무용을 공연하기 위해 토의한 내용이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여러 명의 무용수들이 좁은 공간에 모여서 무질서하게 춤을 추도록 합시다.
② 복잡하고 시끄러운 도시의 길거리가 느껴지도록 세트를 구성하고 시끄러운 음악을 사용합시다.
③ 물고기가 헤엄을 치다가 유리벽에 부딪치는 듯한 동작을 반복하면 원작의 내용이 잘 표현될 거예요.
④ 무대는 전체적으로 화려하게 하되, 더운 느낌을 주는 조명을 사용하면 원작의 분위기를 잘 살릴 수 있을 겁니다.
⑤ 처음에는 흰색 의상을 입은 무용수를 등장시키고, 마지막에는 검은색 의상을 입은 무용수를 등장시키면 주제가 부각될 거예요.
29. 화자의 정서 및 처지가 ㉠과 가장 유사한 것은?
① 여보소, 공중에 / 저 기러기
열 십자(十字) 복판에 내가 섰소. //
갈래갈래 갈린 길 /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② 문(門)을암만잡아다녀도안열리는것은안에생활(生活)이모자라는까닭이다.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를졸른다.나는우리집내문패(門牌)앞에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나는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자꾸만감(減)해간다.
③ 어느 가시덤불 쑥구렁에 놓일지라도
우리는 늘 옥돌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할 일이요,
청태(靑苔)라도 자욱이 끼일 일인 것이다.
④ 늘어진 가지들 모두 잘린 채 / 줄지어 늘어서 있는
길가의 수양버들 / 새잎조차 피어날 수 없어
안타깝게 몸부림치다가 / 울음조차 터뜨릴 수 없어
몸통으로 잎이 돋는다.
⑤ 드나드는 배 하나 없는 지금
부두에 호젓 선 나는 멧비둘기 아니건만
날고 싶어 날고 싶어
머리에 어슴푸레 그리어진 그곳
우라지오의 바다는 얼음이 두텁다
[30~3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이성에 바탕을 둔 합리성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사고 방식으로 본다면, 신화는 인류가 지난날 한때 만들어낸 허구적 창안물에 불과하다. 더구나 자연물에 인격성, 나아가 신성을 부여하는 신화적인 발상은 현대인의 사고 방식에서는 미신으로 ⓐ치부(置簿)된다. 하지만 신화는 현대 사회의 탈마법화라는 구호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심지어 신화적인 세계를 갈망하게 만들기도 한다. 신화에 어떤 힘이 있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신화의 힘은 무엇보다도 나와 인류, 나아가 우주에 대한 근원적인 진실을 보여준다는 데에 있다. 한 신화학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화는 삶의 무수한 다양성을 보여주며 역사와 신성의 밀접한 관계를 알게 해준다. 신화 속의 신들은 인간 세계에서 원초적 의미를 갖고 있는 총체적 경험을 형상화한 것이다. 인간은 신화를 통해 삶의 뿌리를 찾으며 고립된 개체를 넘어선 집단적 정체성을 부여받기에 이른다.
우리가 오늘날 과거의 신화를 뒤적이는 것은 허황한 전설에 대한 ⓑ탐닉(耽溺)이 아니라 현실을 바로 보고 비판하기 위해 늘 대조하고 참고하지 않으면 안 될 전거의 확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고대 그리스 신화가 문학·철학·인류학·정신분석학·사회학 등 여러 분야에서 계속 ⓒ소진(消盡)될 줄 모르는 해석과 논쟁의 진원지 역할을 해 온 사실이 이를 잘 뒷받침해 준다. 패륜아 오이디푸스는 현대 심리학에서 다시 부활하였고, 자신을 본 남자들을 돌로 변하게 하는 메두사는 현대 페미니즘 ⓓ담론(談論)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신화는 이처럼 인류 정신 문화의 토양을 형성하며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신화가 지니는 또 다른 힘은 신화가 현대인의 사고 방식과 다른 인식의 틀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은 누구인지, 이 우주는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는 아주 부분적인 해답을 내놓을 뿐이다. 현대인의 심리 근저에 자리 잡고 있는 자기 존재에 대한 불안감은 여기에서 연유한다. 그런 면에서 뇌성과 더불어 번쩍이는 번갯불에서 제우스를 보고, 기다리던 봄의 도래에서 페르세포네의 귀환을 보았던 고대 그리스인들이 현대인들보다 더 풍성하고 총체적인 인식의 틀을 갖추고 있었던 셈이다. 신화적인 인식은 비(非)이성적인 것이 아니라 전(前)이성적이라거나, 신화는 생명 연대 의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신화학자들의 언급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의 틀만으로 불안하게 버티고 있는 현대인들로 하여금 그동안 자신들이 비워두었던 인식의 틀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신화는 인간 역사를 재조명하고 반대로 인간 역사는 시간의 흐름 속에 ⓔ침전(沈澱)되어 신화가 된다. 독선과 불안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신화적 인식은 우리들에게 근원적 반성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 또한 갖가지 병폐를 만들어 내고 있는 인간 중심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생명 연대 의식을 바탕으로 한 총체적인 시각을 아울러 제시해 주며, 하나의 틀로만 세계를 바라보던 인간들에게 균형 잡힌 인식의 틀을 잡아줄 것이다.
신화의 힘은 무엇보다도 나와 인류, 나아가 우주에 대한 근원적인 진실을 보여준다는 데에 있다. 한 신화학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화는 삶의 무수한 다양성을 보여주며 역사와 신성의 밀접한 관계를 알게 해준다. 신화 속의 신들은 인간 세계에서 원초적 의미를 갖고 있는 총체적 경험을 형상화한 것이다. 인간은 신화를 통해 삶의 뿌리를 찾으며 고립된 개체를 넘어선 집단적 정체성을 부여받기에 이른다.
우리가 오늘날 과거의 신화를 뒤적이는 것은 허황한 전설에 대한 ⓑ탐닉(耽溺)이 아니라 현실을 바로 보고 비판하기 위해 늘 대조하고 참고하지 않으면 안 될 전거의 확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고대 그리스 신화가 문학·철학·인류학·정신분석학·사회학 등 여러 분야에서 계속 ⓒ소진(消盡)될 줄 모르는 해석과 논쟁의 진원지 역할을 해 온 사실이 이를 잘 뒷받침해 준다. 패륜아 오이디푸스는 현대 심리학에서 다시 부활하였고, 자신을 본 남자들을 돌로 변하게 하는 메두사는 현대 페미니즘 ⓓ담론(談論)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신화는 이처럼 인류 정신 문화의 토양을 형성하며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신화가 지니는 또 다른 힘은 신화가 현대인의 사고 방식과 다른 인식의 틀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은 누구인지, 이 우주는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는 아주 부분적인 해답을 내놓을 뿐이다. 현대인의 심리 근저에 자리 잡고 있는 자기 존재에 대한 불안감은 여기에서 연유한다. 그런 면에서 뇌성과 더불어 번쩍이는 번갯불에서 제우스를 보고, 기다리던 봄의 도래에서 페르세포네의 귀환을 보았던 고대 그리스인들이 현대인들보다 더 풍성하고 총체적인 인식의 틀을 갖추고 있었던 셈이다. 신화적인 인식은 비(非)이성적인 것이 아니라 전(前)이성적이라거나, 신화는 생명 연대 의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신화학자들의 언급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의 틀만으로 불안하게 버티고 있는 현대인들로 하여금 그동안 자신들이 비워두었던 인식의 틀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신화는 인간 역사를 재조명하고 반대로 인간 역사는 시간의 흐름 속에 ⓔ침전(沈澱)되어 신화가 된다. 독선과 불안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신화적 인식은 우리들에게 근원적 반성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 또한 갖가지 병폐를 만들어 내고 있는 인간 중심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생명 연대 의식을 바탕으로 한 총체적인 시각을 아울러 제시해 주며, 하나의 틀로만 세계를 바라보던 인간들에게 균형 잡힌 인식의 틀을 잡아줄 것이다.
30. 위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1점]
① 인간의 이성적 사고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② 신화는 민족성을 형성하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③ 현대인들은 신화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④ 신화적인 인식의 틀과 현대인의 인식의 틀은 다르다.
⑤ 신화는 다양한 분야에서 참고해야 할 전거로 활용되고 있다.
31. 다음은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책을 쓴 어느 저자와의 대화이다. 위 글의 논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은?
㉮
독자 : 신화라는 것을 한마디로 말하면요?
저자 :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신성한 이야기이지요.
저자 :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신성한 이야기이지요.
㉯
독자 : 신화를 어떻게 분류할 수 있을까요?
저자 : 일반적으로 신화는 우주 기원 신화, 인류 기원 신화, 문화 기원 신화 등으로 분류합니다.
저자 : 일반적으로 신화는 우주 기원 신화, 인류 기원 신화, 문화 기원 신화 등으로 분류합니다.
㉰
독자 : 신화를 해석하는 관점이 다른 사람과 좀 다르다고 하는 의견도 있는데요?
저자 : 한 가지로만 해석된다면 그것은 이미 신화가 아니지요. 신화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것입니다.
저자 : 한 가지로만 해석된다면 그것은 이미 신화가 아니지요. 신화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것입니다.
㉱
독자 : 그리스 신화에 담긴 세계관을 간략히 말씀하신다면요?
저자 : 혼란에 대한 긍정입니다. 혼란은 피해야 할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새로운 질서를 찾아가는 과정이지요.
저자 : 혼란에 대한 긍정입니다. 혼란은 피해야 할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새로운 질서를 찾아가는 과정이지요.
㉲
독자 : 신화가 만들어진 이야기라면 참이 아니라는 얘긴데, 과연 신화가 우리에게 의미가 있을까요?
저자 : 객관적인 사실만이 진리인 것은 아니지요. 신화는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는 원형적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저자 : 객관적인 사실만이 진리인 것은 아니지요. 신화는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는 원형적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① ㉮
② ㉯
③ ㉰
④ ㉱
⑤ ㉲
32. <보기>의 밑줄 친 부분에 들어갈 독자의 반응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 기>
이 글을 읽고 난 후 아쉬운 점이 있다면?
① 우리의 신화를 비롯하여 다른 여러 나라의 신화도 근거로 제시하면 설득력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요?
② 신화를 문화 컨텐츠로 활용하여 상품을 만들고 있는 현실도 언급하면 주제가 분명해지지 않을까요?
③ 그리스 탐방 기사를 곁들여 현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면 글의 초점이 더욱 분명해지지 않을까요?
④ 신화의 서사 구조만 설명하고 있는데, 신화가 형성된 이유를 밝히면 집필 의도가 잘 드러나지 않을까요?
⑤ 첨단 과학 기술을 향유하는 오늘날에 신화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밝혀주는 방향으로 보완되었으면 합니다.
33. 위 글을 바탕으로 할 때, <보기>에 대한 해석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트로이’는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 호머의 서사시 ‘일리아드’를 소재로 만든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신에 의지하는 트로이의 왕과 사제들은 신적인 존재에 냉소적인 그리스 군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사랑하는 여인을 되찾아 오려다 촉발된 것으로 알려진 이 트로이 전쟁은 20세기 초 역사학계의 조사 결과 역사적으로도 실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① 서사시 ‘일리아드’는 역사와 신성이 함께 담겨 있는 신화의 속성을 뒷받침할 수 있겠네.
② 영화의 소재로도 활용된다는 것은 신화가 오늘날까지 문화적인 토양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지.
③ 한 여인을 둘러싼 사랑과 그로 인한 전쟁 등은 신화가 다양한 삶의 장면들을 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야.
④ 트로이 전쟁은 신화적인 세계에 대한 그리스인의 갈망이 표출된 것이라고 볼 수 있지.
⑤ 신에 의지하지 않는 인물들이 신에 의지하는 인물들을 제압한다는 것은 탈마법화라는 현대인의 관점에서 사건을 해석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
34. ⓐ~ⓔ의 사전적 의미로 바르지 않은 것은? [1점]
① ⓐ 치부(置簿) : 마음속으로 그러하다고 보거나 여김.
② ⓑ 탐닉(耽溺) : 어떤 일을 몹시 즐겨서 거기에 빠짐.
③ ⓒ 소진(消盡) : 점점 줄어들어 다 없어짐.
④ ⓓ 담론(談論) :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논의함.
⑤ ⓔ 침전(沈澱) : 물, 공기 따위의 작용으로 점차 분해됨.
[35~39]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관용’으로 번역되는 똘레랑스라는 말은 ‘견디다’, ‘참다’를 뜻하는 라틴어 ‘tolerare’에서 나왔다. 서구 사회에서 인종, 문화, 종교의 차이는 격렬한 갈등의 씨앗을 뿌렸고, 많은 희생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 똘레랑스다. 1572년 기독교 구교(가톨릭)와 신교(위그노)의 갈등으로 인해 파리에서만 3,000여 명의 신교도가 구교도에 의해 희생되었고, 이후에도 그 갈등과 피해는 악순환을 불러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럽의 지식인들은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입을 모아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일 것을, 즉 똘레랑스를 얘기하기 시작했다. 종교간의 갈등이 진정되면서 똘레랑스를 외치는 목소리는 종교를 넘어 점차 사회 전반으로 퍼졌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지닌 똘레랑스는 몇 가지 원리들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이 원리들은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그 근본 정신은 인간의 완전함에 대한 부정이다. 우선 똘레랑스는 자기 생각만 고집하는 편협함을 버릴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프랑스의 사회학자 필리프 사시에는 ‘똘레랑스는 자기중심주의의 포기’라고 얘기한다. 자기라는 중심을 버릴 때 또 다른 자아인 타자를 받아들이고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똘레랑스가 모든 차이와 다양성을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사시에는 똘레랑스가 정착하려면 ㉠차이의 질서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의 평화적인 공존을 전제하는 유사성의 질서도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다르다는 것은 소중하지만 단순히 ‘차이’만을 존중할 경우 똘레랑스는 모든 폭력적인 행위마저 차이의 표현으로 인정하는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똘레랑스 속에도 앵똘레랑스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앵똘레랑스’는 인종, 피부색, 종교 등을 이유로 타인의 행동이나 신념을 받아들이지 않는 비이성적이고 정당하지 않은 반대를 가리킨다. 하지만 ㉡‘똘레랑스 속에 담긴 앵똘레랑스’는 이성적인 반대를 뜻한다. ‘도덕적인 의무인 앵똘레랑스’와 ‘억압적인 앵똘레랑스’를 구분하는 기준은 ‘이성’이다.
똘레랑스의 또다른 원리는 토론이다. 아무리 뛰어나고 비판적인 천재라 할지라도 자신의 이성과 경험만으로 오류를 바로잡을 수는 없다. 인간의 경험이란 한계가 있고 경험을 해석하는 방식 또한 제각각이므로 경험과 의견을 교환하는 토론이 반드시 필요하다. 타인과의 이성적인 토론은 내 견해의 부족한 점을 보충해주고 상대방의 의견도 보완해 준다. 말과 설득이 아닌 다른 수단, 즉 폭력이나 강제력을 사용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믿음이 진리일 수 없음을, 남을 설득할 능력이 자기에게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사회 정의를 추구하는 적극적인 관용인 똘레랑스는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이아를 닮았다. 한 손엔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저울을, 다른 손엔 불의를 응징하는 칼을 들고, 편견을 피하기 위해 눈을 가린 여신의 모습은 똘레랑스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똘레랑스는 토론과 설득보다는 힘의 논리가 앞서는 사회, 차이와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는 사회, 이성과 배치되는 억압적인 앵똘레랑스가 주도하는 사회에 희망의 빛을 비출 수 있는 사회윤리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지닌 똘레랑스는 몇 가지 원리들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이 원리들은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그 근본 정신은 인간의 완전함에 대한 부정이다. 우선 똘레랑스는 자기 생각만 고집하는 편협함을 버릴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프랑스의 사회학자 필리프 사시에는 ‘똘레랑스는 자기중심주의의 포기’라고 얘기한다. 자기라는 중심을 버릴 때 또 다른 자아인 타자를 받아들이고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똘레랑스가 모든 차이와 다양성을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사시에는 똘레랑스가 정착하려면 ㉠차이의 질서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의 평화적인 공존을 전제하는 유사성의 질서도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다르다는 것은 소중하지만 단순히 ‘차이’만을 존중할 경우 똘레랑스는 모든 폭력적인 행위마저 차이의 표현으로 인정하는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똘레랑스 속에도 앵똘레랑스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앵똘레랑스’는 인종, 피부색, 종교 등을 이유로 타인의 행동이나 신념을 받아들이지 않는 비이성적이고 정당하지 않은 반대를 가리킨다. 하지만 ㉡‘똘레랑스 속에 담긴 앵똘레랑스’는 이성적인 반대를 뜻한다. ‘도덕적인 의무인 앵똘레랑스’와 ‘억압적인 앵똘레랑스’를 구분하는 기준은 ‘이성’이다.
똘레랑스의 또다른 원리는 토론이다. 아무리 뛰어나고 비판적인 천재라 할지라도 자신의 이성과 경험만으로 오류를 바로잡을 수는 없다. 인간의 경험이란 한계가 있고 경험을 해석하는 방식 또한 제각각이므로 경험과 의견을 교환하는 토론이 반드시 필요하다. 타인과의 이성적인 토론은 내 견해의 부족한 점을 보충해주고 상대방의 의견도 보완해 준다. 말과 설득이 아닌 다른 수단, 즉 폭력이나 강제력을 사용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믿음이 진리일 수 없음을, 남을 설득할 능력이 자기에게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사회 정의를 추구하는 적극적인 관용인 똘레랑스는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이아를 닮았다. 한 손엔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저울을, 다른 손엔 불의를 응징하는 칼을 들고, 편견을 피하기 위해 눈을 가린 여신의 모습은 똘레랑스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똘레랑스는 토론과 설득보다는 힘의 논리가 앞서는 사회, 차이와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는 사회, 이성과 배치되는 억압적인 앵똘레랑스가 주도하는 사회에 희망의 빛을 비출 수 있는 사회윤리이다.
35. 위 글의 제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점]
① 똘레랑스의 변천 단계
② 똘레랑스의 원리와 의의
③ 똘레랑스의 교훈과 한계
④ 똘레랑스의 탄생과 전파 과정
⑤ 똘레랑스와 앵똘레랑스의 관계
36. ㉠의 의미를 추리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보편적인 가치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의견들이 동등하게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
② 상호간의 차이를 무시하고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하나의 가치만을 지향해야 한다.
③ 상호간의 입장의 차이를 인정하더라도 보편적 가치가 전제된 공존을 추구해야 한다.
④ 상호간의 입장 차이 없이 모든 구성원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
⑤ 다른 입장의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 한 그것이 어떤 가치를 지향하더라도 용인되어야 한다.
37. 위 글을 바탕으로 할 때, <보기>의 내용에 대한 평가 중에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보 기>
동성애자들은 자신들에 대한 차별과 냉대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편견의 산물이라며, 동성애가 인간에 대한 사랑의 한 표현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서구의 일부 사회에서는 이들의 주장을 인정하는 사람도 있으나 합리적인 근거를 들어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① 서구의 일부 사회는 동성애를 똘레랑스의 대상이라고 여기고 있구나.
②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동성애가 도덕적인 앵똘레랑스의 대상이겠구나.
③ 동성애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을 배척하는 사람들이 억압적 앵똘레랑스를 행사하고 있다고 여길 수 있겠네.
④ 동성애자들이 동성애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은 도덕적인 앵똘레랑스를 실천하는 한 방법이지.
⑤ 동성애가 똘레랑스의 대상이라면,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입장에 대해 대화를 하려는 태도를 가져야 하겠지.
38. ㉡의 예로 보기 어려운 것은? [1점]
① 외국인 노동자를 비인간적으로 대우하는 관행을 비판한다.
② 일부 유력자들에게만 부여되는 사회적 특권을 비판한다.
③ 인간의 기본권을 억압하는 법률과 제도에 순응하지 않는다.
④ 재산이 많을수록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정책에 저항한다.
⑤ 남성과 여성을 차별적으로 대하는 사회 제도에 저항한다.
39. 위 글을 읽고 떠오른 생각을 한자성어를 이용하여 표현해 보았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토론과 설득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아전인수(我田引水)식의 판단과 해결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지.
② 자기를 버리고 다른 사람의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는 것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를 강조한 것이야.
③ 다양성이 인정되는 바람직한 사회를 만드는 데에 있어 똘레랑스는 금과옥조(金科玉條)라 할 만하군.
④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서구 지식인들의 노력은 우리 사회에서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만하군.
⑤ 이성적 판단이 결여된 똘레랑스까지 용납될 경우 좋지 않은 결과가 초래되리라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야.
[40~4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어느 날 동산 가운데 있는 대밭을 거닐다가 이상하게 생긴 대나무 한 그루를 발견하였다. 그 뿌리 부분과 끝 부분은 다른 대나무와 비슷한데, 가운데 부분의 마디가 다른 것에 비하여 촘촘하게 짧고 또 굽어 있었다. 그래서 그곳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벌레들이 좀먹은 구멍이 나 있었다.
모든 대나무는 뿌리 부분에 있는 마디가 짧고 위로 올라갈수록 마디가 길어지다가 끝 부분에 가서 다시 짧아지는 것이 상례일 뿐만 아니라 곧게 자라는 것이 또한 당연한 것인데, 지금 이와 같이 길어야 할 부분이 짧고 곧아야 할 곳이 굽어 있으니, 이는 모두 본래의 성질을 벗어난 것이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외부의 시련에 의하여 이와 같이 본성이 변한 것이 어찌 저 ⓐ병든 대나무뿐이겠는가? 이에 나는 “우리 인간도 이 세상에 태어날 때에는 본성이 착하지 않은 사람이 없겠지만, 물욕에 어두워 양심이 비뚤어지면 저 굽은 대나무와 같이 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고 탄식하였다.
저 대나무는 좀벌레 때문에 그 본성을 잃어버리고, 사람은 욕심 때문에 타고난 성품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마음이 병들어 있다면 그 사람을 무엇에 쓰겠는가?
옛사람이 이르기를 “사물을 관찰하여 자신을 반성하여 보라.” 하지 않았는가? 내가 저 병든 대나무를 보며 글을 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 하수일, <병죽설(病竹說)>
(나)
우리 집 정원에는 지난 1년 동안 시들했다가 생기를 되찾은 수국 한 그루가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겨우 한 송이 핀 꽃이 올바른 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그 무성한 잎새에 가려진 채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있어 사람의 손이 잎새를 헤쳐 주지 않고는 눈에 띄기조차 어려웠다. 옆에 있는 옥잠화ㆍ실비아ㆍ채송화ㆍ장미ㆍ목단ㆍ국화 등이 저마다 요염한 자태를 과시하고 있는 데 비해 혼자 외로이 외면하고 있는 모습은 매우 측은해 보였다. 그러나 다른 꽃들과 미색을 다투지 않고 홀로 잎새 속에 숨어서 피어 있는 자태는 사뭇 고고하기까지 했다.
꽃나무도 감성이 있는 것일까? 아마도 지난해 여름 그 홍역을 치른 후 제 나름으로 온갖 풍상을 다 겪은 탓인지 저렇듯 자신의 모습을 움츠리는 겸허 속에는 꼭 까닭이 있는 것만 같았다. 주변에 피어 있는 뭇 꽃들이 화려하면 할수록 나의 마음 쓰임은 저 무성한 잎새 속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는 수국에게로 기울어지는 것이었다.
따지고 보면 인생살이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닌가. 저마다 난 체하려 들고 그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얼굴을 내세우지 않고서는 견디지 못하는 ⓑ경박한 현대인의 씁쓸한 생리를 생각하다가 문득 저 고개를 떨구고 있는 수국 앞에 와서는 겸허하게 자신을 도야하는 은자의 교훈을 느끼게 된다.
정금미옥(精金美玉)은 반드시 열화 속을 거쳐 단련되어야 이루어지듯이 죽음의 경지에까지 도달해 보지 않은 사람은 생의 참다운 의미를 깨달을 수는 없을 것이다. 때로는 하나의 쇠붙이나 돌덩어리보다도 약한 자신인 줄 안다면 어찌 함부로 고개를 쳐들고 교만을 피울 수 있으랴! 그런 의미에서 온상의 화초처럼 길러져 강한 햇빛만 받아도 시들해지는 저 모든 꽃들이 어찌 신산인고(辛酸忍苦)를 다 겪은 수국의 마음을 읽을 수 있으랴 싶다.
나는 문득 “늙은 학은 아무리 굶주렸어도 식음이 오히려 한가하니 어찌 닭이나 오리처럼 아웅다웅 먹이를 다투랴!” 하는 옛 현인들의 명구를 뇌면서 저 수국의 겸허한 모습에서 학의 고고한 자세를 느끼기까지 했다.
[A]
― 김병권, <숨어서 피는 꽃>
어느 날 동산 가운데 있는 대밭을 거닐다가 이상하게 생긴 대나무 한 그루를 발견하였다. 그 뿌리 부분과 끝 부분은 다른 대나무와 비슷한데, 가운데 부분의 마디가 다른 것에 비하여 촘촘하게 짧고 또 굽어 있었다. 그래서 그곳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벌레들이 좀먹은 구멍이 나 있었다.
모든 대나무는 뿌리 부분에 있는 마디가 짧고 위로 올라갈수록 마디가 길어지다가 끝 부분에 가서 다시 짧아지는 것이 상례일 뿐만 아니라 곧게 자라는 것이 또한 당연한 것인데, 지금 이와 같이 길어야 할 부분이 짧고 곧아야 할 곳이 굽어 있으니, 이는 모두 본래의 성질을 벗어난 것이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외부의 시련에 의하여 이와 같이 본성이 변한 것이 어찌 저 ⓐ병든 대나무뿐이겠는가? 이에 나는 “우리 인간도 이 세상에 태어날 때에는 본성이 착하지 않은 사람이 없겠지만, 물욕에 어두워 양심이 비뚤어지면 저 굽은 대나무와 같이 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고 탄식하였다.
저 대나무는 좀벌레 때문에 그 본성을 잃어버리고, 사람은 욕심 때문에 타고난 성품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마음이 병들어 있다면 그 사람을 무엇에 쓰겠는가?
옛사람이 이르기를 “사물을 관찰하여 자신을 반성하여 보라.” 하지 않았는가? 내가 저 병든 대나무를 보며 글을 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 하수일, <병죽설(病竹說)>
(나)
우리 집 정원에는 지난 1년 동안 시들했다가 생기를 되찾은 수국 한 그루가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겨우 한 송이 핀 꽃이 올바른 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그 무성한 잎새에 가려진 채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있어 사람의 손이 잎새를 헤쳐 주지 않고는 눈에 띄기조차 어려웠다. 옆에 있는 옥잠화ㆍ실비아ㆍ채송화ㆍ장미ㆍ목단ㆍ국화 등이 저마다 요염한 자태를 과시하고 있는 데 비해 혼자 외로이 외면하고 있는 모습은 매우 측은해 보였다. 그러나 다른 꽃들과 미색을 다투지 않고 홀로 잎새 속에 숨어서 피어 있는 자태는 사뭇 고고하기까지 했다.
꽃나무도 감성이 있는 것일까? 아마도 지난해 여름 그 홍역을 치른 후 제 나름으로 온갖 풍상을 다 겪은 탓인지 저렇듯 자신의 모습을 움츠리는 겸허 속에는 꼭 까닭이 있는 것만 같았다. 주변에 피어 있는 뭇 꽃들이 화려하면 할수록 나의 마음 쓰임은 저 무성한 잎새 속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는 수국에게로 기울어지는 것이었다.
따지고 보면 인생살이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닌가. 저마다 난 체하려 들고 그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얼굴을 내세우지 않고서는 견디지 못하는 ⓑ경박한 현대인의 씁쓸한 생리를 생각하다가 문득 저 고개를 떨구고 있는 수국 앞에 와서는 겸허하게 자신을 도야하는 은자의 교훈을 느끼게 된다.
정금미옥(精金美玉)은 반드시 열화 속을 거쳐 단련되어야 이루어지듯이 죽음의 경지에까지 도달해 보지 않은 사람은 생의 참다운 의미를 깨달을 수는 없을 것이다. 때로는 하나의 쇠붙이나 돌덩어리보다도 약한 자신인 줄 안다면 어찌 함부로 고개를 쳐들고 교만을 피울 수 있으랴! 그런 의미에서 온상의 화초처럼 길러져 강한 햇빛만 받아도 시들해지는 저 모든 꽃들이 어찌 신산인고(辛酸忍苦)를 다 겪은 수국의 마음을 읽을 수 있으랴 싶다.
나는 문득 “늙은 학은 아무리 굶주렸어도 식음이 오히려 한가하니 어찌 닭이나 오리처럼 아웅다웅 먹이를 다투랴!” 하는 옛 현인들의 명구를 뇌면서 저 수국의 겸허한 모습에서 학의 고고한 자세를 느끼기까지 했다.
[A]
― 김병권, <숨어서 피는 꽃>
40. (가), (나)의 공통점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대상이 지닌 긍정적 속성에 주목하고 있다.
② 회고적 어조로 독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③ 개인적 체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전하고 있다.
④ 초연한 자세로 일상적 삶을 관조하고 있다.
⑤ 자연 현상을 심미적 관점에서 음미하고 있다.
41. <보기>를 바탕으로 (가)에 담긴 글쓴이의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적절한 것은? [1점]
<보 기>
우주에는 항상 어떤 도리가 흐르고 있다. 식물이나 동물에 흐르고 있는 도리가 물성(物性)이고, 인간에 흐르고 있는 것이 인성(人性)이다. 인성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사물의 이치를 구명(究明)해야 한다.
① 구태여 지혜를 터득하려고 애쓰는 자는 저 병든 대나무와 다를 바가 없다.
② 물성과 인성이 다르지 않으니 대나무 하나로부터도 인성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③ 성한 대나무보다 병든 대나무에 관심을 두는 것이 인성의 자연스러운 발로이다.
④ 좀벌레가 대나무를 병들게 하듯이 지식이 부족한 인간이 천리를 어지럽히는 것이다.
⑤ 대나무가 그 물성을 보존할 수 있도록 지켜주는 것이 어진 지혜를 얻는 방법의 하나이다.
42. ⓐ와 ⓑ를 다음과 같이 대비시킨다고 할 때, Ⅰ~Ⅴ에 들어갈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점]
항목 / ⓐ병든 대나무 / ⓑ경박한 현대인
주목되는 증상 / Ⅰ / Ⅱ
증상의 원인 / Ⅲ / Ⅳ
증상에 대한 글쓴이의 진단 / Ⅴ / 자신이 약한 존재임을 모른 채로 살아감.
주목되는 증상 / Ⅰ / Ⅱ
증상의 원인 / Ⅲ / Ⅳ
증상에 대한 글쓴이의 진단 / Ⅴ / 자신이 약한 존재임을 모른 채로 살아감.
① Ⅰ - 길어야 할 데가 짧고 곧아야 할 데가 굽음.
② Ⅱ - 잘난 체하려 들고 자기를 내세우려 함.
③ Ⅲ - 외부의 시련(좀벌레)에 의함.
④ Ⅳ - 내면의 교만한 마음에 의함.
⑤ Ⅴ - 쓸모가 없어져 버림받음.
43. <보기>는 [A]에 삽입할 시의 초고이다. 이를 고쳐 쓰기 위한 방안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 기>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달빛이 밝으니
소나무에 깃든 학 정취를 이기지 못하네.
뭇 새들이 제 소리를 알아듣지 못하니
깊은 밤에 홀로 괴로이 우나보다.
소나무에 깃든 학 정취를 이기지 못하네.
뭇 새들이 제 소리를 알아듣지 못하니
깊은 밤에 홀로 괴로이 우나보다.
① 학의 겸허한 자세가 드러나지 않아서 아쉬워. 1행을 ‘구름 많아 별도 달도 보이지 않으니’로 고치면 4행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겸허함의 의미도 살릴 수 있을 것 같아.
② 1, 2행을 ‘바람이 거칠게 불어대니 달빛마저 흐린데 / 학은 소나무 위에 서 있기도 어려워라.’로 고치면 학의 고고함이 시련을 겪은 뒤에 나온 것임을 암시할 수 있겠어.
③ 3행의 ‘뭇 새’는 시적 상황에 맞지 않는 소재야. 그보다는 차라리 (나)에서 글쓴이가 떠올린 명구 속의 ‘닭’이나 ‘오리’로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
④ 학을 통해 수국의 품성이 잘 드러나도록 해야 해. 3, 4행을 ‘풍상 다 겪고도 기상 더욱 맑은데 / 그늘진 낮은 가지에 울음 소리 그윽하네.’로 고치는 게 좋겠어.
⑤ 학의 고고함이 드러나 있지 않아. 4행을 ‘달빛 속에 흰 깃 다듬으며 저 홀로 밤중에만 운다.’로 고치면 학의 고고한 기품이 잘 살아나지 않을까?
[44~4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양왕은 황제의 셋째 아우인데, 그 무남 독녀는 용모와 재주가 겸해 뛰어나고 시서(詩書)에 능통하였다. 양왕이 공주를 낳을 때 얻은 꿈에 선관이 매화꽃 한 가지를 주면서, “이 꽃은 봉래산(蓬萊山)의 설중매(雪中梅)니, 그대는 이 매화나무에 오얏[李]나무를 접하면, 지엽(枝葉)이 번성하리라.” 하더니, 과연 그 달부터 부인이 잉태하여 만삭에 공주를 낳았으므로 이름을 매향(梅香)이라 하고 자를 봉래산이라 하였으니, 점점 자람에 따라 용모와 재주가 비상하니, 양왕이 애중하여 배필 고르기를 여간 엄격하게 하지 않더라.
그러던 중에 우연히 이선을 한번 보고 대현 군자(大賢君子)인 줄 알고 구혼하여 그의 부친 위왕의 허락을 얻고, 장차 길일을 택하려고 하던 차에 이선이 다른 데 취처함을 알고 크게 노하여 퇴혼하려고 하였으나, 매향 공주가 말하기를,
“충신불사이군(忠臣不事二君)이요, 열녀불경이부(列女不更二夫)라 하나이다. 소녀 차라리 불효를 끼쳐서 목숨을 바칠지라도 타문(他門)에는 결단코 가지 않겠습니다.”
하고 부친의 뜻에 따르지 않으매, 양왕이 오래 침묵하고 생각한 끝에 말하기를,
“내 슬하에 아들이 없고 오직 너 하나뿐이라 어진 사위를 얻어 후사를 위탁하고자 하거늘, 네가 그러하니 이것이 모두 이 아비의 박복한 탓이다.”
하고 긴 한숨을 쉬며 탄식하니, 공주가 재배하고,
“소녀는 부모의 말씀을 수화(水火)라도 피하지 않사오나, 이번 일만은 순종할 바가 아니오매, 그 죄로 만 번 죽어도 아깝지 않습니다.”
하고 공주가 뜻을 변하지 않으므로 양왕은 매우 근심하던 차에 이선의 벼슬이 초공에까지 이름을 보고, 왕비 최씨와 상의하여 말하되,
“이제 이랑의 벼슬이 초공에 이르고 위인이 특출하니, 매향은 그 둘째 부인으로 삼아도 좋을까 하는데 당신의 의향은 어떻소?”
“그 애한테 물어 보십시다.”
공주를 불러 물어본즉,
“타문에는 가지 않기로 결심한 저인데 차비(次妃) 됨을 어찌 욕되다 하오리까.”
“그러면 위왕을 만나서 다시 의논해 보겠다.”
하고 이튿날 아침 조회에 들어가서 어전에서 위왕을 보고,
“위왕은 우리 집과 혼인을 이미 허락하고 타처와 하신 것은 웬일이오?”
하고 추궁하자, 위왕이 부끄러워하면서 사과하고,
“저로서 약속을 어김은 낯 둘 곳이 없사오나, 당초에 제가 상경한 사이에 맏누이에게 선의 수양을 시켰더니 제가 서울에서 귀가(貴家)의 소저와 약혼한 줄을 모르고 타문에 혼인하였으니, 지금 와서 변명할 길이 없습니다.”
황제가 나서서 말하기를,
“이선의 일은 짐이 다 아는 바이니, 그의 불민함도 아니고 천정(天定)함이니, 다투지 말고 양왕은 다른 데 구혼함이 어떤가?”
양왕이 머리를 숙이고 말하되,
“성교(聖敎) 지당하오나 신의 딸이 그냥 늙을지언정 타문을 밟지 않으려 하오니 그 정상이 가장 민망하옵니다.”
황제가 매향 공주의 뜻을 칭찬하시고,
“경녀(卿女)의 절행(節行)이 족히 고인에 못지 않으니 기특하다. 이제 이선의 벼슬이 족히 두 부인을 두리니, 경의 뜻이 어떤고?”
양왕은 황제의 말에 즉시 찬성하여 사은하였으나, 위왕은 엎드려서 아뢰되,
“양왕의 공주는 금지옥엽(金枝玉葉)이라 선의 차위(次位)에 굴(屈)함이 불가하오나, 어찌 성교를 위월(違越)하오리까?”
“짐이 이제 이선을 불러 결단하겠소.”
하고 선을 부르시니, 초공이 필경 양왕의 혼사인 줄을 알고, 병을 빙자하고 부르심에 응하지 않자 근심한 정렬부인 숙향이,
“황상께서 명초(命招)하시는데 어찌 칭병하십니까?”
“이번에 부르심이 양왕의 혼사 때문이라 칭병하고 피할 생각이오.”
이 말을 들은 부인이 정색을 하고,
“공(公)이 비록 나를 위하여 주니 감사하오나, 신자(臣子)의 도리로 옳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 혼사를 거절함은 두 가지 뜻에서 불가하옵니다. 하나는 군명(君命)을 거역함이 신자(臣子)의 도리가 아니요, 하나는 그 여자가 타문에는 출가하지 않고 백 년을 독수공방하오면 그 원한을 사나이 대장부가 살 바가 아닙니다.”
부인의 이런 충고에도 이선이 마침내 듣지 아니하더라.
사관이 돌아가서 그대로 고하자, 황제가 양왕에게 이선이 병으로 입궐하지 못한다 하니 다음 기회로 하자고 말씀하셨으나, 양왕은 초공이 혼사를 거절하고 거짓 병으로 어명(御命)까지 거역함을 짐작하고 격분하여 장차 이선을 해칠 앙심을 품게 되니라.
― 작자 미상, <숙향전>
그러던 중에 우연히 이선을 한번 보고 대현 군자(大賢君子)인 줄 알고 구혼하여 그의 부친 위왕의 허락을 얻고, 장차 길일을 택하려고 하던 차에 이선이 다른 데 취처함을 알고 크게 노하여 퇴혼하려고 하였으나, 매향 공주가 말하기를,
“충신불사이군(忠臣不事二君)이요, 열녀불경이부(列女不更二夫)라 하나이다. 소녀 차라리 불효를 끼쳐서 목숨을 바칠지라도 타문(他門)에는 결단코 가지 않겠습니다.”
하고 부친의 뜻에 따르지 않으매, 양왕이 오래 침묵하고 생각한 끝에 말하기를,
“내 슬하에 아들이 없고 오직 너 하나뿐이라 어진 사위를 얻어 후사를 위탁하고자 하거늘, 네가 그러하니 이것이 모두 이 아비의 박복한 탓이다.”
하고 긴 한숨을 쉬며 탄식하니, 공주가 재배하고,
“소녀는 부모의 말씀을 수화(水火)라도 피하지 않사오나, 이번 일만은 순종할 바가 아니오매, 그 죄로 만 번 죽어도 아깝지 않습니다.”
하고 공주가 뜻을 변하지 않으므로 양왕은 매우 근심하던 차에 이선의 벼슬이 초공에까지 이름을 보고, 왕비 최씨와 상의하여 말하되,
“이제 이랑의 벼슬이 초공에 이르고 위인이 특출하니, 매향은 그 둘째 부인으로 삼아도 좋을까 하는데 당신의 의향은 어떻소?”
“그 애한테 물어 보십시다.”
공주를 불러 물어본즉,
“타문에는 가지 않기로 결심한 저인데 차비(次妃) 됨을 어찌 욕되다 하오리까.”
“그러면 위왕을 만나서 다시 의논해 보겠다.”
하고 이튿날 아침 조회에 들어가서 어전에서 위왕을 보고,
“위왕은 우리 집과 혼인을 이미 허락하고 타처와 하신 것은 웬일이오?”
하고 추궁하자, 위왕이 부끄러워하면서 사과하고,
“저로서 약속을 어김은 낯 둘 곳이 없사오나, 당초에 제가 상경한 사이에 맏누이에게 선의 수양을 시켰더니 제가 서울에서 귀가(貴家)의 소저와 약혼한 줄을 모르고 타문에 혼인하였으니, 지금 와서 변명할 길이 없습니다.”
황제가 나서서 말하기를,
“이선의 일은 짐이 다 아는 바이니, 그의 불민함도 아니고 천정(天定)함이니, 다투지 말고 양왕은 다른 데 구혼함이 어떤가?”
양왕이 머리를 숙이고 말하되,
“성교(聖敎) 지당하오나 신의 딸이 그냥 늙을지언정 타문을 밟지 않으려 하오니 그 정상이 가장 민망하옵니다.”
황제가 매향 공주의 뜻을 칭찬하시고,
“경녀(卿女)의 절행(節行)이 족히 고인에 못지 않으니 기특하다. 이제 이선의 벼슬이 족히 두 부인을 두리니, 경의 뜻이 어떤고?”
양왕은 황제의 말에 즉시 찬성하여 사은하였으나, 위왕은 엎드려서 아뢰되,
“양왕의 공주는 금지옥엽(金枝玉葉)이라 선의 차위(次位)에 굴(屈)함이 불가하오나, 어찌 성교를 위월(違越)하오리까?”
“짐이 이제 이선을 불러 결단하겠소.”
하고 선을 부르시니, 초공이 필경 양왕의 혼사인 줄을 알고, 병을 빙자하고 부르심에 응하지 않자 근심한 정렬부인 숙향이,
“황상께서 명초(命招)하시는데 어찌 칭병하십니까?”
“이번에 부르심이 양왕의 혼사 때문이라 칭병하고 피할 생각이오.”
이 말을 들은 부인이 정색을 하고,
“공(公)이 비록 나를 위하여 주니 감사하오나, 신자(臣子)의 도리로 옳지 못합니다.”
㉮
“나도 그런 줄을 알지만, 어전에서 사혼(辭婚)하면 죄를 면치 못할 것이요, 만일 그 여자를 취하여 불미한 일이 생기면 부인의 괴로움이 적지 않을 것이요, 하물며 그 여자가 국척(國戚)의 위세를 빙자하여 가중(家中)을 탁란(濁亂)시키면 우리 가문의 청덕(淸德)이 이로 인하여 손상되리니, 황송하나 거절함만 같지 못하오.”
부인의 이런 충고에도 이선이 마침내 듣지 아니하더라.
사관이 돌아가서 그대로 고하자, 황제가 양왕에게 이선이 병으로 입궐하지 못한다 하니 다음 기회로 하자고 말씀하셨으나, 양왕은 초공이 혼사를 거절하고 거짓 병으로 어명(御命)까지 거역함을 짐작하고 격분하여 장차 이선을 해칠 앙심을 품게 되니라.
― 작자 미상, <숙향전>
44. 위 글의 등장 인물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매향은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② 황제는 두 집안의 갈등을 공평무사하게 해결해 주었다.
③ 양왕은 위왕의 간계로 혼약이 깨진 것으로 오해하였다.
④ 위왕은 혼사에서 아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았다.
⑤ 숙향은 이선이 혼사 문제로 원한을 사게 될까 염려하였다.
45. <보기>의 ‘양소유’ 입장에서 위 글의 ‘이선’에 대해 비판한다고 할 때, 적절한 것은? [1점]
<보 기>
이날 상서가 상소하니 그 글은 다음과 같았다.
“한림학사 겸 예부상서 양소유는 머리를 조아려 절하며 황제 폐하께 아룁니다. …… 소신(小臣)이 바야흐로 정가 여자와 혼인을 정하여 납채하였는데 천만 뜻밖에 부마로 봉코자 하시어 황태후의 명으로 이미 받은 납채를 내어주라 하시니, 이는 예로부터 듣지 못하던 바입니다. 원컨대 폐하는 왕정과 인륜을 살펴 정가와의 혼인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상이 보시고 태후께 아뢰니, 태후가 크게 화를 내어 ‘양 상서를 감옥에 가두라.’ 하자, 조정 백관이 다 다투어 간(諫)하였지만 듣지 아니하였다.
― 김만중, <구운몽>에서
“한림학사 겸 예부상서 양소유는 머리를 조아려 절하며 황제 폐하께 아룁니다. …… 소신(小臣)이 바야흐로 정가 여자와 혼인을 정하여 납채하였는데 천만 뜻밖에 부마로 봉코자 하시어 황태후의 명으로 이미 받은 납채를 내어주라 하시니, 이는 예로부터 듣지 못하던 바입니다. 원컨대 폐하는 왕정과 인륜을 살펴 정가와의 혼인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상이 보시고 태후께 아뢰니, 태후가 크게 화를 내어 ‘양 상서를 감옥에 가두라.’ 하자, 조정 백관이 다 다투어 간(諫)하였지만 듣지 아니하였다.
― 김만중, <구운몽>에서
① 황실의 부마가 되는 길을 마다한 것은 좋지만, 거절의 사유는 매우 불순해 보인다.
② 비록 황제의 명일지라도 그것이 옳지 않다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따라서는 안 된다.
③ 부인을 둘씩이나 두는 일이 불가한데도 내심 그렇게 되길 바란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④ 집안의 일을 중히 여기고 나라의 일을 가볍게 보았으니, 이는 불충(不忠)이 아닐 수 없다.
⑤ 벌을 받게 될지라도 자기 뜻을 당당히 밝혀야지, 병을 핑계로 모면하려 한 것은 비겁한 처사이다.
46.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점]
① 상대방을 납득시키고자 한다.
② 칭병하는 이유를 밝히고 있다.
③ 상황을 가정하여 말하고 있다.
④ 예상되는 문제점을 열거하고 있다.
⑤ 자신의 뜻을 우회적으로 알리려 한다.
47. 위 글 이후의 사건을 <보기>와 같이 예상해 보았다. 그 근거가 되기 어려운 것은?
<보 기>
양왕의 주장으로 이선이 위험한 임무를 맡게 되어 집을 떠난다. 이선은 위기에 처하지만 선계(仙界)의 도움으로 벗어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다. 돌아온 뒤 이선은 양왕과 화해하고, 매향을 둘째 부인으로 맞이한다. 이후 매향은 숙향과 의좋게 지내며, 이선과의 사이에서 아들과 딸 여럿을 두고 다복하게 일생을 보낸다.
① 양왕의 태몽에 선관이 나타나 매향의 훗날을 예언하였다.
② 매향은 이선이 아니면 시집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③ 매향은 이선의 둘째 부인이 되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④ 위왕은 혼약을 어긴 것에 대해 양왕에게 사과하였다.
⑤ 양왕은 매향의 일로 이선에게 앙심을 품었다.
[48~51]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인류 문명사에서 나노 기술 혁명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인류는 농업 시대에는 땅을 정복하였고, 산업 시대에는 자동차 · 비행기를 통해 공간을 정복하였으며, 컴퓨터와 인터넷을 발명하면서 시간을 정복하였다. 그에 이은 나노 기술 혁명을 통해서는 나노 크기의 영역에서 물질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고 제어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물질을 정복하게 될 것이다.
나노 기술 구현의 최대 난제는 나노 물질의 인위적 제조이다. 나노 물질은 ‘나노 점(點)’, ‘나노 선(線)’, ‘나노 박막(薄膜)’의 형태로 구분된다. 나노 박막의 경우에는 원자층 두께까지 제조가 가능한 상태이지만, 나노선과 나노점을 제조하는 기술은 아직 초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노선과 나노점을 만들기 위해 하향식과 상향식의 두 가지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하향식 방법은 원료 물질을 전자빔 등을 이용하여 작게 쪼개는 방법인데, 현재 7나노미터 수준까지 제조가 가능하지만 생산성과 경제적 효용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시도되고 있는 상향식 방법에서는 물질을 작게 쪼개는 대신 원자나 분자의 결합력에 따른 자기 조립 현상을 이용하여 나노 입자를 제조하려 한다. 상향식 방법은 경제적 측면에서는 하향식에 비해 훨씬 유리하나 균일한 나노점이나 나노선을 구현하기 위해서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난점들이 많다는 문제가 있다.
나노 기술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칠 분야는 정보 기술 분야이다. 지금까지의 정보 기술은 반도체 메모리를 중심으로 소형화, 고집적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100나노미터 이하의 크기에서는 64기가바이트 이상의 고집적화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는 것이 나노 자성체를 이용한 자기 메모리인데, 이것이 성공하면 테라급 메모리의 구현이 가능하다고 한다. 자기 메모리는 집적도가 우수할 뿐만 아니라 전력 소비도 매우 적어, 조만간 현재의 반도체 플래시메모리를 대신하여 이동 통신 기기나 휴대용 컴퓨터에 이용될 것이다.
생체의 상태가 나노 크기 분자의 움직임에 좌우되기 때문에 나노 기술의 혁명은 생명 공학과 의학의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리라 전망된다. 다양한 생체 현상을 나노 수준에서 이해하고 응용한다면 새로운 개념의 바이오센서나 약물 전달 시스템 등이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여섯 개의 단백질로 만들어진 나노 크기의 모터가 인간 몸 속의 ATP를 연료로 구동되어, 수십 나노미터의 플라스틱 공을 움 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나노 기술 연구는 초기 단계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금속선 제조에 성공하는 등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업적들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 기술과 경험을 활용하고 창의적 연구 인력을 확대해 나가는 국가적 차원의 전략이 마련된다면, 선진국과 대등한 기술 경쟁을 하며 새로운 발견과 발명의 진원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노 기술 구현의 최대 난제는 나노 물질의 인위적 제조이다. 나노 물질은 ‘나노 점(點)’, ‘나노 선(線)’, ‘나노 박막(薄膜)’의 형태로 구분된다. 나노 박막의 경우에는 원자층 두께까지 제조가 가능한 상태이지만, 나노선과 나노점을 제조하는 기술은 아직 초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노선과 나노점을 만들기 위해 하향식과 상향식의 두 가지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하향식 방법은 원료 물질을 전자빔 등을 이용하여 작게 쪼개는 방법인데, 현재 7나노미터 수준까지 제조가 가능하지만 생산성과 경제적 효용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시도되고 있는 상향식 방법에서는 물질을 작게 쪼개는 대신 원자나 분자의 결합력에 따른 자기 조립 현상을 이용하여 나노 입자를 제조하려 한다. 상향식 방법은 경제적 측면에서는 하향식에 비해 훨씬 유리하나 균일한 나노점이나 나노선을 구현하기 위해서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난점들이 많다는 문제가 있다.
나노 기술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칠 분야는 정보 기술 분야이다. 지금까지의 정보 기술은 반도체 메모리를 중심으로 소형화, 고집적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100나노미터 이하의 크기에서는 64기가바이트 이상의 고집적화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는 것이 나노 자성체를 이용한 자기 메모리인데, 이것이 성공하면 테라급 메모리의 구현이 가능하다고 한다. 자기 메모리는 집적도가 우수할 뿐만 아니라 전력 소비도 매우 적어, 조만간 현재의 반도체 플래시메모리를 대신하여 이동 통신 기기나 휴대용 컴퓨터에 이용될 것이다.
생체의 상태가 나노 크기 분자의 움직임에 좌우되기 때문에 나노 기술의 혁명은 생명 공학과 의학의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리라 전망된다. 다양한 생체 현상을 나노 수준에서 이해하고 응용한다면 새로운 개념의 바이오센서나 약물 전달 시스템 등이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여섯 개의 단백질로 만들어진 나노 크기의 모터가 인간 몸 속의 ATP를 연료로 구동되어, 수십 나노미터의 플라스틱 공을 움 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나노 기술 연구는 초기 단계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금속선 제조에 성공하는 등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업적들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 기술과 경험을 활용하고 창의적 연구 인력을 확대해 나가는 국가적 차원의 전략이 마련된다면, 선진국과 대등한 기술 경쟁을 하며 새로운 발견과 발명의 진원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48. 위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1점]
① 나노 기술 혁명은 물질을 마음대로 조작하고 제어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② 나노 박막의 제조 기술이 나노 점과 나노 선의 제조 기술보다 발전해 있다.
③ 나노 물질의 제조 기술 중, 상향식 방법은 마찰을 통해 입자를 분리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④ 나노 물질을 사용한 자기 메모리는 집적도와 에너지 효율이 매우 우수할 것으로 예측된다.
⑤ 우리나라의 나노 기술 연구 수준은 초기 단계이지만 발전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49. ㉠에 설명된 ‘나노 모터’를 이용하여 ‘치료용 나노 로봇’을 만든다고 할 때, 그 원리와 가능성에 대해 추리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생체 내의 에너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므로 거의 영구적으로 작동할 것이다.
② 모든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면서 독립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③ 나노미터 수준에서 단백질을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④ 생체를 이루는 분자의 상태를 조절함으로써, 질병의 근원적인 치료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⑤ 로봇의 제작을 위해서는 생명 공학과 의학, 나노 기술 등의 협동 연구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50. <보기>는 위 글을 바탕으로 ‘나노 기술’ 특집 기사를 쓰기 위해 추가로 수집한 자료를 정리한 것이다. 기사 작성을 위한 토의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보 기>
1. 신문 기사에서-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나노 물질을 활용하여, 제품의 정보를 담은 나노 크기의 칩을 액체에 섞어 뿌리도록 고안된 ‘뿌리는 바코드’를 개발하였다.
2. 공학 관련 잡지에서-일본의 한 자동차 회사에서는 나노 복합 소재를 이용하여 기존의 것보다 무게는 1/3 수준이고 강도는 10배 이상인 연료 탱크를 개발하였다.
2. 공학 관련 잡지에서-일본의 한 자동차 회사에서는 나노 복합 소재를 이용하여 기존의 것보다 무게는 1/3 수준이고 강도는 10배 이상인 연료 탱크를 개발하였다.
① 기사의 제목은 나노 기술의 다양한 응용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어서 ‘나노 기술과 미래’ 정도로 정하는 게 어때?
② 위 글 첫째 문단의 내용을 활용해서, 나노 기술 혁명이 지니는 의의를 밝히면서 기사를 시작하는 게 좋겠어.
③ 정보 기술과 생명 공학 분야의 응용에 대해서는 위 글을, 기계 산업 분야에 대해서는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해야 할 거야.
④ ‘뿌리는 바코드’에 관한 조사 내용과 위 글의 마지막 부분을 활용해서, 우리나라의 나노 기술 발전 현황과 가능성을 설명하는 내용도 추가하자.
⑤ 나노 소재를 이용한 생활용품 개발을 통해 우리의 일상 생활이 혁명적으로 변화했음을 지적하면서, 긍정적 전망으로 기사를 마무리하는 건 어떨까?
51. <보기>의 관점에서 위 글의 필자에게 제기할 수 있는 비판적 의문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 기>
대상을 분석적으로 쪼개 가며 연구하는 환원주의적 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단지 가장 우수한 정보처리 시스템으로 보는 새로운 인간관을 낳았다. 이 인간관에 따르면, 인간은 DNA의 다양한 조합일 뿐이며 DNA 조작은 시스템의 개선을 위한 당연한 작업일 뿐이다. 이러한 기술 문명이 발전할수록, 인간이 지녔던 특별한 의미는 사라지고 생명은 물질의 부속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① 생체 현상조차 나노 크기 분자들의 움직임에 좌우된다고 보는 입장에서 나노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은 인간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위험한 생각 아닌가요?
② 인간은 다른 생물과 확연히 구별되는 특성들을 지니고 있는데, 나노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본성을 모두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섣부른 결론 아닌가요?
③ 나노 물질 제조 기술들의 가능성조차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노 기술의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태도 아닌가요?
④ 인류가 지속적인 기술 혁명을 이루어왔다는 것을 근거로 해서 나노 기술 혁명도 성공할 수 있으리라고 보는 것은 타당성이 부족한 것 아닌가요?
⑤ 나노 기술의 발전만으로 생명 공학에 혁명적 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우수한 정보 처리 능력을 도외시한 판단이 아닐까요?
[52~5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19세기 중반 이후 사진ㆍ영화 같은 시각 기술 매체가 발명되면서 예술 영역에는 일대 변혁이 일어났다. 작품에서는 일회성과 독창성이 사라지고, 수용자는 명상적인 수용에서 벗어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비디오, 위성, 컴퓨터 등의 ‘위대한 신발명들’로 인해 매체는 단순한 수단 이상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의미를 부여받게 되었다. 이제 이러한 매체와의 소통이 곧 ‘문화’로 규정되고 있다.
‘정보’와 ‘소통’이라는 비물질적 요소가 사회의 토대로 작용하는 매체 시대를 맞아 이성과 합리성에 의해 억압되었던 ‘감각’과 ‘이미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또한 현실과 허구, 과학과 예술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그 자리에 ‘가상 현실’이 들어서게 되었다. 가상 현실에서는 실재하는 것이 기호와 이미지로 대체되고, 그 기호와 이미지가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작동한다. 따라서 현실 세계의 모방이라는 예술 영역의 기본 범주가 매체 사회에서는 현실과 허구가 구분되지 않는 시뮬레이션이라는 범주로 바뀌게 되었다.
매체 시대의 특징은 속도이다. 텔레비전이 공간의 차이를 소멸시키고, 컴퓨터가 시간의 차이까지 소멸시킴으로써 매체 시대에는 ㉠새로운 지각 방식이 대두되었다. 매체에 의해 합성된 이미지는 과거ㆍ현재ㆍ미래가 구분되는 ‘확장된 시간’이 아니라 과거ㆍ현재ㆍ미래가 공존하는 ‘응집된 시간’에 의존하며, 이는 문학과 예술의 서술 형태까지도 변화시킨다. 뮤직 비디오의 경우 시간적 연속성 구조가 파괴된 장면들이 돌발적인 사슬로 엮인다.
이러한 매체 시대의 특징들을 바탕으로 매체 이론가들은 ‘매체 작품’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전통적으로 예술 작품은 고독한 예술가의 창작물로 간주되었으며, 예술가는 창작 주체로서의 특권화된 위치를 차지하였다. 특정 질료를 독창적으로 다루어 만들어낸 예술 작품은 그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원본의 가치를 지니며, 모방물은 부정적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매체 작품은 고독한 주체의 창조물이 아니라 매체들 간의 상호 소통의 결과물이다. ㉡여기저기에서 조금씩 복사하여 책을 만들기도 하고, 예술가의 개별적인 작업보다는 협동 작업이 중시되기도 한다. 또한 홀로그래피, 텔레마틱 같은 새로운 장르 혼합 현상이 나타난다.
전통적인 미학론자들은 이러한 매체 작품이 제2의 문맹화를 가져오며 수용자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런데 이는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문학적 글쓰기가 대중성을 획득할 당시의 경고와 흡사하다. 예컨대 18세기 모리츠의『안톤 라이저』는 ‘감각을 기분좋게 마비시키는 아편’으로 간주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 문화는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하였다. 이를 볼 때 지금의 매체 작품도 향후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정상적인 문화 형태로 자리잡으리라는 전망이 가능하며, 따라서 전통적인 예술 작품과 매체 작품 모두 문화적 동인(動因)으로 열린 지평 안에 수용되어야 할 것이다.
‘정보’와 ‘소통’이라는 비물질적 요소가 사회의 토대로 작용하는 매체 시대를 맞아 이성과 합리성에 의해 억압되었던 ‘감각’과 ‘이미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또한 현실과 허구, 과학과 예술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그 자리에 ‘가상 현실’이 들어서게 되었다. 가상 현실에서는 실재하는 것이 기호와 이미지로 대체되고, 그 기호와 이미지가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작동한다. 따라서 현실 세계의 모방이라는 예술 영역의 기본 범주가 매체 사회에서는 현실과 허구가 구분되지 않는 시뮬레이션이라는 범주로 바뀌게 되었다.
매체 시대의 특징은 속도이다. 텔레비전이 공간의 차이를 소멸시키고, 컴퓨터가 시간의 차이까지 소멸시킴으로써 매체 시대에는 ㉠새로운 지각 방식이 대두되었다. 매체에 의해 합성된 이미지는 과거ㆍ현재ㆍ미래가 구분되는 ‘확장된 시간’이 아니라 과거ㆍ현재ㆍ미래가 공존하는 ‘응집된 시간’에 의존하며, 이는 문학과 예술의 서술 형태까지도 변화시킨다. 뮤직 비디오의 경우 시간적 연속성 구조가 파괴된 장면들이 돌발적인 사슬로 엮인다.
이러한 매체 시대의 특징들을 바탕으로 매체 이론가들은 ‘매체 작품’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전통적으로 예술 작품은 고독한 예술가의 창작물로 간주되었으며, 예술가는 창작 주체로서의 특권화된 위치를 차지하였다. 특정 질료를 독창적으로 다루어 만들어낸 예술 작품은 그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원본의 가치를 지니며, 모방물은 부정적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매체 작품은 고독한 주체의 창조물이 아니라 매체들 간의 상호 소통의 결과물이다. ㉡여기저기에서 조금씩 복사하여 책을 만들기도 하고, 예술가의 개별적인 작업보다는 협동 작업이 중시되기도 한다. 또한 홀로그래피, 텔레마틱 같은 새로운 장르 혼합 현상이 나타난다.
전통적인 미학론자들은 이러한 매체 작품이 제2의 문맹화를 가져오며 수용자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런데 이는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문학적 글쓰기가 대중성을 획득할 당시의 경고와 흡사하다. 예컨대 18세기 모리츠의『안톤 라이저』는 ‘감각을 기분좋게 마비시키는 아편’으로 간주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 문화는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하였다. 이를 볼 때 지금의 매체 작품도 향후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정상적인 문화 형태로 자리잡으리라는 전망이 가능하며, 따라서 전통적인 예술 작품과 매체 작품 모두 문화적 동인(動因)으로 열린 지평 안에 수용되어야 할 것이다.
52. 위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1점]
① 매체 시대에는 감각과 이미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② 기술 공학적 혁신으로 예술의 개념과 형식이 변하고 있다.
③ 비논리적인 영상들을 결합한 뮤직 비디오는 ‘확장된 시간’에 의존한다.
④ 매체 시대에는 ‘모방’ 대신 ‘시뮬레이션’이 예술 영역의 기본 범주가 된다.
⑤ 사회를 움직이는 근본 요소가 물질적인 것에서 비물질적인 것으로 바뀌고 있다.
53. 위 글에 의거할 때, <보기>의 ⓐ로 보기 어려운 것은?
<보 기>
오늘날의 매체 이론가들은 매체 생산물의 새로운 특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무엇보다 ⓐ전통적으로 예술 작품에 부과되었던 몇 가지 의미망의 부정에서 출발한다.
① 예술 작품은 현실 세계를 모방한 것이다.
② 작품의 매체는 단순한 수단, 매개의 의미이다.
③ 특정 질료로 된 예술 작품은 원본만이 가치가 있다.
④ 예술 작품은 독자적이고 천부적인 예술가의 창작물이다.
⑤ 개별 매체보다 혼합 매체에 의한 작품이 더 가치가 있다.
54. ㉠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것은? [1점]
① 시ㆍ공간상의 거리가 해체되는 지각
②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해체되는 지각
③ 이성과 합리성에 근거한 비판적인 지각
④ 사건의 시간적 연속성 구조가 파괴되는 지각
⑤ 사물 그대로의 재현보다는 이미지가 중시되는 지각
55. ㉡을 나타내기에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조합(組合)
② 담합(談合)
③ 병합(倂合)
④ 규합(糾合)
⑤ 접합(接合)
56. <보기>와 같은 문화 현상에 대해 글쓴이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 기>
컴퓨터광들이 공동으로 한 작품을 창작하는 방식과 한 사람의 작가가 총체적인 계획 하에 자신의 고유한 작품을 완성하는 전통적인 글쓰기 방식이 공존하고 있다.
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상호 개방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
② 두 문화 방식을 절충하여 가장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③ 기존의 예술 방식은 새로운 매체 환경에 적응하면서 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④ 기술 매체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전통적인 예술과 문학의 방식이 보호되어야 한다.
⑤ 각자의 예술 방식에 대한 자기 반성을 통해 거듭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57~6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
호칭어는 대화의 시작을 장식하는 말로 사람들 사이의 교류의 출발점이 된다. 우리말은 특히 이러한 호칭어가 발달한 언어이다. 우리말의 다양한 호칭어는 웬만한 주의와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다양하고 복잡하다. 이러한 특징은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유교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편 현대에 와서는 호칭어가 본래의 사용법과는 다르게 사용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친족 호칭어가 원래의 의미와는 다르게 친족 관계를 초월해서 쓰이고 있는 것이다. 과거 혈연 중심의 집성촌에서는 누구나 친족이 되는 까닭에 친족 호칭어를 광범위하게 사용하였다. 그리하여 혈연을 중심으로 구성된 마을이 거의 사라진 현재에도 친족이 아닌 타인에 대해 ‘아저씨, 할아버지, 아주머니’와 같은 친족 호칭어를 부담 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가족주의가 사회적으로 확대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 이와는 정반대로 가족 간에 사회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호칭어가 사용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형제나 사촌끼리도 ‘김 사장, 김 교수’ 식의 호칭어를 쓰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는 친족이 획득한 사회적 지위를 존중하고자 하는 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서열을 중시한 유교 문화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하겠다. 또 사회적 신분에 대한 호칭어를 쓸 때 실제 지위보다는 높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상대방의 신분을 모르는 경우에도 ‘선생님, 사장님, 사모님’ 등의 호칭어를 사용하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는 과거 서비스 업계에서 대인 관계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하던 방법이 널리 일상어에도 확대된 것이다.
이처럼 유교 문화적인 특성을 반영하여 체계적으로 발달된 우리말의 호칭어도 사회의 변화에 따라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촌수와 혈연의 계보에 대한 의식이 약한 젊은 세대의 ㉠호칭어 오용 현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매우 복잡하게 분화된 한국어의 호칭어는 잘만 사용하면 인간 관계를 친밀하게 만들며, 존경심을 표현하여 예의 바른 느낌을 부여할 수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거리 두기와 배타성의 근원이 되고 거짓 존경심의 표현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호칭어의 정확한 쓰임을 알고, 경우에 맞게 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57. 위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1점]
① 우리말의 호칭어는 다양하고 복잡하게 발달되어 있다.
② 사회적 지위를 존중하기 위해 친족 호칭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③ 호칭어는 대인 관계를 친밀하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④ 우리말의 호칭어는 혈연의 계보에 따라 체계적으로 분화되어 있다.
⑤ 가족주의가 사회적으로 확대되면서 호칭어의 사용법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58. ㉮의 마지막 부분에 덧붙일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언어는 민족 문화의 꽃이다.
② 언어는 세계를 보는 창이다.
③ 언어는 그 민족 역사의 용광로이다.
④ 언어는 사회상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⑤ 언어는 사람들을 이어주는 거멀못이다.
59. <보기>의 대화에 대한 해석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당숙 : 아저씨, 과일 있지요? 오늘 과일 싱싱합니까?
가게 주인 : 사장님 오셨어요? 배, 감 모두 싱싱합니다.
당숙 : 우리 김 교수님, 무엇을 드시고 싶으신가?
조카 : 당숙도 참…. 교수님은 무슨….
가게 주인 : 조카님께서 교수님이신가 봐요? 교수님 조카도 두시고 좋으시겠어요.
가게 주인 : 사장님 오셨어요? 배, 감 모두 싱싱합니다.
당숙 : 우리 김 교수님, 무엇을 드시고 싶으신가?
조카 : 당숙도 참…. 교수님은 무슨….
가게 주인 : 조카님께서 교수님이신가 봐요? 교수님 조카도 두시고 좋으시겠어요.
① ‘당숙’은 친족 호칭어를 타인에게까지 확대하여 사용하고 있다.
② ‘당숙’은 ‘조카’가 획득한 사회적 지위를 호칭어로 사용하고 있다.
③ ‘가게 주인’은 ‘조카’의 신분에 비해 높은 호칭어를 사용하고 있다.
④ ‘가게 주인’은 호칭어를 통해 손님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하고 있다.
⑤ ‘당숙’이 사용한 호칭어에는 유교 문화적 특성이 반영되어 있다.
60. ㉠의 예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점]
① 남편의 여동생을 “고모!” 하고 불렀다.
② 남편의 형을 “아주버님!” 하고 불렀다.
③ 아내의 여동생을 “처제!” 하고 불렀다.
④ 오빠의 아내를 “올케!” 하고 불렀다.
⑤ 형의 아내를 “형수님!” 하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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