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학년도 10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국어
시행 : 2002.10.02(화)
대상 : 고등학교 3학년
출제 : 서울교육청
1. (물음)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
① 불의를 보면 맞서 싸우는 것이 진정한 용기이다.
② 독서야말로 삶의 지혜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③ 재물을 지키는 것보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④ 집안이 화목하기 위해서는 어른의 말씀을 따라야 한다.
⑤ 다른 사람의 허물을 덮어 줄 수 있는 아량을 지녀야 한다.
2. (물음) 선생님이 설명하고 있는 문학적 표현을 담은 광고는?
① ( 시계 광고 )
② ( 신문 광고 )
③ ( 자동차 광고 )
④ ( 아파트 광고 )
⑤ ( 와이셔츠 광고 )
3. (물음) 강연자가 제시한 그림을 순서대로 바르게 나열한 것은? [1.8점]
① A → B → C → D
② A → D → B → C
③ B → D → A → C
④ B → C → A → D
⑤ D → A → B → C
4. (물음) 이 뉴스를 통해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은?
① 수도권의 대기 오염 실태
② 특별 대책의 구체적인 내용
③ 특별 대책이 나오게 된 배경
④ 대기 오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⑤ 특별 대책 시행 시 예상되는 문제점
[5~6] 들려주는 내용을 잘 듣고, 5번과 6번의 두 물음에 답하시오.
5. (물음) 진행자의 말하기 방식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핵심 개념에 대한 보완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② 예상되는 반론을 소개하여 화제를 바꾸고 있다.
③ 적절한 사례를 들어 대담자의 말을 구체화하고 있다.
④ 대담자의 말에 드러난 논리적 허점을 지적하고 있다.
⑤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면서 대담자의 발언을 이끌어 내고 있다.
6. (물음) 다음 사진을 ‘바람직한 응원 문화’ 캠페인에 활용하고자 한다. 대담 내용을 바탕으로 할 때, 사진에 가장 어울리는 문구는?
① 하나된 우리의 함성, 우리의 승리를 보장합니다.
② 운동장을 달리는 선수들만이 경기의 승자는 아닙니다.
③ 진정한 스포츠 정신, 당신의 열광적 응원에서 나옵니다.
④ 혼자보다 여럿이 하는 응원이 선수의 사기를 높입니다.
⑤ 경기 그 자체를 즐기는 것, 새로운 응원 문화의 시작입니다.
7. 다음 그림을 바탕으로 현실 세태를 풍자하는 글을 쓰고자 한다. 풍자의 대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자신만의 개성을 잃어 가는 세태
② 참과 거짓을 분별하기 어려운 세태
③ 실속보다는 그럴듯한 포장을 중시하는 세태
④ 자기가 속한 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세태
⑤ 노력하지 않고 남이 이룬 것에 편승하려는 세태
8. 다음은 ‘인터넷 게임’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내용을 구체화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을 나타낸 것이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청소년들에게 인터넷 게임 자제를 촉구하는 글을 쓴다. → 인터넷 게임 중독이 개인에게 주는 피해를 인식시킨다. → 컴퓨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신체에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신문 기사를 인용한다.
③ 청소년들에게 인터넷 게임 자제를 촉구하는 글을 쓴다. → 인터넷 게임 중독이 개인에게 주는 피해를 인식시킨다. → 인터넷 게임 중독이 성장기 청소년의 인격 형성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소견을 제시한다.
② 청소년들에게 인터넷 게임 자제를 촉구하는 글을 쓴다. → 인터넷 게임 중독의 사회적 폐해를 인식시킨다. → 인터넷 게임을 모방한 범죄가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통계 자료를 제시한다.
④ 청소년들에게 인터넷 게임 자제를 촉구하는 글을 쓴다. → 인터넷 게임 중독의 원인을 제시한다. → 청소년 문화 공간 부족이 인터넷 게임에 빠져들게 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를 인용한다.
⑤ 청소년들에게 인터넷 게임 자제를 촉구하는 글을 쓴다. → 인터넷 게임을 자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 청소년의 PC방 출입을 규제할 수 있는 법안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9.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쓰고자 한다. ㉠ 에 들어갈 내용으로 <조건>에 맞는 것은?
고등학교에 들어와 두 번째로 선거를 하게 되네요. 그런데 공약이 무슨 의미가 있는 거죠? 사실상 학생회는 공약을 실천할 수 있는 힘이 없잖아요.
선거에서 공약이른…… / 투덜이
공약은 하나의 허울일 뿐이죠. 뭘 신경써요. 그냥 자기 마음에 드는 후부에게 한 표 던지면 되는 거죠.
꿈★은 이루어진다. ^^;; / 희망이
㉠
2. 투덜이의 태도를 비판할 것.
3. 적절한 관용적 표현을 활용할 것.
① 공약이 꼭 현실적일 필요는 없는 거 아닌가요? 하지만 선거를 하고 안 하고는 개인의 자유니 누구를 찍든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겠죠.
② 공약은 실현 가능한 이상이라고 생각해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도 있듯이, 우리 모두 힘을 모으면 어떤 공약이든 이룰 수 있어요.
③ 지킬 수 없는 공약을 내세울 바에는 차라리 침묵하는 것이 나아요. 그래도 선거에 진지하게 참여하는 것이 학생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④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은 아무리 이상적이라 하더라도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와 같은 거죠. 그런 선거에는 아예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⑤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처럼 공약은 거창할수록 좋은 거죠. 따라서 공약의 실현 여부를 일일이 따지지 말고 선거에 참여하는 게 어떨까요?
10. 교지에 싣기 위해 쓴 글의 초고이다. 고쳐 쓰기 위한 방안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는 맞춤법에 맞도록 ‘얼마든지’로 고친다.
② ⓑ는 의미가 중복된 표현이므로 ‘의심스러운’을 삭제한다.
③ ⓒ는 ‘객관적으로 볼 수 없으며’와 대구를 이루게 하기 위해서 ‘정확하게 찾을 수 없다’로 고친다.
④ ⓓ는 좀더 자연스러워지도록 ‘권력의 시녀가 되고 돈의 노예가 되며 이념적 환상의 피해자가 된다.’로 고친다.
⑤ 주제가 명료하게 드러나도록 마지막 문장 다음에 ‘철학을 알아야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정도의 문장을 추가한다.
11. 다음은 어느 학생이 작성한 개요이다. 이 개요를 보강하거나 수정하기 위한 방안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서론 : 문제 제기
- 현대 사회에서의 텔레비전의 위력 소개
2. 본론
⑴ 텔레비전 방송은 상업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⑵ 텔레비전 방송은 시청률을 의식하여 오락적인 프로그램의 비중을 높이는 경향이 있다.
- 쇼 프로그램, 연예 정보 프로그램, 스포츠 방송 등
⑶ 시청자가 수동적으로 텔레비전을 대할 경우, 텔레비전은 바보 상자가 될 수 있다.
⑷ 시청자의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각종 미디어 환경이나 통로가 마련되어 있다.
- 방송사 홈페이지를 통한 시청자 참여, 시민 단체를 통한 참여 등
3. 결론 : 제언
- 시청자의 노력 촉구
① 서론에서는 텔레비전의 막대한 영향력을 의미하는 ‘텔레비전은 제2의 신이다.’라는 말을 추가하여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 보는 게 어때?
② 본론은 텔레비전 방송의 부정적 속성을 분석하는 ‘본론 1’과 시청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하는 ‘본론 2’로 나누는 것이 좋겠어.
③ 글의 주제가 ‘텔레비전 방송에 대한 능동적 참여’이므로 본론의 첫머리에서는 텔레비전 방송의 장점도 소개해야겠어.
④ 본론에서 오락성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통계 자료를 제시하여 구체성을 높이도록 하자.
⑤ 결론에서는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의 등장으로 텔레비전의 위상이 약화될 것임을 들어 주제를 강조해야 해.
12. 다음은 ‘상호(商號) 사용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이라는 글을 쓰기 위해 수집한 자료이다. 자료의 활용 방안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자료2] 어떤 말로 상호를 정하는 분석 결과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까? (설문)
[자료3]
한글날을 맞아 ○○ 대학 국어교육과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간판과 업소의 성격 사이에 일정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카페, 레스토랑 등은 외래어 사용 빈도가 타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았으며, 고급을 지향하는 업소의 경우에 그 정도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도 교수 한사랑 박사는 “우리의 의식과 문화는 결코 언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며, 특히 이름은 의식의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에, 아름다운 우리말 상호를 살려 쓰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일보, 윤○○기자]
① [자료1]을 활용해, 우리말 상호가 푸대접받고 있음을 밝힌다.
② [자료1]과 [자료2]를 활용해, 상호에 대한 의식과 실제로 나타나는 현상은 서로 괴리되어 있음을 지적한다.
③ [자료3]을 활용해, 외래어를 고급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의 의식이 외래어 상호 증가의 원인일 수 있음을 밝힌다.
④ [자료3]을 활용해, 우리 의식과 문화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우리말 상호 사용을 확대해야 함을 역설한다.
⑤ [자료2]와 [자료3]을 활용해, 실제로 사람들은 우리말 상호에 대한 호감도가 높기 때문에 외래어 선호 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일 것임을 주장한다.
[13~1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독(毒)을 차고
김영랑
내 가슴에 독(毒)을 찬 지 오래로다.
아직 아무도 해(害)한 일 없는 새로 뽑은 독
벗은 그 무서운 독 그만 흩어 버리라 한다.
나는 그 독이 선뜻 벗도 해할지 모른다고 위협하고
독(毒) 안 차고 살아도 머지 않아 너 나 마주 가 버리면
억만 세대가 그 뒤로 잠자코 흘러가고
나중에 땅덩이 모지라져 모래알이 될 것임을
‘허무한듸!’ 독은 차서 무엇 하느냐고?
아! 내 세상에 태어났음을 원망 않고 보낸
어느 하루가 있었던가 ‘허무한듸!’ 허나
앞뒤로 덤비는 이리 승냥이 바야흐로 내 마음을 노리매
내 산 채 짐승의 밥이 되어 찢기우고 할퀴우라 내맡긴 신세임을
나는 독을 차고 선선히 가리라
막음날 내 외로운 혼(魂) 건지기 위하여.
(나)
쉽게 씌어진 시(詩)
윤동주
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 잡는 최초(最初)의 악수(握手).
(다)
일월(日月)
유치환
나의 가는 곳
어디나 백일(白日)이 없을소냐.
머언 미개(未開)ㅅ적 유풍(遺風)을 그대로
성신(星辰)과 더불어 잠자고
비와 바람을 더불어 근심하고
나의 생명과
생명에 속한 것을 열애(熱愛)하되
삼가 애련(哀憐)에 빠지지 않음은
― 그는 치욕(恥辱)임일레라.
나의 원수와
원수에게 아첨하는 자에겐
가장 옳은 증오를 예비하였나니.
두 동공(瞳孔)에 해바라기처럼 박힌 채로
내 어느 불의(不意)에 짐승처럼 무찔리기로
오오, 나의 세상의 거룩한 일월(日月)에
또한 무슨 회한(悔恨)인들 남길소냐.
13. (가)~(다)에 공통적으로 드러난 시적 화자의 태도는?
① 자신의 지나온 삶을 반성하고 있다.
② 주변 사람들의 삶의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③ 장차 닥쳐올 상황을 예감하며 절망하고 있다.
④ 현실 상황에 맞서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⑤ 현실을 떠나 이상 세계로 가기를 염원하고 있다.
14. (가)를 작품 자체의 내적 의미만을 주목하여 감상한 것은?
① ‘독’, ‘막음날’, ‘찢기우고’ 등의 시어는 강렬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어서, 이 시의 어조와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
② 그 위험한 ‘독’을 차고 다니다니, 말이 안 되지. 그리고 이리 승냥이가 몸이 아닌 마음을 노린다는 게 말이 돼?
③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나는 의롭지 못한 시대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어.
④ 이 시가 일제 강점기에 쓰여진 작품이므로, 이 시에 나오는 ‘이리’나 ‘승냥이’는 일제의 폭력이나 압박이라 볼 수 있겠는데.
⑤ 이 시의 작가가 주로 순수 서정을 노래한 시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의 시대 상황이 이런 사람들마저 분노하게 할 정도로 극악했다고 볼 수 있어.
15. 다음은 (나)에 대한 해설의 일부이다. 밑줄 친 부분에 해당하는 연(聯)을 (나)에서 고르면?
① 제 4연
② 제 5연
③ 제 6연
④ 제 7연
⑤ 제 8연
16. <보기>는 ㉠에 나타난 ‘부끄러움’의 의미를 탐색해 가는 과정을 나타낸 것이다. <보기>의 에 들어가기에 적절한 것은?
윤동주는 시 창작을 자기에게 주어진 천명으로 여겼다.
시란 선함, 아름다움, 참됨을 추구하는 작업이다.
윤동주는 자신의 삶을 자주 참회하곤 했다.
시란 악함, 추함, 불의함에 대한 반작용이다.
① 경제적인 능력이 없이 살아가는 처지에 대한 부끄러움
② 학업에 전념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서 오는 부끄러움
③ 멀리 떨어진 가족을 잊고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부끄러움
④ 현실을 외면한 채, 언어 유희에 불과한 시의 미적 세계에나 빠져 지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부끄러움
⑤ 현실에 대한 대응이 치열하지 못하다는 것과 그에 대한 성찰마저도 철저하지 못하다는 데에서 오는 부끄러움
17. ㉡을 (가)에 나와 있는 시어들을 활용하여 고쳐 쓸 경우 적절하지 않은 것은? [2.2점]
허무함에 휩싸여 이 세상을 원망하게 될 때면
내 비록 짐승의 밥이 되어 찢기우고 할퀴일지라도
오오, 외로운 혼(魂)이라도 지키기 위해
나는 독을 차고 선선히 가리라.
①
②
③
④
⑤
[18~2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그런데 이들은 모두 인간의 언어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인간의 언어는 이른바 상징적인 기호라고 할 수 있다. 상징이란 형식과 내용이 자의적인 관계에 놓인 기호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나무’라는 단어가 있을 때 그 형식은 [namu]라는 음성이며, 그 내용은 ‘木’이라는 사물인데, 이 [namu]라는 음성과 ‘木’이라는 사물의 결합은 필연성에 의거하는 것이 아니라 우연히 형성된 관습에 의거한 것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것이다.
물론, 우리는 집에서 기르는 개가 인간의 명령을 알아듣고 그것을 수행하는 것을 종종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한 명령의 가짓수에는 한계가 있는데, 이는 단지 그 양적인 한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거기에는 인간의 언어와는 질적으로 다른 차이가 존재한다. 인간은 다른 사람의 음성을 분절적인 단위인 음운의 조합으로 인식하지만, 개는 주인의 음색, 음조, 발음이 뭉뚱그려진 상태로 인식한다. 이는 마치 음성 인식이 되는 휴대 전화기와 같다. 음성 인식 휴대 전화기는 ㉠‘말’을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알아듣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입력된 주인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명령하면 이런 휴대 전화기는 작동하지 않는다.
이렇게 동물들의 경우에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사물의 소리와 의사소통 수단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인간의 언어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실재 사물과는 별개로 존재하는 하나의 상징적인 기호 체계이다. 우리들은 어떤 어휘가 있으면 그 어휘를 누가 말하든지 같은 어휘로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것은 동물들이 인지하는 자연계의 소리와는 다르게 언어 음성을 각각 분절된 고유한 음운 단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일 자연계의 사물과 인간의 언어가 일치하는, 즉 필연적인 관계에 놓여 있다면 언어 고유의 체계를 형성하는 분절성은 성립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언어는 사물의 세계와는 별개로 운영되는 상징 체계이며, 이것은 언어의 분절성이나 자의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언어가 지니는 이러한 독자성, 즉 실재(實在)와 현실 세계로부터의 해방은 인간을 무한히 자유롭게 해 준다. 현실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우리는 종종 상상이라고 부른다. 언어 기호는 단순히 이미지 연상으로만 이루어지는 막연한 상상을 체계화함으로써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 준다. 우리는 상상을 통해서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에 대해서 말할 수도 있는데 그것은 언어가 실재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를 언어의 창조성이라고 한다. 언어를 이용해서 새로운 개념을 탄생시킬 수도 있고, 새로운 사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언어는 창조적인 것이다.
18. 윗글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ㆍ 인간의 언어가 동물들의 의사소통 수단과 다른 근본적 특징은 무엇인가? → 상징성
ㆍ 언어의 자의성이란 무엇인가? → 내용과 형식의 결합이 우연히 형성된 관습에 의한 것
ㆍ 인간과 동물 사이에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이 가능한가? → 인간들 간에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와 질적으로 다를 것이 없음.
ㆍ 언어는 인간의 사고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 자유로운 상상을 가능하게 함.
①
③
②
④
⑤
19. 윗글에 나타난 인간 언어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때, 에 들어가기에 적절한 것은?
언어는 분절성을 지니고 있다.
언어는 무한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창조성을 지닌다.
①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다.
② 언어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
③ 언어는 여러 음운의 결합체이다.
④ 언어는 실재와 현실 세계로부터 자유롭다.
⑤ 언어는 내용과 형식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20. 윗글의 서두에서 꿀벌의 이야기를 제시한 이유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의사소통의 개념을 정리하기 위해
②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밝히기 위해
③ 인간 언어의 특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④ 인간도 궁극적으로는 동물에 속함을 보여 주기 위해
⑤ 의사소통 수단으로서의 언어의 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21. ㉠과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2.2점]
① ㉡은 ㉠의 일부에 해당한다.
② ㉠은 음운을 통해서 인식된다.
③ ㉠은 자유로운 조합이 가능하다.
④ ㉡은 자연계의 음향처럼 비분절적이다.
⑤ ㉠과 ㉡은 모두 의사소통 수단이 될 수 있다.
22. ⓐ와 바꾸어 쓰기에 적절한 것은? [1.8점]
① 인식(認識)할
② 수긍(首肯)할
③ 접수(接受)할
④ 용인(容認)할
⑤ 허용(許容)할
[23~2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뉴턴의 물리학으로 상징되는 근대 과학은 인간의 정신과 물질은 분리되어 있다는 것과, 자연은 구성 요소들이 인과적 법칙에 따라 규칙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기계처럼 존재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인간은 이성이라는 탁월한 정신적 능력으로 자연을 구성하는 요소를 찾아내어 그 인과적 법칙을 밝혀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
근대 과학은 객관적 관찰과 실험이라는 방법으로 자연 현상의 많은 규칙을 밝혀 내었으며 상당한 수준의 과학적 발전을 이루어 내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과학 기술 문명은 근대 과학의 성과가 현실에 응용되어 나타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 기술 문명은 인류에게 많은 혜택을 안겨다 줌과 동시에 심각한 사회 문제를 발생시켰다. 객관적 관찰과 실험을 중시하는 근대 과학의 특징 때문에 객관적 관찰이 어려운 인간의 추상적 사유와 감정은 과학적 대상에서 배제되고, 그 결과 삶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무시하는 경향을 낳게 되었다. 자연은 하나의 기계에 불과하다는 믿음은, 자연을 인간이 임의로 조작하고 통제할 수 있는 대상으로 간주함으로써, 자연과 인간의 부조화는 물론이고 생태계의 오염 등 심각한 환경 문제를 발생시켰다.
(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과학자들은 근대 과학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과학적 이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새로운 과학적 이론을 모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는 몇몇 과학적 원천이 존재하는데, 그 중 하나가 뉴턴의 물리학이 적절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미시 물리적 현상이다. 거기에서는 관찰하는 대상의 특성이 관찰자가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관찰자와 관찰 대상이 긴밀히 관련되어 있으며 따라서 객관적인 관찰과 실험이 어려워진다. 카프라 등 신과학 운동가들은 바로 여기에서 새로운 과학적 이론을 모색하였는데, 그 이론의 핵심은 정신과 물질, 인간과 자연이 서로 긴밀하게 결합되어 전체를 이룬다는 유기체적 세계관이다.
(라)
새로운 과학적 이론은 분명 과학 기술 문명으로 인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근대 과학적 방법의 한계가 밝혀지면서 근대 과학에서는 객관적 관찰이 어렵다는 이유로 배제되었던 인간의 사유와 감정이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으며, 유기체적 세계관은 자연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함으로써 환경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였다.
(마)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 때문에 근대 과학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근대 과학은 사물과 현상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여전히 특정 분야에서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근대 과학의 이러한 성과를 부정하면서 새로운 과학적 이론의 가능성만 강조하는 것은 한때 근대 과학이 그러했던 것처럼 다양한 과학 활동들을 무시하면서 또 다른 획일성을 강조하는 결과를 가져올 위험이 있다. 더구나 과학 기술 문명이 발생시킨 문제들의 원인이 근대 과학의 이론에 내재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다른 한편, ㉠과학 기술을 오용하고 악용하는 인간의 비도덕적이며 무책임한 태도에도 상당 부분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23. (가)~(마)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가) - 근대 과학의 본질적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② (나) - 근대 과학의 성과와 한계를 대비하여 분석하고 있다.
③ (다) - 새로운 과학적 이론이 적용된 사례를 보여 주고 있다.
④ (라) - 새로운 과학적 이론이 가진 의의를 밝히고 있다.
⑤ (마) - 새로운 과학적 이론의 등장에 따라 요구되는 태도를 강조하고 있다.
24.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① 근대 과학은 자연을 하나의 기계로 간주했다.
② 근대 과학은 인간의 사유와 감정을 중시했다.
③ 과학 기술 문명은 근대 과학의 성과에 바탕을 두고 있다.
④ 유기체적 세계관은 환경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⑤ 미시 물리적 현상에서는 관찰자와 관찰 대상이 서로 관련되어 있다.
25. 다음은 뉴턴과 카프라의 가상 대화이다. ㉮에 들어갈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카프라 : 하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자연과 인간의 부조화가 생겨나고 인간을 포함한 생태계의 위기가 나타나게 되었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자연관이 필요합니다. ( ㉮ )
① 자연은 인간의 욕망과 필요를 충족시키는 대상입니다.
② 자연은 신이 인간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이는 공간입니다.
③ 인간은 자연을 통해서만 객관적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④ 인간은 자연을 정복함으로써 문명의 발전을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⑤ 인간과 자연은 분리될 수 없으며 동일한 질서 속에서 움직입니다.
26. ㉠의 사례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은?
① 지구 온난화가 기상 이변의 원인인가와 관련하여 과학자들의 입장이 통일되어 있지 않다.
② 난치병 치료 기술인 배아 복제가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되어 생명 경시 풍조를 조장하고 있다.
③ 컴퓨터 공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마음이나 고차원적인 사고 과정까지 과학적 논리에 의해 설명되고 있다.
④ 정보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한 급격한 사회 변화 때문에 세대간의 갈등이 심화되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⑤ 안락사와 관련하여 자신의 신체와 죽음에 대한 인간의 권리는 어디까지인가가 사회적 쟁점으로 등장하였다.
27. 윗글을 읽고 이끌어 낼 수 있는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① 새로운 이론이 등장하면 기존 이론은 곧바로 사라지게 되는군.
② 새로운 이론은 기존의 다양한 이론을 포괄하는 것이어야 하는군.
③ 기존 이론이 한계에 부딪히면 새로운 이론이 등장하기 마련이군.
④ 과학적 이론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군.
⑤ 과학적 이론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은 하나로군.
[28~31]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유월(六月) 보름에 아으 ㉠벼랑에 버려진 빗 같구나.
돌아보실 임을 적곰 좇니노이다.
아으 동동(動動)다리
칠월(七月) 보름에 아으 백종(百種) 벌이어 두고
임과 함께 지내고자 원(願)을 비옵나이다.
아으 동동(動動)다리
팔월(八月) 보름은 아으 한가위날이지만
㉡임을 모셔 지내야만 오늘이 한가위여라.
아으 동동(動動)다리
- 작자 미상, <동동(動動)> -
(나)
창(窓) 밖이 어른어른커늘 임만 여겨 펄떡 뛰어 뚝 나서 보니,
임은 아니 오고 ㉢으스름 달빛에 열 구름 날 속였고나.
맞초아 밤일세망정 행여 낮이런들 남 우일 뻔하여라.
- 작자 미상의 시조 -
(다)
임 다히 소식(消息)을 아무려나 아자 하니 오늘도 거의로다. 내일이나 사람 올까, 내 마음 둘 데 없다. 어드러로 가쟛말고. 잡거니 밀거니 높은 뫼에 올라가니 구름은커니와* 안개는 무슨 일고. 산천(山川)이 어둡거니 일월(日月)을 어찌 보며 Ⓐ 차라리 물가에 가 뱃길이나 보자 하니 바람이야 물결이야 어둥졍 된뎌이고. 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걸렸나니. 강천(江天)에 혼자 서서 지는 해를 굽어보니 임 다히 소식(消息)이 더욱 아득한뎌이고.
모첨(茅簷)* 찬 자리에 밤중만 돌아오니 반벽(半壁) 청등(靑燈)은 눌 위하야 밝았는고. 오르며 내리며 헤매며 바니니 저근덧 역진(力盡)하여 풋잠을 잠깐 드니 ㉣정성(情誠)이 지극하여 꿈에 임을 보니 옥(玉) 같은 얼굴이 반(半)이나마 늙었에라. 마음에 먹은 말씀 실컷 사뢰려 하니 눈물이 바라 나니 말인들 어이하며 정(情)을 못다하여 목이조차 메어하니 오뎐된* 계성(鷄聲)에 잠은 어찌 깨돗던고. 어와, 허사(虛事)로다. 이 임이 어디 간고. 결에 일어나 앉아 창(窓)을 열고 바라보니 ㉤어엿븐 그림재 날 좇을 뿐이로다. 차라리 싀여디여 낙월(落月)이나 되야이셔 임 계신 창(窓) 안에 번드시 비치리라.
* 구름은커니와 : 구름은 물론이거니와
* 모첨(茅簷) : 초가집
* 오뎐된 : 방정맞은
- 정철, <속미인곡> -
28. (가)~(다)의 공통점으로 적절한 것은?
① 임에 대한 그리움이 드러나 있다.
② 시련 극복의 의지를 노래하고 있다.
③ 떠나간 임에 대한 원망이 담겨 있다.
④ 상대방에 대한 염려의 마음을 담고 있다.
⑤ 이룰 수 없는 꿈으로 인한 절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29.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자신의 처량한 신세를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② ㉡ : 명절을 소재로 삼아 자신의 처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③ ㉢ : 해학적인 표현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달래고 있다.
④ ㉣ : 꿈이라는 상황을 설정하여 소망의 간절함을 표현하고 있다.
⑤ ㉤ : 자신의 서글픈 처지를 재확인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30. 다음은 (다)에 대한 비평의 일부이다. 이를 활용하여 작품을 감상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임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에서 ⓐ를 알 수 있겠군. 임이 화자의 곁에 있다면 그렇듯 간절히 임의 소식을 기다릴 필요는 없을 테니까.
② 높은 뫼에 오르고 뱃길을 찾아 나서는 것이 ⓑ에 해당하겠군. 임과의 거리를 좁히고 싶기에 가만히 앉아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었을 거야.
③ ‘구름, 안개, 바람, 물결’은 ⓒ에 해당하겠군. 임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이것들 때문에 임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④ ‘모첨(茅簷) 찬 자리’를 찾는 것은 ⓓ를 위한 노력이겠군. 스스로 차가운 잠자리를 고집함으로써 비극적인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거야.
⑤ ‘차라리 싀여디여’라는 구절은 ⓔ를 잘 보여 주고 있군. 죽기 전에는 임과의 만남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에서 오는 좌절감의 표현인 거야.
31. 글쓴이가 다음과 같은 조건을 고려하며 작품을 썼다고 할 때, Ⓐ에 가장 적합한 구절은?
- 구절 내에서는 대조적 기법을 통해 의미를 강조할 것
- 임과의 거리가 드러나도록 할 것
① 여름 날 길고 길 제 궂은 비는 무슨 일고
② 구름 탄 청학(靑鶴)이 천리(千里)를 가리라
③ 열 두 때 김도 길샤 서른 날 지리(支離)하다
④ 지척(咫尺)을 모르거든 천리(千里)를 바라보랴
⑤ 오늘이 부족(不足)커니 내일이라 유여(有餘)하랴
[32~3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역사의 흐름에 따라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은 계속 성장해 왔으며, 정보 통신 기술의 획기적인 발달에 의하여 그 열망은 보다 구체적인 현실로 나타나게 되었다. 첨단 정보 통신 기술은 신속하고 광범위한 여론 수렴과 민주적 의사 결정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민주주의의 획기적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탄탄한 토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화가 진전됨에 따라서 민주주의가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순조롭게 확대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로 정보화의 전개와 민주주의의 발전이 어떤 관계를 지니는가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대립하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기술이 사회적 변화를 주도한다는 기술결정론적 입장에서, 디지털 혁명은 정보의 공개와 분산을 촉진하여 민주주의를 적극적으로 고양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최첨단 정보 통신 기술은 선거에서 후보자와 유권자 간의 쌍방향 통신을 활성화하고, 각종 정책 결정 과정과 관련된 정보의 공유가 신속히 이루어져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감을 높이며, 지역 정보화를 통해 지역 발전이 촉진될 것임을 강조한다.
반면에 비관론자들은, 기술적 잠재력은 사회적 조건에 따라서 재구성된다는 사회 구성론의 입장에서, 현재와 같이 자본주의적 불평등 체제와 중앙 집권적인 지배 구조가 존속하는 한 정보화의 잠재력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왜곡돼 불평등의 심화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믿는다. 정보에 대한 접근이 쉽고 개방성이 큰 ⓐ포함적 정보의 이용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배타적 정보를 수집하고 생산하는 능력에서 정보 약자와 정보 강자 간의 차이가 심화되면서 사회적 힘의 차이와 빈부의 격차는 더 커지게 될 것이며, 사회 계층 간의 정보 격차는 지역적으로 재생산되어 중앙에 대한 지방의 예속화가 증대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국가의 권력 기구들은 정보 통신 기술을 활용하여 국민들의 동태를 더욱 철저하게 감시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지배 관리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국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결국 민주주의는 나락의 길로 빠져들게 될 것임을 이들은 경고한다.
이들 두 주장은 모두 나름대로 설득력을 지닌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단 적극적인 관점에서 정보화를 통하여 미래 사회를 더 민주주의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되, ㉡정보 통신 기술에 의한 통제 가능성이 예고하고 있는 위협을 최소화할 수 있는 노력을 철저히 해 나가야 한다. 만약 우리가 비관론에 빠져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기존의 비민주적 지배 권력자들은 정보 통신 기술을 더욱 악용하려 들 것이며, 이에 대항하는 시민 운동은 대중적 기반을 상실하여 시민 사회는 점차 무기력해지고 말 것이다.
32. 윗글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질문은?
① 국가와 국민 간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
②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은 민주주의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③ 민주주의의 성장이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④ 정보화와 민주주의의 관계에 대한 의견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사람은 정치적 동물’이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33. 윗글의 논지 전개 과정을 가장 잘 나타낸 것은?
① 개념 규정 → 대상 분석 → 요약
② 화제 제시 → 상반된 주장의 대비 → 절충
③ 주장 제시 → 사례 소개 → 주장의 재확인
④ 통념 소개 → 통념의 문제점 비판 → 새 이론 제시
⑤ 자료 제시 → 자료의 일반적 의미 소개 → 독창적 해석
34. ㉠의 문맥적 의미로 적절한 것은? [1.8점]
① 요원(遙遠)하다
② 막연(漠然)하다
③ 적막(寂寞)하다
④ 소원(疏遠)하다
⑤ 냉엄(冷嚴)하다
35. ㉡의 사례로 적절한 것은?
① 초고속 통신망 확충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한다.
② 모든 인터넷 사이트에 이용자 등급을 표시하도록 한다.
③ 인터넷 상에서 꼭 실명을 사용해 글을 쓰도록 권장한다.
④ 개인 정보 보호법의 강화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전개한다.
⑤ 위험한 일에 로봇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인명 피해를 줄인다.
36. 문맥을 바탕으로 ⓐ와 ⓑ의 의미와 관계를 추리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접근이 쉽고 개방성이 크다는 설명으로 보아, ⓐ를 ‘개방적 정보’로 바꾸어도 무리가 없겠군.
② 수집과 생산이 강조되는 것으로 보아, ⓑ는 모으거나 만들어 낼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의미하겠군.
③ 문맥상 ⓐ와 ⓑ의 차이가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와 ⓑ는 상대적 의미를 지닌 개념이로군.
④ ⓐ에서는 정보 강자와 정보 약자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으로 보아, ⓐ는 누구에게나 공개된 정보이겠군.
⑤ ⓑ의 이용 능력이 빈부 격차까지 심화한다는 것으로 보아, ⓑ는 경제적 부가 가치가 큰 정보이겠군.
[37~4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최씨 : 으악! 도둑이야, 도둑!
도적들, 혼비백산하여 돈짐에 눌려 비척거리다가 넘어지고, 뒷사람들도 차례로 쓰러진다. 멜빵만 어깨에 걸고는 땅 위에 주저앉아 낑낑거린다. 최씨, 네 발걸음으로 안방으로 도망치려고 할 때, 오른쪽 대문으로 두목이 장검을 빼어들고 뛰어든다.
두목 : 꼼짝 말아라! (최씨, 제자리에 주저앉아 두 손으로 싹싹 빈다.)
최씨 : 그저 목숨만 살려 줍쇼, 밤손님 나으리.
두목 : 목숨이 아깝거든……쉬이.
이 소란통에 안채에서는 강 선달, 정면 사랑방에서는 허생이 급히 나온다. 곳간에서는 억쇠가 허리띠도 매지 못하고, 뛰어나오다가 놀라 두 손을 번쩍 들었으니, 아랫도리 꼴이 말씀이 아니다.
두목 : 어느 놈이 돈 임자냐? (허생에게) 오! 네로구나! 이 생쥐 같은 놈! 네놈이 그래 나랏돈 십만 냥을 털두 뽑지 않고 통째로 꿀꺽했단 말이냐? (㉠허생, 이에 대꾸하지 않고 엎치락뒤치락, 돈짐과 씨름하며 쩔쩔매는 졸개들을 보고, 체구에 맞지 않게 우렁찬 소리로 껄껄 웃는다.)
두목 : 이놈이 우, 웃어?
허생 : (뜰에 내려가서 졸개를 부축하며) 늦게 배운 도둑질이 새벽까지 걸렸구나? 이봐, 몇 냥을 가지구 이 꼬락서닌가? (두목에게) 어디서 이런 것들을 모아 놓구 이걸 밤일이랍시구 허구 있지?
두목 : (졸개들에게) 이놈들아! 어서 빨랑빨랑 일어나지 못해? 이거 어디 내가 창피해서 견디겠느냐?
허생 : 얘, 억쇠야, 너 좀 부축 좀 해 줘라.
억쇠 : 부축입쇼, 생원님?
허생 : 동여서 관가에 바칠 것두 못 된다. 여보게, 두목.
두목 : 네? ……예.
허생 : 다음 번엔 마소라두 끌구 오게나.
두목 : 딴은! 첨 솜씨라…….
허생 : 자아, 어서들 일어서지……. 해 뜨기 전엔 돌아들 가얄 게 아닌가?
강 선달 : (기운이 뻗쳐서) 아니, 이 굼벵이들을 그냥 돌려보내요?
허생 : 오, 참! 노자라두 조금씩 나눠 줘야겠구먼.
강 선달 : 노오자?
허생 : 억쇠야, 노자뿐 아니라 소용되는 대루 가지구 가게 해라. (억쇠와 강 선달, 서로 마주보며 허생이 정상이 아니라는 시늉. 늙은 도적, 졸개 1이 와락 땅을 치며 통곡한다. 허생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선다.)
졸개 1 : 아이구, 우리네가 살아서 성인 군자를 뵙는구나!
허생 : 늙은이가 이게 무슨 일이오? 어서 일어나우.
졸개 1 : 나으리의 하해 같은 은혤 어떻게 갚습니까요? 이 몸이 늙었을망정, 남은 생명이나마 나으릴 받들게 해 줍소사!
허생 : 그건 곤란한데.
졸개 1 : (졸개들에게) 얘들아, 너희들 생각은 어떠냐?
졸개 2 : 누가 좋아서 이런 짓을 허나요? 그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허생 : 아니, 논밭두 없단 말이냐?
졸개 2 : 논밭이 있음, 누가 밤일꺼정 허겠이유?
허생 : 흠! 억쇠야, 어서 나눠 주되…….
억쇠 : 아니 정말 돈을 주란 말씸인갑쇼?
졸개 1 : ㉡아니올시다, 마님. 고향엘 간댔자 별 수 없는 놈들이랍니다. 가뭄이라 논밭 곡식은 말라 죽구, 물난리라 초가삼간 떠내려 보냈구, 집안의 종자란 핼미, 새끼, 손주놈꺼정 뿔뿔이 흩어졌사와요.
졸개 2 : 이제 와서 쇤네들이 양민이 되구 싶단들 이미 도둑 명부에 오른 놈들이니, 갈 곳이 어딨사와요?
졸개 3 : 다들 마찬가지에유. 종살이라두 좋으니 영감 밑에 둬 주세유.
허생 : 헛, 이거 야단났군.
졸개들 : (무릎을 꿇고) 한 번 살렸으니, 두 번 살려 줍쇼, 마님.
- 오영진, <허생전> -
37. 윗글을 연극으로 상연하고자 한다. 배우들의 토의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허생’은 시종일관 거침없는 말과 행동으로 대범한 성격을 드러내도록 하자.
② ‘허생’은 도적들을 교화시키고자 하는 의욕에 넘치는 모습을 부각시켜야 할 거야.
③ ‘두목’은 호기로운 언행을 보이다가 점차 위축되는 모습이 잘 느껴지도록 연기해야겠어.
④ ‘졸개들’은 어수룩한 표정과 굼뜬 행동으로 도적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겠어.
⑤ ‘강 선달’과 ‘억쇠’는 허생의 언행에 대해 의아해하는 모습이 잘 드러나도록 표정 연기에 신경을 써야 할 거야.
38. 다음은 윗글에 해당하는 원작 소설 부분이다. 이 장면을 희곡으로 각색할 때 고려했을 사항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천 명이 천 냥을 빼앗아 와서 나누면 하나 앞에 얼마씩 돌아가지요?”
“일 인당 한 냥이지요.” / “모두 아내가 있소?”
“없소.” / “논밭은 있소?”
군도들은 어이없어 웃었다.
“땅이 있고 처자식이 있는 놈이 무엇 때문에 괴롭게 도둑이 된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아내를 얻고, 집을 짓고, 소를 사서 논밭을 갈고 지내려 하지 않는가? 그럼 도둑놈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집에는 부부의 낙이 있을 것이요, 돌아다녀도 잡힐까 걱정을 않고 길이 의식의 요족을 누릴 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돈이 없어 못 할 뿐이지요.”
허생은 웃으며 말했다.
“도둑질을 하면서 어찌 돈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할 수 있소. 내일 바다에 나와 보오. 붉은 깃발을 단 것이 모두 돈을 실은 배이니, 마음대로 가져가구려.”
허생이 군도와 언약하고 내려가자, 군도들은 모두 그를 미친놈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군도들이 바닷가에 나가 보았더니, 과연 허생이 삼십 만 냥의 돈을 싣고 온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해서 허생 앞에 줄지어 절했다.
“오직 장군의 명령을 따르겠소이다.”
① 새로운 인물을 활용해서 허생의 신분이 드러나도록 해야겠어.
② 도둑들이 돈보다는 허생의 인물됨에 감동하는 내용으로 바꿔 보자.
③ 도둑들을 희화적으로 그리면 작품 감상의 재미를 더할 수 있지 않을까?
④ 도둑들이 도둑질하는 장면을 보여주면 좀더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⑤ 도둑들이 허생을 만나러 오게 만들면 사건의 필연성을 부각시킬 수 있을 거야.
39. ㉠에서 ‘허생’이 ‘졸개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은?
①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고 했느니라.”
②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더니 그 꼴이구나.”
③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말이 맞긴 맞구나.”
④ “너희는 과부 사정은 과부가 안다는 말도 모르느냐?”
⑤ “하던 짓도 멍석 펴 놓으면 안 한다더니 딱 그 꼴이로구나.”
40. 이 글을 뮤지컬로 공연한다고 할 때, ‘졸개 1’이 ㉡과 같은 말을 한 뒤 부를 만한 노래로 가장 적절한 것은? [2.2점]
① 이 논자리에다 모를 심어 큰 잎이 훨훨에 영화로구나 / 일락에 서산에 해 떨어지고 우리야 일거리는 태산두 같애 / 이야 이야 어러리여 어리랑 에헬싸 에헤리송아.
② 청천하늘엔 별도 많고 / 우리네 살림살이 말도 많다 / / 문전옥답은 어디다 두고 / 쪽박 살림살이가 웬일인가 /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③ 먹고 살 재산 없다고 탄식을 말고서 / 힘대로 일하여 오붓하게 삽시다. /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 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④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 늙구야 병드니 못 놀겠네 / 우리가 살면은 백년을 사나 / 아니 놀고 아니 먹고 뭘 할손가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루 넘어가네.
⑤ 간다 간다 나는 간다 / 님을 따라서 나는 간다 / / 저기야 봉산에 비 맞은 제비 / 수풀 속에서 떠네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아리랑 고개로 넘어가세.
[41~4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이러한 한국 전통 건축의 특성은 서양 건축과의 비교를 통해 분명해진다. 서양 현대 건축에는 건물을 일부러 찌그러진 모습으로 만들려는 해체주의 건축 양식이 있다. 이 가운데에는 범종각과 유사한 예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해체주의를 대표하는 건축가인 프랭크 게리의 ⓑ프레드 앤드 진저 빌딩을 보면 건물을 받치는 기둥과 더불어 건물 자체도 심하게 찌그러진 모습으로 지어져 있다. 이 건물도 범종각처럼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지만 정밀한 구조 계산에 의해 지어졌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이 서 있을 수 있다.
해체주의는 정형적 질서를 강조하는 기존의 건축 경향을 현실성이 없는 가식의 세계라고 비판하면서 시작된 일종의 반문명 양식 운동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늘 폭력과 전쟁 그리고 거짓이 난무하여 왔는데도 기존의 건축 양식들은 수천 년간 안정되고 질서 있는 조형 세계를 추구하여 왔다. 해체주의는 직선, 직각, 사각형 등으로 구성되는 기존 건축 세계의 안정과 질서를 비현실적인 위선이라고 거부하며 이러한 위선을 해체하고자 비정형적이고 무질서한 건축 세계를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이렇게 볼 때 범종각과 프레드 앤드 진저 빌딩 사이에는 유사점과 차이점이 동시에 존재한다. 두 건물 모두 정형적인 규범에 반대하여 비정형적 건축을 추구하고 있는데, 이것은 두 건물의 모습이 유사한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대안을 추구하는 데에서 두 건물은 분명한 차이점을 갖는다. 해체주의 양식에 속하는 프레드 앤드 진저 빌딩은 인간의 현실 세계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면서 그 해답 역시 해체라는 부정적 조형관으로 제시하였다. 이에 반해 범종각은 고뇌로 가득 찬 부정적 현실 세계에 대한 대안을 ㉠자연 속의 완결된 한 생명 단위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긍정적 조형관으로 제시하고 있다. 부정을 부정으로 풀려는 서양의 해체주의 건축은 현실 세계의 문제점에 대한 해답을 인간의 손으로 찾으려는 서양 문명 전체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이에 반해 부정을 긍정으로 풀려는 범종각의 조형관은 똑같은 문제점에 대한 해답을 자연 속에서 찾으려는 한국적 사상에서 기인한다.
해체적 조형관은 서구를 중심으로 1980년대 이후 크게 유행하고 있다. 그런데 ㉡범종각의 조형관은 이러한 1980년대 서구 사회의 고민에 대한 해답을 훨씬 이전에 담고 있었다. 휘고 굽은 못난 곡선이 현실을 대표하는 가장 솔직한 모습일 수 있다는 범종각의 조형관은 합리적이고 인위적인 질서 중심의 서구 사상이 맞닥뜨린 한계에 대한 대안을 가르쳐 주고 있다.
41. 윗글의 중심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1.8점]
① 동양과 서양의 자연관의 차이
② 해체주의의 등장 배경과 발전 과정
③ 기둥을 통해 본 전통 건축의 특성과 의의
④ 범종각과 프레드 앤드 진저 빌딩의 공통점
⑤ 한국 전통 건축과 서양 현대 건축의 차이점
42.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① 한국 전통 건축은 안정과 질서를 추구해 왔다.
② 해체주의 건축은 ‘부정을 부정으로 풀려는’ 것이다.
③ 범종각과 프레드 앤드 진저 빌딩은 비정형적 건축물이다.
④ 해체주의 건축에서는 일부러 찌그러진 모습의 건물을 짓는다.
⑤ 범종각은 부정적 현실 세계에 대한 대안을 자연 속에서 찾았다.
43. ⓐ와 ⓑ에 공통적으로 담겨 있는 건축관은?
① 건축은 현실 세계를 반영해야 한다.
② 건축은 사회 변동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
③ 건축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중시해야 한다.
④ 건축은 전체와 부분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
⑤ 건축은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44. ㉠의 내용을 뒷받침하는 시각 자료로 활용하기에 가장 적절한 것은?
①
②
④
⑤
③
45. ㉡으로 미루어 알 수 있는, 전통에 대한 글쓴이의 생각으로 적절한 것은? [2.2점]
① 전통은 과거의 것입니다. 전통에는 시대착오적 요소가 있으므로 과도하게 집착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② 전통은 현재에도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전통 사상에 현대적 의미를 부여하여 창조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③ 우리 것만을 고집하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닙니다. 개방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외래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합니다.
④ 우리는 오늘날 외래 문화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전통 문화와 외래 문화의 균형을 유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⑤ 전통은 순수한 우리 것 아닙니까? 서양 문화와 비교해서도 그 우월성이 입증되므로 전통 사상은 있는 그대로 보존해야 합니다.
[46~5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이때 장끼 한 마리 당홍대단* 두루마기에 초록궁초* 깃을 달아 흰 동정 씻어 입고 주먹 같은 옥관자에 꽁지 깃털 만신 풍채 장부 기상 좋을씨고. 까투리의 치장을 볼라치면 잔 누비 속저고리 폭폭이 잘게 누벼 위 아래로 고루 갖추어 입고 아홉 아들과 열두 딸을 앞세우고 뒤세우며,
“어서 가자, 바삐 가자! 질펀한 너른 들에 줄줄이 퍼져서 너희는 저 골짜기 줍고 우리는 이 골짜기 줍자꾸나. 알알이 콩을 줍게 되면 사람의 공양을 부러워하여 무엇하랴. 하늘이 낸 만물이 모두 저 나름의 녹(祿)이 있으니 한 끼의 포식도 제 재수라.”
하면서, 장끼와 까투리가 들판에 떨어져 있는 콩알을 주으러 들어가다가, ⓐ붉은 콩 한 알이 덩그렇게 놓여 있는 것을 장끼가 먼저 보고 눈을 크게 뜨며 말하기를,
“어허, 그 콩 먹음직스럽구나! 하늘이 주신 복을 내 어찌 마다하랴? 내 복이니 어디 먹어 보자.”
옆에서 이 모양을 지켜보고 있던 까투리는, 어떤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아직 그 콩 먹지 마오. ⓑ눈 위에 사람 자취가 수상하오. 자세히 살펴보니 입으로 훌훌 불고 비로 싹싹 쓴 흔적이 심히 괴이하니, 제발 덕분 그 콩일랑 먹지 마오.”
“자네 말은 미련하기 그지없네. 이 때를 말하자면 동지섣달 눈 덮인 겨울이라. 첩첩이 쌓인 눈이 곳곳에 덮여 있어 천산에 나는 새 그쳐 있고, 만경에 사람의 발길이 끊겼는데 사람의 자취가 있을까 보냐?”
까투리도 지지 않고 입을 연다.
“사리는 그럴 듯 하오마는 ⓒ지난 밤 꿈이 크게 불길하니 자량하여 처사하오*.”
그러자 장끼가 또 하는 말이,
“내 간밤에 한 꿈을 얻으니 황학(黃鶴)을 빗겨 타고, 하늘에 올라가 옥황상제께 문안드리니 상제께서 나를 보시고는 산림 처사를 봉하시고, 만석고(萬石庫)에서 콩 한 섬을 내주셨으니, 오늘 이 콩 하나 그 아니 반가운가? 옛 글에 이르기를 ‘주린 자 달게 먹고 목마른 자 쉬 마신다.’ 하였으니, 어디 한 번 주린 배를 채워 봐야지.”
그러나 지지 않고 까투리 또 말하기를,
“당신의 꿈은 그러하나 이 내 꾼 꿈 해몽해 보면, 어젯밤 이경 초에 첫잠이 들어 꿈을 꾸었는데, 북망산 음지 쪽에 궂은 비 흩뿌리며 맑은 하늘에 쌍무지개가 홀연히 칼이 되어 당신의 머리를 뎅겅 베어 내리쳤으니, 이것이야말로 당신이 죽을 흉몽임에 틀림없으니 제발 그 콩일랑은 먹지 마오.”
장끼 또한 그대로 있을쏘냐?
“그 꿈 또한 염려 말게. 춘당대 알성과에 문관 장원으로 급제하여 어사화 두 가지를 머리 위에 숙여 꽂고 장안 큰 거리로 왔다갔다할 꿈이로세. 어디 과거에나 힘써 보세나.”
까투리가 다시 하는 말이,
“야삼경에 또 한 번 꿈을 꾸니 천근들이 무쇠 가마를 그대 머리에 흠뻑 쓰고 만경창파 깊은 물에 아주 풍덩 빠졌기로, 나 홀로 그 물가에 앉아 대성통곡하였으니, 이거야말로 당신이 죽는 꿈이 아니겠소? 부디 그 콩일랑 먹지 마오.”
장끼란 놈 또 하는 말이,
“그 꿈은 더욱 좋을씨고! 명나라가 중흥할 때, 구원병을 청해 오면 이 몸이 대장이 되어 머리 위에 투구 쓰고 압록강 건너가서 중원을 평정하고 승전 대장 될 꿈이로세.”
<중략>
장끼 고집 끝끝내 굽히지 아니하니 까투리 할 수 없이 물러났다. 그러자 ㉠장끼란 놈 얼룩 장목* 펼쳐 들고 꾸벅꾸벅 고개짓하며 조츰조츰 콩을 먹으러 들어가는구나. 반달 같은 혓부리로 콩을 꽉 찍으니 두 고패 둥그러지며 머리 위에 치는 소리 박랑사중에 저격시황하다가 버금수레 맞히는 듯* 와지끈 뚝딱 푸드드득 푸드드득 변통 없이 치었구나.
이 꼴을 본 까투리 기가 막히고 앞이 아득하여,
“저런 광경 당할 줄 몰랐던가, 남자라고 여자 말 잘 들어도 패가(敗家)하고 계집 말 안 들어도 망신하네.”
하면서, ㉡위 아래 넓은 자갈밭에 자락 머리 풀어 헤치고 당글당글 뒹굴면서 가슴 치고 일어나 앉아 잔디풀을 쥐어뜯어 가며 애통해 하고 두 발을 땅땅 구르면서 성을 무너뜨릴 듯이 대단히 절통해 한다.
아홉 아들 열두 딸과 친구 벗님네들이 불쌍하다 탄식하며 조문 애곡하니 가련공산 낙목천*에 울음 소리뿐이었다.
- <장끼전> -
*당홍대단 : 중국에서 나는 붉은 비단 저고리
*초록궁초 : 엷고 무늬가 둥근 초록색 비단의 한 가지
*자량하여 처사하오 : 스스로 헤아려 일을 처리하오
*장목 : 꿩의 꽁지깃
*박랑사중에~맞히는 듯 : 장랑이 박랑사중(중국 하남성에 있는 땅 이름)에서 사람을 시켜 진시황을 저격했으나 진시황은 맞히지 못하고 그 다음 수레를 맞혀 실패하였다는 고사를 이용한 표현.
*낙목천 : 나뭇잎 떨어진 빈 하늘
46. 윗글에 나타난 장끼의 태도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해석하고 있다.
② 다른 사람의 권세에 의지하여 허세를 부리고 있다.
③ 상대방의 견해를 무시하며 시종일관 고집을 부리고 있다.
④ 출장입상(出將入相)을 긍정적인 삶의 목표로 보고 있다.
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서 상황을 올바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47.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는 까투리와 장끼의 갈등을 유발하는 소재이다.
② ⓑ는 장끼의 비극적 죽음과 관련된다.
③ ⓒ에 대해 장끼와 까투리는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④ ⓐ와 ⓒ는 까투리의 헛된 욕심을 반영하고 있다.
⑤ ⓑ와 ⓒ는 까투리가 내린 판단의 근거가 된다.
48. ㉠, ㉡의 표현상의 차이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은 비장한 어조가 두드러지지만 ㉡은 해학적 어조가 두드러진다.
② ㉠에는 서술자의 주관이 개입되어 있으나 ㉡에는 객관적 상황만이 드러나 있다.
③ ㉠에는 서술자의 우호적 태도가 드러나 있으나 ㉡에는 비판적 태도가 드러나 있다.
④ ㉠은 인물의 성격을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은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⑤ ㉠은 동물의 특성을 살려서 표현하고 있으나 ㉡은 동물을 의인화하여 표현하고 있다.
49. 윗글에 나타난 까투리의 심정과 가장 유사한 것은?
① 훨훨 나는 꾀꼬리는 / 암수 다정히 노니는데, / 외로울사 이 내 몸은 / 뉘와 함께 돌아가리.
②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르던가 / 이시랴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③ 마음이 어린 후(後)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 만중운산(萬重雲山)에 어느 님 오리마는 / 지는 잎 부는 바람에 행여 그인가 하노라.
④ 임이여, 그 물을 건너지 마오. / 임은 그예 물 속으로 들어 가셨네. / 원통해라 물 속으로 빠져 죽은 임 / 아아 저 임을 언제 다시 만날꼬.
⑤ 비 개인 긴 언덕에는 풀빛이 푸른데, / 그대를 남포에서 보내며 슬픈 노래 부르네. / 대동강 물은 그 언제 다할 것인가. / 해마다 이별의 눈물 물결에 더하는 것을.
50. 이 작품을 다음과 같은 시로 표현해 보았다. 작품의 내용 전개와 거리가 먼 것은?
푸른 꽁지 수놓은 가슴, 장끼 한 마리
눈밭 위에 떨어진 의심스런 붉은 콩
아녀자의 간곡한 만류 뿌리치고
한 번 쪼다 덫에 걸려 푸드덕거리니
가족 위해 바친 노력 허사 되어 버렸네.
①
②
③
④
⑤
[51~5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우리는 모두 고개를 숙이고 어두운 골목길을 걸어서 거리로 나왔다. 적막한 거리에는 찬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었다.
“몹시 춥군요.”
라고 사내는 우리를 염려한다는 음성으로 말했다.
안이 말했다.
“방을 한 사람씩 따로 잡을까요?”
여관에 들어갔을 때 안이 우리에게 말했다.
“그게 좋겠지요?”
“모두 한 방에 드는 게 좋겠어요.”
라고 나는 아저씨를 생각해서 말했다.
아저씨는 그저 우리 처분만 바란다는 듯한 태도로, 또는 지금 자기가 서 있는 곳이 어딘지도 모른다는 태도로 멍하니 서 있었다. 여관에 들어서자 우리는 모든 프로가 끝나 버린 극장에서 나오는 때처럼 어찌할 바를 모르고 거북스럽기만 했다. 여관에 비한다면 거리가 우리에게 더 좁았던 셈이었다. 벽으로 나누어진 방들, 그것이 우리가 들어가야 할 곳이었다.
“모두 같은 방에 들기로 하는 것이 어떻겠어요?”
내가 다시 말했다.
“난 아주 피곤합니다.”
안이 말했다.
“방은 각각 하나씩 차지하고 자기로 하지요.”
“혼자 있기가 싫습니다.”
라고 아저씨가 중얼거렸다.
“혼자 주무시는 게 편하실 거예요.”
안이 말했다.
우리는 복도에서 헤어져 사환이 지적해 준, 나란히 붙은 방 세 개에 각각 한 사람씩 들어갔다.
“화투라도 사다가 놉시다.”
헤어지기 전에 내가 말했지만,
“난 아주 피곤합니다. 하시고 싶으면 두 분이나 하세요.”
하고 안은 말하고 나서 자기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라고 나는 아저씨에게 말하고 나서 내 방으로 들어갔다. 숙박계엔 거짓 이름, 거짓 주소, 거짓 나이, 거짓 직업을 쓰고 나서 사환이 가져다 놓은 자리끼를 마시고 나는 이불을 뒤집어썼다. 나는 꿈도 안 꾸고 잘 잤다.
다음날 아침 일찍 안이 나를 깨웠다.
“그 양반 역시 죽어 버렸습니다.”
안이 내 귀에 입을 대고 그렇게 속삭였다.
“예?”
나는 잠이 깨끗이 깨어버렸다.
“방금 그 방에 들어가 보았는데 역시 죽어 버렸습니다.”
“역시…….”
나는 말했다.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까?”
“아직까진 아무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우선 빨리 도망해 버리는 게 시끄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실이지요?”
“물론 그렇겠죠.”
나는 급하게 옷을 주워 입었다. 개미 한 마리가 방바닥을 내 발이 있는 쪽으로 기어오고 있었다. 그 개미가 내 발을 붙잡으려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는 얼른 자리를 옮겨 디디었다.
밖의 이른 아침에는 싸락눈이 내리고 있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빠른 걸음으로 여관에서 떨어져 갔다.
“난 그 사람이 죽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안이 말했다.
“난 짐작도 못했습니다.”
라고 나는 사실대로 얘기했다.
“난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코트의 깃을 세우며 말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합니까?”
“ⓑ그렇지요. 할 수 없지요. 난 짐작도 못했는데…….”
내가 말했다.
“짐작했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어요?”
그가 내게 물었다.
“씨팔것, 어떻게 합니까? 그 양반 우리더러 어떡하라는 건지…….”
“그러게 말입니다. ⓒ혼자 놓아두면 죽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그게 내가 생각해 본 최선의 그리고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난 그 양반이 죽으리라고는 짐작도 못했다니까요. 씨팔것, ⓓ약을 호주머니에 넣고 다녔던 모양이군요.”
안은 눈을 맞고 있는 어느 앙상한 가로수 밑에서 멈췄다. 나도 그를 따라서 멈췄다. 그가 이상하다는 얼굴로 나에게 물었다.
“김형, 우리는 분명히 스물다섯 살짜리죠?”
“난 분명히 그렇습니다.”
“나두 그건 분명합니다.”
그는 고개를 한 번 기웃했다.
“두려워집니다.”
“뭐가요?”
내가 물었다.
“ⓔ그 뭔가가, 그러니까…….”
그가 한숨 같은 음성으로 말했다.
“너무 늙어 버린 것 같지 않습니까?”
“우린 이제 겨우 스물다섯 살입니다.”
나는 말했다.
“하여튼…….”
하고 그가 내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자, 여기서 헤어집시다. 재미 많이 보세요.”
하고 나도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 김승옥, < 서울, 1964년 겨울 > -
51. 윗글의 서술상 특징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작중 인물이 서술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② 간결하고 함축적인 문장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③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사건이 진행되고 있다.
④ 인물의 대화와 행동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⑤ 상징적 배경 묘사를 통해 상황을 암시하고 있다.
52. 다음은 윗글에 관한 발표 수업 내용이다. [ ] 안에 들어갈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2.2점]
▶ [ ]
① 병헌 : 세 사람이 결국 방을 따로 쓴 것은 정신적 유대감과 공동체 의식을 상실한 세태를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② 민수 : 등장 인물의 이름이 ‘안’, ‘나’, ‘아저씨’ 등 익명으로 설정된 것은, 피상적이고 형식적인 인간 관계를 상징합니다.
③ 준호 : 세 사람이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여관으로 발길을 돌린 것은, 가족 공동체의 해체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④ 유진 : ‘나’가 숙박계에 인적 사항을 거짓으로 기록한 것은, 타인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를 꺼리는 폐쇄적 사고 방식입니다.
⑤ 수희 : ‘아저씨’가 죽자 서둘러 자리를 피하는 ‘안’과 ‘나’의 모습에서, 극단적인 개인주의와 인정이 메마른 세태를 엿볼 수 있습니다.
53.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나’는 ‘아저씨’의 죽음에 연루되는 것을 꺼리고 있다.
② ⓑ - ‘나’는 도의적인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③ ⓒ - ‘안’은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하고 있다.
④ ⓓ - ‘아저씨’가 큰 병을 앓아 왔음을 알 수 있다.
⑤ ⓔ - ‘안’이 심리적으로 갈등을 겪고 있음을 암시한다.
54. 윗글을 영화로 제작하기 위해 의논한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① 여관은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릴 수 있도록 허름한 곳으로 정하는 게 좋을 거야.
② 화투는 사건의 극적 반전을 암시하는 중요한 소품이니까 잊지 말고 잘 준비해 두어야 해.
③ 여관방 내부의 모습은 세 사람의 역할과 성격이 분명히 드러날 수 있도록 꾸밀 필요가 있겠지?
④ 첫 장면의 밤거리 모습은 조명을 아주 밝게 해서 어두운 골목길과 대조를 이룰 수 있게 하는 게 좋겠어.
⑤ 마지막 장면에서 ‘나’와 ‘안’의 역할을 맡은 배우들은, 애틋한 표정과 목소리 연기로 이별의 아쉬움이 잘 드러나도록 하자.
55. ㉮ 부분의 대화에 드러난 인물간의 심리적 태도를 도식화하려 한다. (a), (b)에 들어갈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a) 의존 / (b) 냉담
② (a) 냉담 / (b) 우호
③ (a) 우호 / (b) 의존
④ (a) 의존 / (b) 우호
⑤ (a) 우호 / (b) 냉담
[56~6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학자들은 본성을 인간에게 ‘본질적인 것’으로 보기도 하고, 인간이 ‘타고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성선론자들은 ‘본질적인 것’이라는 의미를 중시하므로 그들이 쓰는 ‘본성’이라는 말은 ‘도덕적 이성’을 가리킨다. 반대로 ‘타고난 것’이라는 뜻을 중시하는 성악론자들에게 본성은 ‘감정과 욕망’을 의미한다. 이처럼 학자에 따라 가리키는 대상이 다르기는 하지만, ‘본성’은 마음의 본질을 가리키며 ‘행위의 원동력’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 원동력이 선한가 악한가 또는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를 탐구하는 이론이 바로 성선설과 성악설이다. 따라서 성선설과 성악설 모두 결국은 선악의 ⓐ문제를 통해서 인간의 본성을 ⓑ문제 삼는다.
그런데 성악설에 대해서는 많은 오해가 있다. 즉 성악설은 ‘인간을 멸시하는 이론’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성악설이 모든 인간은 악하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언제나 비합리적이라는 것도 아니고, 그것이 악과 불의를 위한 이론인 것도 아니다. 모든 사람이 언제나 비이성적이라면 이 세상에 남는 것은 무질서와 혼돈뿐이며, 아무런 철학도, 심지어는 성악설 자체도 펼 수 없을 것이다. ㉠성악설은 오히려 이 세상의 악을 물리치기 위해 악의 실체를 정확히 인식하고 대처하자는 데서 나온 것이다.
문제는 성선설과 성악설을 주장하는 이유이다. 성선설, 성악설이라는 인간론은 사회 정치 이론의 핵심 사항과 연관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성선설은 ‘인간은 선하다’는 이론이다. 따라서 집안이든 나라든 모든 사회는 ‘인간’이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이들은 인간 안에서 ‘선한 요소’를 찾는데, 그 요소는, ‘도덕적 이성’이라고 할 수 있다. 지식인이란 그런 이성과 인격을 함양한 사람이다. 따라서 성선설은 ㉡지식인이 국가 사회를 이끌어야 한다는 이론이다. 다시 말해서, 지식인이 관료이어야 하며, 관료는 지식인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반면 성악설은 ‘인간은 악하다’고 보기 때문에 사회나 국가를 인간이 이끌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들은 인간의 바깥에서 국가 사회를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을 찾는다. 그것을 순자는 예(禮), 한비자는 법과 권력, 묵자는 하느님이라고 하였다. 예나 법은 국가의 제도이며, 이 제도를 운용하는 힘이 권력이다. 그리고 그 제도와 권력을 최종적으로 쥐고 있는 사람이 군주이며 하느님을 대신해서 인간을 통치하는 것도 바로 군주이다. 따라서 성악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강력한 군주 이론을 내세운다. 국가의 구성원을 크게 보아 ‘백성-관료-군주’라고 한다면 성악설은 군주를 옹호하는 이론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국가의 힘은 백성의 생산과 전쟁 능력에서 나오기 때문에 관료의 착취와 비능률을 제거하고 백성의 이익을 옹호하는 것이 군주권과 국가 권력을 강화하는 길이다. 그러므로 성악설은 백성을 옹호하는 이론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관료와 지식인 중심의 성선설과 대립한다.
이렇게 볼 때 성선설과 성악설은 단순히 인간이란 어떠하다는 인간론을 넘어서서, 누가 권력을 잡아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논의로까지 연결된다. 그것은 사회 정치 이론의 받침돌이며, 현실적으로도 어떤 계층의 권력 장악을 옹호하는 이데올로기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56. 이 글의 핵심을 바르게 이해한 독자의 반응은?
①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어.
② 인간의 혼란스런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 같아.
③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도자의 노력이 필요한 거야.
④ 지배 계층과 피지배 계층의 대립은 정말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군.
⑤ 인간의 본성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중요하겠어.
57. ‘성선설’과 ‘성악설’을 대비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차이점 / 통치의 원동력 / 인간 외부 / 인간 내부
/ 옹호 대상 / 관료, 지식인 / 군주, 백성
/ 본성의 의미 / 도덕적 이성 / 감정과 욕망
공통점 / 탐구 대상 / 인간의 본성
/ 이론적 가치 / 사회 정치 이론의 토대
①
②
③
④
⑤
58. ㉠에 드러난 문제 해결 방식과 가장 유사한 것은?
① 아이가 열이 나면 얼른 몸을 물로 적셔서 식혀 주는 것이 좋다.
② 해충이 일으키는 피해를 막으려면 먼저 해충의 습성을 알아야 한다.
③ 범죄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외 계층의 안정된 삶을 보장해야 한다.
④ 상대가 나를 괴롭히더라도 그를 감싸안으면 언젠가는 진심을 알게 될 것이다.
⑤ 자동차의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세금을 많이 부과해서 자동차 구입 욕구를 억제해야 한다.
59. ‘성악설’의 관점에서 ㉡을 반박한 것으로 적절한 것은?
① 지식인은 군주의 독재를 막지 못한다.
② 지식인은 제도를 운용할 능력이 없다.
③ 지식인은 참된 지식을 생산하지 못 한다.
④ 지식인은 도덕적 수양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⑤ 지식인도 악한 본성을 가진 인간에 불과하다.
60. 다음은 ‘문제’에 대한 사전의 풀이이다. 이를 바탕으로 ⓐ와 ⓑ의 문맥적 의미를 바르게 파악한 것은? [1.8점]
① ⓐ - ㉠, ⓑ - ㉢
② ⓐ - ㉡, ⓑ - ㉣
③ ⓐ - ㉢, ⓑ - ㉤
④ ⓐ - ㉣, ⓑ - ㉠
⑤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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