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국어

1993-11 고3 2차 수능 국어

고인도르 2023. 2. 5. 18:40
반응형

1994학년도 제2차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시행 : 1993.11.16(화)

대상 : 고등학교 3학년

출제 : 교육과정평가원

1993-11 고3 2차 수능 1국어[문제].pdf
1.16MB
1993-11 고3 2차 수능 1국어[듣기].mp3
4.25MB
1993-11 고3 2차 수능 1국어[정답].pdf
0.01MB
1993-11 고3 2차 수능 1국어[해설].pdf
0.30MB

 

 

삽화, 사진, 표는 누락되어 있습니다. 원본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번부터 6번까지는 듣고 푸는 문제입니다. 방송을 잘 들으면서 문제지를 동시에 보아 가며 답을 하시기 바랍니다. 듣는 내용은 한 번만 들려 드립니다.

 


1. (물음) 이 이야기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① 소를 조상으로 숭배하는 종교가 있었다.
② 소를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기도 하였다.
③ 농촌에서 소는 없어서는 안 될 가축이었다.
④ 소는 인격을 가진 동물처럼 생각되었다.
⑤ 소는 많은 설화의 소재가 되었다.

2. (물음) 이 강연에서 물질적 가치에 대한 연사의 관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물질적 가치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
② 물질적 가치가 궁극적인 목적일 수는 없다.
③ 물질적 가치의 추구가 비판받아서는 안 된다.
④ 물질적 가치의 추구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⑤ 물질적 가치는 사회 기강을 해친다.

3. (물음) 이 강연을 듣고 내릴 수 있는 결론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 더욱 매진해야 한다.
② 이제는 문화 생활을 하는 국민이 되어야 한다.
③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④ 삶의 내면적 가치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⑤ 우리 사회의 윤리, 도덕을 바로잡아야 한다.

4. (물음) 이 대담에서 세 사람이 공통적으로 전제하고 있는 것은?

① 과학 발전에 따르는 부작용도 있다.
② 생명 과학이 현대 과학의 중심이다.
③ 과학자가 환경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④ 과학은 과학만의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
⑤ 과학은 인류의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5. (물음) 이 대화의 마지막 말, ‘거 참’에 담긴 뜻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 [0.8점]

① 도둑이 제 발 저린다더니.
②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③ 고양이 쥐 생각하기지.
④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⑤ 쇠귀에 경 읽기군.

6. (물음) 이 대화에서 남학생이 주장하는 핵심 내용은?

① 시간 여행은 불가능하다.
② 미래의 일은 아무도 모른다.
③ 미래인을 만날 가능성은 있다.
④ 과학은 경험주의에 기초하고 있다.
⑤ 공상 과학 소설의 내용이 실현되기도 한다.

이제 듣기 문제는 다 끝났습니다. 7번 문제부터는 읽고 답하는 문제입니다.


7. <보기>의 문장을 이용하여 글쓰기를 하려고 할 때, ㉠~㉢의 순서를 가장 잘 배열한 것은?

 <보 기> 
서두 :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계가 감정을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한다.
㉠ 그리고 컴퓨터는 감정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절대로 인간의 지능을 가질 수 없다고 한다.
㉡ 그러나 실제 우리는 감정을 조절하는 두뇌 작용을 정보처리 측면에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 인공 지능 학자들조차도 컴퓨터가 감정을 갖게 하는 방법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결말 : 따라서 감정 조절 원리를 잘 응용하면 컴퓨터는 머지않아 감정까지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① ㉠―㉡―㉢
② ㉠―㉢―㉡
③ ㉡―㉠―㉢
④ ㉡―㉢―㉠
⑤ ㉢―㉡―㉠

8. <보기>의 (        )에 가장 알맞은 것은?

 <보 기> 
사회화는 개인이 사회의 문화를 익히고 사회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습득함으로써 그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되어 가는 과정이다. (        ) 따라서 사회화는 개인과 사회의 상호 작용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① 그렇지만 사회 구성원들은 사회의 역할 기대나 문화 규범을 준수함으로써 그것들을 지속적으로 재구성하려고 노력한다.
② 그런데 사회 구성원들은 사회의 역할 기대나 문화 규범을 따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끊임없이 재구성해 나간다.
③ 또한 사회 구성원들은 기존의 사회 역할 기대나 문화 규범을 부인하지만 새로운 것들을 쉬지 않고 재구성해 나간다.
④ 왜냐 하면 사회 구성원들은 기존의 사회 역할 기대나 문화 규범에 의지하여 살아가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것들을 재구성하려는 노력을 계속 시도한다.
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구성원들은 사회의 역할 기대나 문화 규범을 따라 행동할 뿐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들을 부단히 재구성한다.

9. ‘국어 사용의 현주소’라는 제목으로 짤막한 글을 쓰려고 할 때, <보기>의 자료 중에서 적절한 것을 골라 가장 잘 배열한 것은?

 <보 기> 
∙ 영어 사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 외국 문화를 이해하는 데는 그 나라의 언어를 익히는 것이 가장 좋다.
∙ 국어 사용 실태를 조사, 분석하여 보았다.
∙ 한글은 매우 우수한 문자이다.
∙ 긍지를 갖고 국어를 사용하자.
∙ 국어에는 아직도 일본어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
∙ 외국인이 국어를 잘 구사하는 일은 드물다.
∙ 요즈음 외국어가 남용되고 있다.
∙ 언어는 그 민족의 얼을 담고 있다.


① ―외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는 그 나라의 언어를 익히는 것이 가장 좋다.
―국어 사용 실태를 조사, 분석하여 보았다.
외국인이 국어를 잘 구사하는 일은 드물다.
요즈음 외국어가 남용되고 있다.
영어 사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긍지를 갖고 국어를 사용하자.
② ―한글은 매우 우수한 문자이다.
―언어는 그 민족의 얼을 담고 있다.
영어 사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어에는 아직도 일본어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
―국어 사용 실태를 조사, 분석하여 보았다.
―긍지를 갖고 국어를 사용하자.
③ ―요즈음 외국어가 남용되고 있다.
―영어 사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이 국어를 잘 구사하는 일은 드물다.
국어 사용 실태를 조사, 분석하여 보았다.
외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는 그 나라의 언어를 익히는 것이 가장 좋다.
―긍지를 갖고 국어를 사용하자.
④ ―요즈음 외국어가 남용되고 있다.
―국어 사용 실태를 조사, 분석하여 보았다.
국어에는 아직도 일본어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
영어 사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언어는 그 민족의 얼을 담고 있다.
―긍지를 갖고 국어를 사용하자.
⑤ ―언어는 민족의 얼을 담고 있다.
―외국인이 국어를 잘 구사하는 일은 드물다.
한글은 매우 우수한 문자이다.
국어에는 아직도 일본어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
―국어 사용 실태를 조사, 분석하여 보았다.
―긍지를 갖고 국어를 사용하자.

10. <보기>의 내용을 가장 잘 간추린 것은?

 <보 기> 
돼지는 목이 짧다. 없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짧다. 그러나 목이 짧다고 해서 반드시 못난 것이요, 길다고 해서 잘났다는 법이 어디 있느가? 목이 길기로는 기린이 수석이다. 그러나 그 기다란 목을 늘이고 좌로 우로, 혹은 전후로 상하로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는 그 줏대 없는 겁쟁이 태도는 보기에 어떠한가? 이리 살피고 저리 살피고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는 그 보조는 풍신 좋은 체구와는 전연 딴판이다. 돼지는 다행히 짧아서 곧은 목이다. 고집은 셀지 모르나 좌고우시(左顧右視)의 추태는 있을 수 없다. 목표를 향하여 일직선으로 직진할 뿐이다.


① 볼품은 없으나 당당한 돼지가 목이 짧은 것은 다행이다.
② 돼지의 당당한 목은 짧아서 줏대 없는 기린의 긴 목보다 더 잘났다.
③ 목이 짧지만 태도가 당당한 돼지가 목만 길고 줏대 없는 기린보다 더 낫다.
④ 돼지는 목이 짧고 볼품이 없으나 기린처럼 줏대 없이 걷지 않아서 다행스럽다.
⑤ 돼지가 목이 짧기는 해도 목이 긴 기린보다 당당하게 걸을 수 있으니 잘 되었다.

11. 다음 중 글의 제재를 표현한 방법이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구조주의는 상호 관련된 전체성을 강조한다. 전체를 보는 관점은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체를 해변의 반짝이는 작은 모래알처럼 각 요소들이 엉성하게 짝지어 있는 것이라고 보는 견해와, 전체를 각 요소들이 야무지게 뒤엉켜 있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그것이다.
② 남생이는 냇가나 연못에 사는데, 생김새는 거북과 비슷하고 크기는 작다. 등은 진한 갈색 딱지로 되어 있다. 네 발에는 각각 다섯 개의 발가락이 있고, 발가락 사이에는 물갈퀴가 있다. 6, 8월경에 모래 속에 구멍을 파고 4~6개의 알을 낳는다. 한국ㆍ일본ㆍ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③ 어느덧 열여드렛 달이 천마재 위에 비죽이 솟았다. 산 속은 괴괴하다. 어디선가 간혹 접동새 울음이 들려 왔고, 그것이 그치면 알지 못할 산짐승이 짝을 찾는 듯 구슬프게 우는 소리뿐이었다.
④ 고대에는 인간이 자연 속에 포섭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중세에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 대신에 인간 이상의 존재인 신에게 종속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근대에 와서는 모든 것을 인간을 중심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⑤ 영식이가 앞서서 병원으로 들어가 보니 텅 비어 있는 실내에는 얼씬하는 그림자 하나 없고, 아무리 소리를 쳐도 내다보는 사람이라고는 없었다. 입원실 쪽으로 돌아가서 겨우 간호부 하나를 붙들고는 창길이가 입원한 곳을 물었다. 간호부는 얼쯤얼쯤 대꾸를 하더니 황황히 달아나 버렸다.

12. <보기>의 항목으로부터 제기될 수 있는 문제를 가장 잘 정리한 것은?

 <보 기> 
∙ 지구의 화석 에너지는 곧 고갈될 것이다.
∙ 현재로서는 적절한 대체 에너지가 개발되지 않고 있다.
∙ 에너지가 없으면 인간은 살아 남을 수 없을 것이다.
∙ 인류는 살아 남아야 한다.


① 인류가 살아 남기 위하여 어떻게 화석 에너지를 보존할 것인가?
② 대체 에너지도 없는 마당에 화석 에너지까지 고갈된다면 인류는 어떻게 될 것인가?
③ 화석 에너지마저 고갈되어 가고 대체 에너지는 개발되지 않는다면 인류가 살아 남을 가치가 있는가?
④ 화석 에너지는 고갈되어 가고 대체 에너지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인류가 살아 남기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하는가?
⑤ 화석 에너지가 고갈되고 대체 에너지도 개발하지 못해서 인류가 살아 남을 수 없게 된 다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13. 다음 글의 구조를 바르게 분석한 것은? [1.2점]

㉠원칙적으로 문화가 언어에 미치는 영향의 한계란 지극히 명백한 것이다. ㉡비록 문화의 발달로 인한 생활의 필요성에 따라 국어의 어휘가 크게 증가한 것은 분명하나, 문화가 발달되고 문화의 어느 유형이 고유화되었다고 해서 언어의 구조가 달라질 리 없고, 어느 특성이 부가될 리도 없는 것이다. ㉢어휘가 늘고, 사용면의 기교가 문학 기술과 아울러 발달된다 하여도, 언어의 본질적인 성격에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하는 것이다. ㉣국어에 있어서 그 배경이 될 문화가 한문화 또는 중국적인 요소가 강하였다고 국어의 구조에 중국어적인 요소가 있을 리 없고, 불교 물화가 강하였다 하기로 종교적 색채가 국어에 가미될 리 없다. ㉤오직 중국 문화의 생활화로 말미암은 필요성에서 한자 기원의 어휘가 다량으로 늘었고, 불교에 관한 어휘가 같은 이유로 남았다는 정도라 하겠다.


① ㉠은 ㉡의 근거로서 이 글이 문제삼는 것이 무엇인지 밝혀준다.
② ㉡은 언어를 구조적 측면과 어휘적 측면으로 구분함으로써 논점을 구체화한다.
③ ㉢은 ㉡의 부연으로써 문학의 기교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④ ㉣은 문화적 요인이 어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함을 보여 주는 예이다.
⑤ ㉤은 결론으로서 글 전체의 요점을 정리하고 있다.

[14~1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학문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인가? 학문이 실생활에 유용하고, 그 자체의 추궁이 즐거움을 가져오는 것은 모두가 학문이 다름 아닌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용적이니까, 또는 재미가 나는 것이니까 진리요 학문인 것이 아니라, 그것이 진리이기 때문에 인간 생활에 유용한 것이요, 재미도 나는 것이다. 유용하다든지 재미가 난다는 것은 학문에 있어서 부차적으로 따라올 것이요, 그것이 곧 궁극적인 목적이라고까지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학문의 목적은 진리 탐구 그것에 있다. 이렇게 말하면 또 진리의 탐구는 해서 무엇하나 할지 모르나, 학문의 목적은 그로써 족한 것이다. 진리 탐구로서의 학문의 목적이 현실 생활과 너무 동떨어져 우원(迂遠)함을 탓함직도 하다. 그러나 오히려 ㉡학문은 현실 생활로부터 유리(遊離)된 것처럼 보일 때, 가끔 그의 가장 풍성한 축복을 현실 생활 위에 내리는 수가 많다.
세상에서는 흔히 학문밖에 모르는 상아탑 속의 연구 생활을 현실을 도피한 짓이라고 비난하기가 일쑤지만, 상아탑의 덕택이 큰 것임을 알아야 한다. 모든 점에서 편리해진 생활을 향락하고 있는 현대인이 있기 전에 그런 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도 오히려 그런 향락과는 담을 쌓고 진리 탐구에 몰두한 학자들의 상아탑 속에서의 노고가 앞서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남의 향락을 위하여 스스로는 고난의 길을 일부러 걷는 것이 학자는 아니다.
학자는 그저 진리를 탐구하기 위하여 학문을 하는 것뿐이다. 상아탑이 나쁜 것이 아니라, 진리를 탐구해야 할 상아탑이 제 구실을 옳게 다하지 못하는 것이 탈이다. 학문에 진리 탐구 이외의 다른 목적이 섣불리 앞장을 설 때, 그 ㉢학문은 자유를 잃고 왜곡될 염려조차 있다. 학문을 악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좋지 못한 일을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진리 이외의 것을 목적으로 할 때, 그 학문은 한때의 신기루와도 같아 우선은 찬연함을 자랑할 수 있을지 모르나, 과연 학문이라고 할 수 있을까부터가 문제다.
진리의 탐구가 ㉣학문의 유일한 목적일 때, 그리고 그 길로 매진할 때, 그 무엇에도 속박됨이 없는 숭고한 학적인 정신이 만난을 극복하는 기백을 길러 줄 것이요, 또 그것대로 우리의 인격 완성의 길로 통하게도 되는 것이다.
학문의 본질은 합리성과 실증성에 있고, 학문의 목적은 진리 탐구에 있다. 위무(威武)로써 굽힐 수도 없고, 영달로써 달랠 수도 없는 학문의 ㉤학문으로서의 권위도 이러한 본질, 이러한 목적 밖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4. 윗글의 서술 방법을 바르게 설명한 것은?

① 사실의 대조와 검증을 통해 설득하고 있다.
② 자문자답의 방법으로 논지를 확대하고 있다.
③ 대조와 역설의 방법으로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④ 부정을 다시 부정함으로써 긍정적 결론에 이르고 있다.
⑤ 예상되는 다른 의견을 비판함으로써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15. 윗글의 내용과 가장 가까운 삶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①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어져 백 년까지 누리리라.
② 시대가 금전이면 그만인데 돈이나 몇백 냥 내라고 하야 우리끼리 나누면 샌님도 좋고 나도 돈 냥이나 벌어 쓰지 않겠소.
③ 누군들 백이숙제(伯夷叔齊)가 되고 싶지 않으랴. 나만 깨끗이 굶어 죽으면 처자는 어쩌느냐. 범의 굴에 들어가야 범을 잡지 않겠느냐.
④ 군자가 배부름과 편안함을 구하지 않으며, 일에 빨리 하며, 말씀을 삼가고, 도(道)에 나아가 질정(質正)하면 가히 배우기를 즐긴다 할지니라.
⑤ 대장부가 대장인(大將印)을 요하(腰下)에 빗기 차고 동정서벌(東征西伐)하여 국가에 대공을 세우고 이름을 만대에 빛냄이 장부(丈夫)의 쾌사(快事)이라.

16. ㉠~㉤ 중, <보기>에서 ⓑ의 밑줄 친 예처럼 쓰인 것은?

 <보 기> 
학생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사람이다.
ⓑ 우리는 학생답게 행동해야 한다.
ⓒ 옆 집의 학생은 키가 크다.


① ㉠
② ㉡
③ ㉢
④ ㉣
⑤ ㉤

[17~21]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역의 대합실은 낮과 아침부터 서울과 부산과 남선이 실어다 부친 승객으로 콩나물 동이를 이루었다. 보퉁이를 깔고 앉아 혹은 가마니폭을 자리삼아 앉았는 사람, 자는 사람, 그 중에도 절창(絶唱)은 투전판이 벌어져 있는 것이었다.
“저런 걸 보면 조선 사람두 제법 대륙적인 풍모가 있단 말 야. 정거장 대합실에서 지리한 차시간을 투전을 뽑으면서 밤을 드새구.” 김군의 감상이었다.
호남선은 새벽 다섯시 반에 있었다.
나는 말할 것도 없지만 김군도 한 번의 경험이 있노라면서 그의 굵은 신경으로도 일찍이 일제 시대의 유치장 잠자리를 방불케 하는 대전 거리의 여관에만은 생의도 아니하였다.
이튿날 새벽 다섯시.
비는 옷을 적시고도 과할 만큼 내렸다. 밤새껏 떨며 기다리던 이리행의 혼합 열차를 꾸며다 포옴에 대어 놓기는 하였으나 객차 세 칸에 곳간차 열 개가 사람이 열리듯 하였다. 그러고도 태반은 타지를 못하였다.
내남없이 곳간차 꼭대기나마 타지 못한 사람들은 내리는 궂은비처럼 우울한 얼굴들이었다.
조금 있다가 기관차가 무슨 생각으론지 혼자 달려가더니 난데없이 좋은 객차를 한목 다섯 칸이나 달아 가지고 온다.
처진 승객들은 희색이 얼굴에 넘치면서 다투어 그리로 돌진을 한다.
그러나 허망한지고. 찻간에는 미국 병정이 칸마다 삼사 인 혹은 사오 인씩 한가로이 타고 있었다.
열려 있기로서니 거기를 침노할 용감한 사람도 없으려니와 도시에 승강대의 문들이 굳게 잠기어 감불생심이었다. 차 옆댕이의 ‘미군전용차’ 다섯자는 누구의 서투른 분필 글씬지.
사람들은 그래도 행여 하는 생각에 이리 닫고 저리 닫고 앞뒤로 끼웃거리면서 그 옆을 분주히 맴돌이하기를 마지 않는다.
아마 구경이 하염직하여서리라. 미국 병정 하나가 닫긴 승강대의 문을 열고 서서 고요히 완상을 하고 있다.
그러자 촌 반늙은이 하나가 그 앞으로 징검거리고 가더니 예전 같으면 ‘여보 영감상 우리 좀 탑시다.’하는 째렸다. 손으로 자기를 가리키고 다시 찻간을 가리키고 하면서 근천스런 미소와 굽실거리기를 거듭한다.
그에 대하여 미국 병정의 대답은 손가락을 들어차 꼭대기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김군과 나는 무심코 발길을 멈추고 서서 보다 문득 ⓐ아니 볼 것을 본 것 같은 회오에 얼른 얼굴을 돌렸다.
“옛날 상해 공동조계의 공원 문 앞에다 ‘지나인과 개는 들어오지 마라’ 쓴 푯말을 세운 것하구 상거가 어떨꾸?”
김군의 중얼거리는 말이고 나는 나대로 중얼거렸다.
“마마손님은 떡시루나 쪄 놓고 배송을 한다지만……”
“찰 저렇게들 타지 못해 등쌀을 댈 것이 아니라 기관차 앞으루 찻길에 가 늘비하니 드러눴어요.”
“한 파가 기관차 앞에 가 눴은다치면 한 파는 차에 가 올라 앉군 할 텐데?”
“결국 문제는 협조하는 기간 동안 임금을 조금 덜 받아야 하구 소작료를 조금 더 물어야 하구 한다는 문제루 귀착하는 것이니깐, 사세가 차차 더 절박해 가니 돈 몇 천 원이나 벼 몇 섬씩을 애끼다간 민족 천 년의 대계를 그르칠 염려가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할 텐데. 새로운 역사의 주인 노릇을 할 긍지와 도량으루다 말이지.”
“사람이 없나 봐. 한 정당 한 정당의 두령 재목은 있어두 민 족의 두령 재목은 안직 없는 모양야.”
“낙심 말게. 이 김주사 어른이 기시질 않은가.”
비는 오고.
다음 차가 언제 있을지 모르는 차를 우리는 음산한 정거장에서 민망히 기다려야 하였다.


17. 현실에 대한 작중 인물 ‘나’의 태도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외국의 도움으로 상황이 나아지기를 희망한다.
② 어려운 시국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믿는다.
③ 세상이 어떻게 되든지 상관하지 않는다.
④ 사회적 혼란으로 앞날이 걱정스럽다.
⑤ 민족의 도덕적 타락상이 개탄스럽다.

18. 윗글을 <보기>와 같이 해석하고자 할 때, (    )에 가장 적절한 것은? [0.8점]

 <보 기> 
승 객 → 기 차 → 목적지
(주 체) → (매개체) → (지향점)
민 족 → (        ) → 민족의 장래


① 공공 질서 확립
② 공정한 분배
③ 경제적 자립
④ 민족 지도자
⑤ 김주사 같은 사람

19. 다음 중, 문맥으로 보아 바꾸어 쓸 수 없는 것은?

① 절창(絶唱)―압권(壓卷)
② 내남없이―너나할것없이
③ 근천스런―친근한
④ 상거―차이
⑤ 등쌀을―성화를

20. ⓐ의 이유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어떻게든지 기차를 타려고 하는 노인의 모습이 심히 불쾌하여서
② 노인을 공경할 줄 모르는 외국인에 대한 반감을 누를 수 없어서
③ 시대상을 반영하는 눈 앞의 광경에 민족적 자존심이 손상되어서
④ 문란해진 질서를 바로잡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가 안타깝게 느껴져서
⑤ 공연히 남의 일에 끼어들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려서

21. ㉠~㉤ 중, 윗글의 주제를 암시하는 것들로 묶인 것은? [1.2점]

① ㉠, ㉡, ㉢
② ㉠, ㉢, ㉣
③ ㉡, ㉢, ㉣
④ ㉡, ㉣, ㉤
⑤ ㉢, ㉣, ㉤

[22~2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예술이란, 일반적인 기술과 달라서 우리의 일상생활에 유용한 지식을 직접적으로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그보다 예술은 인간의 심령에 작용하여 우리 인간 삶의 근원적인 힘이 된다.
그러면 예술이란 과연 우리 인간에게 어떤 점에서 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인가? 예술은 설명하기 어려운, 실로 다양한 여러 가지 기능을 지니지만 그것은 대체로 미적 기능과 사회적 기능 두 가지로 구분된다.
미적 기능이란 쾌락적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서 예술이 주는 ㉠감동적 자극을 의미하며, 사회적 기능이란 교시적(敎示的)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서 예술이 주는 정치적, 교육적, 도덕적인 여러 종류의 광범한 ㉡사회적 영향을 의미한다.
 
근대 이전의 문학은 대체로 윤리적 이념을 추구해 왔다. 이것은 고소설(古小說)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고 고소설이 도덕적, 윤리적 교화 수단으로서만 존재해 왔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이 도덕적, 윤리적 의미를 강하게 지녔던 것은 도덕적, 윤리적인 문제의 제시와 해결이 문학이 지닌 본래의 기능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생성기(生成期)의 고대 예술, 가령 무용이나 음악 같은 것이 ㉢노동의 장려를 위하여 많이 이용되었다고 해서 그러한 고대 예술이 노동을 위한 수단이나 방법만에 그쳤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러한 여러 가지 기능은 물론 예술 자체의 본원적(本源的)인 기능인 미적 기능과 결부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여러 종류의 사회적 기능 그 자체가 예술의 전적인 기능이거나 또는 그것이 예술의 목적이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만일 그러한 여러 종류의 사회적 기능을 예술의 전적인 기능이라고 본다면, 예술은 정치나 도덕 또는 그 밖의 여러 가지의 문화적 사상(事象)과 구별되지 못할 것이다. 여러 가지 형태의 사회적 기능에도 불구하고 예술을 정치나 도덕과 같은 다른 문화적 사상과 구별하는 것은 ⓐ예술의 사회적 기능은 예술의 미적 기능과 항상 결부되어 있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예술의 사회적 기능은 그 결과나 영향에 있어 예술 이외의 정치적, 도덕적, 그 밖의 여러 가지 종류의 ㉣사회적 사상(事象)과는 달리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그 다른 이유란 예술은 ㉤가정적(假定的) 상상(想像)의 산물이기 때문에 실제적인 현실적 산물과는 구별되어야 한다는 것과 예술의 사회적 기능은 반드시 그 속에 담겨져 있는 사회적 목적이나 동기가 그 전부는 아니라는 점이다.


22. 윗글의 주장에 가장 가까운 것은?

① 예술은 궁극적으로 사회적 기능을 지향한다.
② 생성기의 고대 예술은 사회적 기능만을 중시하였다.
③ 미적 기능과 사회적 기능은 예술의 본원적 기능이다.
④ 예술은 가정적 상상의 산물이기 때문에 사회적 기능을 지닌다.
⑤ 미적 기능과 연관되지 않은 사회적 기능은 예술의 기능이라 할 수 없다.

23. ⓐ의 관점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것은?

① 「운수 좋은 날」은 행운과 불행, 운명에 대한 무지와 깨달음이라는 반어적 구조를 통하여 1920년대 일제 강점기의 궁핍한 시대상과 사회상을 보여 준다.
② 「동백꽃」은 1930년대를 배경으로 우리 농촌 사회의 계층간의 갈등이 상호 비방적인 갈등이 아니라, 화해와 융합의 공동체적 삶의 한 방식으로서의 갈등임을 보여 준다.
③ 「진달래꽃」의 서정적 자아인 ‘나’는 여성이고, ‘꽃’은 자아의 분신이다. 이 시는 ‘즈려 밟히는’ 외상(外傷)과 내면적 희생을 달게 받아들이겠다는 역설적 의미를 표상하고 있다.
④ 「와사등」은 아무 것도 믿고 의지할 수 없는 어두운 현실 속에서 방향도 없이 어디론가 떠나가야만 하는 공허와 비애로 가득찬 현대인의 고독과 불안 의식을 노래한다.
⑤ 「흥부전」에서는 불의한 방법으로 수탈을 하고 돈을 번 놀부가 패가망신하는데, 이는 흥부와 처지가 같은 서민층이 놀부 같은 계층에 대해서 갖는 적대 의식의 표현이다.

24. ㉠~㉤ 중, <보기>와 가장 관련이 깊은 것은?

 <보 기> 
현실은 우리의 일상적 삶의 공간이자, 모든 행위와 가치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작가는 현실과 동떨어져서 존재할 수 없고, 작품 역시 그러한 작가적 현실을 어떤 방식으로든 매개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작가는 ‘누구를 위해 쓰는가’를 항상 유념하면서 현실에 대한 새로운 안목(眼目)을 끝없이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현실을 생생히 묘파(描破)해 내고 있는 작품을 통해서 현실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① ㉠
② ㉡
③ ㉢
④ ㉣
⑤ ㉤

25. 윗글에서 (가)와 (나)로 표시된 두 문단의 관계를 가장 잘 설명한 것은?

① (가)에서 예시된 것들이 (나)에서 상세하게 분석되고 있다.
② (가)에서 주장된 점이 (나)에서 다른 국면에 적용되고 있다.
③ (가)에서 주장된 점이 (나)에서 예를 통하여 설명되고 있다.
④ (가)에서 예를 통해 논증된 주장이 (나)에서 부정되고 있다.
⑤ (가)에서 예를 통해 주장된 점이 (나)에서 부연, 심화되고 있다.

[26~28]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풍속화란 말할 것도 없이 인간의 풍속을 그린 그림을 의미한다. 따라서 한국 풍속화는 한국의 풍속을 묘사한 그림으로서 이에 대해서는 광의와 협의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 풍속화는 인간의 여러 가지 행사, 습관이나 인습, 그밖에 생활 속에 나타나는 일체의 현상과 실태를 표현한 것을 뜻한다고 하겠다. 즉, 왕실이나 조정의 각종 행사, 사대부들의 여러 가지 문인 취미의 행위나 사습(士習), 일반 백성들의 다양한 생활상이나 전승 놀이, 민간 신앙, 관혼 상제와 세시 풍속 같은 것들을 묘사한 그림들이 모두 이 개념 속에 포괄된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좁은 의미의 풍속화는 소위 ‘속화’라고 하는 개념과 상통한다고 하겠다. 이때의 ‘속(俗)’이라는 것은 단순히 풍속이라는 뜻이 아니라 ‘저급한 세속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러한 개념의 풍속화는 지체 높은 사대부들의 품위 있는 생활과는 다른, 이른바 ‘속된 것’을 묘사한 그림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풍속화는 ⓐ속인배(俗人輩)에게 환영받던 시정사(市井事), 서민의 잡사(雜事), 경직(耕織)의 점경(點景) 등을 묘사한 그림으로서 조선 후기의 김홍도나 신윤복의 작품들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풍속화는 인간의 생활상을 적나라하게 표현해야 하므로 무엇보다 먼저 사실성을 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인간 생활의 여러 단면들을 사실적으로 다루어야 하므로 자연히 많든 적든 기록적 성격을 지니게 된다. ㉢그러므로 이 사실성과 넓은 의미에 있어서의 기록성은 풍속화의 일차적인 요건이며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느 한 가지만 결여되어도 진실된 풍속화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풍속을 추상적으로 표현한다거나, 현대의 화가가 현대의 풍속을 외면하고 조선 시대의 풍속을 상상해서 그린다면 그러한 그림들도 풍속화로서의 생명력을 지닐 수가 없게 된다. ㉥그러므로 풍속화는 사실성, 기록성과 함께 시대성이 언제나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풍속화는 보는 이에게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정취’, ‘시정(詩情)’, ‘감각미’ 같은 것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요건들을 모두 갖춘 풍속화는 어느 분야의 회화보다도 보는 이의 피부와 가슴에 와 닿는 호소력을 지니게 된다. 김홍도나 신윤복의 풍속화가 당시의 조선 시대만이 아니라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까지도 많은 공감과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이유는 그들의 작품들이 사실성, 기록성, 시대성과 함께 한국적 정취를 구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26. 윗글에서 알 수 없는 것은?

① 풍속화의 정의
② 풍속화의 특성
③ 풍속화의 대상
④ 풍속화의 범주
⑤ 풍속화의 전통

27. ⓐ와 가장 가까운 것은?

① 정월(正月)이라 십오일에 새해로다 새해로다
찬란한 오색 옷을 갖추갖추 갈아 입고
떼를 지어 노니는 정월이라 새해로다
② 온 겨울을 떠돌고 와
여기 있는 낯선 지역을 바라보노라
나의 마음 속의 처음으로
눈 내리는 풍경
③ 새끼 꼬아 모디여서 벼도 묶고 짚도 묶고
짚 멍석 맨드러서 나락 널고 서속 널자
빼야 온 뿌리광솔 무덕무덕 불을 놓고
여기저기 느러안자 저녁마다 얼거낸다.
④ 육조(六曺)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서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기어
커다란 북을 만들어 둘처메고는
⑤ 두터비 파리를 물고 두험 우에 치달아 안자
것넌 산 바라보니 백송골(白松골)이 떠 잇거늘
가슴이 금즉하여 풀덕 뛰여 내닷다가 두험 아래 자빠지거고
모쳐라 날낸 낼시망정 에헐질 번 하괘라

28. (가)의 논리적 구조를 가장 잘 나타낸 것은?

① ㉠㉡㉢㉣㉤
② ㉠㉡㉢㉣㉤
③ ㉠㉡㉢㉣㉤
④ ㉠㉡㉢㉣㉤
⑤ ㉠㉡㉢㉣㉤

[29~3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님이여, 당신은 백 번(百番)이나 단련한 금(金)결입니다.
뽕나무 뿌리가 산호(珊瑚)가 되도록 천국(天國)의 사랑을 받읍소서.
님이여, 사랑이여, 아침 볕의 첫걸음이여.
님이여, 당신은 의(義)가 무거웁고 황금(黃金)이 가벼운 것을 잘 아십니다.
거지의 거친 밭에 복(福)의 씨를 뿌리옵소서.
님이여, 사랑이여, 옛 오동(梧桐)의 숨은 소리여.
님이여, 당신은 봄과 광명(光明)과 평화(平和)를 좋아하십니다.
약자(弱者)의 가슴에 눈물을 뿌리는 자비(慈悲)의 보살(菩薩)이 되옵소서.
님이여, 사랑이여, 얼음 바다에 봄바람이여.

(나)
당신의 손끝만 스쳐도 소리 없이 열릴 돌문이 있습니다. 뭇 사람이 조바심치나 굳이 닫힌 이 돌문 안에는, 석벽 난간(石壁欄干) 열두 층계 위에 검푸른 이끼가 앉았습니다.
당신이 오시는 날까지는, 길이 꺼지지 않을 촛불 한 자루도 간직하였습니다. 이는 당신의 그리운 얼굴이 이 희미한 불 앞에 어리울 때까지는, 천년(千年)이 지나도 눈감지 않을 저의 슬픈 영혼의 모습입니다.
길숨한 속눈썹에 항시 어리운 이 두어 방울 이슬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남긴 푸른 도포 자락으로 이 눈썹을 씻으랍니까? 두 볼은 옛날 그대로 복사꽃 빛이지만, 한숨에 절로 입술이 푸르러 감을 어찌합니까?
몇만 리 굽이치는 강물을 건너와 당신의 따슨 손길이 저의 흰 목덜미를 어루만질 때, 그때야 저는 자취도 없이 한 줌 티끌로 사라지겠습니다. 어두운 밤 하늘 허공중천(虛空中天)에 바람처럼 사라지는 저의 옷자락은, 눈물 어린눈이 아니고는 보지 못하오리다.
여기 돌문이 있습니다.
원한도 사무칠 양이면 지극한 정성에 열리지 않는 돌문이 있습니다.
당신이 오셔서 다시 천년(千年)토록 앉아 기다리라고, 슬픈 비바람에 낡아가는 돌문이 있습니다.

(다)
그의 행복을 기도 드리는 유일한 사람이 되자.
그의 파랑새처럼 여린 목숨이 애쓰지 않고 살아가도록
길을 도와 주는 머슴이 되자.
그는 살아가고 싶어서 심장이 팔뜨닥거리고 눈이 눈물처럼
빛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의 그림자도 아니며 없어질 실재도 아닌 것이다.
그는 저기 태양을 우러러 따라가는 해바라기와 같이
독립된 하나의 어여쁘고 싶은 목숨인 것이다.
어여쁘고 싶은 그의 목숨에 끄나풀이 되어선 못쓴다.
당길 힘이 없으면 끊어 버리자.
그리하여 싶으도록 걸어가는 그의 검은 눈동자의 행복을
기도드리는 유일한 사람이 되자.
그는 다만 나와 인연이 있었던
어여쁘고 깨끗이 살아가고 싶어하는 정한 몸알일 따름.
그리하여 만에 혹 머언 훗날 나의 영역이 커져
그의 사는 세상까지 미치면 그땐
순리로 합칠 날 있을지도 모를 일일께며.


29. (가), (나), (다)에 나타난 서정적 자아의 공통적 태도는? [1.2점]

① 운명적 죽음을 예감(豫感)함.
② 현실을 비관적으로 바라봄.
③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함.
④ 사랑의 성취를 낙관(樂觀)함.
⑤ 화해(和解)의 세계를 열망함.

30. (가)의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구체적 사물을 통하여 내면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②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려는 의지와 염원이 나타나 있다.
③ 시적 진실은 과학적 사실에 어긋날 수도 있음을 보여 준다.
④ 가치 있는 것과 무가치한 것을 같은 것으로 본다.
⑤ 자기 신념의 확고함이 드러나 있다.

31. (나)에서, <보기>의 밑줄 친 부분의 시적 의미가 형상화된 시어는?

 <보 기>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디나 계실 양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일 수 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 드리지.


① 이끼
② 촛불
③ 한숨
④ 옷자락
⑤ 비바람

32. (다)에서 밑줄 친 부분의 지시 대상이 나머지 넷과 다른 하나는?

① 유일한 사람
② 머슴
③ 나
④ 끄나풀
⑤ 정한 몸알

[33~3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역사적 사실은 보편적 법칙이 적용되는 것인가, 아니면 특수한 것인가? 이 문제는 역사학자들의 지속적 관심과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 문제의 양편에 선 학자들은 각기 자기 관점을 심화하고 확장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나)
인간과 사회에 대한 계몽주의의 보편주의적 관점에 반기를 들고 출범한 독일 역사주의는 역사적 사실의 특수성을 주장한 대표적 관점이었다. 계몽주의 사상가들은 자연 세계를 지배하는 보편적 법칙들이 인간과 사회를 지배하며 바로 그 법칙들이 인간과 사회를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관점에 반기를 들면서 발달한 역사주의에서는 역사적 사실이 가지는 고유하고 특수한 가치가 무엇보다도 중시되었다. 역사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은 그들 나름의 이유와 타당성을 가진 것들로 취급되었으며, 이들에 어떤 보편적 법칙이 작용한다고는 상정되지 않았다. 역사학자의 임무는 사료 조사를 통해서 역사적 사실의 특수성을 밝히는 데 있었다.

(다)
역사주의 이래 역사적 사실의 특수성에 관한 논의는 다양하게 전개되어 왔다. 이 중 특수성을 극단적으로 강조하는 일부 학자들은 역사 전체를 운행하는 보편적 법칙을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집단이나 시대에 대한 일반론도 역사적 설명으로서는 타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주장해 왔다. 어떤 집단이나 시대가 일반적인 동향, 분위기 등을 갖고 있어도 이들에 대한 설명은 결국 개인의 행동과 의식을 ㉠살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역사적 사실의 특수성을 지나치게 개인 의식에 의거해서 설명하고자 하는 경향은 그 반대파에 의해 심리주의라고 비판받기도 한다. 사람들의 행동이 어떤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날 때, 그 사회적 현상에 관해서 서술은 가능하다고 인정하지만 정작 그에 대한 설명은 현상을 일으킨 개인의 심리 작용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라)
보편성을 강조하는 학자들은 역사 전체를 거대한 체제의 변동으로 본다. 역사 전체가 보편적 법칙에 따르고 있으며 그 법칙에 의해 단계적 변동을 한다는 것이다. 특수한 역사적 사실들은 보편적 법칙에 종속되어 있고 변동의 특정 단계에 놓여 있다. 개인의 의식이라는 것도 독립변수적인 것이 아니라 개인과 그가 속한 사회적 조건과의 상호작용에서 생겨나는 것이며 그 상호 작용에 대한 설명은 결국 보편적 법칙에 의거한다.

(마)
특수성과 보편성에 관한 논쟁은 결론에 도달될 성격이 아니다. 보편적 법칙들을 제아무리 교묘하게 배합해도 단 한가지 역사적 사실도 얻어낼 수 없고, 역으로 보편적 법칙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사실들을 연결짓거나 사실의 궁극적인 역사적 의미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33. 각 단락의 내용을 잘 정리하지 못한 것은?

① (가)―역사적 사실에 대한 두 관점
② (나)―특수성을 강조하는 관점
③ (다)―역사적 개인주의의 타당성
④ (라)―보편성을 강조하는 관점
⑤ (마)―두 관점의 한계

34. (다)의 관점을 취하는 역사가의 연구 방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사실을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을 세우고, 관찰을 통해 그 사실을 입증한다.
② 한 집단이나 시대의 일반적 동향을 파악하고, 이 동향을 지침으로 삼아 사실을 설명한다.
③ 사료(史料)를 통해 인물의 의도, 신념 등을 찾아내고, 이렇게 하여 파악된 그 의식에 근거하여 사실을 설명한다.
④ 여러 집단과 여러 시대에 나타난 다양한 사례들을 종합하여 일반적 원리를 추출하고, 그 원리를 연구 대상에 적용한다.
⑤ 사실이 역사 발전 법칙에 따라 형성된 여러 단계 중 어느 위치에 해당하는가를 판단하고, 그 위치에 근거하여 사실을 설명한다.

35. (가)~(마) 중, <보기>와 가장 관련이 깊은 것은?

 <보 기> 
프랑스 혁명기 지식인들의 의식은 당시 프랑스의 사회적 조건 속에서 형성되었고, 그 사회가 처했던 인류 역사 변동의 특정 단계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① (가)
② (나)
③ (다)
④ (라)
⑤ (마)

36. ㉠의 문맥상 의미와 가장 가까운 것은?

① 가정(假定)해야
② 보완(補完)해야
③ 구명(究明)해야
④ 성찰(省察)해야
⑤ 반영(反映)해야

[37~4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그리고 통인이 도장을 받아서 찍었다. ㉠그 뚜욱 뚜욱 하는 소리는 저 엄고(嚴鼓) 치는 소리와 같고, 그 찍어 놓은 꼴은 마치 북두성이 세로 놓인 듯이 삼성(參星)이 가로 잘린 듯이 벌여 있다. 뒤를 이어서 호장(戶長)이 증서를 한번 읽어 끝내었다. 부자는 한참 머엉하다가 말했다.
“양반이 겨우 요것뿐이란 말씀이우? 내가 듣기엔 양반 하면 신선이나 다름없다더니, 정말 이것뿐이라면 너무도 억울하게 곡식만 몰수당한 것이어유. 아무쪼록 좀 더 이롭게 고쳐 주시기유.”
군수는 그제야 부자의 요청에 의하여 증서를 고쳐 만들기로 했다.
“㉡대체 하늘이 백성을 낳으실 제, 그 갈래를 넷으로 나누었다. 이 네 갈래의 백성들 중에서 가장 존귀한 이가 선비이고, 바로 선비를 불러 ‘양반’이라 한다. 이 세상에선 양반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그들은 제 손으로 농사도 장사도 할 것 없이 옛 글이나 역사를 대략만 알 정도이면 곧 과거를 치러 크게 되면 문과요, 작게 이루더라도 진사는 떼어 놓은 것이다. 문과의 홍패(紅牌)야말로 그 길이가 두 자도 못 되어 보잘것이 없지만 온갖 물건이 예서 갖추어 나게 되니 이는 곧 돈자루나 다름이 없다. 그리고 진사에 오른 선비는 나이 서른에 첫 벼슬을 하더라도 오히려 늦지 않아서 이름 높은 음관(蔭官)이 될 수 있다. 비록 그렇지 못해서 궁한 선비의 몸으로 시골살이를 하더라도 오히려 무단적인 행위를 감행할 수가 있다. ㉢이웃집 소를 몰아다가 내 밭을 먼저 갈고 동네 농민을 잡아 내어 내 김을 먼저 매게 하되 어느 놈이 감히 나를 괄시하랴. 잿물을 네 놈의 코에 바르고 상투를 잡아 매며 수염을 뽑더라도 원망 조차 못하리라.
증서가 겨우 반쯤 이룩되었다. 부자는 어이가 없어서,
“아이구, 그만두시유 제발 그만두셔유. 참, 맹랑합니다 그려. 당신네들이 나를 도둑놈이 되라 하시유.” 하고, 머리를 흔들면서 달아나 버렸다.

(나)
천생만민(天生萬民) 필수지직(必受之職) 직업이 다 다르다. 사(士) 농(農) 공(工) 고(賈) 네 가지에 우리의 배운 직업 배장사가 직업이라. 바다에 배를 타고 상고(商賈)로 가옵는데 인당수 용왕님은 인제수(人祭需)를 받는 고로 황주 땅 도화동에 십오 세 심청 여자 인물이 일색이요 온몸에 흠이 없고 효행이 출천(出天)키로 중가(重價) 주고 그 몸 사서 목욕재계(沐浴財界) 단장시켜 제수로 바치오니 흠향(歆饗) 받자 하옵시고 대해 만리 가는 우리 밤이면 석을 잡고 낮이면 돛을 달아 배도 무쇠배가 되고 닻도 무쇠닻이 되어 억만금 퇴를 내어 춤추고 돌아오게 점지하여 주옵소서. 북을 둥둥 울리면서 심청아 시급하다 어서 급히 물에 들라. 심청이 거동 보소. 뱃머리에 나서 보니 새파란 물결이며 울울울 바람 소리 풍랑이 대작하여 뱃전을 탕탕 치니 심청이 깜짝 놀라 뒤로 퍽 주저앉으며, 애고 아버지 다시는 못 보겠네. 이 물에 빠지면 고기밥이 되겠구나. 무수히 통곡타가 다시금 일어나서 바람 맞은 사람같이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치마폭을 무릅쓰고 앞니를 아드득 물고, 애고 나죽네, 소리하고 물에 풍 빠졌다하되 ㉣그리하여서야 효녀 죽음 될 수 있나. 두 손을 합장하고 하느님 전 비는 말이, 도화동 심청이가 맹인 아비 해원(解寃)키로 생목숨이 죽사오니 명천(明天)이 하감(下感)하사 캄캄한 아비 눈을 불일내(不日內)에 밝게 떠서 세상 보게 하옵소서. 빌기를 다한 후에 선인들 돌아보며, 평안히 배질하여 억십만 금 퇴를 내어 고향으로 가올 적에 도화동 찾아 들어 우리 부친 눈떴는가 부디 찾아보고 가오.


37. (가)의 ‘군수’와 (나)의 ‘심청’에 대한 서술자의 태도를 <보기>에서 바르게 찾은 것은?

 <보 기> 
ⓐ 인물에 대하여 거리를 둔다.
ⓑ 인물에 대하여 거리를 두지 않는다.
ⓒ 상황에 따라 거리를 두기도 하고, 두지 않기도 한다.


① 군수 : ⓐ / 심청 : ⓑ
② 군수 : ⓐ / 심청 : ⓒ
③ 군수 : ⓑ / 심청 : ⓐ
④ 군수 : ⓑ / 심청 : ⓒ
⑤ 군수 : ⓒ / 심청 : ⓐ

38. (가), (나)에 공통적으로 들어 있는 사건 전개의 매개항은?

① 품위(品位)
② 권력(權力)
③ 체면(體面)
④ 금전(金錢)
⑤ 명예(名譽)

39. ㉠에서 부자가 느낄 수 있는 느낌에 가장 가까운 것은?

① 장쾌(壯快)하다
② 침중(沈重)하다
③ 냉혹(冷酷)하다
④ 엄숙(嚴肅)하다
⑤ 은은(隱隱)하다

40. ㉡과 상반된 관점이 드러나는 것은?

① 이 아희 비록 영웅이오나 천생(賤生)이라 무엇에 쓰리오. 원통하다 부인의 고집이여.
② 남녀가 유별하니 비록 천인의 딸이라도 제 스스로 남자를 만남이 옳지 못하거늘 하물며 양반의 딸이야 말하여 무엇하리.
③ 옛사람이 이르기를 왕후장상(王侯將相)이 씨없다 하였는데, 세상 사람이 모두 부형(父兄)을 부형이라 부르되 나는 홀로 그러지 못하니 어인 인생인가.
④ 이제 너희들이 양순한 백성과 충실한 일꾼으로 이렇듯 참혹한 지경에 이르렀거늘 벼슬한 이가 길을 트지 않는 것은 천리에 어그러짐이니.
⑤ 나는 공경대부(公卿大夫)의 지위를 차지하지 않았으면서, 농민의 곡식을 어찌 앉아서 먹고 공인의 그릇을 어찌 앉아서 쓰고 상인의 재물을 어찌 앉아서 통용한단 말인가. 마땅히 선비의 내실을 구하며 학문에 정진하리라.

41. ㉢에서 이야기 방식이 대화의 형태로 바뀐 이유를 바르게 설명한 것은?

① 독자에게 구체적인 장면을 제시하여 실감나게 하려고
② 부자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켜 매매를 포기시키려고
③ 부자에게 증서의 내용을 의심하게 하려고
④ 부자에게 양반의 속마음을 깨닫게 하려고
⑤ 독자에게 백성의 궁핍상을 알게 하려고

42. ㉣과 같은 목소리 형태가 나타나는 것은? [1.2점]

① 향단이가 내달으며 절하고 여짜오되, 대감 대부인님 기체 안녕하옵시며 서방님 천 리 행차 평안히 오시오니까. 어사또가 대답하되, 오, 모시고 잘 있더냐. 춘향이 자던 방문 춘향이 갇힌 후에 잠가둔 지 오래구나.
② 어사또가 구경하다 건너 두렁 바라보니 갓 쓰고 중치막에 긴 담뱃대 중동 쥐고 삼사 인이 앉았거늘 상민인 줄 짐작하고 그 옆으로 건너가서 혼잣말로 말을 붙여, 농사를 아니 잃고 백성들이 즐겨하니 본관(本官)이 명관(明官)이제.
③ 춘향이 하는 말이, 오늘 저녁 님 오시니 나는 아니 죽네. 좋을씨고 좋을씨고, 어사또 할 말 없어 듣기만 하는구나. 다른 가객 몽중가는 옥중에서 어사 보고 수다를 떤다는데 이 사설 짓는 이는 신행길을 차렸으니 좌상 처분 어떠한지.
④ 장독 뒤에 은신하고 동정을 살펴보니 후원에서 사람 소리 은은히 들리거늘 가만히 엿보니 춘향어미 소리로다. 황토로 단을 묻고 정화수 한 동이를 소반 위에 받쳐 놓고 그 앞에 가 꿇엎디어 지성으로 비는 말이, 비나이다 비나이다.
⑤ 논 가는 농부 하나 한 쟁기에 두 소 매어 논을 한참 갈아가다 논두렁에 쉬어 앉아 담뱃대를 쑥 잡아 빼 떨어서 헛김 나는 아래통을 아드득 바싹 돌려 쌈지의 가루담배 한 줌 내어 맑은 침 흰 가래침 와락 툭탁 뱉어서 손 위에 도두 놓고.

[43~4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성을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경제 법칙은 합리적인 사람이 많고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은 사회에 잘 적용되는 법칙이다. 따라서 아무리 경제 정책이 좋다고 하더라도 그 구성원의 자질이 떨어질 때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그리고 경제 문제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처방이 나왔다 하더라도 경제 동향에 미치는 ㉠민심의 흐름이나 경제 사회 분위기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현실 사회에 그 처방을 물리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경제의 방향은 ㉡민심의 향방에 크게 좌우된다.
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성을 가정하나 동물 근성도 잘 감안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인간은 쉽사리 감정적이 되며, 경제 사회가 불안할수록 동물 근성이 잘 발동된다. 이런 의미에서도 경제 안정은 근본 문제가 된다. 그리고 경제는 이러한 인간의 경제 행위를 바탕으로 하므로 그 예측이 어렵다. 가령 일기 예보의 경우에는 내일의 일기를 오늘 예보하더라도 일기가 예보 자체의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경기 예측(景氣豫測)의 경우에는 다르다. 예를 들어, 정부가 경기 침체를 예고하면, 많은 사람들은 이에 대비하여 행동을 하고, 반대로 경기 회복을 예고하면 또한 그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에 ⓐ경기 예측 그 자체가 경기 변동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예측이 어느 정도 빗나가는 것이 보통이다. ‘될 것이다’ 또는 ‘안 될 것이다’와 같은 예측은 이른바 ‘자기 실현적 예언’이 될 소지가 크다.
경제 문제는 인간의 가치 판단과도 긴밀한 관계가 있다. 가령 ‘갑’은 젊고 유능하며 부양 가족이 없는데도 많은 봉급을 받는 데 비하여, ‘을’은 늙고 무능하나 많은 식구를 부양하는데도 적은 봉급을 받는 경우, 양자의 소득 격차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집 값이 집 없는 사람의 봉급보다 빨리 상승한다든가, 고급 주택의 건설이 많아진다든가 할 때, 주택 정책을 어떻게 수립할 것인가 하는 문제 등은 감정이나 가치 판단에 따라 좌우될 소지가 크다.


43. 윗글에서 경제학이 고려할 사항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① 인간 감정
② 합리성
③ 가치 판단
④ 동물 근성
⑤ 지역 경제

44. 문맥상 ㉠, ㉡에 공통적으로 바꾸어 넣을 수 있는 것은? [0.8점]

① 여파(餘波)
② 정세(政勢)
③ 사조(思潮)
④ 여론(輿論)
⑤ 풍문(風聞)

45. ⓐ와 같은 인과적 구조를 보여 주는 것은?

① 기술의 혁신은 에너지 사용을 증가시키고, 그것은 다시 오염된 환경을 더욱 악화시킨다.
② 큰 목소리가 사람들의 대화를 방해하고, 그것은 다시 사람들의 목소리를 더욱 크게 만든다.
③ 실내의 온도가 올라가면 자동 온도 조절 장치에 의해 보일러가 꺼지고, 온도는 다시 내려간다.
④ 할아버지는 손자가 장차 큰 인물이 되리라고 늘 말하였고, 그 말에 용기 백배한 손자는 열심히 일해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⑤ 풀어진 신발 끈을 다시 묶느라 집을 약간 늦게 출발하였고, 그래서 그는 기차를 놓쳤고, 그래서 그는 시험을 치르지 못했고, 그 결과 그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되었다.

[46~48]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흔히 연극의 구성 요소로서 희곡, 배우, 무대, 관객을 지칭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연극은 극작가, 배우, 연출가, 관객의 협조로 이루어지는 예술이다. 관객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은 모든 예술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연극은 언제나 배우와 관객의 직접적이고도 현실적인 대면을 통해서만 성립된다는 점에서 그 독자성을 지닌다. 따라서 연극의 관객은 단순한 구경꾼이나 물질적 원조를 제공하는 자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연극사를 보면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던 시대에 걸작들이 많이 만들어졌고, 또한 같은 작품을 공연하는 경우에는 관객의 호응도가 높을 때에 보다 훌륭한 공연이 이루어졌음을 잘 알 수 있다. 연극의 존재 이유에 핵심적인 요인을 부여하는 것은 직접 창조 행위에 관여하는 사람들이기보다는 오히려 관객 쪽이며, 이들 사이에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원만한 호응 관계가 성립될 때에 비로소 연극은 생명력을 갖게 된다. 왜냐하면 관객이 작품을 인정하려 들지 않을 때 그 공연은 연극인들만의 ㉡자기 만족 행위로 끝나 버릴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물론 관객만이 연극을 생산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관객의 내적인 영향력은 연극을 위해서는 없어서 안 될 구성 요소이고, 나아가 그것은 연극을 꽃피우는 ㉢대지(大地)인 것이다.
만드는 편에서 생각하면 극작가의 고심에 가득찬 창작에서부터 연극 창조가 시작될 테지만, 향수(享受)하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일부러 먼 극장을 찾아가서 기꺼이 입장권을 사는 데서부터 관극 행위(觀劇行爲)가 출발된다. 능동적이건 수동적이건 관객이란 일단 관극 행위를 선택한 사람들의 집단을 말한다. 그렇지만 방송극을 듣거나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는 경우와는 달리, 연극에서는 관객의 자유로운 선택의 의지가 보다 더 확고하게 작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 ㉣능동성이나 참여 의식이 훨씬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객은 연극을 보면서 공동체 의식과 집단 심리를 형성하게 된다. 그들은 지금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에 직접 반응하면서 서로 간에 ㉤무언(無言)의 의사 소통을 나누게 되며, 그와 함게 관객은 배우와 자신과의 동일화와 거리두기의 감정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연극의 독자성은 이러한 관객의 반응이 역으로 배우들에게 다시 전달되어 그들의 연기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어떠한 관객이 관극하느냐에 따라 연극의 완성도가 달라 질 수 있으며, 이러한 의미에서 양질의 관객을 획득하는 일은 연극 창조의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되는 것이다.


46. 윗글로 미루어 알 수 있는 것은?

① 연극의 예술성은 관객의 많고 적음에 따라 결정된다.
② 공연을 위한 물질적 지원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다.
③ 관객의 취향에 잘 맞게 만든 작품일수록 훌륭한 연극이다.
④ 연극은 관객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다른 예술과 구별된다.
⑤ 같은 희곡을 공연하더라도 관객의 호응에 따라 연극의 완성도는 달라질 수 있다.

47. ㉠~㉤ 중, ⓐ와 거리가 가장 먼 것은? [0.8점]

① ㉠
② ㉡
③ ㉢
④ ㉣
⑤ ㉤

48. 윗글에서 강조하고 있는 관객의 성격이 가장 두드러진 것은?

① 김 후보의 선거 연설을 들은 많은 유권자들은 그가 제시한 정책에 공감을 표시하고 그를 지지하게 되었다.
② 시사회(試寫會)가 끝난 후 관객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감독과 배우들을 환영하는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③ 김 선생님은 자신을 응시하는 수많은 시선을 온 몸으로 느끼자 가장 어려운 독무(獨舞)를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④ 한국 선수들이 드디어 역전승을 거두자 중계 방송을 시청하고 있던 대합실의 많은 사람들은 건물이 떠나가도록 환호했다.
⑤ 김 화백의 미술 전람회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그의 그림에는 시적 감수성이 풍부하다고 칭찬했다.

[49~51]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사회 조직이나 살아있는 유기체는 여러 단계의 계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의 생물체를 보면 개체는 여러 기관으로 구성되어 있고, 기관은 조직으로, 조직은 세포로, 세포는 분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계속해서 원자나 소립자와 같은 더 낮은 차원으로 가지쳐 내려가서 마치 피라미드와 같은 구조를 보인다.
이러한 계층 구조의 각 구성 요소들을 홀론(holon)이라 부르는데, 이들은 상위 단계를 구성하는 부분인 동시에 하위 단계를 통합하고 있는 전체다. 다시 말하면, 부분이면서 전체이고, 전체이면서 부분인 야누스적 실체다. 위를 보고 있는 얼굴은 보다 높은 단계에 소속된 부분으로서의 홀론이고,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얼굴은 낮은 단계를 통합하고 있는 전체로서의 홀론이다.
이것은 모든 홀론이 두 가지 성향, 즉 자율적 경향과 예속적 경향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율적 경향은 독립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를 홀론의 전체성이라 하고, 홀론의 부분성을 의미하는 예속적 경향은 복종의 형태로 나타난다. 홀론이 갖는 이러한 양면성이 역동적 평형 상태를 이룰 때 계층 구조는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강해지면 균형은 무너진다. 홀론의 자율적 경향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것은 전체의 구속을 벗어나게 된다. 반면에 예속적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면 그것은 전체의 노예가 된다.
홀론의 활동은 고정된 법칙에 의해서 제약을 받지만, 동시에 다양한 선택적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여지도 주어져 있다. 생명체들은 이러한 법칙과 전략에 따라서 일관성과 통일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간다. 꿀벌의 집짓기나 누에의 고치짓기와 같은 본능적 행위들은 유전자의 청사진이라는 고정된 법칙을 따르면서도 상황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중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인간의 행위도 마찬가지다. 개인이나 가족, 사회, 국가도 일종의 사회적 홀론이기 때문에 법률이나 전통, 관습, 규칙 등 여러 가지 지배 법칙 아래서 행동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언어 사용과 같은 습득된 행동은 문법에 의해 지배되고 있지만, 우리는 발음, 어휘, 문장 구조 등의 다양한 선택을 통해서 자유롭게 언어를 구사한다.

*야누스(Janus)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두 얼굴을 가진 신


49. 윗글의 내용에 따라 ‘홀론’을 가장 적절하게 정의한 것은?

① 홀론은 안정을 이루는 역동적 평형 상태이다.
② 홀론은 고정된 법칙과 선택적 전략에 따라 행동한다.
③ 홀론은 예속성과 자율성을 동시에 갖는 계층 구조의 구성 요소이다.
④ 홀론은 부분이면서 전체이고, 전체이면서 부분인 야누스 같은 실체다.
⑤ 홀론은 피라미드 구조를 이루는 사회 조직 또는 살아 있는 유기체이다.

50. <보기>에서 홀론의 부분성이 지니는 특징을 고른 것은?

 <보 기> 
㉠ 복종
㉡ 자율
㉢ 예속
㉣ 통합
㉤ 독립


① ㉠, ㉢
② ㉠, ㉣
③ ㉡, ㉣
④ ㉢, ㉤
⑤ ㉣, ㉤

51. 윗글로부터 추론한 것 중 옳지 않은 것은? [1.2점]

① 자율성이 예속성을 지배할 때 홀론의 자기 희생적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② 법률가는 법률의 제약을 받지만 해석과 적용의 융통성을 발휘한다.
③ 운동 경기의 경우, 선수들은 경기 규칙 아래서 적절한 행동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④ 질병은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홀론적 계층 구조의 평형이 깨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⑤ 꿀벌의 집짓기는 본능의 제약을 받지만 집의 위치는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52~5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자연의 이용이 도리어 재앙을 가져온 예들은 인류 역사의 초기부터 있어왔다. 지중해 연안은 한때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명을 비롯해서 여러 문명이 발생했다 사라진 곳인데 오늘날의 모습을 보면 과연 이곳이 당시 최고의 문명을 자랑했던 곳이었는지 의심스럽다. 그 중에 에페소스는 로마가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던 시기에 번성했던 유명한 해양 도시였다. 그러나 ㉠지금은 거대한 원형 경기장을 비롯해서 대리석 기둥, 훌륭한 조각품의 잔재들만이 폐허로 변해 버린 도시 전체에 흩어져 있을 뿐이다. 이렇게 에페소스의 문명이 갑자기 몰락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아직도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아마도 생태계의 변화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생태계의 변화상은 그 당시 번성했던 식물상을 조사해 보면 알 수 있다. 식물의 꽃가루는 잘 썩지 않기 때문에 지층 속에서 아주 오랫동안 보존된다.
따라서 지층에서 발견되는 꽃가루를 분석해 보면 당시의 식물상과 기후뿐 아니라 농업의 형태나 사회상까지도 알 수 있다. 에페소스에서 채취한 흙에서 꽃가루를 분석해 본 결과 에페소스가 가장 번성했던 2천 년 전의 지층에서는 밀의 꽃가루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는데, 이것은 밀을 중심으로 한 밭농사가 성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보다 오래된 지층에서는 목초지에서 발견되는 질경이의 꽃가루가 많이 발견되었고, 사람이 살지 않았던 4천년 전 지층에서는 떡갈나무의 꽃가루가 다량으로 발견되었다. 이것은 에페소스의 환경이 삼림 지대에서 목초 지대를 거쳐 농경 지대로 변했다는 것을 말해 준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이 모여들자 농경 지대가 확대되고 그에 따라 삼림 지대는 점차 줄어들게 되었던 것이다.
숲은 물의 순환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삼림이 우거진 숲에는 낙엽과 표층토가 있어서 많은 물이 저장될 수 있다. 이곳에 저장되어 있던 물이 증발해서 구름이 되고, 구름은 다시 비가 되어 숲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에페소스에서는 문명이 번창하면서 이러한 숲이 줄어들게 되었고 그에 따라 물의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여 강우량이 줄어들었다. 기후가 건조해지면서 땅이 점점 메마르게 되자 에페소스에는 흉년이 거듭되었고, 풍요로웠던 문명의 뿌리는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게다가 헐벗은 산의 표층토가 빗물에 씻겨 내려 서서히 바다가 메워지면서 에페소스의 교역도 사양길로 접어들어 해양 도시로서의 기능도 상실하고 말았다.
결국 사람들이 떠난 도시는 폐허로 남게 되었다.


52. 윗글로 볼 때, 인과 관계를 옳게 연결한 것은?

① 건조 기후 → 흉작 → 표층토 유실
② 삼림 감소 → 농경지 확대 → 도시화
③ 강우량 감소 → 흉작 → 교역의 사양화
④ 삼림 감소 → 기후 변화 → 문명의 몰락
⑤ 꽃가루 분석 → 식물상 규명 → 생태계 변화

53. ㉠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0.8점]

① 사필귀정(事必歸正)
② 상전벽해(桑田碧海)
③ 새옹지마(塞翁之馬)
④ 연목구어(緣木求魚)
⑤ 전화위복(轉禍爲福)

54. 윗글을 읽고 <보기>와 같이 추론하였다고 하자. 이와 같은 오류가 나타나 있는 것은?

 <보 기> 
에페소스 사람들은 참으로 어리석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들의 문명 기반을 파괴하려고 일부러 그런 일들을 하다니!


① 그는 열심히 책은 산다. 책이 많이 팔리면 출판사가 돈을 번다. 그러므로 그는 출판사의 이익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음에 틀림없다.
② 아무리 말해도 네 생각이 옳단 말이지?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한번 물어 봐라. 열이면 열 모두 네가 틀렸다고 할 테니.
③ 이번 경기는 꼭 이겨야 되거든. 그러니 너는 중계 방송 봐선 안 돼. 네가 중계 방송을 보면 꼭 지더라.
④ 그는 시립 도서관 옆에 산다. 그러니 그는 책과 가까이 지내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는 매우 학식이 풍부한 사람일 것이다.
⑤ 여러분들은 지금 제 이론이 설득력 없다고들 말씀하시지만, 무조건 공격만 하실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들 중 누가 이만한 이론이라도 제시한 적이 있습니까?

[55~5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역사적 시대 구분의 단위로서 현대라고 할 때에는 보통 제1 차 세계 대전과 1917년의 러시아 혁명 발발로부터 오늘에 이르는 시기를 지칭한다. 이 시기의 사회 변동의 ㉠추이나(이나) 그 속에서 전개된 대사건들은 이전 시기와는 분명히 다른 독특한 면모를 갖고 있다. 그 특징들 속에서 우리는 현대의 위상과 의미를 발견해 낼 수 있다. 우선 이 시기에는 파시즘과 나치즘이 대두되었다. 그리하여 그것은 거대한 관료 조직 및 막강한 국가 체제가 개인과 사회 집단의 자율성을 통제하고 대중을 조작하여 그 위에 얼마든지 군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전체주의 체제의 부정적 유산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이후에도 세계의 여러 나라로 약간씩 형태를 달리하면서 전승되어 갔다. 어떤 의미에서 현대 사회론은 이러한 전체주의 체제의 발흥 원인과 그 사회적 결과를 대중 사회의 출현과 관련시켜 보는 데서 싹이 텄다고도 볼 수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후 과학 기술의 경이로운 발달 및 생산력의 증대에 힘입어 자본주의 체제는 상대적 안정과 번영을 구가하여,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는 산업화의 단계를 훨씬 뛰어넘은 탈산업사회의 도래와 함께 이데올로기의 종언이 운위되기도 하였다. 사회주의권은 그들 나름대로 중앙 집중적 계획 경제와 생산 수단의 국유화로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하고 평등 사회를 실현하고자 했다. 제3세계의 여러 나라들도 경제 발전을 발판 삼아 정치적 민주화와 사회 체제의 변혁을 달성키 위해 몸부림쳐 왔다. 그리하여 지난 반 세기의 세계사의 역정은 이들 세계가 엮어내는 공생과 갈등의 대파노라마였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시점에서 다시 현대 사회의 ㉡추이를(을) 되돌아보면, 자본주의 사회에는 여전히 부와 불평등과 독점의 폐허가 불식되지 않고 있으며, 사회주의권의 거대한 실험은 결국 정치ㆍ경제ㆍ사회적 층위간의 불균형과 모순으로 인하여 근래에 동구 사회주의 체제의 급격한 붕괴를 가져왔다. 그런가 하면 종속 탈피와 민족적 자립을 이룩하려는 제3세계권의 장래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그리고 어느 권역이건 사회 전반의 관료 조직화와 대중화의 물결 속에 인간 주체성의 상실 및 인간 소외가 현대 사회의 주된 특질로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는 구조 기능주의나 마르크스주의를 막론하고 거대 이론의 설명력이나 예측력은 빛이 바랠 뿐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근대 혹은 현대가 인류에게 가한 질곡으로부터 벗어나자는 탈현대(포스트 모던)의 구호가 고창되면서, 지적ㆍ사상적인 방황의 징표가 두드러져 보이기도 한다. 말하자면 현대성의 총체적 위기라는 진단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인이 지향해야 할 행로와 목표는 어디에도 없는 것인가? 말 그대로 20세기의 황혼에서 세기말적 침울과 절망의 분위기 속에 주저앉고 말 것인가? 다시 말해, 현대 사회의 미래 전망은 정녕 닫혀 있기만 한 것인가?


55.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는 것은?

① 제3세계는 사회주의 체제로부터 나타났다.
② 현대 사회를 전망해 볼 때 미래는 절망적이다
③ 전체주의 체제의 발흥이 대중 사회의 출현을 앞당겼다.
④ 과학 기술의 발달 및 생산력의 증대가 거대 이론을 낳았다.
⑤ 현대 자본주의 사회와 사회주의 사회는 둘 다 관료 조직화된 사회이다.

56. 윗글의 핵심 어구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전체주의 체제의 폐해
② 탈산업사회의 도래
③ 사회주의 체제의 몰락
④ 대중 사회의 출현
⑤ 현대성의 총체적 위기

57. ㉠, ㉡을 문맥에 맞도록 바꾸어 쓸 때, 가장 적절한 것은?

① ㉠ : 추세(趨勢) / ㉡ : 동태(動態)
② ㉠ : 이행(移行) / ㉡ : 궤도(軌道)
③ ㉠ : 상황(狀況) / ㉡ : 여건(與件)
④ ㉠ : 위세(威勢) / ㉡ : 위상(位相)
⑤ ㉠ : 경향(傾向) / ㉡ : 행태(行態)

[58~6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언어와 사고의 관계를 연구한 사피어(E..Sapir)에 의하면, 흔히 생각하듯이 우리는 객관적인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언어를 매개로 하여 살고 있으며, 언어가 노출시키고 분절(分節)시켜 놓은 세계를 보고 듣고 경험한다. 워프(B.Whorf) 역시 사피어와 같은 관점에서 언어는 우리의 행동과 사고의 양식을 결정하고 주조(鑄造)한다고 말한다. 사피어와 워프의 말에 비추어 우리말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우리말에서는 초록, 청색, 남색을 ‘푸르다’고 한다. ‘푸른 숲’, ‘푸른 바다’, ‘푸른 하늘’ 등의 표현이 그러한 경우로, 우리는 이 다른 색들에 대해 한 가지 말을 쓰고 있다. 사피어와 워프에 따른다면 이러한 현상 때문에 우리는 숲, 바다, 하늘을 한 가지 색깔로 생각하게 된다. 언어가 사고를 결정하는 것이다.

(나)
어떤 색깔에 해당되는 어휘가 없다고 해서 그 색깔을 인식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해당 어휘가 있으면 인식하기가 쉽고 또 오래 기억할 수 있겠지만 어휘가 없다고 해서 인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 밖에도, 우리가 분명히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되 그 생각을 표현할 적당한 말을 갖고 있지 못할 뿐이거나 말을 잊어서 표현에 곤란을 느낄 뿐인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문법의 경우를 보아도 그렇다. 예를 들어 프랑스어의 명사나 형용사에는 남성을 나타내는지 여성을 나타내는지를 변별해서 사용하도록 해주는 문법적 장치가 있다. 이에 비해 우리말은 그러한 장치를 갖고 있지 않은데 그렇다고 해서 우리말을 쓰는 사람들이 성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할 수는 없다. 이러한 경우들을 볼 때, 인간의 사고가 언어에 의해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점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58. (가)로 미루어 알 수 있는 것은?

① 경험을 확대함으로써 언어의 발달을 이룰 수 있다.
② 사고 능력이 발달하면 사고가 언어의 영향을 벗어난다.
③ 언어가 다르면 동일한 현상에 대한 사고 방식도 달라진다.
④ 사고 능력이 발달하면 의사 소통의 장벽을 극복할 수 있다.
⑤ 언어를 학습하려면 그 언어를 낳게 한 사고 방식부터 파악해야 한다.

59. (가)의 논지를 설명하는 예로서 적절치 않은 것은?

① 실제로는 잘 구분되지 않는 물줄기들이지만 ‘개천’, ‘시내’, ‘강’이라는 말이 있어서 사람들이 이 물줄기들을 그 말에 따라 구별한다.
② 우리가 직계 1세대 위 남자를 ‘아버지’, 2세대 위 남자를 ‘할아버지’라 하는 것처럼 서구에서도 그러한 관계를 같은 방식으로 표현한다.
③ 현대인은 보통 몇 시간(時間), 몇 분(分), 몇 초(秒) 라는 용어를 쓰지만 옛날 사람들은 ‘한나절’, ‘두어 참’ 등의 말을 즐겨 사용했다. 그러므로 두 시대 사람들의 시간 개념이 서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④ 우리가 무지개 색깔을 일곱 가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지개 현상에 대한 색깔 용어가 일곱 가지이기 때문이다.
⑤ 영어에는 ‘뜨겁다’는 말과 ‘맵다’는 말이 같은 단어[hot]로 되어 있기에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뜨거운 것과 매운 것을 구별하지 않는다.

60. (가)의 논지에 대한 (나)의 태도를 바르게 설명한 것은?

① 언어가 사고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부분적으로만 인정한다.
② 인간의 사고는 보편적이므로 언어와 상관 없다고 주장한다.
③ 언어와 사고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을 제시한다.
④ 언어가 사고에 영향을 준다는 견해가 틀렸음을 지적한다.
⑤ 언어가 사고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는 견해에 적극 찬성한다.

'고3 > 국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97-11 고3 수능 국어  (0) 2023.02.07
1996-11 고3 수능 국어  (0) 2023.02.07
1995-11 고3 수능 국어  (0) 2023.02.06
1994-11 고3 수능 국어  (0) 2023.02.06
1993-08 고3 1차 수능 국어  (0) 2023.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