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국어

2003-11 고3 수능 국어

고인도르 2023. 3. 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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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시행 : 2003.11.05(수)
대상 : 고등학교 3학년
출제 : 교육과정평가원

2003-11 고3 수능 1국어[문제].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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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 고3 수능 1국어[듣기].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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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 고3 수능 1국어[해설].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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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부터 6번까지는 듣고 답하는 문제입니다. 방송을 잘 듣고 답을 하기 바랍니다. 듣는 내용은 한 번만 방송됩니다.


1. (물음) 드라마를 들으면서 주요 내용을 지도에 적어 보았다. 잘못된 것은? [1점]

이순신 함대의 제3차 출전도
㉠ 아군의 함대가 집결한 곳
㉡ 식수와 연료를 준비한 곳
㉢ 적군과 격전을 벌인 곳
㉣ 학익진 작전을 펼친 곳
㉤ 적군이 도주한 곳


① ㉠
② ㉡
③ ㉢
④ ㉣
⑤ ㉤

2. (물음) 심문의 쟁점을 바르게 지적한 것은?

① 강요된 행동에 대하여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
② 피고의 행동이 자유 의사에 따른 것인가에 대한 판단
③ 피고가 ‘그곳’에 갔는가의 사실 여부에 대한 판단
④ 피고가 협박을 받았는가에 대한 판단
⑤ 피고의 진술이 진실한가에 대한 판단

3. (물음) 발표에서 지적한 ‘의사소통의 문제’를 보여 주는 사례가 아닌 것은?

① 첫 번째 대화
② 두 번째 대화
③ 세 번째 대화
④ 네 번째 대화
⑤ 다섯 번째 대화

4. (물음) 인터뷰 질문에 대한 평가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첫 번째 질문 : 폐쇄형 질문으로 답변자에 관한 간단한 사실 정보를 수집하고 있어.
② 두 번째 질문 : 수집한 사실에서 문제를 찾아 그 이유를 탐색하며 주요 화제로 접근하고 있어.
③ 세 번째 질문 : 화제에 관한 의견을 본격적으로 듣기 위해 개방형 질문을 사용하고 있군.
④ 네 번째 질문 : 묻기 어려운 내용이니까 여기서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고 있군.
⑤ 다섯 번째 질문 : 보충 답변의 기회를 주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하고 있어.

[5~6] 들려주는 내용을 잘 듣고, 5번과 6번의 두 물음에 답하시오.

5. (물음) 좌담에서 드러나는 ‘인문학’의 성격과 거리가 먼 것은?

①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았는지 알려고 한다.
② 인간이 남긴 모든 기록이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다.
③ 글 읽기를 통하여 현상 배후의 작동 원리를 밝혀 낸다.
④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통찰을 얻으려고 한다.
⑤ 사회가 제도적으로 수행하는 삶에 대한 반성이다.

6. (물음) 좌담 참가자들의 태도는?

① 공감적
② 감성적
③ 권위적
④ 경쟁적
⑤ 선동적

이제 듣기 문제가 끝났습니다. 7번부터는 문제지의 지시에 따라 답을 하기 바랍니다.


7. ‘대화, 제대로 합시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기 위해, 그림을 보고 단계적으로 연상한 내용 중에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열린 마음과 닫힌 마음 → 자기 의견만 옳다는 생각은 대화에 장애가 된다.
② 고운 말과 거친 말 → 성공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말을 가려서 해야 한다.
③ 맞장구치기와 어깃장 놓기 → 서로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④ 솔직한 표현과 완곡한 표현 → 수다스러운 말보다는 침묵이 더 빛날 때도 있다.
⑤ 설득과 우격다짐 →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면 상대방의 반발을 불러온다.

8. <보기>는 설문 조사의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이를 활용하여 보고서를 쓸 때 세울 수 있는 논지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 질문 : 청소년 공연 예술 단체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주요 답변
- 재정적으로 열악하다.
- 제도적 지원이 미비하다.
- 상업적인 대중 문화를 추종하는 경향이 있다.
- 학부모들의 이해 부족으로 활동에 어려움이 있다.


① 현대 사회에서는 소질과 적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들어, 학부모들에게 이해와 격려를 요청한다.
② 상업적인 대중 문화 추종은 청소년 공연 예술 단체의 설립 취지에 맞지 않음을 들어, 단체 스스로의 반성이 필요함을 지적한다.
③ 청소년 공연 예술 단체의 힘만으로는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들어, 기업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④ 청소년 공연 예술의 가치에 대한 관객들의 인식이 부족함을 들어, 청소년 공연 예술에 대한 이해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⑤ 청소년 공연 예술 단체에 대한 지원이 공연 예술에 대한 관심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음을 들어, 관련 정책 당국에 제도적 지원을 촉구한다.

9. ‘소외 계층 지원 개선 방안’을 주제로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해 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논지 전개 과정으로 보아 [A]에 들어갈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논지 전개 과정 / 주요 내용
무엇이 문제인가? / 불경기로 기부금이 줄어 소외 계층을 지원하는 사회 복지 단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문제의 원인은? / 정부의 지원과 일부 대기업의 기부에 주로 의존하여 재원을 마련해 왔다.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은? / ∘ 재원 마련 방법을 다양화한다. ∘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 참여를 유도한다. ∘ 기부 문화에 대한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방안은? / [A]


① 사회 복지 단체가 자체 수익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② 언론 매체들이 새로운 기부 문화 창출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
③ 나눔의 의미를 깨닫고 실천할 수 있도록 의식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④ 기부금이 투명하게 운용되는지 시민들이 감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⑤ 기부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10. 신입 회원 모집을 위한 홍보물을 작성하려 한다. [A]에 들어갈 문구로 <보기>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것은? [3점]

        [A]        
밤하늘을 수놓는 헤아릴 수 없는 별.
별은 아득한 시간을 뛰어넘어
우리 곁으로 옵니다.
태초 이래의 시간이 있습니다.
그 시간에 새겨진
별처럼 많고 빛나는 신화와 전설이 있습니다.
이 신비로운 이야기를 읽으며
우주를 배우고 세상과 삶을 생각합니다.

천문 동아리 ‘별 볼 일 있는 사람’이 드립니다.

 

 <보 기> 
∘ 동아리 이름의 묘미를 살린다.
∘ 본문 내용을 압축적으로 제시한다.
∘ 대조의 기법을 사용한다.


① 별 볼 일 있는 사람만이 우주와 인생을 읽을 수 있습니다.
별 볼 일 없는 사람은 그럴 수 없습니다.
② 도서관에서도 읽을 책을 찾습니다.
별 볼 일 있는 사람은 신비로운 우주 공간에서도 찾습니다.
③ 별 볼 일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까?
아득한 시간을 뛰어넘어 달려온 별과 인생을 논해 보십시오.
④ 별 볼 일 있는 사람은 태초의 신비를 깨닫습니다.
별 볼 일 없는 사람은 별 생각 없이 살게 됩니다.
⑤ 밤에만 별을 볼 수 있다고요?
별 볼 일 있는 사람은 낮에도 볼 수 있습니다.

11.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자’라는 주제로 연재 기사를 쓰기 위해 글감을 수집하고 조직하는 과정을 나타낸 것이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수집하기>
ㄱ. 평균 수명이 2001년 76.5세에서 2030년 83세가 된다.
ㄴ. 노동 생산성의 감소로 경제 성장의 동력이 약화된다.
ㄷ. 65세 이상 인구가 현재 7.5%에서 30년 후 23%로 증가한다.
ㄹ. 퇴직 이후를 대비하여 제2의 경력을 설계해야 한다.
ㅁ. 나이가 많아질수록 소득에 비해 지출의 비율이 높아진다.
ㅂ. 재취업을 위해 눈높이를 낮추는 자세가 필요하다.
ㅅ. 30년 후에는 생산 인구 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ㅇ. 노인들은 대체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성향이 강하다.
ㅈ. 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회 활동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조직하기>
<1회>
제목 : 고령화 사회가 온다
- ㄱ, ㄷ …… ⓐ
<2회>
제목 : 고령화 사회, 원인이 무엇인가 …… ⓑ
- 개인 차원 : ㅁ
- 사회 차원 : ㄴ, ㅅ …… ⓒ
<3회>
제목 : 고령화 사회, 대책은 무엇인가
- 개인 차원 : ㄹ, ㅂ …… ⓓ
- 사회 차원 : ㅇ, ㅈ …… ⓔ


① ⓐ : ‘ㄱ’과 ‘ㄷ’은 내용상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연계하여 다룬다.
② ⓑ : 제목이 하위 항목들을 포괄하지 못하므로 ‘고령화 사회, 무엇이 문제인가’로 바꾼다.
③ ⓒ : ‘ㅅ’은 30년 후의 현상에 대한 예측 통계이므로 <1회>에서도 활용한다.
④ ⓓ : ‘ㅂ’은 취업이라는 사회 문제에 대한 내용이므로 <3회>의 ‘사회 차원’으로 옮긴다.
⑤ ⓔ : ‘ㅇ’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자’라는 전체 주제와 거리가 있으므로 삭제한다.

12. 다음은 어떤 글의 초고이다. 고쳐 쓰기 위해 토의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살고 싶은 욕망은 인간의 본성이다. 하지만 우리들이 추구하는 욕망은 과도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우리들은 돈을 많이 가지고 마음껏 소비하는 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호화로운 집에서 비싼 차와 비싼 옷을 입으며 값비싼 전자 제품을 가져야 행복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러한 욕망은 인간의 본성에 내재해 있는 것이다.
우리는 좀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다른 사람과 치열 하게 경쟁해 왔다. ⓒ그러면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태도를 배우지 못했다. 그 결과 사회는 삭막해지고 말았다. 자연 환경의 파괴도 문제다. ⓓ파괴된 자연 환경을 복구하는 데에는 엄청난 비용이 드는 것이다. 이처럼 과도한 욕망은 우리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었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산다는 말이 있다. 이제 우리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① ⓐ는 문장 성분들의 호응 관계를 바로잡아야 해.
② ⓑ는 첫 문장의 내용을 반복했으니까 삭제하는 게 좋아.
③ ⓒ는 다른 말로 바꿔 앞뒤 문장의 연결을 자연스럽게 해야 해.
④ ⓓ는 문맥에 맞게 내용을 고쳐야 할 것 같아.
⑤ ⓔ는 주제를 함축하고 있으므로 그 뜻을 부연 설명하자.

13. 표현이 바르게 된 문장은? [1점]

① 이 배는 사람이나 짐을 실어 나릅니다.
② 우리 모두의 바램은 가족의 건강이야.
③ 모금한 돈이 너무 작아 죄송합니다.
④ 내년에는 수출량을 더 늘려야 한다.
⑤ 김장을 직접 담아 드십니까?

14. <보기>는 웃음 상징어에 대하여 설명한 것이다. ㉠~㉢의 특성을 모두 가진 것은?

 <보 기> 
웃음 상징어를 분류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인 기준은 그것이 모양을 나타내느냐 아니면 ㉠소리를 동반하느냐이다. 웃음에 관련되는 부분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데 웃음 상징어에는 소리만 주목하는 것, ㉡입을 주목하는 것, 입과 눈을 함께 주목하는 것 등이 있다. 이 밖에 웃는 모양이나 소리의 크고 분명한 정도, 연속성(連續性) 또는 ㉢일회성(一回性) 여부에 따라 분류하기도 한다.


① 피식
② 실실
③ 까르르
④ 빙그레
⑤ 하하하

[15~19]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고향
백석

나는 북관(北關)에 혼자 앓어 누어서
어느 아츰 ㉠의원(醫員)을 뵈이었다
의원은 여래(如來) 같은 상을 하고 관공(關公)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집드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평안도 정주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아무개씨 고향이란다
그러면 아무개씰 아느냐 한즉
의원은 빙긋이 웃음을 띄고
막역지간(莫逆之間)이라며 수염을 쓴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의원은 또다시 넌즈시 웃고
말없이 팔을 잡어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나)
내가 만난 이중섭
김춘수

광복동에서 만난 이중섭
머리에 바다를 이고 있었다.
동경에서 아내가 온다고
바다보다도 진한 빛깔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눈을 씻고 보아도
길 위에
발자국이 보이지 않았다.
한참 뒤에 나는 또
남포동 어느 찻집에서
이중섭을 보았다.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
진한 어둠이 깔린 바다를
그는 한뼘 한뼘 지우고 있었다.
동경에서 아내는 오지 않는다고,

(다)
외할머니의 뒤안 툇마루
서정주

외할머니네 집 뒤안에는 장판지 두 장만큼한 먹오딧빛 툇마루가 깔려 있읍니다. 이 툇마루는 외할머니의 손때와 그네 딸들의 손때로 날이날마닥 칠해져 온 것이라 하니 내 어머니의 처녀 때의 손때도 꽤나 많이는 묻어 있을 것입니다마는, 그러나 그것은 하도나 많이 문질러서 인제는 이미 때가 아니라, 한 개의 거울로 번질번질 닦이어져 어린 내 얼굴을 들이비칩니다.
그래, 나는 어머니한테 꾸지람을 되게 들어 따로 어디 갈 곳이 없이 된 날은, 이 외할머니네 때거울 툇마루를 찾아와, 외할머니가 장독대 옆 뽕나무에서 따다 주는 오디 열매를 약으로 먹어 숨을 바로 합니다. 외할머니의 얼굴과 내 얼굴이 나란히 비치어 있는 이 툇마루에까지는 어머니도 그네 꾸지람을 가지고 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15. (가)~(다)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가)와 (나)에는 부재나 결핍이 드러나 있다.
② (가)와 (다)에는 이상 세계에 대한 동경이 나타나 있다.
③ (나)와 (다)에는 유년 시절에 대한 향수가 드러나 있다.
④ (가)~(다)에는 비판적인 현실 인식이 드러나 있다.
⑤ (가)~(다)는 점층적 강조를 통해 주제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16. (나)의 이중섭에게 (다)의 거울을 주었다고 가정할 때, 그 거울에 비칠 형상끼리 짝지어진 것은?

① 아내, 이중섭
② 이중섭, 길
③ 아내, 동경
④ 아내, 바다
⑤ 나, 바다

17. (가)의 ㉠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것을 <보기>에서 고르면?

 <보 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 테세우스는 미궁으로 들어가 비밀의 방에 이르고자 한다. 비밀의 방에는 인간을 잡아먹는 괴물 미노타우로스가 있다. 미궁을 통과하는 길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번 들어가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미궁으로 들어가는 문은 누구에게나 보이는 것이 아니다. 들어가고자 하는 사람에게만 존재하고 열리는 문이다. 테세우스는 미궁의 문을 찾아 실 끝을 미궁의 문설주에 묶어 놓은 뒤 자신의 예지와 본능으로 미로를 더듬어 비밀의 방에 이른다. 테세우스는 괴물을 죽인 후 실을 따라 무사히 밖으로 나온다. 이 ‘미궁의 신화’는 문학 예술 작품에서 다양하게 변형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① 테세우스
② 미노타우로스
③ 미궁의 문
④ 비밀의 방
⑤ 실

18. <보기>의 설명을 통해서 (나)의 ㉡을 이해하고자 한다. 그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보 기> 
이 그림은 르네 마그리트의 ‘피레네의 성(城)’입니다. 바다 위에 바위가 하나 떠 있습니다. 기이한 느낌이 들지요? 바위 꼭대기에는 성이 보입니다. 그런데 바위가 아니라, 표면이 울퉁불퉁한 달걀 같기도 하군요.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같지만 떨어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처럼 이질적이고 비일상적인 사물들의 연계는 신비로움을 불러일으키는데, 이 같은 발상은 대상을 완전하게 표현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나옵니다. 자유로운 상상이 대상의 본질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① 신비롭고 환상적인 그림이야. ㉡과 같은 표현도 신비롭고 환상적이면서 ‘이중섭’의 그리움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군.
② 바다 위에 떠 있는 바위와 ㉡이 가리키는 상황은 현실적이지 않아. 왜 그럴까라는 의문이 이 구절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되는 것 같아.
③ 인간과 격리된 성의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해 아득한 바다 위의 성을 표현한 것 같아. ㉡ 또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느끼는 시인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이 아닐까.
④ 떠 있는지 떨어지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은 결국 이해의 몫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돌린 것 아닐까. 마찬가지로 ㉡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자의 자유로운 상상력이 필요할 것 같아.
⑤ 바위인지 아닌지 분명히 말할 수 없는 것은 인간의 시선으로 사물을 인식하는 것의 한계 때문이 아닐까. ㉡도 인간의 시선으로 포착한 상황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의 한계를 인식한 데서 나온 시적 발상이라고 생각해.

19. (다)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툇마루’는 시간적 의미와 공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② ‘집 뒤안’과 ‘장독대’는 화자의 외로움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③ ‘때거울 툇마루’라는 표현이 자연스러운 것은 ‘하도나 많이 문질러서’라는 구절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④ ‘먹오딧빛’은 ‘툇마루’와 ‘오디 열매’를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한다.
⑤ ‘숨을 바로 합니다’는 치유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20~2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인간은 성장 과정에서 자기 문화에 익숙해지기 때문에 어떤 제도나 관념을 아주 오래 전부터 지속되어 온 것으로 여긴다. 나아가 그것을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자기 문화의 본질적인 특성으로 믿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전통의 시대적 배경 및 사회 문화적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여기에서 과거의 문화를 오늘날과는 또 다른 문화로 보아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홉스봄과 레인저는 오래된 것이라고 믿고 있는 전통의 대부분이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발명’되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킬트(kilt)를 입고 전통 의식을 치르며, 이를 대표적인 전통문화라고 믿는다. 그러나 킬트는 1707년에 스코틀랜드가 잉글랜드에 합병된 후, 이곳에 온 한 잉글랜드 사업가에 의해 불편한 기존의 의상을 대신하여 작업복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후 킬트는 하층민을 중심으로 유행하였지만, 1745년의 반란 전까지만 해도 전통 의상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반란 후, 영국 정부는 킬트를 입지 못하도록 했다. 그런데 일부가 몰래 집에서 킬트를 입기 시작했고, 킬트는 점차 전통 의상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킬트의 독특한 체크무늬가 각 씨족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것은, 1822년에 영국 왕이 방문했을 때 성대한 환영 행사를 마련하면서 각 씨족장들에게 다른 무늬의 킬트를 입도록 종용하면서부터이다. 이때 채택된 독특한 체크무늬가 각 씨족을 대표하는 의상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킬트의 사례는 전통이 특정 시기에 정치ㆍ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특히 근대 국가의 출현 이후 ㉡국가에 의한 ‘전통의 발명’은 체제를 확립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이 과정에서 전통은 그 전통이 생성되었던 시기를 넘어 아주 오래 전부터 지속되어 온 것이라는 신화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전통은 특정한 시공간에 위치하는 사람들에 의해 생성되어 공유되는 것으로, 정치ㆍ사회ㆍ경제 등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면서 시대마다 다양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그러므로 전통을 특정한 사회 문화적 맥락으로부터 분리하여 신화화(神話化)하면 당시의 사회 문화를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없게 된다.
낯선 타(他) 문화를 통해 자기 문화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듯이, 과거의 문화를 또 다른 낯선 문화로 봄으로써 전통의 실체를 올바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관점은 신화화된 전통의 실체를 폭로하려는 데에 궁극적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의 문화를 타 문화로 인식함으로써 신화 속에 묻혀 버린 당시의 사람들을 문화와 역사의 주체로 복원하여, 그들의 입장에서 전통의 사회 문화적 맥락과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관점을 통해 우리는 현대 사회에서 전통이 지니는 현재적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0. 위 글 전체의 논지 전개상 특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연관된 개념들의 상호 관계를 밝혀 문제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② 사례를 통해 사회적 통념의 역사적 변화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③ 상반된 주장을 대비한 후 절충적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④ 논지를 제시하고 사례를 통하여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⑤ 사례의 비교를 통해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21. 위 글의 핵심 주장은? [1점]

① 신화화된 전통의 실체를 밝힘으로써 과거와 현재의 넘나듦이 가능하다.
② 전통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과거의 문화를 낯선 타 문화로 볼 필요가 있다.
③ 전통은 근대 국가의 출현 이후 체제를 확립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하였다.
④ 전통은 아주 오래 전부터 지속된 것으로서 문화의 본질적 특성을 이룬다.
⑤ 전통은 특정한 사회 문화적 맥락에서 분리해서 보아야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22. 김치 문화에 대하여 조사한 결과를 위 글의 주요 개념을 적용하여 분류하였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김치 문화에 대한 조사 결과 / 개념 적용
∘ 한국인은 먼 옛날부터 새빨갛고 매운 김치를 먹어 온 것으로 여기고 있다. / 전통의 신화화
∘ 고추는 임진왜란 무렵에 들어왔고, 오늘날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배추의 품종은 100여 년 전에 들어왔다. ∘ 김치는 기본적인 음식이기는 했지만, 대표적인 민족 음식이라고 인식되지 않았다. / 전통의 실체
∘ 경제 성장과 문화 교류의 과정에서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 김치는 환경 친화적이며 발효 건강 식품으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 / 사회 문화적 맥락의 변화
∘ 김치는 한국인이 먹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삶의 활력소이자 힘의 원천으로 간주된다. ∘ 김치는 한국인과 다른 나라 사람들을 뚜렷하게 구별해 주는 문화 요소이다. / 전통의 현재적 의미
∘ 김치는 한민족을 대표하는 전통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 전통의 타 문화화








23. ㉠과 바꿔 쓰기에 알맞은 것은?

① 정돈(整頓)되었다.
② 정비(整備)되었다.
③ 정제(精製)되었다.
④ 정리(整理)되었다.
⑤ 정착(定着)되었다.

24. ㉡의 사례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인도 사람들이 아주 오래된 것으로 믿고 있는 현재의 카스트 제도는, 영국이 종교 지도층인 브라만의 지위를 공고히 하여 왕권을 약화시킴으로써 식민 통치 질서를 세우는 과정에서 변형된 것이다.
② 멕시코가 스페인에 점령된 후, 원주민 앞에 나타난 갈색의 성모(聖母) ‘과달루페’는 오래된 민간 신앙과 서구 가톨릭 간의 문화 혼합의 상징으로, 원주민 사회를 통합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③ 남태평양의 트로브리안드 제도에서는 가치재(價値財)로 여기는 조개 목걸이와 조개 팔찌를 선물 형태로 주고받는데, 이는 사회적 위세와 명예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④ 프랑스에서 교사나 지식인은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을 선호하지만, 노동자나 상인은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 곡을 선호하는데, 이는 계층 간의 문화 차이를 보여 준다.
⑤ 1930~40년대에 나치는 유대인을 싫어하는 당시 유럽인의 뿌리 깊은 정서를 이용하여 반유대주의 이념을 조직화하고 선전함으로써 독일 제3제국의 체제를 공고히 했다.

[25~28]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심생(沈生)은 서울의 양반이다. 약관의 나이에 용모가 매우 준수하고, 풍정(風情)이 넘쳤다.
어느 날 운종가(雲從街)*에 나가 임금님의 거둥을 구경하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건장한 여종이 자주색 명주(明紬) 보자기로 한 처녀를 덮어씌워 등에 업고, 머리를 땋은 여종은 주홍색 비단신을 들고 뒤를 따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림짐작으로 보자기 안의 몸을 재어 보니 어린 여자 아이는 아니었다. 드디어 심생은 바짝 붙어 뒤를 쫓았다. 멀찍이 따르다가 소매로 스치며 지나가기도 하면서 눈은 한순간도 그 보자기를 떠나지 않았다. 걸음이 소광통교(小廣通橋)*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앞에서 일어나 자주색 보자기를 반이나 들추었다. 아니나 다를까 처녀가 나타나는데 복숭아 빛 발그레한 뺨에 버들가지 같은 가는 눈썹, 초록 저고리에 다홍치마, 연지분이 몹시 고와 설핏 보아도 절색이었다.
[A]
 
처녀도 보자기 속에서 어렴풋하게 아름다운 소년이 쪽빛 두루마기에 초립(草笠)을 쓰고, 좌우 이쪽저쪽으로 따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추파(秋波)를 들어 보자기 밖의 소년을 한참 주시하던 중에 보자기가 걷히고 버들 같은 눈과 별 같은 눈동자 네 개가 부딪쳤다. 놀라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보자기를 당겨 다시 덮어쓰고 자리를 떴다.
심생이 어찌 그대로 놓치겠는가! 곧장 뒤를 쫓아갔다. 소공주동(小公主洞)* 홍살문 안에 이르러 처녀는 중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심생은 망연자실하여 한참을 배회하다가 이웃 노파를 붙들고 자세히 알아보았다. 늙어서 은퇴한 호조(戶曹) 계사(計士)*의 집이요, 딸 하나만을 두었고, 나이는 열 예닐곱이요, 아직 시집가지 않았다는 등등. 처녀가 거처하는 곳을 물었더니 노파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좁은 골목을 따라가다 보면 회칠한 담이 하나 나올 거유. 담 안에 작은 집이 한 채 있는데 바로 처자(處子)가 거처하는 곳이라우.”
노파의 말을 듣고 난 심생은 아무리 해도 잊을 수가 없었다. 저녁이 다가오자 집에다 거짓말을 꾸며 댔다.
“서당 친구가 저랑 밤을 같이 보내자고 하니 오늘 밤부터 가 볼게요.”
드디어 인정(人定)이 되기를 기다려 그 집으로 가서 담을 넘었다. 초승달이 어스름 빛을 드리운 창밖에는 꽃과 나무들이 제법 아담하게 가꾸어져 있고, 창호지에 비치는 등불은 아주 환하였다. 벽에 등을 대고 처마 밑에 앉아서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방 안에는 여종 둘이 함께 있었다. 처녀는 나직한 목소리로 언문 소설을 읽는 중이었는데 꾀꼬리 새끼가 우는 듯 낭랑하게 들려왔다.
삼경(三更) 무렵, 여종들은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처녀는 그제야 “훅!” 등불을 끄고서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무슨 고민이라도 하는 듯 몸을 뒤척거렸다. 심생은 잠이 들 리도 없었고 숨소리를 낼 수도 없었다. 새벽종이 울릴 때까지 그대로 있다가 담을 타고 나왔다.
그로부터 일과로 날이 저물면 가서 파루가 치면 돌아오곤 했다. 그렇게 한 지 스무날이 되었어도 심생은 조금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다. 처녀는 처음에는 소설도 읽고 바느질도 하며, 한밤에 등불이 꺼지면 잠도 잤으나, 번민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하였다. 예니레를 넘기자 “몸이 편치 않다.”라고 말하고 겨우 초경(初更)인데도 베개를 베고 누워서는 자주 손을 던져 벽을 쳤고, 긴 한숨 짧은 탄식이 창을 넘어 들려왔다.
[B]
 
하루하루 밤을 보낼 적마다 심해지던 스무날째 저녁, 처녀는 홀연히 마루 뒤쪽으로 나와서 벽을 따라 돌아 심생이 앉아 있는 장소에 이르렀다. 심생은 깜깜한 어둠 속에서 불쑥 일어나 처녀를 잡았다. 처녀는 조금도 놀라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은 소광통교에서 만났던 분이 맞지요? 소녀는 도련님이 여기를 찾아오신 지 벌써 스무날인 것을 잘 알아요. 저를 잡지 마세요. 소리를 지르기만 하면 다시는 여기를 나가지 못해요. 저를 놓아주시면 제가 틀림없이 이 문을 열어 맞이할 거예요. 어서 저를 놓아요.”
심생은 곧이듣고 뒤로 물러서서 기다렸다. 처녀는 다시 빙 돌아서 방에 들어갔고, 그 다음에 여종을 불러 분부하였다.
“어머니한테 가서 큰 주석 자물쇠를 달래서 갖고 오너라. 밤이 아주 캄캄하여 겁이 난다.”
여종이 안방으로 가더니 오래지 않아 자물쇠를 갖고 왔다. 처녀는 드디어 약속한 뒷문에다 문고리를 아주 분명하게 걸고 손으로 자물쇠를 채우되 일부러 “철거덕!” 거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는 바로 등잔불을 껐다. ㉠정적에 쌓여 잠이 깊이 든 듯했으나 실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 이옥, 심생전(沈生傳) -

*운종가, 소광통교, 소공주동 : 서울의 지명.
*계사 : 회계원.


25. [A]의 주된 기능으로 적절한 것은?

①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 속도감을 준다.
② 긴장된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완시킨다.
③ 여자 주인공의 성격을 직접적으로 제시한다.
④ 전개될 사건을 짐작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⑤ 작중 인물의 시점으로 바뀌어 변화의 묘미를 준다.

26. [B]에서 ‘처녀’의 언행이 갖는 의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고 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처음부터 차분하게 행동한 것은 ‘심생’에 대한 호감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 위한 것일 거야.
② ‘심생’이 붙잡았을 때 놀라지 않은 것은 그가 거기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 거야.
③ 겁이 난다고 한 것은 여종에게 자신의 의도를 감추기 위해서일 거야.
④ 여종을 안방으로 보낸 것은 마음을 가라앉힐 시간을 벌기 위해서일 거야.
⑤ 문을 소리 내어 잠근 것은 자신의 거절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해서일 거야.

27. ㉠의 상황에서 읊었을 만한 노래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마음속의 끝없는 사연을 세세하게 옮겨다가
달빛 비친 사창과 비단 휘장에 님 계신 곳 전하고자
그제야 알뜰히 그리워하는 줄 짐작이나 하실까
② 꿈이 날 위하여 먼 데 님 데려왔거늘
간절하고 반갑게 여겨 꿈 깨어 일어나 보니
그 님이 성나서 갔는지 간 곳이 없어라
③ 각시네 꽃을 보소 피는 듯 시드나니
옥 같은 얼굴인들 청춘을 매었을까
늙은 후 찾는 이 없으면 뉘우칠까 하노라
④ 꿈에 다니는 길이 발자취 날작시면
님의 집 창밖이 돌길이라도 닳으리라
꿈길이 자취 없으니 그를 슬퍼하노라
⑤ 아아 내 일이여 그릴 줄을 몰랐더냐
있으라 하였더면 갔으랴만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28. 위 글에 대한 감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점]

① 섬세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묘사가 돋보인다.
② 간결한 문장으로 장면을 빠르게 전환시켜 박진감을 준다.
③ 당시에도 자유로운 사랑에 대한 욕구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④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어 선인들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⑤ 남자 주인공의 순수한 집념과 성공이 지닌 교훈적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29~3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집에 가 봐야 노루 꼬리만큼 짧다는 겨울 해에 점심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우리들은 학교가 파하는 대로 책가방만 던져 둔 채 떼를 지어 선창을 지나 항만의 북쪽 끝에 있는 제분 공장에 갔다.
[A]
 
제분 공장 볕 잘 드는 마당 가득 깔린 멍석에는 늘 덜 건조된 밀이 널려 있었다. 우리는 수위가 잠깐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마당에 들어가 멍석의 귀퉁이를 밟으며 한 움큼씩 밀을 입 안에 털어 넣고는 다시 걸었다. 올올이 흩어져 대글대글 이빨에 부딪치던 밀알들이 달고 따뜻한 침에 의해 딱딱한 껍질을 불리고 속살을 풀어 입 안 가득 풀처럼 달라붙다가 제법 고무질의 질긴 맛을 낼 때쯤이면 철로에 닿게 마련이었다.
우리는 밀껌으로 푸우푸우 풍선을 만들거나 침목(枕木) 사이에 깔린 잔돌로 비사치기를 하거나 전날 자석을 만들기 위해 선로 위에 얹어 놓았던 못을 뒤지면서 화차가 닿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화차가 오고 몇 번의 덜컹거림으로 완전히 숨을 놓으면 우리들은 재빨리 바퀴 사이로 기어 들어가 석탄 가루를 훑고 이가 벌어진 문짝 틈에 갈퀴처럼 팔을 들이밀어 조개탄을 후벼 내었다. 철도 건너 저탄장에서 밀차를 밀며 나오는 인부들이 시커멓게 모습을 나타낼 즈음이면 우리는 대개 신발 주머니에, 보다 크고 몸놀림이 잽싼 아이들은 시멘트 부대에 가득 석탄을 팔에 안고 낮은 철조망을 깨금발로 뛰어넘었다.
선창의 간이 음식점 문을 밀고 들어가 구석 자리의 테이블을 와글와글 점거하고 앉으면 그날의 노획량에 따라 가락국수, 만두, 찐빵 등이 날라져 왔다.
석탄은 때로 군고구마, 딱지, 사탕 따위가 되기도 했다. 어쨌든 석탄이 선창 주변에서는 무엇과도 바꿀 수 있는 현금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었고, 때문에 우리 동네 아이들은 사철 검정 강아지였다.
해안촌(海岸村) 혹은 중국인 거리라고도 불리어지는 우리 동네는 겨우내 북풍이 실어 나르는 탄가루로 그늘지고, 거무죽죽한 공기 속에 해는 낮달처럼 희미하게 걸려 있었다.
할머니는 언제나 짚수세미에 아궁이에서 긁어 낸 고운 재를 묻혀 번쩍 광이 날 만큼 대야를 닦았다. 아버지의 와이셔츠만을 따로 빨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바람을 들이지 않는 차양 안쪽 깊숙이 넌 와이셔츠는 몇 번이고 다시 헹구어 푸새를 새로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망할 놈의 탄가루들. 못 살 동네야.
할머니가 혀를 차면 나는 으레 나올 뒤엣말을 받았다.
광석천이라는 냇물에서는 말이다. 물론 난리가 나기 전 이북에서지. 빨래를 하면 희다 못해 시퍼랬지. 어느 독(毒)이 그렇게 퍼렇겠니.
겨울방학이 끝나면 담임인 여선생은 중국인 거리에 사는 아이들을 불러 학교 숙직실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숙직실 부엌 바닥에 웃통을 벗겨 엎드리게 하고는 미지근한 물을 사정없이 끼얹었다. 귀 뒤, 목덜미, 발가락, 손톱 사이까지 탄가루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왕소름이 돋은 등어리를 찰싹찰싹 때리는 것으로 검사를 끝냈다. 우리는 킬킬대며 살비듬이 푸르르 떨어지는 내의를 머리부터 뒤집어썼다.
봄이 되자 나는 3학년이 되었다. 오전반이었기 때문에 한낮인 거리를 치옥이와 나는 어깨동무를 하고 천천히 걸어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나는 커서 미용사가 될 거야.
삼거리의 미장원을 지날 때 치옥이가 노오란 목소리로 말했다.
회충약을 먹는 날이니 아침을 굶고 와야 해요. 선생의 지시대로 치옥이도 나도 빈속이었다.
공복감 때문일까, 산토닌을 먹었기 때문일까, 해인초 끓이는 냄새 때문일까. 햇빛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얼굴도, 치마 밑으로 펄럭이며 기어드는 사나운 봄바람도 모두 노오랬다.
길의 양켠은 가건물인 상점들을 빼고는 거의 빈터였다. 드문드문 포격에 무너진 건물의 형해가 썩은 이빨처럼 서 있을 뿐이었다.
제일 큰 극장이었대.
조명판처럼, 혹은 무대의 휘장처럼 희게 회칠이 된 한쪽 벽만 고스란히 남아 서 있는 건물을 가리키며 치옥이가 소곤거렸다. 그러나 그것도 곧 무너질 것이다. 나란히 늘어선 인부들이 곡괭이의 첫 날을 댈 위치를 가늠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 희고 거대한 벽은 굉음으로 주저앉으리라.
한쪽에서는 이미 헐어 버린 벽에서 상하지 않은 벽돌과 철근을 ㉠발라 내고 있는 중이었다.
아주 쑥밭을 만들어 버렸다니까.
치옥이는 어른들의 말투를 흉내 내어 몇 번이고 쑥밭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사람들은 개미처럼, 열심히 집을 지어 빈터를 다스렸다. 반 자른 드럼통마다 조개탄을 듬뿍 써서 해인초를 끓였다.
치옥이와 나는 자주 멈춰 서서 찍찍 침을 뱉어 냈다.
회충이 약을 먹고 지랄하나 봐.
아냐, 회충이 오줌을 싸는 거야.
그래도 메스꺼움은 가라앉지 않았다. 끓어오르는 해인초의 거품도, 조개탄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도, 해조(海藻)와 뒤섞이는 석회의 냄새도 온통 노란빛의 회오리였다.
왜 사람들은 집을 지을 때 해인초를 쓰지? 난 저 냄새만 맡으면 머리털 뿌리까지 뽑히는 것처럼 골치가 아파.
치옥이는 내 어깨에 엇갈린 팔을 무겁게 내려뜨렸다. 그러나 나는 마냥 늑장을 부리며 천천히 걸어 해인초 냄새, 내가 이 시(市)와 나눈 최초의 악수였으며 공감이었던 그 노란빛의 냄새를 들이마셨다.
- 오정희, 중국인 거리 -


29. 위 글로 미루어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닌 것은?

① ‘나’의 가족은 삼대에 걸쳐 구성되어 있다.
② ‘중국인 거리’는 ‘나’가 태어난 곳이 아니다.
③ 전쟁 후의 항구 도시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④ ‘할머니’는 생활 환경을 불만족스럽게 여기고 있다.
⑤ 아이들은 먹을거리를 해결해야 할 상황을 힘겨워 한다.

30. 위 글에서 ‘석탄’이 갖는 기능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작품의 분위기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② 여러 장면을 묶어 주는 연결 고리가 된다.
③ 주인공의 심리를 드러내는 장치가 된다.
④ 인물들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⑤ 사건을 반전시키는 계기가 된다.

31. [A]를 <보기>와 같이 바꿔 썼을 때의 효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보 기> 
지금도 나는 가끔 그곳,
제분 공장의 마당을 떠올리곤 합니다.
슬레이트 지붕과…… 높다란 굴뚝이 있는 제분 공장, 펼쳐진 멍석에는 늘 덜 건조된 밀이 있었지요. 나이 많은 수위가 잠깐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우리는 마당으로 들어가곤 했습니다. 멍석의 귀퉁이를 밟으며…… 한 움큼씩 털어 넣은 밀알……. 밀알은 올올이 흩어지고, 대글대글 이빨에 부딪치곤 했지요. 딱딱한 껍질이, 달고 따뜻한 침에 녹아, 속살을 풀 때…… 입 안 가득…… 풀처럼 달라붙던 밀알들. 우리의 무료함을 달래 주던…… 밀알이 제법 고무질의 질긴 맛을 낼 때쯤, 우리는 철로에 닿곤 했습니다.


① 회고조의 목소리가 두드러져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잘 드러낸다.
② 중심 제재를 더 자세히 묘사하여 독자에게 선명한 인상을 준다.
③ 호흡을 느리게 하여 과거의 경험을 음미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④ 새로운 정보를 추가하여 독자가 장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⑤ 친밀한 느낌을 주는 말투를 써서 서술자와 독자의 거리를 좁혀 준다.

32. <보기>를 참조하여 위 글의 ‘노란색(빛)’ 이미지를 해석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 노란색 : 병색(病色). 구역질. 기쁨, 에너지의 색. 경계ㆍ경고의 색.
◦ 노랗다(관용적 표현) : 영양 결핍. 핏기 없음. 기력이 쇠함.
◦ 해인초 : 홍조류의 해조. 회충약으로 쓰이거나 석회의 접착력을 높이는 데 쓰임. 끓일 때 냄새가 강함.
◦ 산토닌 : 구충제. 부작용은 모든 사물이 노랗게 보이는 증세, 두통, 구토.


① 겨울의 암울한 이미지와 대비되어, 동네 아이들의 소망을 상징한다.
② ‘중국인 거리’의 불안정한 분위기와 그에 대한 ‘나’의 낯섦을 표현한다.
③ 메스꺼움과 연관되면서 ‘나’가 성장 과정에서 겪는 부적응 상태를 암시한다.
④ 해인초의 후각적인 이미지와 결합하여, ‘나’의 몽롱한 의식 상태를 드러낸다.
⑤ 공복과 산토닌이 어우러진 상태에서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을 시각화한 것이다.

33. ㉠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 것은?

① 선생님께서 상처에 약을 발라 주셨다.
② 아이의 방을 예쁜 벽지로 발라 주었다.
③ 그는 늘 몸가짐이 발라 누구나 좋아했다.
④ 그 아이는 인사성이 발라 칭찬을 듣는다.
⑤ 어머니께서 생선에서 가시를 발라 주셨다.

[34~38]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언어 기호는 전체적으로 체계를 이루고 있다. 언어의 체계라는 말은,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른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긴밀히 연관되어 있는 말소리나 단어들에 주로 적용되는 개념이다.
체계를 이루는 각 항목이나 범주는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그 중의 하나가 변화를 입게 되면 다른 항목이나 체계 전체에 영향을 끼쳐서, 변화 전까지 유지되어 있던 균형이 깨지기도 한다. 즉, ㉠체계 전체에 걸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체계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에는 ‘선택’이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선택’이란 한 체계를 구성하는 항목들 중에서 언어 사용자가 필요한 것을 골라 쓰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어떤 물건을 가리키고자 할 때, 대명사 ‘이것’, ‘그것’, ‘저것’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 이러한 각각의 세 항목을 두고 선택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이들이 곧 단어들의 체계이다. 즉 체계란, 서로 긴밀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선택 가능항(選擇可能項)의 집합이라 말할 수 있다.
선택이 가능한 단어의 수는 몇 개밖에 안 될 수도 있고, 그 수가 매우 많을 수도 있다. 앞에서 제시한 ‘이것’, ‘그것’, ‘저것’은 3항이었지만, 이른바 ⓐ‘능동 표현’이나 ‘피동 표현’, ‘단수’와 ‘복수’ 같은 경우에는 선택이 가능한 항목이 둘뿐이다. 이와 같은 극히 제한적인 선택을 폐쇄적인 선택이라 한다. 폐쇄적인 선택의 대표적인 것으로 문법 범주(文法範疇)를 들 수 있다.
이러한 폐쇄적인 선택과는 달리 선택 범위가 매우 넓은 경우도 있다. “철수가 (                 )을/를 보고 있다.”와 같은 문장에서 빈칸에 들어갈 수 있는 명사 또는 명사 상당형은 무수하게 많다. 철수가 볼 수 있는 물건이나 사건을 대표하는 언어 형식이면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거의 제한이 없는 선택을 개방적인 선택이라 한다. 대체로, 문법 범주의 경우에는 폐쇄적인 선택이 이루어지고, ㉡어휘의 경우에는 개방적인 선택이 이루어진다.
언어를 살필 때에 구조라는 개념 또한 중요하다. 구조란 대체로 언어 형식과 그것을 구성하는 요소와의 관계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앞에서 ‘체계’를 선택 관계로 설명한 바 있는데, ‘구조’는 이와 달리 통합 관계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형태소는 의미를 가진 최소의 언어 단위이지만, 그것은 음운의 연쇄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음운은 구성 요소가 되고, 형태소는 구조가 된다. 예를 들어, 동사 ‘먹다’의 어간 ‘먹-’은 ‘ㅁ, ㅓ, ㄱ’의 세 음운을 구성 요소로 가진다. 거꾸로 말하면 ‘ㅁ, ㅓ, ㄱ’ 세 구성 요소는 동사 ‘먹다’의 어간 ‘먹-’이라는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다. 형태소는 이처럼 몇 개의 음운을 구성 요소로 하는 구조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한편, 형태소는 다시 상위 구조의 구성 요소가 될 수 있다. ‘-었-’과 ‘-고’는 각각 하나의 형태소이지만, 이 두 구성 요소는 ‘-었고’라는 어미가 됨으로써 다시 하나의 구조를 이룬다. 또, ‘사람은’, ‘착한가’는 “사람은 착한가?”와 같이 문장이라는 구조를 만드는 구성 요소가 된다. 문장을 언어 연구의 가장 큰 단위로 보던 때에는 문장이 가장 큰 구조이므로 더 이상 단위는 없는 것으로 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시야가 넓어져서 ㉢‘담화’니 ‘이야기’니 하는 것을 언어 연구의 대상으로 삼게 되었는데, 이때에는 문장이 이들의 구성 요소가 된다.


34. ㉠을 <보기>와 같이 설명할 때, <보기>와 가장 가까운 사례는? [3점]

 <보 기> 
예전에는 나이에 따라 사람을 구별하는 말이 ‘젊은이’, ‘늙은이’뿐이었는데, 후에 ‘어린이’라는 말이 새로 생겼다. 이로 인해 이들 각 낱말들이 의미하는 범위가 달라짐으로써, 체계 전체에 변화가 생겼다.
젊은이 / 늙은이

어린이 / 젊은이 / 늙은이


① 고유어 ‘뫼’가 한자어 ‘산(山)’으로 대체되었다.
② ‘천연두’라는 병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그 말은 남아 있다.
③ 우리 학교에서는 ‘수-우-미-양-가’로 평가하던 것을 올해부터 ‘수-미-가’로 평가한다.
④ 예전에 없던 물건인 라디오가 서양에서 들어옴에 따라, ‘라디오’라는 말이 새로 생겼다.
⑤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뚜렷한데, 올해는 비가 많이 와서 계절의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다.

35. ㉡은 구체적인 문맥에서는 선택 가능항이 매우 제한되기도 한다. 이 현상을 설명하기에 가장 적절한 것은?

① ( )는 덩치가 매우 큰 편이야.
② 철수는 ( )을/를 많이 먹었어.
③ 철수는 어제 ( )에서 공부를 했어.
④ 철수는 그 일을 하기에 나이가 너무 ( ).
⑤ 철수는 오늘 식물원에서 ( ) 꽃을 보았어.

36. <보기>는 ㉢의 한 예이다. 위 글에 나온 개념들을 활용하여 <보기>를 설명한 것으로 잘못된 것은?

 <보 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서둘러야 한다. 철수는 빠른 손놀림으로 ⓒ을 챙겨 가방에 넣는다. 어깨에 가방을 걸쳐 메고는 미끄러지듯 현관으로 달려간다. 신발장에서 운동화를 꺼내 운동화 끈을 조이며 생각한다.
“ⓓ지각이냐 아니냐는이 두 발에 달려 있다.


① <보기> 글은 전체적으로 하나의 ‘구조’이다.
② ⓐ는 <보기> 글의 ‘구성 요소’이다.
③ ⓐ와 ⓑ는 서로 ‘통합 관계’에 있다.
④ ⓒ를 대체할 수 있는 말들이 모여서 ‘체계’를 이룬다.
⑤ ⓓ와 ⓔ는 서로 ‘선택 관계’에 있다.

37. <보기>에서 설명한 ‘선택’ 개념에 따를 때, ‘지역’을 기준으로 한 선택 관계를 보여 주는 것은?

 <보 기> 
‘선택’이라는 말은 그 개념을 넓혀서 생각할 수 있다.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계층에 따라, 그 사람이 사는 지역이나 시대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것은 ‘계층’, ‘지역’, ‘시대’를 기준으로 하여 같은 대상을 나타내는 서로 다른 선택항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① 셔울 봉사 갓틀진ᄃᆡ 문수(問數)하오 웨련만넌, 시골 봉사라 문복(問卜)하오 하며 외고 가니
② 예전에는 주인을 찾는 방식이 “이리 오너라!”라 하였는데, 요즘은 “여보세요.”란 표현이 즐겨 쓰인다.
③ 종이 진지ᄅᆞᆯ 고ᄒᆞ거든 ‘올니라’ 말고 ‘드리라’ ᄒᆞ고, 슉ᄂᆡᇰ을 먹으려 ᄒᆞ거든 ‘가져오라’ 말고 ‘진지ᄒᆞ라’ ᄒᆞᄂᆞ니라.
④ 어ᄉᆞ 왈, “져 농군 여봅시. 검은 소로 밧ᄎᆞᆯ 가니 컴컴ᄒᆞ지 아니ᄒᆞᆫ지?” 농뷔 ᄃᆡ답ᄒᆞᄃᆡ, “그러키의 밝으라고 볏 다랏지오.”
⑤ 밥이라 하는 것이 나라에 오르면 수라요, 양반이 잡수시면 진지요, 하인이 먹으면 입시요, 제배(儕輩)가 먹으면 밥이요

38. 다음 피동 표현 중, ⓐ‘능동 표현’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은?

① 그 문제가 어떤 수학자에 의해 풀렸다.
② 그 책은 많은 사람에게 읽혔다.
③ 아이가 어머니에게 안겼다.
④ 토끼가 사냥꾼에게 잡혔다.
⑤ 철수가 감기에 걸렸다.

[39~4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그림책의 그림은 순수 회화와 구별해서 일러스트레이션이라고 한다. 일러스트레이션(illustration)은 ‘illustrate’라는 동사에서 나온 말로, ‘예를 들어 쉽게 설명한다’라는 뜻이다. 그림책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은 그림책이 전하는 이야기를 설명해 준다. 오랫동안 그림책은 글자를 터득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어른이 읽어 주는 책이었고, 일러스트레이션은 책을 장식하는 요소로 사용되어 왔다. 도구였던 일러스트레이션이 오늘날처럼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그림책이 독자적인 장르로 크게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2차 세계 대전 이후이다. 오늘날 그림책 속에 담긴 일러스트레이션은 점점 회화적인 요소가 강해질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설명한다는 목적 때문에 예술적 의의를 인정받지 못했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좋은 일러스트레이션일수록 이야기가 풍부하다. 한 권의 그림책 속에 어우러지는 일러스트레이션은 작품을 입체적으로 만든다.
좋은 그림책이란 어떤 것인가? 회화의 공간성과 영화의 시간성이 간결한 언어와 입체적으로 만나서 풍부한 이미지를 주는 그림책이다. 글 속에 생략되어 있는 묘사와 서술을 세심하게 이행하고 있는 그림을 엮은 책이다. 그려져 있는 것과 그려져 있지 않은 것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독자의 능동적인 참여를 기다리는 그림책 속에는 글과 그림의 조합 방식에 대한 면밀한 고려가 숨어 있다.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는 가느다란 선으로 표현하여 어딘지 소극적이고 더듬거릴 것 같아 보이는 그림, 유창한 드로잉으로 힘 있게 날아오를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그림, 사인펜으로 북북 그어 놓은 선들 때문에 꼭 망친 것 같아서 인물의 절망감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그림, 하얀 바탕에 목탄을 문질러서 아련한 느낌을 주는 눈 쌓인 그림들은 들여다보면 볼수록 재미가 있다. 그림 자체가 보는 사람에게 전하는 감정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림의 배경들이 거의 흰색이거나 흰색에 엷은 색이 들어 있고, 물체를 표현하는 선들이 진하거나 날렵하면서도 많이 끊겨 있는 그림책도 있다. 그 끊겨진 선들마저 지워지는 곳에 빛이 있다. 그 빛은 그림 하나하나를 오로라처럼 둘러싸고 살아 있게 만든다. 이렇게 ㉠말이 줄어들어 생긴 빈 자리에 상상력과 사유가 깃든다. 이는 건축 설계시 형태, 장식, 공간과 같은 요소들 가운데 공간을 다양하게 변용하는 데에서도 볼 수 있다.
좋은 그림책은 완성되어 있는 글에 그림을 그려 넣은 책이 아니라 글과 그림이 함께 이야기를 완성해 나가는 책이다. 존재하는 물감들 속에서 존재하지 않는 색이 만들어지고, 선과 선, 색과 색, 혹은 선과 색이 만나면 화폭에 예상하거나 기대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영국의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의 말처럼 “그림을 그리는 동안 문득 그림 그 자체와는 상관없이 바깥에서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이러저러한 형태들과 방향들이 어찌어찌하여 그냥 나타나는” 것이다. 그림책을 본다는 것은 글로 쓰여진 개념이나 대상을 넘어 미지의 영역과 서로 맞닿고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39. 위 글의 내용과 일치하는 것은?

① 그림책의 글은 시적 언어와 같이 비유적이어야 한다.
② 일러스트레이션과 그림책의 글은 독자적으로 발전해 왔다.
③ 그림책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순수 회화의 하나로 취급된다.
④ 그림책의 일러스트레이션은 공간성보다 시간성을 강조한다.
⑤ 일러스트레이션과 글이 조화를 이룰 때 좋은 그림책이 된다.

40. 위 글의 ‘일러스트레이션’이 겪은 변화와 유사한 것은?

① 뮤지컬은 오페라에 비해 다소 격이 떨어진다고 여겨졌으나, 이제는 오페라와 대등한 예술성을 지닌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② 독립 영화는 최근까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현재는 영화 예술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있다.
③ 서양 고전 음악은 소수의 특권층이 독점하던 예술이었지만, 현재는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되었다.
④ 행위 예술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으나, 이제는 낯익은 장르가 되었다.
⑤ 도자기는 처음에는 일상 용품으로 제작되었으나, 점차 독자적인 미적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

41. ㉠의 사례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한 채를 둘로 나누어 자연 공간을 끌어들인다.
② 옥상을 다층적으로 설계해서 새로운 공간을 만든다.
③ 건물 이외의 공간을 최소화해서 생활 공간을 넓힌다.
④ 건물들 사이에 통로를 만들어서 삶의 편의를 도모한다.
⑤ 좁고 구부러진 길을 넓고 곧게 정비하여 접근성을 높인다.

42. ㉡이 의미하는 바와 거리가 먼 것은?

①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는 우연한 요소가 작용한다.
② 좋은 화가일수록 작품에서 자신의 의도를 잘 구현한다.
③ 독자는 그림의 선과 색을 넘어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④ 독자는 그림을 감상하면서 화가의 의도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⑤그리는 과정에서 그림이 어떻게 완성될 것인가는 예측하기 어렵다.

[43~4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고전 역학은 20세기 초까지 물리학자들이 세계를 기술하던 기본 이론으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가정을 포함한다. ⓐ물리적 속성에 대한 측정은 측정 대상의 다른 물리적 속성을 변화시키지 않고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가정과 ⓑ물리적 영향은 빛의 속도를 넘지 않고 공간을 거쳐 전파된다는 가정이 그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돌의 단단한 정도를 측정한다고 해서 그 돌의 색깔이 변하는 것은 아니며, 돌이 유리창을 향해 날아가는 순간 유리창이 ‘미리 알고’ 깨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전 역학의 가정은 우리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양자 역학은 고전 역학보다 더 많은 현상을 정확하게 예측함으로써 고전 역학을 대체하여 현대 물리학의 근간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 역학이 예측하는 현상들 중에는 매우 불가사의한 것이 있다. 다음의 예를 살펴보자. 양자 역학에 따르면, 같은 방향에 대한 운동량의 합이 0인 한 쌍의 입자는 아무리 멀리 떨어져도 그 연관을 유지한다. 이제 이 두 입자 중 하나는 지구에 놓아두고 다른 하나는 ㉠금성으로 보냈다고 가정하자. 만약 지구에 있는 입자의 수평 방향 운동량을 측정하여 +1을 얻었다면, 금성에 있는 입자의 수평 방향 운동량이 -1이 된다. 도대체 그렇게 멀리 떨어진 입자가 어떻게 순간적으로 지구에서 일어난 측정의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을까?
또한 양자 역학에 따르면 서로 다른 방향의 운동량도 연관되어 있다. 예컨대 수평 방향 운동량과 수직 방향 운동량은 하나를 측정하면 다른 하나가 영향을 받는다. 그 결과 지구 입자의 수평 운동량을 측정하여 +1을 얻은 후 연이어 수직 운동량을 측정하고 다시 수평 운동량을 측정하면, 이제는 +1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1과 -1이 반반의 확률로 나온다. ⓒ두 번째 수직 방향 측정이 수평 운동량 값을 불확정적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게다가 지구 입자는 금성 입자와 연결되어 있으므로, 금성 입자의 수평 운동량을 측정하여 -1을 얻은 후 지구 입자의 수직 운동량을 측정하면, 그 순간 금성 입자의 수평 운동량 값 역시 불확실해진다. 그래서 수평 운동량을 다시 측정하면 -1과 +1이 반반의 확률로 나온다. 어떻게 지구에서 이루어진 측정이 엄청나게 멀리 떨어져 있는 입자의 물리적 속성에 순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이 현상에 대해 고전 역학의 가정을 만족시키면서 인과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이처럼 불가사의한 양자 현상을 실험적으로 검증하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1980년대에 이루어진 아스펙의 일련의 실험 이후, 이러한 양자 현상이 미시적인 세계에서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양자 역학은 이 현상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하지만 우리가 이해할 수 있도록 인과적으로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 이러한 양자 역학의 한계에 대해 물리학자들은 대체로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첫째는 양자 역학을 자연에 적용할 때 매우 성공적이었으므로, 이러한 양자 현상이 우리에게 이상하게 보인다는 점은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둘째는 양자 역학은 미래에 더 나은 이론으로 대체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불가사의한 양자 현상도 어떤 형태로든 설명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43. 위 글의 제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현대 물리학의 계보
② 불가사의한 양자 현상
③ 양자 역학의 운동량 측정
④ 고전 역학의 두 가지 가정
⑤ 고전 역학과 양자 역학의 만남

44. ⓐ, ⓑ, ⓒ 사이의 관계를 바르게 서술한 것은?

① ⓒ는 ⓐ가 맞다면 당연한 결과이다.
② ⓒ는 ⓑ가 맞다면 당연한 결과이다.
③ ⓒ는 ⓐ가 맞다면 불가능한 결과이다.
④ ⓒ는 ⓑ가 맞다면 불가능한 결과이다.
⑤ ⓒ는 ⓐ와 ⓑ가 동시에 맞는 경우에만 당연한 결과이다.

45. <보기 1>의 A와 B에 들어갈 수 있는 말을 <보기 2>에서 모두 고르면?

 <보 기 1> 
양자 구슬 한 쌍을 생각하자. 이 두 구슬은 뜨겁거나 차갑고, ‘딩’ 소리나 ‘댕’ 소리가 난다. 구슬의 온도와 소리라는 두 물리적 속성은 위 글에서 소개된 양자적 특징을 갖는다. 이제 구슬 하나는 내가 가지고, 다른 구슬은 친구에게 주어 멀리 보냈다고 하자. 내가 구슬을 두드려 보니 ‘딩’ 소리가 났다. 그런 후 내 구슬을 만져 보니 뜨거웠다. 그리고 구슬을 다시 두드려 보니 ( A ) 소리가 났다. 그 순간 멀리 있는 친구가 구슬을 두드린다면 ( B ) 소리가 날 것이다.

 

 <보 기 2> 
ㄱ. ‘딩’ ‘딩’
ㄴ. ‘딩’ ‘댕’
ㄷ. ‘댕’ ‘딩’
ㄹ. ‘댕’ ‘댕’


① ㄱ, ㄴ
② ㄱ, ㄹ
③ ㄴ, ㄷ
④ ㄴ, ㄹ
⑤ ㄷ, ㄹ

46. 위 글을 읽고 보인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현상들은 고전 역학의 가정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
② 물리학자들은 고전 역학이 양자 역학보다 예측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③ 양자 역학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확한 예측과 인과적 설명은 구별할 필요가 있어.
④ 양자 현상은 이상하기는 하지만, 실험을 통해 검증되었으니 실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
⑤ 돌이 날아가서 유리창을 깨는 현상과 지구 입자와 금성 입자가 서로 연관되어 있는 현상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 같아.

47. ㉠을 ‘금성(金星)은 새벽의 동쪽 하늘에서 볼 수 있다.→샛별’처럼 설명할 때, 이와 유사한 사례 중에서 잘못된 것은?

① 유성(流星)은 빛을 내며 떨어진다. → 별똥별
② 행성(行星)은 중심 별의 주위를 돈다. → 잔별
③ 혜성(彗星)은 긴 꼬리를 끌면서 돈다. → 꼬리별
④ 항성(恒星)은 상대적인 위치를 바꾸지 않는다. → 붙박이별
⑤ 북극성(北極星)은 방위나 위도의 지침이 된다. → 길잡이별

[48~51]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자연은 인간 사이의 갈등을 이용하여 인간의 모든 소질을 계발하도록 한다. 사회의 질서는 이 갈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갈등은 인간의 반사회적 사회성 때문에 초래된다. 반사회적 사회성이란 한편으로는 사회를 분열시키려고 끊임없이 위협하고 반항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를 이루어 살려는 인간의 성향을 말한다. 이러한 성향은 분명 인간의 본성 가운데에 있다.

(나)
인간은 사회 속에서만 자신을 더 나은 존재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을 사회화하고자 한다. 인간은 사회 속에서만 자신의 자연적 소질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을 개별화하거나 고립시키려는 강한 성향도 있다. 이는 자신의 의도에 따라서만 행위하려는 반사회적인 특성을 의미한다. 그리고 저항하려는 성향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그 자신도 곳곳에서 저항에 부딪히게 되리라 예상한다.

(다)
이러한 저항을 통하여 인간은 모든 능력을 일깨우고, 나태해지려는 성향을 극복하며, 명예욕이나 지배욕, 소유욕 등에 따라 행동하게 된다. 그리하여 동시대인들 가운데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인간은 야만의 상태에서 벗어나 문화를 이룩하기 위한 진정한 진보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이때부터 모든 능력이 점차 계발되고 아름다움을 판정하는 능력도 형성된다. 나아가 자연적 소질에 의해 도덕성을 어렴풋하게 느끼기만 하던 상태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계몽을 통하여 구체적인 실천 원리를 명료하게 인식할 수 있는 성숙한 단계로 접어든다. 그 결과 자연적인 감정을 기반으로 결합된 사회를 도덕적인 전체로 바꿀 수 있는 사유 방식이 확립된다.

(라)
인간에게 이러한 반사회성이 없다면, 인간의 모든 재능은 꽃피지 못하고 만족감과 사랑으로 가득 찬 목가적인 삶 속에서 영원히 묻혀 버리고 말 것이다. 그리고 양처럼 선량한 기질의 사람들은 가축 이상의 가치를 자신의 삶에 부여하기 힘들 것이다. 자연 상태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자연적 소질을 계발하여 창조의 공백을 메울 때, 인간의 가치는 상승되기 때문이다.

(마)
불화와 시기와 경쟁을 일삼는 허영심, 막힐 줄 모르는 소유욕과 지배욕을 있게 한 자연에 감사하라! 인간은 조화를 원한다. 그러나 자연은 불화를 원한다. 자연은 무엇이 인간을 위해 좋은 것인지를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안락하고 만족스럽게 살고자 한다. 그러나 자연은 인간이 나태와 수동적인 만족감으로부터 벗어나 노동과 고난 속으로 돌진하기를 원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연은 인간이 노동과 고난으로부터 현명하게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게 한다.

- 칸트, 세계 시민의 관점에서 본 보편사의 이념 -


48. (가)~(마)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가) : 논지와 주요 개념을 제시한다.
② (나) : 제시된 개념을 부연하여 설명한다.
③ (다) : 논지를 확대하고 심화한다.
④ (라) : 다른 각도에서 논지를 강화한다.
⑤ (마) :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의를 마무리한다.

49. <보기>의 내용 중, 위 글에 나타난 인간의 양면성을 설명하려고 할 때 도움이 되는 짝끼리 묶인 것은?

 <보 기> 
ㄱ. 예술가는 미리 존재하는 법칙을 거부하고, 자기 스스로 법칙을 부여한다.
ㄴ. 예술가는 자신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찾아온 영감을 표현할 따름이다.
ㄷ. 예술가의 임무는 일어난 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일어날 법한 일을 말하는 것이다.
ㄹ. 위대한 예술가는 그 시대의 표현 양식을 뛰어넘는 자가 아니라, 그 시대의 표현 양식을 가장 잘 따르는 자이다.


① ㄱ-ㄴ
② ㄱ-ㄷ
③ ㄱ-ㄹ
④ ㄴ-ㄷ
⑤ ㄴ-ㄹ

50. 위 글에 제시된 ‘진보’의 과정을 <보기>와 같이 정리할 때, [A]에 들어갈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보 기> 
반사회성은 개인들 사이의 갈등을 낳는다.
        [A]        
지속적인 계몽의 과정을 거친다.
도덕적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성숙한 사유 방식이 확립된다.


① 갈등을 약화시킬 수 있도록 사회성을 계발한다.
② 갈등을 계기로 조화롭고 목가적인 삶에 이른다.
③ 갈등을 극복할 도덕적 실천 원리를 인식한다.
④ 갈등의 과정 속에서 자연적 소질이 계발된다.
⑤ 갈등을 극복하여 사회를 이룬다.

51. ㉠에 대한 반론으로 가장 타당한 것은? [3점]

① 인간의 본성은 변할 수 없다.
② 동물도 사회성을 키울 수 있다.
③ 사회성만으로도 재능이 계발될 수 있다.
④ 반사회성만으로는 재능이 계발될 수 없다.
⑤ 목가적인 삶 속에서도 반사회성이 생겨날 수 있다.

[52~5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산이란 산에는 새 한 마리 날지 않고
千山鳥飛絶
길이란 길에는 사람 흔적 끊어졌네
萬徑人蹤滅
외로운 배 안의 도롱이 입은 늙은이
孤舟蓑笠翁
홀로 낚시질하네 찬 강엔 눈만 내리고
獨釣寒江雪

- 유종원, 강설(江雪) -

(나)
일곡(一曲)은 어드매오 관암(冠巖)에 해 비친다
평무(平蕪)*에 내 걷히니 원근(遠近)이 그림이로다
송간(松間)에 녹준(綠樽)*을 놓고 벗 오는 양 보노라

이곡(二曲)은 어드매오 화암(花巖)에 춘만(春滿)커다
벽파(碧波)에 꽃을 띄워 야외(野外)에 보내노라
사람이 승지(勝地)를 모르니 알게 한들 어떠리

삼곡(三曲)은 어드매오 취병(翠屛)*에 잎 퍼졌다
녹수(綠樹)에 산조(山鳥)는 하상기음(下上其音)*하는 적에
반송(盤松)*이 바람을 받으니 여름 경(景)이 없어라
- 이이, 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 -

*평무 : 풀이 우거진 들판.
*녹준 : 술잔.
*취병 : 이끼가 끼어 푸른 병풍 같은 절벽.
*하상기음 :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지저귐.
*반송 : 옆으로 퍼져 운치 있는 소나무.

(다)
제비는 물을 차고, 기러기 무리져서 거지 중천(居之中天)에 높이 떠서 두 나래 훨씬 펴고, 펄펄펄 백운 간(白雲間)에 높이 떠서 천리 강산 머나먼 길을 어이 갈꼬 슬피 운다.
원산(遠山)은 첩첩(疊疊), 태산(泰山)은 주춤하여, 기암(奇巖)은 층층(層層), 장송(長松)은 낙락(落落), 에이구부러져 광풍(狂風)에 흥을 겨워 우줄우줄 춤을 춘다.
층암 절벽상(層巖絶壁上)의 폭포수(瀑布水)는 콸콸, 수정렴(水晶簾) 드리운 듯, 이 골 물이 주루루룩, 저 골 물이 쏼쏼, 열에 열 골 물이 한데 합수(合水)하여 천방져 지방져 소쿠라지고 펑퍼져, 넌출지고 방울져, 저 건너 병풍석(屛風石)으로 으르렁 콸콸 흐르는 물결이 은옥(銀玉)같이 흩어지니, 소부 허유(巢父許由) 문답하던 기산 영수(箕山潁水)가 예 아니냐.
- 유산가(遊山歌) -


52. (가)~(다)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가)에 비해, (다)는 화자와 대상의 거리가 멀다.
② (나)에 비해, (다)는 우리말의 묘미를 살리고 있다.
③ (다)와 달리, (나)는 스스로 묻고 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④ (가), (다)와 달리, (나)는 계절의 변화가 드러난다.
⑤ (나), (다)에 비해, (가)는 화자의 감정이 절제되어 있다.

53. (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산 → 길 → 배 → 낚시질’로 시선이 옮아가고 있다.
② ‘새’와 ‘길’은 외부 세계와의 연결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③ ‘날지 않고’와 ‘끊어졌네’는 시적 공간의 적막함을 강조한다.
④ ‘사람 흔적’은 ‘늙은이’가 살아온 삶의 흔적을 의미한다.
⑤ ‘눈만 내리고’는 ‘늙은이’의 고독을 심화한다.

54. <보기>의 관점에 따라 (나)를 해석한 내용으로 보기 어려운 것은?

 <보 기> 
우리는 흔히 어떤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그림 같다’고 감탄한다. 이러한 감탄은 우리가 은연중에 풍경을 우리 머릿속에 있는 어떤 이미지나 관념과 비교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조선조 시가의 작가들은 실제 풍경뿐 아니라, 실제 풍경을 볼 때 동원되었거나 실제 풍경으로부터 촉발된 ‘마음 안의 풍경’까지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마음 안의 풍경’은 당대 그림이나 다른 문학 작품 등에서 추출되고 재구성된 것으로, 작가의 주관에 따라 이상화된 관념적인 풍경이다. 이러한 마음 안의 풍경을 그려 내고자 했다는 점, 작가 자신마저도 그 풍경의 일부이고자 했다는 점은, 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고전 시가를 이해할 때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이다.


① ‘원근이 그림이로다’의 ‘그림’은 마음 안의 풍경을 의미하겠군.
② ‘녹준’을 놓고 ‘벗’을 기다리는 화자도 풍경의 일부라고 볼 수 있겠군.
③ ‘야외’는 화자의 마음 안 풍경을 떠올려 주는 실제 풍경이겠군.
④ ‘승지’는 작가가 꿈꾸는 이상적인 자연의 모습을 의미하겠군.
⑤ 당대 다른 작품에도 ‘취병’, ‘녹수’, ‘반송’ 등의 시어가 등장할 수 있겠군.

55. <보기>는 (나)를 배운 후, ‘시조의 정형성이 지닌 의미’에 대해 탐구한 내용이다. 이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는 생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 시조의 3장 형식(의미의 3단 구성)은 어떤 기능을 했을까?
- ‘말’로 지어지고 불려지는 상황에서, 정해진 형식이 표현의 부담을 줄여 줌. → 신속하게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음.
◦ 왜 이런 형식이었을까?
- 의미의 3단 구성은 고전 시가 장르 전반에서 두루 확인되는 특성임. → 이를 양식화한 것이 시조의 형식임. → 학습이 용이하고 적용 범위가 넓음.


① 시조를 즉석에서 주고받을 수 있었던 것은 형식이 고정되어 있어서 가능했겠군.
② 시조를 잘 짓기 위해서는 작품을 통해 형식을 내면화하는 과정이 필요했겠군.
③ 시조의 형식은 다른 시가의 구조를 파악할 때도 유용한 참조가 될 수 있겠군.
④ 시조 작가는 내용에 앞서 형식을 창안하느라 힘들었겠군.
⑤ 규칙이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가능하게 한 것이겠군.

56. (다)의 전개 방향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비애의 정서에서 유흥의 정서로 나아가고 있다.
② 후반부로 가면서 3ㆍ4조의 율격이 파괴되고 있다.
③ 화자의 시선이 원경에서 근경으로 옮아가고 있다.
④ 후반부에서는 대상에 대한 묘사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⑤ 후반부로 갈수록 시각적 이미지와 청각적 이미지가 두드러진다.

[57~6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정소남이란 사람이 난초를 그리는데 반드시 그 뿌리를 흙에 묻지 아니하니 타족에게 짓밟힌 땅에 개결(慨潔)한 몸을 더럽히지 않으려 함이란다.
붓에 먹을 찍어 종이에 환을 친다*는 것이 무엇이 그리 대단한 노릇이리오마는 ㉠사물의 형용을 방불하게 하는 것만으로 장기(長技)로 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을 빌려 작가의 청고 (淸高)한 심경을 호소하는 한 방편으로 삼는다는 데서 비로소 환이 예술로 등장할 수 있고 예술을 위하여 일생을 바치기도 하는 것이다.

<중 략>

이 오죽잖은 나한테도 아는 친구 모르는 친구한테로부터 시혹(時或) 그림 장이나 그려 달라는 부질없는 청을 받는 때가 많다. 내 변변치 못함을 모르는 내가 아닌지라 대개는 거절하고 마는 것이나,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할 수 없이 청에 응하는 수도 있고, 또 가다가는 자진해서 도말(塗抹)해* 보내는 수도 없지 아니하니, 이러한 경우에 택하는 화제(畵題)란 대개가 두어 마리의 게를 그리는 것이다.
게란 놈은 첫째, 그리기가 수월하다. 긴 양호(羊毫)에 수묵을 듬뿍 묻히고 호단(毫端)에 초묵을 약간 찍어 두어 붓 좌우로 휘두르면 앙버티고 엎드린 꼴에 여덟 개의 긴 발과 앙증스런 두 개의 집게발이 즉각에 하얀 화면에 나타난다. 내가 그려 놓고 보아도 붓장난이란 묘미가 있는 것이로구나 하고 스스로 기뻐할 때가 많다.
그리고는 화제를 쓴다.

뜰에 가득 차가운 비 내려 물가에 온통 가을인데
제 땅 얻어 종횡으로 마음껏 다니누나.
창자 없는 게가 참으로 부럽도다.
한평생 창자 끊는 시름을 모른다네.

역대로 게를 두고 지은 시가 이뿐이랴만 내가 쓰는 화제는 십중팔구 윤우당의 작이라는 이 시구를 인용하는 것이 항례다.
왕세정의 “마음껏 횡행하기를 얼마나 하겠는가. 결국에는 사람 입에 떨어질 신세인 것을.” 하는 대문도 묘하기는 하나 ㉡무장공자(無腸公子)로서 단장(斷腸)의 비애를 모른다는 대문이 더 내 심금을 울리기 때문이다.
이 비애의 주인공은 실로 나 자신이 아닌가. 단장의 비애를 모르는 놈, 약고 영리하게 처세할 줄 모르는 눈치 없는 미물! 아니 나 자신만이 아니라 우리 민족 중에는 이러한 인사(人士)가 너무나 많지 않은가.
[A]
 
맑은 동해변 바위틈에서 미끼를 실에 매어 달고 이 해공(蟹公)을 낚아 본 사람은 대개 짐작하리라. 처음에는 제법 영리한 듯한 놈도 내다본 체 않다가 콩알만큼씩한 새끼 놈들이 먼저 덤비고 그 곁두리를 보아 가면서 차츰차츰 큰 놈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와 미끼를 뺏느라고 수십 마리가 한 덩어리가 되어 동족상쟁을 하는 바람에 그때 실을 번쩍 추켜올리면 모조리 잡혀서 어부의 이(利)가 되게 하고 마는 것이다.
어리석고 눈치 없고 꼴에 서로 싸우기 잘하는 놈!
귀엽게 보면 재미나고, 어리석게 보면 무척 동정이 가고, 밉살스레 보면 가증(可憎)하기 짝이 없는 놈!
게는 확실히 좋은 화제다. 내가 즐겨 보내고 싶은 친구에게도 좋은 화제가 되거니와 또 뻔뻔스럽고 염치없는 친구에게도 그려 보낼 수 있는 확실히 좋은 화제다.
- 김용준, 게 -

*환을 치다 : ‘그림을 그리다’를 낮추어 표현한 말.
*도말하다 : 대충 그리다.


57. [A]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

① 제재에 대한 글쓴이의 평가를 드러내고 있다.
② 동물에 빗대어 인간의 행동을 풍자하고 있다.
③ 사실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 고사 성어를 활용하고 있다.
④ 어리석게 욕심을 부리면 손해를 보게 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⑤ 앞부분과 다른 이름을 써서 제재의 또 다른 속성을 드러내고 있다.

58. ㉠과 <보기>에 나타나 있는 예술관을 가장 잘 비교한 것은?

 <보 기> 
글씨와 그림은 모두 수예(手藝, 손의 예술)에 속하는 것이니, 그 솜씨가 없으면 비록 총명한 사람이 죽을 때까지 그것을 배울지라도 능할 수 없다. 그런 까닭에 “수(手)에 있는 것이지, 흉중(胸中)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① ㉠과 <보기>에서는 모두 예술을 삶과 동일시한다.
② ㉠과 <보기>에서는 모두 예술의 보편성을 추구한다.
③ ㉠에서는 예술을 감성적인 것으로, <보기>에서는 이성적인 것으로 본다.
④ ㉠에서는 예술적 자질이 길러지는 것으로, <보기>에서는 천부적인 것으로 전제한다.
⑤ ㉠에서는 어떠한 마음을 담느냐에, <보기>에서는 어떻게 표현해 내느냐에 중점을 둔다.

59. 글쓴이가 ㉡에 대해 재인식하게 되는 과정을 정리해 보았다. 이와 가장 유사한 과정을 보여 주는 것은? [1점]

과정 / 내용
명명 동기 / 창자가 없다는 물리적 속성
일반적 인식 / 속이 없는 놈
새로운 의미 발견 / 창자가 없어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을 모름
재인식 / 평생 아픔을 몰라 부러운 존재


① 그는 돈만 아는 ‘구두쇠’라고 불렸다. 그러나 그가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얼마나 자신을 독려하며 살아왔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② 옆집에 사는 아주머니는 ‘금촌댁’이라고 불렸다. 알고 보니 그 아주머니의 고향이 금촌이었다. 거기가 바로 내 고향이라 그 아주머니가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다.
③ 옆집 아이는 똑똑하고 영리하여 ‘똘똘이’라고 불렸다. 게다가 착하기도 하고 언제나 예의 바르게 행동하였다. 그래서 그 아이에 대한 사람들의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④ ‘서생원(鼠生員)’은 쥐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이것은 동물에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붙어 만들어졌다. 결국 동물을 의인화한 것인데, 재미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⑤ 행동이 느려 ‘느림보’라고 불리며 놀림을 받던 친구가 있었다. 행동이 느린 만큼 그는 서두르거나 실수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그가 현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60. 위 글에 대한 감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정소남이 난초 그림으로 자신의 심경을 표현한 것처럼, 글쓴이도 게 그림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표현하고자 했겠지.
② 게를 그리기가 수월하다고 한 점으로 미루어 보아, 세상사에 얽히기를 꺼리는 글쓴이의 태도를 읽을 수 있어.
③ 글쓴이가 윤우당의 시를 인용한 것은 게의 형상만으로는 자신의 진의를 표현하기 어려웠기 때문일 거야.
④ 게를 어리석은 미물이라고 하면서도 스스로를 그런 게와 동일시한다는 점에서, 이 글은 글쓴이의 삶에 대한 반성을 담고 있는 것 같아.
⑤ 게를 그린 그림을 남에게 주는 데에는 자신이 깨달은 바를 담아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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