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국어

2004-04 고3 학평 국어

고인도르 2023. 3. 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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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학년도 4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국어
시행 : 2004.04.20(화)
대상 : 고등학교 3학년
출제 : 경기교육청

2004-04 고3 학평 1국어[문제].pdf
1.48MB
2004-04 고3 학평 1국어[듣기].mp3
7.77MB
2004-04 고3 학평 1국어[해설].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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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음) D 지점에서 꿀을 발견한 벌이 벌통으로 돌아와 취할 행동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그림 1] 꿀벌의 8자형 춤
[그림 2]


① 벌통에 동료들이 있다면 8자형의 춤을 출 것이다.
② 춤은 꿀이 1.5킬로미터 거리에 있을 때보다 느리게 출 것이다.
③ 11킬로미터 밖에 있는 동료 벌들도 알 수 있게 춤을 출 것이다.
④ 우회하여 날아왔더라도 방향과 거리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춤을 출 것이다.
⑤ 가운데 선이 중력의 수직선에서 오른쪽으로 40도 기운 8자형 춤을 위를 향해 출 것이다.

2. 이 대화에서 교수가 학생에게 궁극적으로 깨닫게 하고자 하는 것은? [1점]

①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라.
②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라.
③ 남을 배려하는 태도를 가져라.
④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라.
⑤ 주체적으로 판단하여 행동하라.

3. (물음) 이 강연의 주제로 알맞은 것은?

① 미술품은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다.
② 미술품은 우리 생활과 밀착되어 있다.
③ 미술품은 우리를 정서적으로 안정시킨다.
④ 미술품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평가받는다.
⑤ 고미술품을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을 나타내는 속담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점]

①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② 말은 할 탓이요, 길은 갈 탓이다.
③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
④ 못 먹는 버섯이 삼월 달부터 난다.
⑤ 물은 건너봐야 알고 사람은 지내봐야 안다.

[5~6] 들려주는 내용을 잘 듣고, 5번과 6번의 두 물음에 답하시오.

5. (물음) 토론자들이 공통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은? [1점]

① 고액 화폐는 소비의 욕구를 촉진시킨다.
② 고액 화폐의 발행은 현실적으로 필요하다.
③ 고액 화폐는 수표의 위조 가능성을 차단한다.
④ 고액 화폐는 화폐 유통의 안정성을 제공한다.
⑤ 고액 화폐는 자금 흐름의 투명성을 확보한다.

6. (물음) 이 토론의 사회자에 대한 평가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토론자의 발언에 대해 보충 설명을 하고 있다.
② 자신의 가치 판단에 따라 논점을 제시하고 있다.
③ 상반된 주장의 한 쪽만을 집중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④ 토론 내용의 요지를 정리하면서 쟁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⑤ 논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불필요한 발언을 제지하고 있다.

이제 듣기 문제는 다 끝났습니다. 7번부터는 문제의 지시에 따라 답을 하기 바랍니다.


7. 다음 만화를 보고 작가의 의도를 고려한 글쓰기의 주제로 알맞은 것은? [1점]

한쪽 눈이 멀고 절름발이인 왕이 자신의 모습을 기리라고 명했다.
내 모습을 그려다오.
왕을 건강하고 품위있게 그린 화가는 형벌을 받았다.
이런 아첨꾼.
왕의 실제 모습 그대로를 그린 화가도 형벌을 받았다.
괘씸한 놈.
다른 화가들은 겁이 났다. 이 때, 한 화가가 그림을 그려 바쳤다.
오, 훌륭해.
그는 사냥하는 왕을 그렸다.


① 인간은 욕망의 노예이다.
②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
③ 기회를 잘 활용해야 성공할 수 있다.
④ 예술은 사물에 대한 통찰력으로 완성된다.
⑤ 발상을 전환하면 문제 해결의 길이 보인다.

8. 학교 신문의 동아리 소식란에 싣기 위해 쓴 글이다. [A]에 들어갈 문구로 <보기>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것은?


[동아리 소식]
            [A]            
본교 연극 동아리 ‘한마당’이 지난 달 서울 ○○대학교에서 개최된 제3회 전국 학생 연극 발표 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한마당’은 이번에 우리 전통 춤을 지키려는 한 예술가의 혼을 그린 ‘비상(飛翔)’이라는 작품으로 참가했는데, 참신한 내용과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심사위원들과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한마당’의 이번 수상은 학교 지원도 부족한 상황에서, 또한 변변한 연습실마저 없는 어려운 여건에서 이뤄낸 쾌거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하겠다. 한편 ‘한마당’은 이번 수상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다음 달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시민문화회관에서 앙코르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한마당’의 계속적인 분발을 기대해 본다.

 

 <보 기> 
◦ 출품작의 제목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 기사의 핵심 내용을 제시한다.
◦ 대조적인 이미지를 사용한다.


① 비상하던 ‘한마당’, 어둠을 걷어내다
② 음지의 ‘한마당’, 눈부시게 비상하다
③ ‘우리 춤’의 비상, 서러움을 씻어내다
④ ‘한마당’의 쾌거, 비상한 관심을 받다
⑤ 소외됐던 ‘우리 춤’, 비상으로 갈채 받다

9. ‘학력 U턴 현상의 개선 방안’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기 위해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논지 전개 과정으로 보아 [A]에 들어갈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논지 전개 과정 / 주요 내용
무엇이 문제인가? /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자가 전문 대학으로 재입학하는 학력 U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문제의 원인은? / ∘ 경기 침체로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 ∘ 이공계열을 기피하는 사회적 풍토가 있다. ∘ 대학의 인력 양성 제도가 시장의 수요를 유연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은? /             [A]            


① 대학의 재정 자립도를 높이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한다.
② 이공 계열에 대한 지원책과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한다.
③ 경기 활성화 정책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④ 사회 변화와 시장의 수요를 반영하는 진로 지도 교육을 강화한다.
⑤ 대학의 복수 전공 제도를 활성화하고 전공간의 교류 기회를 확대한다.

10. <보기>의 밑줄 친 순우리말의 의미에 대해 잘못 이해한 사람은? [1점]

 <보 기> 
◦ 나는 해마다 결혼기념일을 기억하지 못해 아내에게 지청구를 듣기 일쑤였다
◦ 그는 농구화의 코끝을 적실 듯이 찰랑대는 물가에 바투 붙어 섰다.
◦ 사람이란 늙으면 대개의 경우 어깃장도 놓고 이기적으로 된다고들 한다.
◦ 혼인날에도 다른 제자보다 오히려 더 일찍이 와서 모든 일을 총찰하였고 모꼬지 자리에서도 가장 기쁜 듯이 술을 마시고 춤을 추고 즐기었다.
◦ 겨우내 쌓였던 눈이 시나브로 녹아 없어지는 걸 보니 봄도 멀지 않은 것 같다.


① 정수 : 전후 관계로 볼 때, ‘지청구’는 ‘꾸지람’이나 ‘야단’의 뜻이야.
② 지혜 : 문맥적 의미로 보아, ‘그녀에게 바투 다가가다.’라는 표현도 가능해.
③ 민정 : 말할 때, ‘어깃장 놓지 마라.’라는 표현으로 볼 때, ‘짐짓 뻗대는 행동’의 뜻으로 볼 수 있어.
④ 시내 : ‘모꼬지’는 ‘이번 모꼬지에 꼭 참석하세요.’라는 표현으로 볼 때, ‘회합’이나 ‘모임’의 뜻이야.
⑤ 강혁 : 문맥적으로 볼 때, ‘시나브로’는 ‘일이 힘드니 시나브로 하세요.’라고 표현해도 돼.

11. 개요를 작성한 후 이를 구체화할 새로운 글감을 추가로 접하였다. 글감의 활용 방안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 제목 : 출산율 저하 문제의 원인과 대책
◆ 개요
I. 서론 : 문제 제기
II. 본론
1. 출산율 저하 문제의 실태
2. 출산율 저하 문제의 심각성
가. 경제적 측면
나. 사회적 측면
3. 출산율 저하 문제의 원인
가. 개인주의의 확산
나. 자녀 양육비의 증가
다. 이혼율의 증가
4. 출산율 저하 문제에 대한 대책
가. 단기적 차원
나. 장기적 차원
III. 결론 : 요약 및 제언

 

 [새로 접한 글감] 
A : 우리나라 가계 지출에서 자녀 양육비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사교육비의 지출이 과도하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B :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육아 문제가 여성들의 사회 활동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C : 현재의 추세 대로라면 우리 나라는 2020년 경에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 이상이 되는 고령 사회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① II-2-가에서 출산율이 떨어지면 경제 활동 인구가 감소함으로써 전반적인 사회의 생산성이 저하될 수 있음을 [글감 C]를 통해 제기한다.
② II-2-나에서 출산율의 저하는 젊은 계층의 노년층 부양 부담을 가중시키므로 장기적으로는 세대간의 갈등 요소가 될 수 있음을 [글감 C]를 통해 제기한다.
③ II-3-가에서 [글감 B]와 같은 이유로 사회활동을 원하는 부부들이 자녀를 두지 않고 자신의 삶을 즐기고자 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음을 예로 제시한다.
④ II-4-가에서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무상 교육을 확대 실시하고, 지방 자치 단체가 우수 인재에 대한 장학금을 지원해야 할 필요성을 [글감 A]를 통해 언급한다.
⑤ II-4-나에서 [글감 B]를 통해 여성들의 사회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탁아 시설의 확충과 각종 세제상의 혜택 등과 같은 출산 장려 정책을 제안한다.

12. 문장 표현 상, <보기>와 같은 유형의 잘못을 범한 것은? [1점]

 <보 기> 
◦ 그는 아무 생각 없이 무심하게 먼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① 인생을 마라톤과 비유하는 것에는 아무런 무리가 없다.
② 철수는 달려오면서 손을 흔드는 친구에게 반갑다고 말을 건넸다.
③ 그 분은 이제 남아 있는 여생을 책을 저술하는데 보내실 작정이다.
④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은 그의 눈에는 바야흐로 기쁨의 눈물이 흘렀다.
⑤ 이번 영상 경진 대회에서 우리가 응모한 작품이 우수작으로 선정되어졌다.

13. (가)와 같은 계획에 따라 (나)의 글을 썼다고 할 때, 고쳐쓰기 위해 토의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가)
◦ 주제 : 문화 산업의 중요성
◦ 내용 구성 : 시사적 내용으로 시작 → 문화 산업의 중요성 부각 → 실천 방안 제시
◦ 표현 : 간결한 문장, 적확한 단어 사용, 분명한 의미 전달

(나)
국제 간의 교류가 나날이 빈번하고 잦아지는 시점에서 문화 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문화 산업은 고부가가치를 창조할 수 있으므로 ‘굴뚝 없는 미래 전략 산업’으로서의 가치가 더욱 크다. 미래 산업은 대중들에게 얼마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최근에 우리나라 가까이에 있는 아시아 인접 국가를 중심으로 ‘한류(韓流) 열풍’이 무섭게 불고 있다. 우리나라의 드라마나 영화, 가요가 다른 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들 문화 상품이 높은 가격으로 해외에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문화의 수준이 인접 국가보다 월등히 우수하다는 증거이다.
흔히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도 한다. 문화가 그 나라의 수준을 가름할 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중요한 산업이 될 수도 있음을 말한다. 따라서 우리 정부에서도 이런 문화 산업을 적극 기르고 육성해 나가야 한다. 다양한 문화적 소재를 계발하고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산업을 짊어질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해 나가야 한다.


① 주제와 동떨어진 내용의 문장이 있으므로 삭제해야겠군.
② 어휘가 문맥에 맞지 않으므로 적절한 어휘로 바꾸는 것이 필요해.
③ 문장이 너무 길어 의미 전달이 불분명하므로 간결하게 끊어주어야겠어.
④ 내용 구성상, ‘한류(韓流) 열풍’에 대한 내용을 앞으로 옮기는 게 어떨까.
⑤ 비슷한 의미를 지닌 표현이 중복되고 있으므로 그 중 하나를 삭제하는 것이 좋겠어.

14. ‘능률적인 학습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라는 주제를 ‘비유’를 활용하여 글을 써보기 위해 떠오른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연결이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점]

능률적인 학습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성실한 학습 / 거북이
거북이가 토끼와의 경주에서 이겼듯이 성실한 학습이 중요하다.
반복 학습 / 소
소가 되새김질을 통해 먹이를 소화시키듯이 반복 학습은 학습력을 증진시킨다.
기초ㆍ기본학습 / 주춧돌
주춧돌이 튼튼해야 집이 안전하듯이 기초와 기본 원리에 충실한 학습이 중요하다.
목표 설정 학습 / 등대
등대가 뱃길을 안전하게 안내하듯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진단ㆍ점검 학습 / 청진기
청진기로 병을 진단하여 치료하듯이 자신의 수준과 능력을 진단하여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15~19]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지금부터 그걸 하나씩 내게 펴 보이도록 해라.”
초헌은 여전히 말없이 고죽이 시키는 대로 했다. 첫장은 고죽이 삼십 대에 쓴 것으로 우세남(虞世南)의 체를 받은 것이었다.
“우백시(虞伯施)의 글인데, 오절(五節=덕행, 충직, 박학, 문사, 서한)을 제대로 본받지 못했다. 왼쪽으로 미뤄놓아라.”
그 다음은 난초를 그린 족자였다.
“이미 소남(所南=정사초)을 부인해 놓고 오히려 석파(石坡=대원군)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구나. 산란(山蘭)도 심란(心蘭)도 아니다. 왼쪽으로 미뤄 놓아라.”
고죽은 한 폭 한 폭 자평(自評)을 해 나갔다. 오랜 원수의 작품을 대하듯 준엄하고 냉정한 평이었다. 글씨에 있어서는 법체(法體)를 본받은 경우에는 그 임모(臨謀)나 집자(集字)의 부실함을 지적하고, 그리고 자기류(自己流)의 경우에는 그 교졸(巧拙)과 천격(賤格)을 탓하면서 모두 왼편으로 제쳐놓았다. 그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옛법의 엄격함에다 자신의 냉정한 눈까지 곁들이니, 또한 오른편으로 넘어갈 게 없었다.
새벽부터 시작된 그 작업은 아침 해가 높이 솟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나중에 정박사가 몇 번이고 감탄했던 것처럼 거의 초인적인 정신력이었다. 아침부터 몰려든 사람들로 고죽의 넓은 병실은 어느덧 발디딜 틈 없이 빽빽해졌다. 그러나 엄숙한 기세에 눌려 누구도 그 과도한 기력의 소모를 말릴 엄두를 못 냈다. 고죽도 초헌 외에는 아무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열 시가 넘어서야 분류가 끝났다. 결국 초헌의 오른쪽으로 넘어간 서화는 단 한 폭도 없었다.
“더 없느냐?”
[A]
 
마지막까지 간절한 기대에 찬 눈으로 자신의 작품을 검토하고 있던 고죽이 더 이상 제자의 무릎 앞에 놓인 서화가 없는 것을 빤히 보면서도 이상하게 불안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네.” 초헌이 무감동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고죽의 얼굴에 일순 처량한 빛이 떠돌더니 그때까지 꼿꼿하던 고개가 힘없이 떨구어지며 그의 몸이 스르르 무너져 내렸다.
그러나 고죽은 그 순간도 명료한 의식으로 내면의 자기에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결국 보이지 않았다. 나 역시 일생에 단 한 번이라도 그걸 보고자 소망했지만, 어쩌면 그 소망은 처음부터 이룰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실은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그래서 마지막 순간까지 이 일을 미루어 온 것인지도 모르지…….
그렇다면 고죽이 그의 일생에 걸친 작품에서 단 한 번이라도 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그 새벽의 꿈에서와 같은 금시조였다. 원래 그 새가 스승 석담으로부터 날아올 때는 굳센 힘이나 투철한 기세 같은 동양적 이념미의 상징으로서였다. 그러나 고죽이, 끝내 추사에 의해 집성되고 그 학통을 이은 스승 석담에게서 마지막 불꽃을 태운 동양의 전통적 서화론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그 새 또한 변용되었다. 고죽의 독자적인 미적 성취 또는 예술적 완성을 상징하는 관념의 새가 되어 버린 것이었다.
< 중략 >
“이걸 싸서 밖으로 가지고 나가거라. 장독대 옆 화단이다.”
“?…….”
좀체 스승의 말을 되묻지 않는 초헌도 그때만은 좀 이상한 모양이었다.
“나는 저것들로 일평생 나를 속이고 세상 사람들을 속여 왔다. 스스로 값진 일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당연한 듯 세상 사람들의 감탄과 존경을 받아들였다.”
“무슨 말씀을…….”
“물론 그와 같은 삶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아니다.”
“…….”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나는 그것들에서 솟아오르는 금시조를 보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것으로 내 삶이 온전한 것으로 채워질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은 설령 내가 그 새를 보았다 한들 과연 그러할지 의문이다.”
“…….”
“자. 그럼 이제 시키는 대로 해라. 이것들을 남겨 두면 뒷사람까지도 속이게 된다.”
그러자 초헌은 말없이 서화 꾸러미를 안고 문을 나섰다. 스승의 참 뜻을 알아들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더는 영을 거역할 수 없기 때문인지도 알 수 없지만,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아무도 그런 초헌을 말리려 나서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고죽을 감돌고 있는 이상한 위엄과 기품에 압도된 탓이었다.
“문을 닫지 마라.”
초헌이 나가고 누군가 문을 닫으려 하자 고죽이 말했다. 그리고 마당께로 걸어가고 있는 초헌을 향해 임종을 앞둔 병자답지 않게 높고 뚜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거기다 모두 내려 놓아라.”
방안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장독대 곁 화단이었다. 몇 포기 시들어가는 풀꽃 옆에 초헌이 서화 꾸러미를 내려 놓자, 고죽이 다시 소리 높여 명령했다.
“불을 질러라.”
그제서야 방 안이 술렁거렸다. 일부는 고죽을 달래고 일부는 달려나와 초헌을 붙들었다. 모두가 쓸데없는 소란이었다. 자기를 달래는 사람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고죽이 돌연 벽력 같은 호통을 쳤다.
“어서 불을 붙이지 못할까!”
그런데 알 수 없는 것은 초헌이었다. 그 역시 까닭 모르게 노한 얼굴이 되어 잠깐 고죽을 노려보더니, 말리려는 사람을 거칠게 제쳐 버리고 불을 질렀다. 뒷날 고죽을 사이비(似而非)였다고까지 극언한 것으로 보아, 그의 내면에 숨겨져 있던 석담 선생적인 기질이 고죽의 그 철저한 자기 부정(自己否定)과 또는 지나친 자기 비하(自己卑下)에 반발한 것이리라. 마를 대로 마른 종이와 헝겊인 데다가 개중에는 기름까지 먹인 것도 있어 서화더미는 이내 맹렬한 불꽃으로 타올랐다. 신음 같은 탄식과 숨죽인 흐느낌과 나지막한 비명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어떤 사람에게는 고죽 일생의 예술이 타고 있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 처절한 진실이 타오르고 있었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고죽의 삶 자체가 타는 듯도 보였다. 드물게는 불타는 서화더미가 그대로 그만한 고액권 더미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반 세기 가깝게 명성을 누려 온 노대가, 두 대통령이 사람을 보내 그의 서화를 얻어가고, 국전 심사위원도 한 마디로 거부한 고죽의 진적(眞蹟)들이 한꺼번에 타 없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때 고죽은 보았다. 그 불길 속에서 홀연히 솟아오르는 한 마리의 거대한 금시조를. 찬란한 금빛 날개와 그 험한 비상을.
― 고죽이 숨진 것은 그날 밤 8시경이었다. 향년 72세.
- 이문열, 금시조(金翅鳥) -


15. 위 글로 미루어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닌 것은?

① 석담과 고죽은 예술에 대한 관점이 달랐다.
② 고죽은 예술관의 차이로 스승의 곁을 떠났다.
③ 초헌은 견해의 차이에도 스승의 뜻은 따랐다.
④ 고죽의 서화는 고가(高價)로 판매되기도 하였다.
⑤ 고죽은 사람들로부터 예술적인 명성을 인정받았다.

16. [A]에 드러난 ‘고죽’의 심리와 가장 유사한 것은?

① 아아, 어이하리. 내 홀로 / 다만 내 홀로 지닐 즐거운 / 무상한 열반을 / 나는 꿈꾸었노라. / 그러나 나도 모르는 어지러운 티끌이 / 네 맘의 맑은 거울을 흐리노라. / 몸은 설워라. / 허물 많은 사바의 몸이여!
②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 허공 중(虛空中)에 헤어진 이름이여! / 불러도 주인(主人) 없는 이름이여! /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③ 깨진 그릇은 / 칼날이 된다. / 절제(節制)와 균형(均衡)의 중심에서 / 빗나간 힘, / 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고 / 이성(理性)의 차가운 / 눈을 뜨게 한다. /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 사금파리여, / 지금 나는 맨발이다. /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 살이다.
④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 날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⑤ 눈은 살아 있다. /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靈魂)과 육체(肉體)를 위하여 /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다. / 기침을 하자. /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 눈을 바라보며 /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 마음껏 뱉자.

17. ㉠의 근본적인 이유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점]

① 현실 세계를 예술 작품에 담아내지 못해서
② 옛 법체(法體)의 엄격함을 이어가지 못해서
③ 만족스러운 예술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해서
④ 자기 작품에 대한 명성이 유지되지 못해서
⑤ 자신의 작품과 같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

18. <보기>의 관점에서 ‘고죽’을 비판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점]

 <보 기> 
‘시는 시인의 입을 떠나는 순간 시인의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듯이 예술 작품을 생산하는 사람은 작가이지만, 완성하는 것은 독자이다.


① 예술은 직관적 깨달음을 바탕으로 해야 하는가?
② 예술은 반드시 사회적 효용성을 가져야만 하는가?
③ 작가가 자기 작품의 가치를 주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가?
④ 전통적인 방식을 벗어나 완성한 작품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
⑤ 자신을 가르친 스승을 부정해야만 대가(大家)가 될 수 있다는 것인가?

19. 자평(自評)에 해당하는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점]

① 글씨에 힘과 기교가 느껴지지 않는구나.
② 난초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내지 못했구나.
③ 그림과 글씨가 서로 균형이 잡히지 않았구나.
④ 모양은 흉내냈으나 정신을 담아내지 못했구나.
⑤ 사물을 그려냈으나 생동감이 나타나지 않는구나.

[20~2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남해에서도 북녘에서도
오지 않는다.

너그럽고
빛나는
봄의 그 눈짓은,
제주에서 두만까지
우리가 디딘
아름다운 논밭에서 움튼다.

겨울은,
바다와 대륙 밖에서
그 매운 ⓑ눈보라 몰고 왔지만
이제 올
너그러운 봄은, 삼천리 마을마다
우리들 가슴 속에서
움트리라.

움터서,
강산을 덮은 그 미움의 쇠붙이들
눈 녹이듯 흐물흐물
녹여 버리겠지.
- 신동엽, 봄은 -

(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자전거 유모차 리어카의 바퀴
마차의 바퀴
굴러가는 바퀴도 굴리고 싶어진다
가쁜 언덕길을 오를 때
자동차 바퀴도 굴리고 싶어진다.

길 속에 모든 것이 안 보이고
보인다, 망가뜨리고 싶은 어린 날도 안 보이고
보이고, 서로 다른 새떼 지저귀던 앞뒷숲이
보이고 안 보인다, 숨찬 공화국이 안 보이고
보인다, 굴리고 싶어진다. 노점에 쌓여 있는 귤,
옹기점에 엎어져 있는 항아리, 둥그렇게 누워 있는 사람들,
모든 것 떨어지기 전에 한 번 날으는 ⓒ 위로.
- 황동규,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

(다)
새벽에 일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은
사랑의 ⓓ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박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고
우리들 가슴의 깊숙한 뜨거움과 만난다.
다시 고통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해야겠다.
이제 밝아올 아침의 자유로운 새소리를 듣기 위하여
따스한 햇살과 바람과 라일락 꽃향기를 맡기 위하여
진정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한마디
새벽 편지를 쓰기 위하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희망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 곽재구, 새벽편지 -


20. (가)~(다)의 공통점으로 적절한 것은?

① 이상적인 미래에 대한 소망 의식이 나타나 있다.
② 자연물을 통해 새로운 삶의 자세를 가다듬고 있다.
③ 동일 구절을 반복시킴으로써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④ 시간적 흐름에 입각해서 시상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⑤ 부정적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역사 의식이 나타나 있다.

21. (가)에 대한 감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점]

① 분단현실에 대한 화자의 인식이 반영되어 있어.
②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화자의 의지가 드러나 있어.
③ 개인적인 문제보다 사회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④ 외세에 의한 피해보다 민족 내부의 갈등을 더 우려하고 있어.
⑤ 증오와 대결의 관계를 청산하고 화합의 세계를 지향하고 있어.

22. <보기 A>는 (나)를 읽고 나눈 학생들의 대화이다.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 <보기 B>를 참고하여 조언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보 기 A> 
정수 : 이 시를 이해하는 데는 무엇보다 ‘바퀴’의 모양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내 생각에는 ‘바퀴’는 둥근 모양을 지니고 있으므로 세상을 원만하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함을 암시해 주는 것이야.
효진 : 맞아, 화자가 ‘바퀴를 굴리고 싶다.’라고 반복하는 것으로 보아 모난 사람들로 가득 찬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태진 : 그런 점에서 보면 ‘숨찬 공화국’이라는 시구도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 현실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볼 수 있어.

 

 <보 기 B> 
이 시는 ‘정체되어 있는 상태’에 대한 시인의 각성에서 출발하고 있다. 삶의 진실성을 ‘바퀴’라는 일상적 소재를 상징적으로 형상화하여 시대적인 문제 의식도 함께 표출시키고 있다.


① 바퀴의 둥근 모양을 원만한 삶으로 이해하는 것은 주제 의식과는 다소 동떨어진 해석이 아닐까.
② ‘바퀴를 굴리고 싶다’라는 반복적인 표현은 정체된 현실을 전진시키고자 하는 소망의 표명이 아닐까.
③ 바퀴의 모양보다는 계속해서 앞을 향해 구르는 바퀴의 속성도 생각해 보면 문제 의식이 무엇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④ ‘숨찬 공화국’은 모나고 어긋난 인간 관계를 상징한다기보다는 올바르지 못했던 우리의 정치적 시대 상황으로 이해하면 어떨까.
⑤ 삐뚤어진 인간 관계를 비판한다기보다는 바퀴를 통해 고립되고 단절된 현대인의 소외감에 대한 해소를 나타낸 것으로 이해하면 어떨까.

23. (다)의 ㉠과 <보기>의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

 <보 기> 
죽음보다 괴로운 것은
그리움이었다.
사랑도 운명이라고
용기도 운명이라고
홀로 남아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오늘도 내 가엾은 발자국 소리는
네 창가에 머물다 돌아가고
들도 강물 위에
몸을 던졌다.

- 정호승, 새벽편지 -


① ㉠은 시상을 집약시키고, ㉮는 시상을 전환시키고 있다.
② ㉠은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고, ㉮는 공간의 변화를 나타낸다.
③ ㉠은 물리적인 실재를 나타내고, ㉮는 심리적인 실재를 나타낸다.
④ ㉠은 화자의 감정이 이입되어 있고, ㉮는 화자의 감정이 절제되고 있다.
⑤ ㉠은 화자의 긍정적 태도를 환기시키고, ㉮는 화자의 외로운 심정을 심화시킨다.

24. ⓐ~ⓔ의 의미를 연상해 가는 과정을 메모한 것이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봄 → 싹틔움 → 부활
② ⓑ : 눈보라 → 차가움 → 고난
③ ⓒ : 길 → 이어짐 → 인연
④ ⓓ : 샘 → 솟아남 → 생성
⑤ ⓔ : 새벽 → 동틈 → 희망

[25~29]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보 기> 
(가)
절집이 ⓐ흰구름에 묻혀 있기에 寺在白雲中
흰구름을 스님은 쓸지를 않아 白雲僧不掃
바깥 손님 와서야 문 열어 보니 客來門始開
온 산의 ⓑ송화는 하마 쇠었네. 萬壑松花老
- 이달, 불일암 인운 스님에게 -

(나)
초암(草庵)이 적료(寂廖)ᄒᆞᆫᄃᆡ 벗 업시 ᄒᆞᆫᄌᆞ안ᄌᆞ
평조(平調) 한 닙ᄒᆡ ⓒ백운(白雲)이 절로 존다.
언의 뉘 이 ㉠죠흔 뜻을 알 리 잇다 ᄒᆞ리오.
- 김수장의 시조 -

(다)
인간(人間)ᄋᆞᆯ ᄯᅥ나와도 내 몸이 겨를 업다. 이것도 보려 ᄒᆞ고 져것도 드르려코, ⓓᄇᆞᄅᆞᆷ도 혀려 ᄒᆞ고 ᄃᆞᆯ도 마즈려코, 밤으란 언제 줍고 고기란 언제 낙고 시비(柴扉)란 뉘 다드며 딘 곳츠란 뉘 쓸려뇨. 아ᄎᆞᆷ이 낫브거니 나조ᄒᆡ라 슬흘소냐, 오ᄂᆞᆯ리 부족(不足)커니 내일(來日)리라 유여(有餘)ᄒᆞ랴. 이 뫼ᄒᆡ 안자 보고 뎌 뫼ᄒᆡ 거러 보니, 번로(煩勞)ᄒᆞᆫ ᄆᆞᄋᆞᆷ의 ᄇᆞ릴 일이 아조 업다. 쉴 사이 업거든 길히나 젼ᄒᆞ리야. 다만 ᄒᆞᆫ 청려장(靑藜杖)이 다 므듸여 가노ᄆᆡ라. 술이 닉어거니 벗지라 업슬소냐. 블ᄂᆡ며 ᄐᆞ이며 혀이며 이아며, 온가짓 소ᄅᆡ로 취흥(醉興)을 ᄇᆡ야거니 근심이라 이시며 시ᄅᆞᆷ이라 브트시랴. 누으락 안즈락 구브락 져츠락 을프락 ᄑᆞ람ᄒᆞ락 노혜로 놀거니 천지(天地)도 넙고넙고 ⓔ일월(日月)도 ᄒᆞᆫ가ᄒᆞ다. 희황(羲皇)을 모ᄅᆞᆯ러니 이적이야 긔로고야. 신선(神仙)이 엇더턴지 이 몸이야 긔로고야. 강산풍월(江山風月) 거ᄂᆞᆯ리고 내 백년(百年)을 다 누리면 악양루상(岳陽樓上)의 이태백(李太白)이 사라 오다. 호탕정회(浩蕩情懷)야 이에서 더ᄒᆞᆯ소냐. 이몸이 이렁 굼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
-송순, 면앙정가(俛仰亭歌) -


25. (가)~(다)의 공통점으로 적절한 것은?

① 자연물에 인격을 부여하고 있다.
② 자연에서 인생의 교훈을 발견하고 있다.
③ 자연 속에 묻혀 사는 삶을 노래하고 있다.
④ 자연을 현실 도피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
⑤ 자연의 섭리에 빗대어 화자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다.

26. (가)의 시적 형상화 방법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시각적 이미지를 잘 활용하였다.
② 자연물을 통해 심정을 드러내었다.
③ 시적 공간을 한적한 곳으로 설정하였다.
④ 고요하고 신비한 분위기가 느껴지도록 하였다.
⑤ 시적 안정감을 위해 대비되는 시어를 사용하였다.

27. ㉠의 의미를 (다)에서 찾을 때, 가장 거리가 먼 것은? [1점]

① 번로(煩勞)ᄒᆞᆫ 마음
② 취흥(醉興)
③ 신선(神仙)
④ 호탕정회(浩蕩情懷)
⑤ 역군은(亦君恩)

28. (다)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시적 화자의 모습으로 적절한 것은?

① 숲 속에서 거문고를 타고 있는 모습
② 낚싯대를 드리우고 고기를 낚는 모습
③ 마당의 꽃잎을 한가롭게 쓸고 있는 모습
④ 흥에 겨워 휘파람을 불며 마음껏 노는 모습
⑤ 절친한 벗과 함께 한가로이 술을 마시는 모습

29. ⓐ~ⓔ 중, <보기>의 ‘바위’와 시적 기능이 유사한 것은?

 <보 기> 
어제 영명사를 지나다가
잠시 부벽루에 올랐네.
텅 빈 성엔 조각달 떠 있고
천 년 구름 아래 바위는 늙었네.
기린마(麒麟馬)는 떠나간 뒤 돌아오지 않으니
천손(天孫)은 지금 어느 곳에 노니는가?
돌계단에 기대어 길게 휘파람 부노라니
산은 오늘도 푸르고 강은 절로 흐르네.
- 이색, 부벽루(浮碧樓) -


① ⓐ 흰구름
② ⓑ 송화
③ ⓒ 백운(白雲)
④ ⓓ ᄇᆞᄅᆞᆷ
⑤ ⓔ 일월(日月)

[30~3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대곤삼십도(大棍三十度)를 매우 치고, 죄목을 엄히 문초하되,
“네 이 놈! 차후에도 옹가라 하겠느냐?”
실옹가는 곰곰이 생각건대, 만일 다시 옹가라 우길진대 필시 곤장 밑에 죽겠기에,
“예, 옹가가 아니오니, 처분대로 하옵소서.”
아전이 호령하기를,
“장채 안동(眼同)*하여 저 놈을 월경(越境)시키라.”
하니, 군노사령 벌떼같이 일시에 달려들어 옹가놈의 상투를 움켜잡고 휘휘 둘러 내쫓으니, ㉠실옹가는 할 수 없이 걸인 신세가 되고 말았다.
고향 산천 멀리하고 남북으로 빌어먹을 새, 가슴을 탕탕 치며 대성통곡하며 하는 말이,
“답답하다 내 신세야! 이 일이 꿈이냐 생시냐? 어찌하면 좋을는고? 이른바 낙미지액(落眉之厄)*이로다.”
무지하던 실옹가는 어느덧 허물을 뉘우치고 애통하여 하는 소리가,
“나는 죽어 싼 놈이로되, 당상학발(堂上鶴髮)*우리 모친 다시 봉양하고 싶고, 어여쁜 우리 아내 월하(月下)의 인연 맺어 일월로 다짐하고 천지로 맹세하여 백년종사(百年從事) 하렸더니, 독수공방 적막한데, 임도 없이 홀로 누워 전전반측(輾轉反側) 잠 못들어 수심으로 지내는가? 슬하에 어린 새끼 금옥같이 사랑하여 어를 적에 ‘섬마 둥둥 내 사랑아! 후두둑 후두둑, 엄마 아빠 눈에 암암’ 나 죽겠네, 나 죽겠어! 이 일이 생시는 아니로다. 아마도 꿈이니, 꿈이거든 어서 바삐 깨어나라!”
이럴 즈음 허옹가의 거동 보세. 송사에 이기고서 돌아올 때 의기양양하는 거동, 진소위(眞所謂) 제법이것다. 얼씨구나 좋을시고! 손춤을 휘저으며 노래가락 좋을시고! 이러저리 다니면서 조롱하여 하는 말이,
“허허 흉악한 놈 다 보것다! 하마터면 고운 우리 마누라를 빼앗길 뻔하였구나.”
하고 집으로 들어서며 희색(喜色)이 만면하니, 온 집안 식솔들이 송사에 이겼다는 말을 듣고 반가이 영접할새, 실옹가의 마누라가 왈칵 뛰쳐 내달으며 허옹가의 손을 잡고 다시금 묻는 말이,
“그래 참말 송사에 이겼소이까?”
“허허 그리하였다네. 그 사이 편안히 있었는가? 세간은 고사하고 자칫하면 자네마저 놓칠 뻔하였다네! 원님이 명찰하여 주시기로 자네 얼굴 다시 보니 이런 경사 또 있는가? 불행 중 다행이로세!”
그럭저럭 날 저물매, 허옹가는 실옹가의 아내와 더불어 긴긴 밤을 수작타가 원앙금침 펼쳐놓고 한자리에 누웠으니, 양인 심사 깊은 정을 새삼 일러 무엇하랴!
이같이 즐기다가 잠시 잠이 들어 실옹가의 아내가 한 꿈을 얻으매 하늘에서 허수아비가 무수히 떨어져 보이기에 문득 깨달으니 남가일몽(南柯一夢)이라. 허옹가한테 몽사를 말하니, 허옹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 일이 분명하면 아마도 태기가 있을 듯하나, 꿈과 같을진대 허수아비를 낳을 듯하네마는, 장차 내 두고 보리라.”
이러구러 십 삭이 차매 실옹가의 아내 몸이 고단하여 자리에 누워 몸을 풀 새 진양성중가가조(晉陽城中家家稠)*에 개구리 해산하듯, 돼지가 새끼 낳듯 무수히 퍼 낳는데 하나 둘 셋 넷 부지기수로다. 이렇듯이 해산하니 보던 바 처음이며 듣던 바 처음이다.
실옹가의 마누라는 자식 많아 좋아라고 괴로움도 다 잊으며 주렁주렁 길러 내었다.
이렇듯이 즐거이 지낼 무렵, 실옹가는 할 수 없이 세간 처자 모조리 빼앗기고 팔자에 없는 곤장 맞고 쫓겨나니 세상에 살아본들 무엇하리?
이렇게 슬피 울 새 한 곳을 쳐다보니 층암절벽 벼랑 위에 백발도사 높이 앉아 청려장을 옆에 끼고 반송 가지를 휘어잡고 노래 불러 하는 말이,
“뉘우쳐도 미치지 못하느니라. 하늘이 주신 벌이거늘, 누구를 원망하며 누구를 탓하고자 하는가?”
실옹가는 이 말을 다 들으매 어찌할 줄 모르는 듯, 도사 앞에 급히 나아가 합장배례 급히 하며 애원하되,
“이 몸의 죄 돌이켜 생각하면 천만 번 죽사와도 아깝지 아니하오나, 밝으신 도덕 하에 제발 덕분 살려 주사이다. 당상의 늙은 모친, 규중의 어린 처자, 다시 보게 하옵소서. 이 소원 풀고 나면 지하로 돌아가도 여한이 없을 줄로 아나이다. 제발 덕분 살려 주옵소서.”
온갖 정성 다 기울여 애걸하니, 도사가 소리 높여 꾸짖기를,
“천지간에 몹쓸 놈아! 이제도 팔십 당년 병든 모친 구박하여 냉돌방에 두려는가? 불도를 업신여겨 못된 짓 하려는가? 너 같은 몹쓸 놈은 응당 죽여 마땅하되, 정상이 가긍하고 너의 처자 불쌍하기로 풀어 주겠으니 돌아가 개과천선하여라.”
도사는 ㉡부적 한 장을 써 주면서 일러두길,
“이 부적 간직하고 네 집에 돌아가면 괴이한 일이 있으리라.”
하고 슬며시 사라지니, 도사는 간데 온데 없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고향에 돌아와서 제 집 문전 다다르니, 고루거각(高樓巨閣) 높은 집에 청풍명월 맑은 경개는 이미 눈에 익은 풍취로다. 담장 안의 홍련화는 주인을 반기는 듯, 영산홍아 잘 있었느냐? 자산홍아 무사하냐? 옛일을 생각하매 오늘이 옳으며 어제는 잘못임을 깨닫고 옛집을 다시 찾아오니 죽을 마음 전혀 없다.
“가소롭다, 허옹가야! 이제도 네가 옹가라고 장담을 할 것이냐?”
늙은 하인 내달으며,
“애고 애고 좌수님, 저 놈이 또 왔소이다. 천살 맞았는지 또 와서 지랄하니 이 일을 어찌하오리까?”
이럴 즈음에, 방에 있던 옹가는 간데 없고, 난데없는 짚 한 묶음이 놓여 있을 따름이요, 허옹가와 수다한 자식들도 홀연히 허수아비 되므로, 온 집안이 그제서야 깨달은 듯 박장대소하였다.
*안동(眼同) : 직접 데리고 감.
*낙미지액(落眉之厄) : 눈 앞에 닥친 재앙
*당상학발(堂上鶴髮) : 머리가 흰 늙은 부모님
*진양성중가가조(晉陽城中家家稠) : 진양성[진주성] 안에 집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는 뜻
- 옹고집전(壅固執傳)-


30. 위 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서술자가 등장 인물의 미래를 암시하고 있다.
② 장면의 전환이 잦고 사건 전개가 우발적이다.
③ 상황을 과장하여 독자의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④ 청중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문체를 활용하고 있다.
⑤ 윤리적인 덕목을 내세워 독자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31. 위 글을 통해서 추리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점]

① 실옹의 아내는 허옹보다 실옹을 더 사랑하였다.
② 실옹은 과거에 패륜적인 행동을 일삼은 적이 있다.
③ 도사는 실옹에게 인과응보의 진리를 가르쳐 주었다.
④ 실옹은 자신의 하인으로부터 문전박대를 받은 적이 있다.
⑤ 허옹은 자신의 자식이 실재적인 존재가 아님을 알고 있었다.

32. ㉠이 할 수 있는 말로 적절한 것은? [1점]

① 오지랖이 넓기도 하군.
②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네.
③ 공든 탑이 무너져 버렸구나.
④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유분수지.
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군.

33. <보기>의 ⓐ~ⓔ 중, ㉡과 유사한 기능을 지닌 것은?

 <보 기> 
경덕왕 19년(760) 4월 초에 ⓐ가 둘이 나란히 나타나 열흘 동안이나 없어지지 않았다. 이것을 보고 일관은 인연이 있는 중을 청하여 꽃을 뿌리며 정성을 들이면 재앙을 물리치리라고 상주하였다. 이에 조원전에 깨끗한 단을 만들고 청양루에 왕이 친히 나가 중을 기다렸다. 이 때 월명사는 긴 두렁의 남쪽 ⓑ을 가고 있었다. 왕이 ⓒ사자를 보내 그를 불러 단을 열고 기도문을 짓게 하였다.
월명사는 “저는 국선의 무리에 속해 있으므로 다만 향가만 할 뿐이고 범성에는 익숙지 못합니다.”하고 대답하였다. 왕은 “이에 인연 있는 중으로 뽑혔으니 향가라도 좋다.”
하고, 그에게 노래짓기를 청하였다. 이에 월명사는 ⓓ노래를 지어 바쳤다. 조금 있다가 해의 변괴가 사라졌다. 왕이 이를 가상하게 여겨 좋은 ⓔ 한 봉과 수정 염주 108개를 하사하였다.


① ⓐ 해
② ⓑ 길
③ ⓒ 사자
④ ⓓ 노래
⑤ ⓔ 차

34. 위 글의 ‘실옹’에 대한 평가로 적절한 것은?

①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인물이다.
② 상황에 따라 행동하는 인물이다.
③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는 인물이다.
④ 겉과 속이 다른 위선적인 인물이다.
⑤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35~38]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얼었던 흙이 제 살을 풀면서, 흙의 향기가 풍겨나기 시작한다. 후미진 산자락이 아니라도, 흙내음이 풍겨날 듯하니, 흙의 시대에 자란 세대다움일까? 그렇다. 나는 지금 같은 플라스틱이나 강한 쇠붙이 문화의 시대에 자라지 않았다. 저 원시 시대 같은 흙먼지와 부드러운 나무의 문화에서 잔뼈가 굵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흙과 나무의 문화에 더 가깝다.
그러나 사람들은 부드러워서 연약하고 불에 타 버려서 깨끗이 연소가 되는 나무나 흙보다는, 더 강하고 단단한 강철과 쇠붙이의 시대로 옮겨왔다. 이것을 발전이라고 하면서, 사람들은 나무나 흙의 본성을 점차 ㉠잊어 가는 것일까? 흙에서 태어나 죽어서 다시 흙으로 돌아갈 사람이 흙의 본성을 ㉡잃어 가면서, 도리어 강철과 쇠붙이의 성질을 닮아 가니, 어찌 소란스럽고 잔혹한 사건이 빈발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으로 이 시대를 이해하려고 애쓰지만 하도 끔찍스런 사건이 자주 일어나니 무서워서 어찌 살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강철 시대라서 사람들의 마음도 강철같이 쇠붙이같이 차갑고 냉혹스러워 이러할까?
사람도 환경의 소산일진대, 우리의 환경에서 그 원인이 찾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예컨대, 우리는 옛 농경 시대와는 달리 쇠붙이를 사용하는 기계 시대에 살고 있다. 그 어느 하루도 쇠붙이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살수가 없다. 자동차, 기차, 지하철, 비행기 아니 시내 버스를 타더라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어디 그뿐인가. 살고 있는 집의 골격과 건너 다니는 다리도 그러하고 손으로 만지고 항상 몸에 지니는 핸드백에도 쇠고리가 붙어 있고, 사용하는 의자나 책걸상에도 쇠붙이 강철이 없으면 아무 기능을 하지 못하니, 결국 우리의 마음이 강철처럼 무감각하고 쇠붙이처럼 냉혹해지는가? 이런 강철과 쇠붙이로 된 기계에서 인정이나 눈물이 나올 수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을.
농경 시대에는 생활에 사용하는 연장과 가구 등 생활 용품 모두가 나무와 흙으로 만들어졌었다. 물론 쇠붙이를 전연 사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작은 부분에만 강철을 사용했을 뿐, 대부분이 나무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요즈음의 모든 물건을 보자. 손잡이에서부터 결정적인 기능을 하는 부분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플라스틱이나 쇠붙이로 되었다. 차갑고 섬뜩한 감촉의 강철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피부에 맞닿아야 되니, 아무리 눈물이 많고 인정이 뜨거운 사람도 어째서 영향을 받지 않으랴.
나무는 사람처럼 살아 있는 생물이다. 심지어는 나무로 집을 짓거나 가구를 만들 때에도, 제 고장에서 자란 나무를 사용하고, 또 죽은 나무라도 숨을 쉴 수 있도록 페인트나 니스를 칠하지 않으면 수백 년이나 견딜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선조들은 이러한 살아 있는 생물로서 목재를 사용하여 집을 지었고 물건을 만들었기 때문에, 고궁과 옛 가구가 오랜 세월에도 견디어 남아 있게 된 것이라 하지 않는가.
- 유안진, 쇠붙이와 강철 시대의 봄을 맞으면서 -


35. 위 글을 쓴 궁극적인 의도로 알맞은 것은?

① 인간 본성의 회복
② 생명에 대한 존중
③ 과거의 삶으로의 회귀
④ 농경 문화에 대한 동경
⑤ 옛 건축 방식에 대한 예찬

36. 위 글로 보아, 나무강철의 의미를 대비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점]

① 나무 : 유연 / 강철 : 경직
② 나무 : 인정 / 강철 : 냉혹
③ 나무 : 자연 / 강철 : 인위
④ 나무 : 소멸 / 강철 : 영원
⑤ 나무 : 부드러움 / 강철 : 날카로움

37. ㉠, ㉡과 바꾸어 쓸 수 있는 말을 바르게 짝지은 것은?

① ㉠ : 망각(忘却)하는 / ㉡ : 상실(喪失)해 가면서
② ㉠ : 회피(回避)하는 / ㉡ : 파괴(破壞)해 가면서
③ ㉠ : 기피(忌避)하는 / ㉡ : 분실(紛失)해 가면서
④ ㉠ : 외면(外面)하는 / ㉡ : 유실(流失)해 가면서
⑤ ㉠ : 배척(排斥)하는 / ㉡ : 소실(消失)해 가면서

38. 위 글의 글쓴이가 지향하는 세계와 가장 유사한 것은?

① 달에는 / 은도끼로 찍어낼 / 계수나무가 박혀 있다는 / 할머니의 말씀이 영원히 아름다운 진리(眞理)임을 / 오늘도 믿으며 살고 싶습니다.
② 흥부 부부가 박덩이를 사이하고 / 가르기 전에 건넨 웃음살을 헤아려 보라. / 금이 문제리, / 황금 벼이삭이 문제리, / 웃음의 물살이 반짝이며 정갈하던 / 그것이 확실히 문제다.
③ 신새벽 뒷골목에 /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 오직 한 가닥 있어 /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④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 오동나무 전등이 매어 달린 가설 무대 /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 /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⑤ 흐르는 것이 어디 물뿐이랴. / 우리가 저와 같아서 /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 일이 끝나 저물어 / 스스로 깊어 가는 강물을 보며 /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 나는 돌아갈 뿐이다.

[39~4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영상 매체는 문자가 아닌 이미지의 언어로 이루어져 있다. 오늘날 영상 이미지의 사용은 점점 더 일반화되고 있으며, 우리는 일상적으로 이미지를 사용하고 해독한다. 특히 매체의 영상은 언제 어디서나 흘러 넘치는 이미지로서 일상적 삶의 한 부분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들은, 우리의 순진함을 이용하여 우리를 조종하고 은밀히 자신의 의도를 주입시킬 수도 있다.
광고에서 펼쳐지는 이미지는 결코 현재 우리의 삶이 어떠한가를 말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상품을 구입할 경우, 달라지게 될 세련되고 매력적인 미래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이러한 이미지를 자신의 미래 이미지로 받아들이지 않을지라도 반복해서 보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광고 이미지 전체를 자신의 미래 이미지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렇게 ㉠광고는 초라한 일상의 나에서 벗어나 환상적인 미래의 나로 변신하고 싶다는 욕망을 자극한다.
광고 속의 이미지가 현실을 왜곡하고, 보는 이의 욕망을 자극하듯이 드라마나 영화도 마찬가지다. 드라마나 영화에 제시되는 삶의 모습 또한 ㉡현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기보다는 보는 이의 시선을 끌 만한 상황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설정된 인물들의 성격이나 직업 등은 극적인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현실 생활과는 다르게 왜곡되기 일쑤여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편견을 갖게 한다.
문제는 이런 이미지에 길들여지면 이미지의 세계를 현실 세계로 여기게 된다는 점이다. 드라마에서 어떤 배우가 한 머리 모양이 인기를 끌고 광고 카피가 속담이나 격언보다 위력을 떨치며, 영화를 통한 모방 범죄 심리가 생기는 것도 이와 같은 이미지의 영향력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미지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주체적인 삶을 살기보다는 이미지에 의해 연출된 삶을 감각적으로 소유하고, 현실과 다른 환상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경우도 많이 생기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지가 사람들로 하여금 환상적인 세계 속에 젖어들게 하여 현실을 망각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위험성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바르게 받아들인다면, 자유로운 상상력을 키워주는 긍정적인 기능도 있다.
이미지란 어떤 사건이나 대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는 상상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비현실적인 것을 형상화한 이미지는 고도의 상상력을 거쳐 탄생하기 마련이며 이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사고의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그리고 ㉤살아 있는 이미지는 기존의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바꿀 수도 있다.
이미지가 팽배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범람하는 이미지의 흐름에 자신을 맡긴 채 내버려 둘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주체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이미지 속에 빠져드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읽어 내야 한다.


39. 위 글의 논지 전개 방법으로 적절한 것은? [1점]

① 예상되는 반론을 제기하고 논거를 들어 반박하고 있다.
② 다양한 이론을 소개한 후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③ 가설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이를 검증하고 있다.
④ 쟁점에 대한 상반된 견해를 소개하고 절충안을 도출하고 있다.
⑤ 대상을 대비적으로 분석한 후 올바른 수용 태도를 제시하고 있다.

40. 위 글의 ㉠~㉤의 예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미모의 배우가 등장하는 화장품 광고를 보고 그 화장품을 사서 쓰면 자신도 그 배우처럼 예뻐질 것으로 믿게 된다.
② ㉡ :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편성하여, 현실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사회 의식을 고취한다.
③ ㉢ : 영화에서 폭력장면을 합리화하고 미화하여 폭력에 대한 가치를 혼란하게 한다.
④ ㉣ : 공상 과학 영화의 주인공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현재, 미래를 오감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시공을 초월한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⑤ ㉤ : ‘포돌이’ 캐릭터는 근엄한 경찰과 천진한 어린이라는 이질적인 이미지를 서로 결합시킴으로써 경찰을 친근한 대상으로 느끼게 한다.

41. 위 글의 주제와 관련하여 다음 광고를 비판적으로 이해할 때, 가장 적절한 것은? [3점]

① 새로운 ‘나’로 탈바꿈하고 싶은 소비자의 순진한 마음을 이용하여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음을 알아야 해.
② 체중 감량을 해야 하는 구체적인 대상 및 감량 기준에 대한 상세한 안내를 생략한 채 소비자의 현실적 욕구만을 은연중 에 강조하고 있어.
③ 광고 출연자가 실제로 ○○상품을 활용하여 감량했는지의 사실 유무에 대한 명확한 입증 없이 광고를 위해 연출된 장면을 소비자가 그대로 믿도록 강요하고 있어.
④ 타사 제품과 비교하여 소비자가 상품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구매할 수 있는 여지를 배제한 채, 종전의 광고 형식과 내용을 그대로 모방하여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⑤ ○○ 상품을 구매하는 순간 우리의 삶이 훨씬 우아하고 아름답게 변화할 것이라는 것을 설득하고 있지만, ○○상품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도 있는 부작용에 대한 설명이 누락되어 있어.

42. 위 글을 바탕으로 <보기>를 이해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요괴 세이렌은 반은 여자, 반은 새의 형상을 하고 있었는데, 배가 자신들의 섬 근처를 지나가면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유혹한 다음 ⓐ선원들을 잡아먹곤 했다. 그녀들의 유혹에 대해 미리 알고 있던 ⓑ오디세우스는 부하들에게 그들의 귀를 밀초로 막으라고 하고, 자신은 귀를 막지 않고 돛대에 꽁꽁 묶어 달라고 하였다. 아내도 자식도 다 잊게 한다는 그들의 ⓒ노랫소리가 어떤 것인지 한번 들어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견딜 수 없이 아름다운 ⓓ세이렌의 목소리가 들려 오자 오디세우스는 자신을 풀어달라고 난동을 피웠다. ⓔ부하들은 그 소리를 듣지 못하므로 계속 노를 저어갔다.


① ⓐ : 이미지에 희생된 사람이야.
② ⓑ : 이미지의 영향력을 읽어낸 사람이야.
③ ⓒ : 이미지 그 자체야.
④ ⓓ : 이미지가 주는 허상이야.
⑤ ⓔ : 이미지의 영향권 밖의 사람이야.

[43~4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한글은 세종이 주도하여 창제한 세계적인 문자로서 세계 문자 역사상 매우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40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됨으로써 한글이 만들어진 원리가 마침내 세상에 드러났다. 훈민정음의 원리에 대한 연구로 학위를 받은 미국 컬럼비아 대학 동아시아학 교수 게리 레드야드는 자신의 학위 논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글자 모양과 기능을 관련시킨다는 착상과 그 착상을 실현한 방식에 정녕 경탄을 금할 수 없다. 유구하고 다양한 문자의 역사에서 그런 일은 있어 본 적이 없다. 소리 종류에 따라 글자 모양을 체계화한 것만 해도 엄청난 일이다. 그런데 그 글자 모양 자체가 그 소리와 관련된 조음(造音) 기관을 본뜬 것이라니! 이것은 견줄 데 없는 언어학적 호사(豪奢)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리의 종류에 따라 글자 모양을 체계화’했다는 레드야드의 말은 무슨 뜻인가? 이는 조음 기관을 본뜬 ㉡기본 글자 다섯(ㄱ, ㄴ, ㅁ, ㅅ, ㅇ)에다 한 획씩 더하는 방식으로 글자를 생성하여 그 글자들이 계열화를 이루게 하였다는 뜻이다. 예컨대 연구개음(여린입천장소리)인 ‘ㄱ’에 획을 더해 같은 연구개음이되 거센소리 글자인 ‘ㅋ’을 만들고, 입술소리인 ‘ㅁ’에 획을 차례로 더해 같은 입술소리이되 새로운 자질(資質)이 더해진 ‘ㅂ’과 ‘ㅍ’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이 점은 로마 문자와 비교해 보면 한글에 함축된 음운학 지식이 얼마나 깊고 정교한지 금방 드러난다. 예컨대 이나 잇몸에 혀를 댔다 떼면서 내는 소리들을 로마 문자로는 ‘N, D, T’로 표시하지만, 이 글자들 사이에는 형태적 유사성이 전혀 없다. 그러나 한글은 이와 비슷한 소리를 내는 글자를 ‘ㄴ, ㄷ, ㅌ’처럼 형태적으로 비슷하게 계열화함으로써, 이 소리들이 비록 자질은 다르지만 소리나는 곳은 같다는 것을 한눈에 보여 준다. 이 말은 이미 훈민정음 창제자들은 음소(音素) 단위의 분석에서 더 나아가, 현대 언어학자들과 같이 음소를 다시 자질로 나눌 줄 알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모음을 생성하는 방식도 매우 과학적임을 알 수 있다. 자음과 마찬가지로 ㉢모음의 기본자(ㆍ, ㅡ, ㅣ)를 만든 후, 이 기본자의 어울림으로 초출자(ㅗ, ㅏ, ㅜ, ㅓ)를 만들고, 이 ㉣단모음 7자를 다양하게 결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글자 모양과 소리(이중ㆍ삼중 모음)를 생성한 것이다. 여기에다 빼놓을 수 없는 한글의 장점은, 모음의 소리값이 항상 일정하다는 점이다. ㉤우리의 모음은 축약(縮約)의 경우가 아니라면 언제 어느 때라도 일정한 소리를 유지하게 되어 있다. 영어 ‘A, E, I, O, U’가 각종 단어에서 얼마나 다양한 소리를 내는지를 고려해 보면 우리 한글이 얼마나 익히기 쉬운 우수한 문자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한글의 참된 가치는 날이 갈수록 더욱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가 만들고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뛰어난 것이라도, 우리가 깊이 연구하여 그 가치를 드러내고 나아가 그것을 세계에 널리 알려야 참된 가치를 올바로 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한글은 우리 민족 문화를 뛰어넘어 인류 문화에 빛나는 금자탑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43. 위 글의 내용과 일치하는 것은? [1점]

① 한글은 의미를 중심으로 글자의 모양이 생성되었다.
② 한글의 자음은 기본자를 합용하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③ ‘ㄴ, ㄷ, ㅌ’은 자질은 같지만 소리나는 위치는 다르다.
④ 영어나 로마자는 글자 모양과 소리값이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다.
⑤ 한글은 음소 단위에서 더 나아가 자질로 나눌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44. 위 글에서 ‘한글의 우수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모음의 소리값이 일정하다.
② 모음의 생성 방식이 체계적이다.
③ 자음의 형태와 소리값이 계열화를 이룬다.
④ 자음과 모음의 모양이 대응 관계를 이룬다.
⑤ 자음을 조음 기관의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다.

45. ㉠~㉤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례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점]

① ㉠ :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으면서 혀가 휘어지며 소리나는데 그 형태가 ‘ㄱ’의 모양과 유사하다.
② ㉡ : 기본자 ‘ㅅ’에 획을 하나 더하여 ‘ㅈ’을, ‘ㅈ’에 획을 하나 더하여 ‘ㅊ’을 생성해냈다.
③ ㉢ : 하늘(天)의 둥근 모양을 본떠 ‘ㆍ’를, 땅(地)의 평평한 모양을 본떠 ‘ㅡ’를, 그 하늘과 땅 사이의 사람(人)의 모습을 본떠 ‘ㅣ’를 만들어 이를 모음의 기본자를 삼았다.
④ ㉣ : ‘ㅣ’와 ‘ㅡ’를 결합시켜 ‘ㅢ’를 만들어내고, ‘ㆍ’와 ‘ㅏ’를 결합시켜 ‘ㅑ’를 만들어냈다.
⑤ ㉤ : ‘보아서>봐서, 쓰이어>쓰여, 사이>새’ 등이 있다.

46. 위 글에 대한 이해를 심화ㆍ발전시키기 위한 활동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한글의 보급 방식과 전파 경로에 대한 국내외의 연구 서적을 찾아보았다.
② 한글이 언어학적 관점에서 우수하다는 또 다른 사례에 대해 조사해 보았다.
③ 한글에 나타난 글자의 운용 원리를 다른 나라의 문자 체계와 비교해 보았다.
④ 한글의 우수성을 옹호하는 입장을 지닌 일부 외국학자들의 논문을 찾아보았다.
⑤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한 방안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토의해 보았다.

[47~5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영원히 늙지 않고 살 수 있는 불로초(不老草)를 찾다가 50세에 죽었다는 진시황처럼 오래 살고 싶다는 소망은 누구에게나 공통된 인간의 욕망이다. 현대 과학의 발달에 따라 인간이 왜 늙게 되는가에 대해 전보다 많은 것들을 알게 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노화(老化)의 비밀은 완전히 풀리지 않은 채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노화를 설명하는 이론들은 많지만, 크게 ‘활성산소의 축적’과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유전자의 존재’에 관한 이론으로 대별된다.
[A]
 
전자(前者)는 사람의 신체는 일생 동안 많은 유해한 자극들로 인하여 각 장기 및 기능이 약화되어 노화가 진행된다는 이론이다. 특히 활성산소가 노화의 가장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데, 활성산소란 사람이 음식물을 섭취하고 소화한 후 영양분을 산화(酸化)시켜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산화력이 매우 큰 산소 이온을 뜻한다. 이 활성산소는 특정 단백질과 결합해 체내 세포나 DNA에 손상을 입히고 변이를 일으키면서 노화를 촉진한다고 한다.
사람이 들이마시는 산소 가운데 1~4퍼센트 정도가 인체에 해로운 활성산소로 남게 되는데, 한번 손상된 세포 조직 등을 완벽히 복구할 수는 없기 때문에 노화의 정복은 어려운 것으로 본다.
다만, 활성산소를 줄이는 체내의 효소에 관계된 비타민 등을 잘 공급하고, 체내의 산소 소모량을 줄이면 활성산소도 그만큼 줄어들게 되므로, 노화의 진행을 어느 정도는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동물 실험 결과 음식물의 섭취를 줄이거나 냉혈동물인 경우 낮은 온도에서 기르면 수명이 휠씬 길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사람의 경우에도 세계적으로 장수하는 사람들의 중요한 공통점의 하나가 바로 식사를 적게 하는 습관이라는 사실 또한 산소가 노화의 주범으로서, 산소 소비량을 줄이면 장수할 수 있다는 이론을 뒷받침한다.
[B]
 
노화와 관련된 또 하나의 이론은 특정 유전자가 존재하여 마치 시계가 작동하듯이 노화가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세포 노화의 척도가 되는 염색체의 끝 부분에 달려 있는 텔로미어(telomere)에 노화 연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텔로미어란, 세포의 유전자 정보가 담긴 염색체의 양 끝 부분에 달려 있는 단백질의 사슬로서 염색체를 보호하는 구실을 하며,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이것의 길이가 짧아지게 된다. 수많은 세포 분열의 결과 텔로미어가 다 닳아서 일정 길이 이하가 되면 세포 분열이 멈추기 때문에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세포 분열을 하는 암세포에서는 텔로메라제(telomerase)라는 효소가 발견되는데 이것이 텔로미어 길이의 단축을 막는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가 있었다. 또한, 동물 실험 결과도 텔로메라제를 만드는 유전자를 없앤 경우 수명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텔로미어가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방법을 인간에게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현재까지 수명에 관련된 몇 가지 유전자가 발견되기는 하였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유전자들이 생명을 연장시키는 데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지에 관해서도 아직 논란이 적지 않다. 또한 특정 유전자가 노화를 조절한다고 해도 생명 현상은 수많은 유전자들이 작용하는 복잡한 구조인데다가, 노화와 관련된 매커니즘을 완벽히 밝혀내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불로장생은 인류의 오랜 꿈이기도 하지만, 정말 실현되었을 경우 과연 행복할 것인가라는 의문도 있다. 최신 공상 과학물이나 옛 고전문학 작품에서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는 불로불사(不老不死)는 도리어 비극으로 그리고 있다.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라는 우리 옛말도 이를 암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47. 위 글에서 알 수 없는 것은? [1점]

① 노화를 줄이는 방법
② 노화가 일어나는 원인
③ 노화에 대한 의학적 정의
④ 노화를 설명하는 이론의 한계
⑤ 노화와 유전자의 관계 연구 동향

48. [A]의 과정과 가장 유사한 사례로 볼 수 있는 것은?

① 맑은 공기를 마시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② 은행에 돈을 많이 저축하게 되면 이자는 늘어난다.
③ 찜질방에서 땀을 많이 흘리면 흘릴수록 체력은 저하된다.
④ 자동차가 오래 되면 엔진에 불순물이 쌓이게 되어 고장이 자주 난다.
⑤ 고속도로에서 자동차의 속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연료 소비량은 늘어난다.

49. 위 글을 읽고 난 독자의 반응으로 알맞지 않은 것은? [1점]

① 식사를 많이 하면 산소소모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오래 살 수 없겠군.
② 세포의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염색체를 보호하는 기술이 필요하겠군.
③ 산소는 인체의 생존과 죽음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아 필요악의 성격을 지녔군.
④ 동물의 노화 방지 실험 결과를 인간에게 적용한다면 인간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겠군.
⑤ 활성산소에 의해 손상된 세포 조직을 복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노화 문제를 극복할 수 있겠군.

50. [B]의 내용을 <보기>와 같이 도식화했을 때, ⓐ에 들어갈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3점]

 <보 기> 
노화 / 텔로미어의 점진적 소실 / 노화 / 세포분열의 정지 / 노화 / 죽음
텔로미어의 길이 유지 / 텔로미어의 길이 유지 / 텔로메라제 효소 작용 / ⓐ


① 암세포화
② 세포의 재생
③ 세포의 손상
④ 세포의 합성
⑤ 노화 유전자 생성

[51~5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한국 전통 춤이 가진 특성의 하나를 단적으로 일러 주는 것으로서 “손 하나만 들어도 춤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겉으로는 동작이 거의 없는 듯하면서도 그 속에 잠겨 흐르는 미묘한 움직임이 있어 수많은 움직임을 하나의 움직임으로 집중하여 완결시킨 경지이다. 이를 흔히 ‘정중동(靜中動)’이라고 한다.
한국의 민속악이나 민속춤에서는 ‘장단을 먹어 주는’ 대목이 많이 나온다. 바로 이러한 대목이야말로 불필요한 것이나 잡다한 에피소드를 없애는 순간이다. 그것은 곧 동양 회화에서의 여백에 해당되고, 한국 음악에서 음과 음 사이의 빈 시간ㆍ공간을 채워 주는 농현(弄絃)에 해당된다. 고요한 파문을 일으키는 ‘장단을 먹어 주는’ 대목은 맺힌 것을 풀어 주는 이완일 경우도 있고 풀린 것을 맺어 주는 긴장일 경우도 있다. 모든 예술이 다 그렇긴 하지만, 긴장과 이완을 적절히 배합하여 맺고 풀고 어르고 당기는 데에 한국 춤의 묘미가 있다. 장단을 먹어 가며 보일 듯 말 듯, 어깨 짓이나 고개 놀림으로 우쭐거리는 ‘허튼 춤’ 같은 데에서 더욱 그러한 맛을 느낀다.
이렇게 맺고 푸는 연결점의 고리 역할을 더 철저히 하면서도 더 자유 분방한 경우가 있는데, ‘엇박을 타는’ 대목이 그러하다. ㉠‘엇박을 타는’ 대목은 평범한 순차적인 진행 구조에 한 가닥의 파란을 일으킨다. 이렇게 해서 일상성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새로운 활기를 부여받는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순리적이고 동시에 우호적이어서 저항감보다는 오히려 친근감을 더해 준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파격으로 생성되는 흥은 한국적 해학이 되어 한국 예술 전반에 걸쳐 두루 나타난다. 제 흥을 못 이겨 약간 구부정한 몸놀림을 한다든지, 갓을 쓰되 비껴 쓰고, 말을 타되 몸을 곧추세우지 않고 비스듬히 비껴 앉는다든지 하는 한국인의 멋 부림은 일상적인 파격에 연유되어 있다.
이러한 일상적인 파격은 한국적 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의 지붕의 선은 직선도 아니고 곡선도 아닌, 그리고 무디지도 날카롭지도 않은, 기묘하게 휘어진 선이라고 한다. 조선 백자의 선 또한 그러하다. 기와 지붕의 처마 선처럼 하늘의 빛을 어깨 죽지에 받아 날렵하게 밑으로 흘리되 이를 그 끄트머리에서 다시 모아 고이게 했다가는 조금씩 조금씩 아래로 떨어뜨리는 한국적 선은 버선발의 선이나 소맷자락의 선을 최대한으로 살려내는 한국 춤의 선과 다르지 않다. 이는 멋과 흥을 어깨에 받아 태극선을 그리면서 이를 원심적으로 사지에 펼치며 오금과 돋움새*로 발을 내디디는 한국 춤의 매무새와 일치한다.
한국인의 미적 심성에서는 판에 박은 듯한 글씨나 그림을 높이 평가하지 않고, 도자기를 굽더라도 서로 모양이 다른 것이 나올 때라야 묘미를 느낀다. 똑같은 것을 두 번 다시 되풀이하는 것을 재미없어 하는 것이다. 그만큼 공연 예술의 한 특성인 일회성이 강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 춤을 흔히 멋과 흥의 춤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일상적 파격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음악과 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때로는 음악과 춤이 전혀 다르게 제각기 제멋대로 공연되기도 하고, 때로는 휘모리로 마구 몰아대는 음악 반주에도 아랑곳없이 아주 느리고 태평스런 춤을 추기도 한다. 이러한 음악과 춤의 극단적인 대비로 오히려 역동이 드러나고, 더 나아가 춤과 음악이 자유로운 불일치를 이루는 데에서 오히려 극치의 조화를 이루어 내는 것이다. 결국 한국인은 일상성의 파격을 바탕으로 이미 삶을 예술화하면서 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한국 춤은 춤추는 이는 말할 것도 없고, 보는 이까지도 ㉡어떤 정신적 깊이에 도달해 있지 않고서는 제대로 출 수 없고, 제대로 향유할 수도 없는 것이다.

* 돋움새 : 우리나라의 민속 무용의 기본 동작인 발 움직임의 한 가지로 제 자리에서 몸을 위로 돋운 다음 굽힘이 연결되게 하는 준비 동작.


51. 위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1점]

① 한국 춤은 자유 분방한 동작을 통해 흥을 돋운다.
② 한국 춤의 선은 버선발의 선과 유사한 속성을 지닌다.
③ 한국 춤의 묘미는 긴장과 이완의 적절한 배합에 있다.
④ 한국인의 미적 심성에는 일회성을 즐기려는 속성이 있다.
⑤ 한국 춤은 우리 민족의 역사를 반영하는 문화적 소산이다.

52. ㉠과 기능이 유사한 것을 <보기>에서 고르면?

 <보 기> 
사또 대노하여,
“이년 들어라. 모반대역하는 죄는 능지처참하여 있고, 조롱관장하는 죄는 제서율에 율(律) 써 있고, 거역관장(拒逆官長)하는 죄는 엄형정배하느니라. 죽노라 설워마라.”
춘향이 포악하되 ⓐ“유부녀 겁탈하는 것은 죄 아니고 무엇이오.”
사또 기가 막혀 어찌 분하시던지 연상을 두드릴 제 탕건이 벗어지고 상투고가 탁 풀리고 대마디에 목이 쉬어 “이년 잡아 내리라.” 호령하니 골방에 수청통인 “예.”하고 달려들어 춘향의 머리채를 주루루 끌어내며 “급창.” “예.” “이년 잡아 내리라.” 춘향이 떨치며 “놓아라.”
중계에 내려가니 급창이 달려들어,
“요년 요년. 어떠하신 존전이라고 대답이 그러하고 살기를 바랄소냐.”
대뜰 아래 내리치니 맹호(猛虎)같은 군노 사령 벌떼같이 달려드니, <중략>
집장사령 거동 봐라. 이 놈도 잡고 능청능청 저 놈도 잡고서 능청능청 등심 좋고 빳빳하고 잘 부러지는 놈 골라 잡고 오른 어깨 벗어 메고 형장 집고 대상청령(臺上廳令) 기다릴 제,
“분부 모셔라. 네 그년을 사정 두고 허장하여서는 당장에 명을 바칠 것이니 각별히 매우 치라.”
집장사령 여쭈오되,
“사또 분부 지엄한데 저만한 년을 무슨 사정 두오리까. 이년 다리를 까딱 말라. 만일 요동하다가는 뼈 부러지리라.”
호통하고 들어서서 검장(檢杖) 소리 발 맞추어 서면서 가만히 하는 말이,
“한두 개만 견디소. 어쩔 수가 없네. 요 다리는 요리 틀고 저 다리는 저리 틀소.”
“매우 치라.”
“예잇. 때리오.”
- 춘향전 -


① ⓐ
② ⓑ
③ ⓒ
④ ⓓ
⑤ ⓔ

53. 위 글을 바탕으로 한국 춤과 연극과의 공통점을 알아보는 과제를 수행하였다. <보기>와 관련이 깊은 것은?

 <보 기> 
☞ 한국 춤과 연극 배우들의 공통점 알기
일반적으로 연극 배우들은 극중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우선 연기자는 대본을 통해 인물의 성격적 특성을 파악하고 내면화하여 연기에 몰입하게 된다. 그러므로 배우로서 작품에 몰입하는 순간, 배우는 무대 위에서 대본을 뛰어 넘는 대사와 행동을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즉, 주어진 대사대로 연기하지 않고 대본을 뛰어 넘는 연기자의 기발함이 나타나는데, 툭툭 내뱉듯이 가볍게 흘리는 대사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다. 다시 말해 주어지지 않은 대사를 즉흥적으로 그때그때 표현함으로써 훨씬 더 살아 있는 작품이 되게 한다는 것이다.


① 정중동
② 허튼 춤
③ 몸놀림
④ 일회성
⑤ 일상성

54. ㉡의 문맥적 의미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점]

① 우리 춤의 주체성
② 우리 춤의 창의성
③ 우리 춤의 유연성
④ 우리 춤의 예술적 안목
⑤ 우리 춤의 일반적 특성

55. 위 글의 내용을 바탕으로 <보기>의 그림을 바르게 감상하지 못한 것은?

 <보 기> 
(가) (나)


① (가)에서 춤추는 아이의 오금과 돋움새로 미루어 보아 흥에 취해 사지를 원심적으로 펼치는 역동적인 힘을 느낄 수 있어.
② (가)에서 한 발로 춤추는 아이의 자세를 통해 다음에 반복될 동작을 예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춤의 정교함이 느껴져.
③ (가)에서 춤추는 아이를 보지 않고도 해금 연주에 심취해 있는 악사를 통해 불일치를 이루고 있는 듯하지만, 오히려 조화로움이 느껴져.
④ (나)에서 난초와 글씨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백의 비중이 큰 것을 보니 ‘장단을 먹어 주는’ 대목을 보고 있는 것 같아.
⑤ (나)에서 힘차고 길게 내뻗은 난초 잎에서 마치 춤추는 이의 소맷자락처럼 무디지도 날카롭지도 않은 한국적 선(線)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

[56~6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역사가는 믿을 만한 지도를 손에 들고 과거라는 큰 도시를 찾아드는 여행가와 같다. 그렇다면 역사가의 지도란 무엇인가? 그것은 많은 사실 속에서 역사적 의미를 가려 낼 수 있게 하는 문제 의식이다. 또한 그것은 어느 시대를 역사적 전후 관계에 따라서 전체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하나의 관점이다. 역사가의 사명은 바로 이러한 문제 의식과 관점을 확실하게 세워서 사회와 인간 생활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있다. 결국 역사가의 문제 의식은 궁극적으로 역사가의 사관과 밀접하게 관련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역사가의 사관(史觀)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역사가의 사관 형성은 무엇보다도 정직한 마음을 가지는 데서 가능하다. 그것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솔직하게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자기가 아는 것이 남보다 많다 하거나, 자기 민족의 역사는 영광의 역사라 주장하고, 설사 그러한 역사가 영광 아닌 고난의 역사라 해도 그런 대로 소위 ‘주체성’이 우수했음을 강조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미화(美化)는 과거를 바꾸어 놓을 수 없고 또 상태를 개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랑케는 이러한 역사가의 정직을 강조하면서 ‘일어났던 그대로’ 사실을 재구성하라고 말한 바 있다.
다음으로 역사가의 사관 형성에 도움이 되는 덕성은 금욕주의이다. 스토아 철학자들이 금욕 원리에서 정신의 평화를 찾았듯이 역사가는 현실적 욕망의 테두리를 벗어남으로써 대상을 관조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다. 이러한 역사가의 관조의 위치는 잡다한 인간 사회의 모든 현상을 잘 관찰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역사학의 이런 ‘몰실리성’은 역사학을 진정한 기초 학문, 즉 인간 교양의 학문으로 승격시킨다. 역사가는 알렉산더 대왕 앞에서 태양볕을 즐기던 통나무 속의 디오게네스와 같다. 그는 권력자의 눈치를 살피지도 않으며 출세를 걱정하느라 ㉠이 어두워지지도 않을 것이기에 역사학이 진정한 아카데미시즘으로 승화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학이 현실적 욕망의 테두리를 벗어나 관조하는 ‘몰실리성’을 지닌다고 해서 이것이 ‘현실 불감증’과 동일시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역사학은 가장 현실에 민감하고 미래에의 전망과 결부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해서 역사학의 출발점은 현재에 있으며, 과거는 단순한 ‘죽은 과거’로 취급되는 데 있지 않다. 역사에서의 객관성이란 과거 사실 그 자체를 정확하게 기술하는 것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의 연관성 속에서 과거를 인식하는 것이다. ㉡일찍이 드로이젠이 랑케의 객관성을 가리켜 ‘환관(宦官)의 객관성’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역사가의 사관 형성에 있어 덧붙일 것은 역사가의 지도 그 자체는 ⓐ흠잡을 데 없는 완성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역사학도들은 기성 역사가들이 만들어 놓은 지도에 따라 역사 연구를 시작하지만 점차로 그러한 지도에 ⓑ부족한 점이 있음을 알게 된다. 마치 능숙한 여행가가 지도 위에 적색 연필로 가필하듯이 역사학도들은 차츰 ⓒ기성의 사관을 보완ㆍ수정하거나 아니면 ⓓ다른 사관으로 대체할 생각을 품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사관의 수정 내지 그 새로운 설정은 한 역사가의 생애에 걸친 작업이므로 어느 역사가의 ⓔ독자적인 사관이 항구적 가치를 갖는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것도 오랜 시일에 걸쳐 평가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다.


56. 위 글의 서술상의 특징으로 적절한 것은?

① 추상적 내용을 구체적 사물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② 일상적 사례를 통해 문제 해결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③ 상반된 견해를 절충하여 새로운 시각을 이끌어내고 있다.
④ 다른 대상과의 대조를 통해 대상의 특징을 부각시키고 있다.
⑤ 대상을 다양한 관점에 따라 조명하여 객관성을 높이고 있다.

57. 위 글은 궁극적으로 어떤 질문에 답하는 글인가? [1점]

① 역사가의 순수성은 무엇인가?
② 역사가의 연구 대상은 무엇인가?
③ 역사가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인가?
④ 역사가가 지녀야 할 태도는 무엇인가?
⑤ 역사가의 사관은 어떻게 변해 왔는가?

58. ㉠과 쓰임이 유사한 것은? [1점]

① 사람들은 그를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② 시장의 흐름을 읽어내는 그의 눈은 늘 정확하다.
③ 우리는 사람들의 눈을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
④ 할머니는 바늘에 실을 꿸 정도로 눈이 좋으시다.
⑤ 그녀의 초롱초롱한 눈은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59. ㉡의 관점에서 <보기>를 해석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 기> 
역사가는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의 사고 방식으로만 글을 쓸 수 있다. 100년 전의 역사가는 100년 전의 사고 방식대로 역사책을 써서 남기고 오늘날의 역사가는 오늘날 사회의 사고 방식대로 그 책을 읽고 판단한다.


① 역사는 현재의 관점에서 재해석된 사실이다.
② 역사는 주관적 인식을 객관화시키는 작업이다.
③ 역사가에 의해 기록된 사실은 과거의 사실이다.
④ 역사는 현실을 관조하여 얻은 정직한 기록이다.
⑤ 역사는 역사가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산물이다.

60. ⓐ~ⓔ 중, <보기>의 ‘이상(anomaly)’과 성격이 유사한 것은?

 <보 기> 
패러다임은 어떤 과학자 사회의 구성원들이 공유한 믿음과 가치의 체계이고 정상과학은 패러다임에 근거한다. 일단 패러다임이 확립되면 난립했던 이론들은 정리된다. 그러나 정상과학은 완성된 과학이 아니다. 즉 정상과학에서 이상(anomaly)이 생기고 새로운 현상이 불가피하게 나온다. 이것은 기존 패러다임이 예상하는 바가 아닌 경우이므로 기존 패러다임은 위기에 봉착한다.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이론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 와중에 새 패러다임이 출현하여 낡은 패러다임과 경쟁이 벌어진다. 만약 새 패러다임이 과학자들의 신뢰를 얻게 되면 패러다임은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를 과학혁명이라고 한다.


① ⓐ
② ⓑ
③ ⓒ
④ ⓓ
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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