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국어
시행 : 2002.09.03(화)
대상 : 고등학교 3학년
출제 : 교육과정평가원
1. (물음) 이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학생은? [1.8점]
① 첫째 학생
② 둘째 학생
③ 셋째 학생
④ 넷째 학생
⑤ 다섯째 학생
2. (물음) 이 설명의 내용으로 미루어, 학생이 제기했음직한 질문으로 볼 수 있는 것은?
① 『삼국지연의』의 작가와 『삼국지』를 쓴 사람은 동시대 인물인가요?
② 『삼국지연의』의 작가가 역사적 기록에 너무 의존한 것은 아닌가요?
③ 『삼국지연의』의 작가는 왜 『삼국지』에 없는 이야기를 지어냈을까요?
④ 『삼국지연의』에는 ‘적벽대전’ 외에 어떤 이야기가 실려 있나요?
⑤ 『삼국지연의』와 같이 역사를 소재로 한 소설을 쓸 때에는 어떤 원칙이 있나요?
3. (물음)이 노래를 듣고 학생들이 보인 반응 중, 가사의 내용과 분위기를 적절히 파악하지 못한 것은?
① 전체적인 분위기는 외롭고 쓸쓸하군.
② 어떤 환청을 듣는 듯한 장면이 나오는군.
③ 그리운 누군가를 만날 기대감에 젖어 있군.
④ 저녁 노을이 붉게 물든 전원의 모습이 그려지는군.
⑤ 옛 추억에 잠겨 천천히 시골길을 걸을 때 부르면 좋겠어.
4. (물음) 이 강연의 내용을 <보기>와 같이 정리하였다. ㉠, ㉡에 들어갈 말을 바르게 배열한 것은?
풍수에 대한 오해 / 풍수의 근본
㉠ / ㉡
명당 찾기 / 명당 만들기
① ㉠ : 자신의 선행 / ㉡ : 생전의 효도
② ㉠ : 조상의 덕 / ㉡ : 후손의 마음가짐
③ ㉠ : 옛날 사람의 생각 / ㉡ : 현대인의 생각
④ ㉠ : 살아 생전을 강조함 / ㉡ : 사후를 강조함
⑤ ㉠ : 부모님 산소 자리 돌보기 / ㉡ : 자식들의 부귀 영화
[5~6] 들려주는 내용을 잘 듣고,5번과 6번의 두 물음에 답하시오.
5. (물음) 이 대담을 듣고 알 수 없는 내용은?
① 양 팀의 전력
② 압박 축구의 특징
③ 양 팀 감독들의 각오
④ 관중들이 좋아하는 경기 스타일
⑤ 양 팀 전략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
6. (물음) 사회자의 말하기에 나타난 문제점을 적절하게 비판한 것은?
① 감독들 사이의 의견 대립을 조장하고 있군.
② 대화 내용을 자신의 관점에서 제멋대로 요약하고 있군.
③ 감독과의 개인적인 친분 관계를 과시하며 대담을 진행하고 있군.
④ 감독들이 말하는 도중에 끼어들어 대화의 맥을 끊어 버리고 있군.
⑤ 특정 감독이 구사할 전략에 치중하여 대화를 이끌어 가고 있군.
7. (가)는 ‘복장 변천을 통해 본 우리 학교의 50년’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기 위해 정리한 내용이다. ㉠~㉤ 중, (나)를 자료로 활용하고자 할 때 활용 효과가 적은 것은?
㉠ 학부모들은 경제적 부담 때문에, 사복보다는 교복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학교의 교복 제도는 시대 흐름에 맞추어 변화해 왔다.
㉢ 예나 지금이나 교복은 학생 신분의 상징으로서 학생들의 행동이나 태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 80년대 중반 이후, 우리 학교는 남녀 공학으로 바뀌면서 현대적 감각을 살린 교복을 부활시켰다.
㉤ 우리 학교는 70년대까지 군사 문화의 영향을 받은 교복을 입었으나, 80년대 초반 들어 사회 변화에 따라 교복을 폐지하였다.
50~70년대 ⇨ 80년대 초반 ⇨ 80년대 중반~현재
① ㉠
② ㉡
③ ㉢
④ ㉣
⑤ ㉤
8. <보기>는 ‘여성 인력 활용의 필요성’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기 위해 수집한 자료들이다. 이를 활용하여 전개한 논지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 인터넷 게시판에서 : 지금은 사관 학교에 여성이 수석으로 입학하는 시대다. 전투기 조종사나 장군이 된 여성도 있다. 여성들이여, 기죽지 마라! 우리는 뭐든 잘할 수 있다!
㉢ 정부 통계 자료에서 :
경제 활동 참가율 (%)
연도/성별 / 1998 / 1999 / 2000
여성 / 47.0 / 47.4 / 48.3
남성 / 75.2 / 74.4 / 74.0
① ㉠의 ‘충고’를 비판하면서, 여성 스스로 소극적 자세에서 탈피하여 능력을 발휘하겠다는 태도를 갖추어야 함을 역설한다.
② ㉡의 내용을 활용하여, 여성의 장점을 살려 여성에게 특화된 직업을 새로 개발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다.
③ ㉢의 내용을 활용하여,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가 남성에 비해 미흡함을 지적한다.
④ ㉠과 ㉡을 대비하여, 여성들 사이에서도 직업 활동에 대한 태도의 차이가 있음을 밝힌다.
⑤ ㉡의 예에도 불구하고, ㉢에서 보듯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에 큰 변화가 없었음을 밝힌다.
9. (가)의 <본론 2>를 (나)와 같이 간략히 써 보았다. 이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가)를 수정한다고 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2.2점]
제목 : 전통 음악의 대중화
<서 론> : 전통 음악의 소외 현상
<본론 1> : 전통 음악이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하는 까닭
ㄱ. 내적 요인
ㄴ. 외적 요인
<본론 2> : 전통 음악의 대중화 방안
ㄱ. 주체적 노력
ㄴ. 인접 예술과의 접목
ㄷ. 현대적 변형
ㄹ. 정책적 지원
ㅁ. 고급화 방안 모색
<결 론> : 전통 음악 대중화를 위한 실천의 필요성
(나)
우선 전통 음악계 스스로가 서구 음악에 익숙한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영화나 연극 등과 같이 대중에게 친숙한 장르와의 결합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악기와 연주법 등을 대중의 감각에 맞게 현대적으로 변형하는 것도 또 다른 방안이 될 수 있다.
정책 당국의 배려와 지원도 절실하다. 전통 음악 상설 공연장 같은 공공 시설을 지어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방안이 될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전통 음악의 예술적 품격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통 음악을 고급화하는 방안 역시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① <본론 1>의 ‘ㄱ’과 ‘ㄴ’에 각각 ‘전통 음악계의 소극적인 태도’, ‘정책 당국의 안이한 대처’ 등과 같은 하위 항목을 설정한다.
② 논의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현대 대중의 문화적 취향’이라는 항목을 <본론 2>의 ‘ㄱ’ 다음에 설정한다.
③ <본론 2>의 ‘ㄴ’과 ‘ㄷ’은 <본론 2> ‘ㄱ’의 구체적 방안에 해당하므로, ‘ㄱ’의 하위 항목으로 옮긴다.
④ <본론 2>의 ‘ㄹ’을 구체화하기 위하여 ‘전통 음악 상설 공연장 건립’과 같은 내용을 다룰 수 있는 하위 항목을 새로 만든다.
⑤ <본론 2>의 ‘ㅁ’은 논점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므로 삭제한다.
10. <보기>는 인터넷 글쓰기의 예이다. 현재 진행 중인 논쟁을 정리하면서 주제를 심화하려고 할 때, ㉠에 올릴 글의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개설자 : 홍길동
주제 : 이공계 학생들에게 병역 혜택 주어야 하나?
이곳은 '이공계 학생들의 병역 혜택 부여'에 관한 토론방입니다.
좋은 글 남겨 주세요.
이공계 : 이공 계열을 지원하는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잖아요. 이런 추세로 가면 산업의 중추가 될 우수한 기술 인력의 씨가 마를지도 몰라요. ㅜ.ㅜ 병역 혜택은 당연한 거죠.
그럴까 : 병역 혜택을 준다고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병역 특례로 군대 문제를 해결하고 돈을 많이 주는 곳으로 옮겨 가면? 그런 생각 해 보셨어요?
공대생 : 병역 혜택, 사실 상당히 효과가 있다. 실제로 병역 특례 제도가 없어진 다음에 이공계 대학과 대학원 진학률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투덜이 : 이공계 학생들에게만 병역 혜택을 주는 것은 불공평합니다. 인문, 사회 계열에 진학했다고 불이익을 당하다니요.
잘살자 : 병역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산업 현장에서 만들어 내는 부가 가치는 무시하지 못할 정도죠!!! 그런 점에서 병역 혜택은 의미가 있어요.^^
검 객 : 병역 혜택을 모든 이공계 학생들이 받는 것도 아닌데, 이런 제한적인 혜택을 보려고 우수한 인재들이 이공 계열에 진학할까요?
이름 / ㉠
① 병역 혜택은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상당한 특혜입니다. 인문, 사회 계열 학생들만 피해를 볼 수는 없어요.
② 오늘날 세계 경제는 영화, 관광 같은 산업이 주도하고 있어요. 이공 계열만이 아니라 이런 분야를 활성화할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해 봅시다.
③ 국가의 부는 이공 계열 출신에 의해서만 창출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그들에게만 병역 혜택을 주는 것에는 좀더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④ 이공계 졸업생들이 경제 발전에 기여한 바를 생각해 보세요. 이공 계열 학생들에게 병역 혜택을 주면 그만큼 긍정적인 효과를 얻게 되지 않을까요?
⑤ 병역 혜택의 효과도 있겠지만 그 한계 또한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국가 경쟁력 제고의 측면에서 좀더 근본적인 대책을 논의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11. <보기>는 ‘휴대 전화, 예절을 지켜 사용합시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기 위해 작성한 설문지이다. 설문지 항목에 대한 제안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가) 휴대 전화를 분실하여 새로 구입한 적이 있습니까?
(나) 공공 장소에서 휴대 전화의 전원을 켜 놓습니까?
(다) 정숙해야 하는 공공 장소에서 휴대 전화를 사용한 사람에게 제재를 가하는 것에 대해서 찬성하십니까?
(라) 공공 장소에 휴대 전화 통화 차단기를 설치하는 것에 찬성하십니까?
(라-1) 통화 차단기 설치에 찬성한다면, 어떤 장소에 설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라-2) 찬성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① (가)는 써야 할 글의 내용과 관계없으니 없애야겠지.
② (나)를 ‘정숙해야 하는 공공 장소에서 휴대 전화를 사용한 적이 있습니까?’로 바꾸자.
③ 제재를 무릅쓰고 휴대 전화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면 그 이유를 써 달라는 질문을 (다)에 덧붙여야겠어.
④ (라-1)에 도서관이나 극장 등의 예를 제시하고 선택하게 해야겠어.
⑤ ‘교과서에 휴대 전화 사용 예절에 관한 내용을 수록하는 것에 찬성하는가?’라는 문항도 넣는 게 좋겠어.
12. <보기>는 학생이 쓴 글의 일부이다. 어법에 맞는 것은?
㉡엊그제 선생님과의 면담 자리에서 이런 말씀을 드렸더니 선생님께서는 ㉢왠만큼 공부해서는 성적이 ㉣올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정답을 맞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답이 정답이 되는 이유까지 ㉤꼼꼼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① ㉠
② ㉡
③ ㉢
④ ㉣
⑤ ㉤
[13~1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노동자 측에서는 노동 시간의 양보다 질적 성과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들어 노동 시간의 단축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즉, 노동 시간을 단축하게 되면 늘어난 여가 시간을 통해 자기 계발의 기회를 확대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획득한 지식과 경험이 업무 수행 능력을 높임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이 제고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장시간의 노동에서 벗어나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한 개인으로서 인간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됨은 물론, 노동자로서도 재충전의 기회를 충분히 갖게 된다. 이 경우 직장과 일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되어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으며, ⓐ잔업이나 특근 등 지난날 장시간의 노동으로 인해 발생했던 직업병과 산업 재해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노동자 측의 주장이다.
반면에 기업 측에서는 법정 노동 시간의 단축이 실제로 노동 시간을 줄이기보다는, ⓑ시간 외 일에 대한 초과 임금 지급으로 인건비 부담만 가중시킴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제도를 도입하는 시점에서의 생산 차질과 노동 조건을 둘러싼 노사 마찰 때문에 노동 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인건비의 비중이 높고 기술 수준이 낮은 중소 기업의 경우에는 심각한 인력난을 겪을 우려도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기업들이 저임금의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외국으로 나가거나 기술 집약적인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고, 성급한 노동 시간의 단축으로 야기될 노사 갈등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 제도를 점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사용자 측은 주장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사 양측의 대립을 조정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 정부는 노동 시간의 단축이 초래할 사회ㆍ경제적 파급 효과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실업 문제의 해소를 노동 시간 단축의 가장 긍정적인 효과로 기대하고 있다. 노동 시간이 단축되면 일자리가 늘어나 고용 창출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당 노동 시간이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어든다는 것은 결국 토요일 휴무에 의한 주 5일제 근무를 의미하기 때문에, 여가ㆍ문화ㆍ교육 관련 산업이 활성화됨으로써 고용이 창출되고 경기가 부양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정부는 노동 시간 단축으로 인해 ㉡사회 집단이나 계층 간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그 결과 사회적 단절이 확산되면 국민 통합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13.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① 기업은 노동 시간이 단축되면 노동의 질이 하락하여 생산성이 저하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② 노동자는 노동 시간이 단축되면 장시간의 노동에서 벗어남으로써 삶의 질이 향상된다고 주장한다.
③ 노동자는 노동 시간의 단축이 능력 개발을 촉진함으로써 기업의 이익이 증대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④ 기업은 동일한 노동 생산성 하에서 노동 시간이 단축되면 기업의 이익이 감소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⑤ 정부는 노동자와 사용자의 입장뿐 아니라, 노동 시간 단축이 국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하고 있다.
14. ㉠에 대해 제기할 수 있는 반론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노동 시간이 단축되어 노동 생산성이 증가하면 기업이 감량 경영 체제를 구축한다.
② 노동 시간이 단축되더라도 노동 생산성이 증가한다면 일자리가 늘지 않는다.
③ 노동 시간의 단축으로 실업자가 증가하여 일자리의 공유가 불가능해진다.
④ 노동 시간이 단축되면 기업이 노동자 수를 감축하여 실업자가 양산된다.
⑤ 노동 시간이 단축되면 노사 갈등이 심화되어 실업자 수가 증가한다.
15. ㉡의 예에 해당하는 것은?
① 노동 시간 단축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농어민의 불만이 증폭된다.
② 관광객 수의 증가에 따라 여가 관련 기업들 간의 경쟁이 심화된다.
③ 관광지의 환경이 파괴되어 기업과 환경 단체 사이의 대립이 늘어난다.
④ 주 5일 근무제를 시행하지 못하는 영세 기업 노동자의 박탈감이 커진다.
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어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갈등이 심화된다.
16. 윗글에서 노사 양측이 모두 동의하고 있는 것은?
① 기업의 사업 구조를 조정해야 한다.
②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③ 기술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④ 중소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⑤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
17. <보기>는 일본어의 잔재인 ⓐ잔업을 ⓑ시간 외 일로 순화해야 하는 이유를 밝힌 글이다. <보기>와 같은 관점이 적용된 것은? [2.2점]
① 스탕달의 소설 제목 『적과 흑』은 일본식 번역이므로 『적색과 흑색』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옳다.
② ‘한 해를 잊는다’는 뜻의 ‘망년회(忘年會)’보다는 ‘한 해를 보낸다’는 뜻의 ‘송년회(送年會)’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③ ‘동학란’은 민중들의 저항을 반란으로 본 지배층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므로 ‘동학 농민 운동’이라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④ 모차르트의 오페라 제목 『마적(魔笛)』은 ‘말 탄 도적떼’인 ‘마적(馬賊)’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요술 피리』로 바꾸는 것이 좋다.
⑤ ‘엑기스’는 ‘뽑아내다’는 뜻의 네덜란드어 ‘extract’에서 일본인들이 ‘ex-’만 취하여 ‘에키스’라고 부르는 데 연유한 것이므로 ‘진액(津液)’이라고 바꾸어 쓰는 것이 옳다.
[18~2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궁벽하게 사노라니 찾아오는 사람 없어
窮居罕人事
온종일 의관도 갖추지 않고 있네.
恒日廢衣冠
낡은 집엔 향랑각시* 떨어져 기어가고
敗屋香娘墜
황폐한 들판엔 ⓐ팥꽃이 남아 있네.
荒畦腐婢殘
병 많으니 따라서 잠마저 적어지고
睡因多病減
글 짓는 일로써 수심을 달래 보네.
愁賴著書寬
비 오래 온다 해서 괴로워할 것 있나
久雨何須苦
날 맑아도 또 혼자서 탄식할 것을.
晴時也自歎
- 정약용, 구우(久雨) -
* 향랑각시 : 노래기. 노린내가 나는 벌레의 일종.
(나)
무상(無狀)한 이 몸에 무슨 지취(志趣) 있으리마는
두세 이랑 ⓑ밭논을 다 묵혀 던져 두고
있으면 죽(粥)이요 없으면 굶을망정
남의 집 남의 것은 전혀 부러워 않겠노라
내 빈천(貧賤) 슬피 여겨 손을 저어 물러가며
남의 부귀(富貴) 부럽게 여겨 손을 치며 다가가랴
인간(人間) 어느 일이 명(命) 밖에 생겼으리
빈이무원(貧而無怨)을 어렵다 하건마는
내 생애(生涯) 이러하되 설운 뜻은 없노매라
ⓒ단사표음(簞食瓢飮)*을 이도 족(足)히 여기노라
평생(平生) 한 뜻이 온포(溫飽)에는 없노매라
태평천하(太平天下)에 충효(忠孝)를 일을 삼아
화형제(和兄弟) 신붕우(信朋友) 그르다 할 이 뉘 이시리
㉠그 밖의 남은 일이야 생긴 대로 살렷노라.
- 박인로, 누항사(陋巷詞) -
* 단사표음(簞食瓢飮) : 대나무 도시락과 표주박에 든 물.
(다)
형님 형님 사촌 형님 시집살이 어떱데까
고추 당추 맵다 해도 시집보다 더 매울까
시집 삼 년 살고 나면
미나리꽃이 다 펴나고 장다리꽃이 다 펴나네
미나리는 사철이요 장다리는 한철일세
형님 형님 사촌 형님 시집살이 어떱데까
시집간 지 사흘 만에
부엌문을 열어 보니 ⓓ거미줄이 가뜩하고
솥뚜껑을 열어 보니 녹이 하나 가뜩하고
아궁지를 들여다보니 각시풀이 가뜩하고
물독을 들여다보니 쟁개비*가 가뜩하고
열두 폭의 ⓔ다홍치마 횃대 끝에 걸어 놓고
들며 나며 나며 들며 눈물 씻기 다 썩었네.
- 시집살이요(양주 지방) -
* 쟁개비 : 장구벌레(모기의 애벌레)의 방언.
18. (가)~(다)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가)~(다)에는 모두 경제적 궁핍의 상황이 제시되어 있다.
② (가)~(다)에는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한 적극적 행동이 보 이지 않는다.
③ (가)는 (나), (다)에 비해 정신적 여유가 부각되어 있다.
④ (나)는 (가), (다)와 달리 윤리적 지향을 드러내고 있다.
⑤ (다)는 (가), (나)에 비해 서민의 생활상을 잘 그려내고 있다.
19. <보기>를 참조하여 (가)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농촌 생활에서 겪는 노동의 고통을 묘사하고 있군.
② ‘오래 내리는 비’는 어두운 시대 현실에 대한 비유로군.
③ 시대와 화합하지 못하는 선비의 모습을 잘 형상화했군.
④ 자신의 삶의 모습을 과장 없이 진솔하게 묘사한 것 같아.
⑤ 주위의 다양한 사물에 대한 관찰이 이 시에도 나타나 있어.
20. (나)의 ㉠과 <보기>의 ㉡을 비교하여 감상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2.2점]
바위 끝 물가에 실컷 노니노라
㉡그 남은 여남은 일이야 부러울 리 있으랴.
- 윤선도, 만흥(漫興) 2 -
① ㉠에는 마음의 평온을 얻은 화자의 심리가 담겨 있는 것 같아.
② ㉠에서 ‘그 밖의 남은 일’은 먹고사는 문제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아.
③ ㉡을 통해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정신이 무엇인지 알 수 있어.
④ ㉡의 ‘그 남은 여남은 일’에는 현실에 대한 관심은 포함되지 않아.
⑤ ㉠과 ㉡은 화자의 생활 지침이 되는 신념을 보여주고 있어.
21. (다)의 표현상 특징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비유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감정을 절제하고 있다.
② 동질적 상황을 열거하여 시적 의미를 강화하고 있다.
③ 동일한 구조의 문장을 반복하여 율격을 살리고 있다.
④ 문어적 표현보다는 구어적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⑤ 묻고 답하는 형식을 사용하여 정서 전달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22. ⓐ~ⓔ 중, 화자의 현재 처지를 과거와 대비하여 부각시키는 것은?
① ⓐ
② ⓑ
③ ⓒ
④ ⓓ
⑤ ⓔ
[23~2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고통과 쾌락의 감각 속에서도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 함몰되지 않고 보편적 고통과 보편적 쾌락의 감수성을 갖도록 할 수 있겠는가? 흄(David Hume)에 따르면, 그것은 우리의 마음속에 본성적으로 주어져 있는 근원적 능력인 동정심이다. 동정심을 뜻하는 영어 ‘sympathy’는 그리스어 ‘심파테이아(sympatheia)’에서 온 것인데, 이는 ‘같이’를 뜻하는 ‘syn’이란 전치사와 ‘감각’이나 ‘정념’을 뜻하는 ‘파토스(pathos)’라는 말이 합쳐져서 이루어진 낱말이다. 그러니까 심파테이아란 파토스를 공유하는 것, 특히 슬픔이나 고통의 정념을 같이 느끼는 것을 뜻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본성적으로 마음 깊은 곳에 갖추고 있는 이러한 동정심은 도덕성의 참된 근거가 된다. 도덕은 타인에 대한 관심을 전제한다. 그런데 인간이 오직 자기의 쾌락과 고통에 대해서만 예민할 뿐 타인의 기쁨과 슬픔에 대해 무관심하다면 도덕은 처음부터 불가능하다. ㉡자기에게 일어나는 고통을 피하듯 타인이 고통받는 것을 꺼리고, 자기의 기쁨을 추구하듯 타인의 기쁨을 추구하는 사람만이 도덕적인 사람일 수 있는 것이다.
23.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1.8점]
① 상상을 통해서도 강렬한 고통을 느낄 수 있다.
② 인간은 보편적 감수성을 가질 수 없는 개별적 존재이다.
③ 지나치게 예민한 감수성은 자기 중심적 행동을 낳을 수 있다.
④ 표정이나 소리 같은 외적 징표는 동정심의 발현에 작용한다.
⑤ 동정심은 고통과 슬픔뿐 아니라 쾌감이나 기쁨과도 관련된다.
24. ㉠의 사례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불면증으로 인한 피로감
② 회초리 맞던 기억이 일으키는 고통
③ 어머니의 주름살이 전해 주는 안타까움
④ 언젠가 죽게 된다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
⑤ 수술을 받는 친구를 보면서 느끼는 안쓰러움
25. 화자의 태도가 ㉡과 가장 잘 부합하는 것은?
① 이화(梨花)에 달이 밝고 은하수가 삼경인 제
한 가지 서린 봄뜻 두견새야 알랴마는
다정(多情)도 병인 양하여 잠 못 이뤄 하노라. - 이조년
② 강호에 봄이 드니 미친 흥이 절로 난다.
막걸리 냇가에 물고기가 안주로다.
이 몸이 한가하옴도 임금님 은혜로다. - 맹사성
③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 아니로다.
밤낮으로 흐르거늘 옛 물이 있을쏘냐.
사람도 물과 같도다 가고 아니 오는도다. - 황진이
④ 지아비 밭 갈러 간 데 밥 광주리 이고 가
밥상을 드리되 눈썹에 맞춥니다.
친코도 고마우시니 손님이나 다르실까. - 주세붕
⑤ 내게 좋다 하고 남 싫은 일 하지 말며
남이 한다 해도 의(義) 아니거든 좇지 말리.
우리는 천성을 지켜서 생긴 대로 하리라. - 변계량
26. (가)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비유를 든다고 할 때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꽃이 피어나면 벌과 나비가 날아든다.
② 나뭇가지를 흔들면 잎사귀들이 흔들린다.
③ 낙숫물이 돌에 떨어지면 맑은 소리가 난다.
④ 현악기에서 한 현(絃)의 떨림이 다른 현에 전달된다.
⑤ 도미노 조각 하나가 쓰러지면 다른 조각들이 차례로 쓰러진다.
27. 윗글의 필자가 <보기>의 화자에게 대답할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감각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는 건 위험한 일이야. 감각이란 실체가 없는 허상(虛像)에 불과해.
② 실제로 고통과 쾌감의 감각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 그 차이가 바로 동정심의 바탕이 되는 것이지.
③ 돌아보면 너도 남의 고통에 아픔을 느끼고 남의 기쁨에 즐거워한 적이 있을걸. 그게 인간의 본 모습이야.
④ 남의 집이 불타는 걸 볼 때는 쾌감이 아닌 고통을 느껴야 해. 쾌감을 절제해야 도덕적 삶을 살 수 있어.
⑤ 너는 육체적 가치를 말하고 있는데, 정신적인 면이 더 중요해. 사랑과 희생 같은 도덕적 가치에 눈을 떠야 해.
[28~3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흥부 부부(夫婦)가 박덩이를 사이하고
가르기 전에 건넨 웃음살을 헤아려 보라.
금(金)이 문제리,
황금(黃金) 벼이삭이 문제리,
웃음의 물살이 반짝이며 정갈하던
그것이 확실히 문제다.
없는 떡방아 소리도
있는 듯이 들어내고
손발 닳은 처지끼리,
같이 웃어 비추어 주던 거울면(面)들아.
웃다가 서로 불쌍해
서로 구슬을 나누었으리.
그러다 금시
절로 면(面)에 온 구슬까지를 서로 부끄리며
먼 물살이 가다가 소스라쳐 반짝이듯
서로 소스라쳐
ⓐ본(本)웃음 물살을 지었다고 헤아려 보라.
그것은 확실히 문제다.
- 박재삼, 흥부 부부상(夫婦像) -
(나)
가난이야 한낱 남루(襤褸)에 지나지 않는다.
ⓑ저 눈부신 햇빛 속에 갈매빛의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 여름 산 같은
우리들의 타고난 살결 타고난 마음씨까지야 다 가릴 수 있으랴.
청산이 그 무릎 아래 지란(芝蘭)을 기르듯
우리는 우리 새끼들을 기를 수밖에 없다.
목숨이 가다가다 농울쳐 휘어드는
오후의 때가 오거든
내외들이여 그대들도
더러는 앉고
더러는 차라리 그 곁에 누워라.
지어미는 지애비를 물끄러미 우러러보고
지애비는 지어미의 이마라도 짚어라.
어느 가시덤불 쑥구렁에 누일지라도
우리는 늘 옥돌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할 일이요
청태(靑苔)라도 자욱이 끼일 일인 것이다.
- 서정주, 무등(無等)을 보며 -
(다)
눈은 살아 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 놓고 마음 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 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 김수영, 눈 -
28. (가)~(다)의 어조에 나타난 공통적인 특징은?
① 가치 있는 삶에 대한 생각을 권유의 어조로 제시하고 있다.
② 현실의 모순에 대한 인식을 풍자적인 어조로 드러내고 있다.
③ 역사와 시대에 대한 성찰을 자기 비판적인 어조로 표출하고 있다.
④ 존재의 본질에 대한 탐구 과정을 사색적인 어조로 진술하고 있다.
⑤ 화자 자신의 삶에 대한 반성과 신념을 고백의 어조로 표현하고 있다.
29. <보기>에 비추어 (가)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민중들의 건강한 세계관을 부부애에서 찾아내었다.
② ‘흥부가’에서 제시된 윤리를 현대적으로 계승하였다.
③ 산문과 운문을 교대하여 판소리의 리듬감을 계승하였다.
④ 판소리의 해학적 웃음을 상대방에 대한 신뢰의 웃음으로 변용하였다.
⑤ 눈물과 웃음을 교대로 제시하여 현실의 고난을 극복하는 판소리의 특징을 살려내었다.
30. (다)를 해석하기 위한 토론 과정에서 제기된 다음의 물음들 중 적절한 문제 제기로 보기 어려운 것은?
① 재민 : ‘눈은 깨끗하다.’라고 말하는 것과 ‘눈은 살아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② 다래 :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라는 말은 존재의 허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③ 정윤 : 화자는 왜 하필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라고 했을까?
④ 인경 : ‘눈’의 의미는 ‘가래’ 혹은 ‘기침’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 아닐까?
⑤ 진희 : ‘젊은 시인’은 시인 자신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31. <보기>의 내용을 참조할 때, (다)의 화자가 (나)의 화자에게 충고해 줄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2.2점]
① 인내하는 자세 없이 고상한 이념만을 외친다면, 그것은 대답 없는 메아리에 불과할 것입니다.
② 현실을 인정하고 우리 좀더 일상에 충실합시다. 그러는 것이 진정으로 인간을 사랑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③ 시대의 이념을 바로 세우는 일은 이제 필요성이 없어졌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당신은 무엇을 찾겠다는 것입니까?
④ 현실을 좀더 엄정하게 바라보고 그 안에서 현실의 문제를 타개해 나가려는 치열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⑤ 당신은 현실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닙니까? 유유자적한 삶의 자세만으로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32. ⓐ와 ⓑ의 이미지를 함께 활용하여 대학 홍보용 광고를 만들려고 한다. ⓐ, ⓑ의 이미지를 적절하게 활용한 것은?
① ⓐ를 통해서는 대학 구성원간의 유대감을, ⓑ를 통해서는 의연한 기상을 표현할 수 있다.
② ⓐ를 통해서는 대학 생활의 즐거움을, ⓑ를 통해서는 극복해야 할 현실을 표현할 수 있다.
③ ⓐ를 통해서는 대학 구성원의 창의성을, ⓑ를 통해서는 학교 발전의 염원을 표현할 수 있다.
④ ⓐ를 통해서는 꿈을 펼치려는 학교의 의지를, ⓑ를 통해서는 정의로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
⑤ ⓐ를 통해서는 대학 구성원의 성취욕을, ⓑ를 통해서는 선진 대학을 향한 희망을 표현할 수 있다.
[33∼3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음운이나 문법과는 달리 어휘에는 그 시대의 다양한 특징적 상황들이 반영된다. 따라서, 우리말의 어휘가 변화해 온 양상을 살펴보면 우리 나라에서 이루어진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인 변화 양상까지도 읽을 수가 있다.
고대 국어의 어휘는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자세히 알 수가 없지만, 이 시기의 우리말 어휘는 외래 요소에 의한 오염이 없이 순수한 고유어로 이루어져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삼국 시대에 들어와 중국과의 교섭이 잦아지면서 수많은 한자어들이 들어와 우리말의 어휘는 고유어와 한자어로 된 이중적 체계를 이루게 되었다. 신라 경덕왕(景德王) 16년(서기 757년)에 원래 고유어였던 땅 이름, 사람 이름, 관직 이름 등이 대부분 한자어로 바뀌게 된 것도 한자어의 세력이 강해진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지금보다 고유어가 훨씬 많이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중세 국어의 문헌들에는 ‘온[百]’, ‘즈믄[千]’, ‘ᄀᆞᄅᆞᆷ[江]’과 같이 현대 국어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많은 고유어들이 발견된다. 이들은 뒤에 대부분이 한자어로 대체되었다.
또, 외래어의 도입도 끊임없이 이어져서 그 결과 고유어는 수적으로 점점 위축되어 왔다. ‘붇[筆]’, ‘먹[墨]’ 등의 단어는 중국어를 직접 차용한 것이며, ‘부텨[佛陀]’, ‘미륵[彌勒]’ 같은 불교 용어는 범어(梵語)가 한자어를 통해서 우리말에 들어온 것이다. 고려 말기에는 관직, 군사에 관한 어휘를 비롯하여, 말과 매, 그리고 음식에 관한 단어들이 몽골어에서 들어왔다. ‘가라말[黑馬]’, ‘보라매[秋鷹]’, ‘수라[御飯]’ 등이 그 예이다.
갑오개혁으로 대표되는 개화기를 전후하여 우리말의 어휘에는 다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한자를 사용하여 번역된 서구의 신문명어들이 대량으로 도입되었던 것이다. ‘공기, 전기, 이발, 대학교, 권리, 석유, 철로, 병원,……’ 등과 같은 단어들은 모두 이 시기에 들어온 것이다. 또, 일제 강점기에는 많은 일본어들이 우리말에 들어왔었으나 광복 뒤 꾸준한 ⓐ정리 작업을 통해서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 광복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구 문명과 직접 관계를 맺는 일이 잦아지면서 서구 외래어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것은 현대 국어 어휘의 커다란 특징이다.
단어의 의미도 역시 변화하였다. 어휘의 의미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데, 의미 영역이 확장되기도 하고 반대로 축소되기도 하고, 전혀 다른 의미로 변화하기도 한다.
의미가 적용되는 영역이 원래보다 확장된 예는 많이 있다. ‘영감(令監)’은 옛날에는 당상관(堂上官)에 해당하는 벼슬을 한 지체 높은 사람을 일컫는 말이었는데 지금은 남자 노인을 두루 가리키게 되었다. ‘다리[脚]’도 사람이나 짐승의 다리에서 무생물의 다리로까지 의미 영역이 확장된 말이다.
앞의 경우와는 반대로, 의미가 적용되는 영역이 원래보다 축소된 경우도 있다. ‘짐승’은 원래 한자어인 ‘쥬ᇰᄉᆡᇰ(衆生)’에서 온 말로, 원래 유정물(有情物) 전체를 가리키는 불교 용어였지만, 이 말에서 비롯된 ‘짐승’이란 말은 인간을 제외한 동물만을 가리키게 되어 의미가 축소된 것이다. 이와 비슷한 예로는 ‘놈, 계집’ 같은 말이 있다. 이들은 원래 일반적인 ‘남자, 여자’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던 것인데, 그 의미 영역이 축소되어 지금은 비속어로 사용된다.
한편, 의미의 확대나 축소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가령, ‘어리다’는 중세 국어에서 ‘어리석다’는 뜻이었는데, 지금은 ‘나이가 적다’는 뜻으로 바뀌었다. 또, 중세 국어에서 ‘어엿브다’는 현대 국어처럼 ‘아름답다’는 뜻이 아닌 ‘불쌍하다’는 뜻이었다.
33. 한 학생이 윗글을 읽어 나간 과정을 나타낸 것이다. 읽기 전략에 따른 결과가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전략 : 제목을 통한 내용의 추리 / 결과 : 어휘 체계, 형태, 의미 등의 변화를 다룰 것 같다.
② 전략 : 배경 지식의 활성화 / 결과 :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어휘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 (언어의 역사성)
③ 전략 : 주요 어구의 파악 / 결과 : 우리말 어휘의 변화 양상, 한자어의 유입, 외래어의 도입, 단어의 의미 변화
④ 전략 : 세부 정보의 확인 / 결과 : 1. 어휘 체계의 변화 (1) 한자어 유입-이중적 어휘 체계 형성 (2) 외래어 도입-고유어 위축 2. 어휘 의미의 변화 (1) 의미의 확장-영감, 다리 (2) 의미의 축소-짐승, 놈, 계집 (3) 다른 의미로의 변화-어리다, 어엿브다
⑤ 전략 : 감상ㆍ반응 / 결과 : 우리말 어휘의 의미가 변해 가는 것을 막아 우리말의 지속적 발전을 이룩해야 하겠다.
34. <보기>는 사전의 뜻풀이이다. ⓐ의 의미에 가장 가까운 것은?
① ㉠
② ㉡
③ ㉢
④ ㉣
⑤ ㉤
35. 중세 국어 시대의 인물과 현대인이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가상 시나리오의 한 장면이다. 단어의 의미 변화를 고려할 때, 대사가 잘못 구성된 것은?
신현대 : 영감님! 저건 자동차라고 하는 것입니다. 옛날의 마차 같은 것이지요.
구중세 :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런가? 그런데, 저걸 모는 사람은 계집이 아닌가? (혀를 차며) 얼마나 어려우면 저런 일을 할꼬? 어엿브기도 하여라.
신현대 : (혼잣말로) 별로 예쁘지도 않은데. (낮은 목소리로) 영감님! 계집이라는 말을 쓰시면 안 돼요. 여자가 들으면 싫어할 거예요.
구중세 : (의아한 표정으로) 뭐라? 그건 그렇고. 이 사람아, 나는 영감이 아닐세. 아무한테나 영감이라고 해서는 안 되네.
신현대 : (어리둥절해 하며) 네? 아! 그렇군요. 제가 나이가 어려서 미처 생각을 못했습니다. 앞으론 주의하겠습니다.
구중세 : 자네가 어리긴 뭘 어린가? 조금 있으면 장가들 나이인데.
①
②
③
④
⑤
36. 윗글에 관한 발표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모둠 토의를 하고 있다. 내용을 구성하기 위한 제안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숙영 : 현대 국어에서 잘 쓰이지 않는 고유어에는 어떤 것이 더 있을까?
② 희숙 : 우리가 채팅할 때 쓰는 말 중에서 원래의 의미와 다른 뜻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③ 영호 :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말 중에서 우리말을 오염시키고 있는 은어, 비속어는 무엇일까?
④ 인희 : ‘고유어-한자어-서구 외래어’로 이루어져 있는 현대 국어 어휘의 삼중 체계를 보여 줄 수 있는 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⑤ 철수 : 이 글에 제시된 우리말 어휘 변화의 양상을 통해 읽어 낼 수 있는 우리 나라의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변화 양상은 무엇일까?
[37~41]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이러한 질문을 받으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물리 변화라고 답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정답은 화학 변화이다. 우리는 흔히 물리 변화의 정의를 ‘물질의 성질은 변하지 않고, 그 상태나 모양만이 변하는 현상’으로, 화학 변화의 경우는 ㉠‘어떤 물질이 원래의 성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물질로 변하는 현상’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물질의 성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하다.
‘물질의 성질’은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나 이온의 구조에 의해 나타나는 성질을 의미한다. 따라서 분자나 이온의 구조가 달라지면 물질의 성질은 변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이산화탄소($CO_{2}$)는 물과 결합해 탄산 이온($HCO_{3}^{-}$)을 형성하여 탄산수가 된다. 이것은 이산화탄소와 물과는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지기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는 현상은 화학 변화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에 ⓐ설탕이 물에 녹는 경우는 설탕의 색과 모양만 변하므로 이러한 용해 현상은 물리 변화에 해당한다.
그래도 진한 황산이 묽은 황산으로 변하는 것은 황산의 농도 변화에 지나지 않으니 물리 변화가 아니냐고 묻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그렇지 않다. 굳이 분자 구조의 변화 여부를 따지지 않더라도, 진한 황산은 탈수 성질이 있는 반면에 묽은 황산은 그렇지 않고, ⓑ진한 황산에 물을 섞을 경우 엄청나게 많은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진한 황산과 물의 반응에서 물이 염기로 작용한다는 사실도 또 하나의 증거로 추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소금이 물에 녹는 현상은 과연 어떤 변화에 해당할까? 이번에도 역시 물리 변화라고 답하기 쉽다. 그러나 설탕이 물에 녹는 경우와 달리 이 경우는 ⓓ소금($NaCl$)의 이온결합이 끊어져서 나트륨 이온($Na^{+}$)과 염화 이온($Cl^{-}$)으로 분리되기 때문에 물리 변화라고 말하기 어렵다. 소금물을 가열하면 다시 소금이 석출되는 가역 반응이 일어나므로 소금이 물에 녹는 변화는 물리 변화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가역 반응은 화학 변화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소금이 물에 녹는 현상을 화학 변화라고 단정해서 말하기도 어렵다. 물론, 소금이 물에 녹으면 이온 결합이 깨지고, 그로 인해 ⓔ전류가 통하지 않던 부도체가 전류가 통하는 전해질로 변화하기는 한다. 하지만 새로운 화학 결합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 사이의 화학 결합이 깨어지고 새로운 화학 결합으로 입자가 구성되는 것’으로 화학 변화를 정의한다면, 소금이 물에 녹는 현상도 물리 변화라고 할 수 있게 된다. 요컨대, 기준이 되는 관점이 달라지면 동일한 현상을 물리 변화로 볼 수도 있고, 화학 변화로 볼 수도 있다.
37.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① 탄산수에는 이산화탄소의 성질이 들어 있다.
② 진한 황산과 묽은 황산의 분자 구조는 서로 다르다.
③ 물리 변화와 화학 변화 모두 가역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④ 물리 변화와 화학 변화를 정확하게 구별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⑤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나 이온의 구조가 달라지지 않으면 물리 변화이다.
38.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상식적인 반응을 유도하는 질문으로 글을 시작하여 독자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② 대립되는 두 관점을 제시하고 이를 새로운 관점에서 통합하여 문제를 해결하였다.
③ 예상되는 의문이나 반론에 대해 답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논지를 전개하였다.
④ 구체적 증거를 활용하여 통념이 잘못된 것임을 증명하였다.
⑤ 친근한 소재를 예로 들어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39. ㉠을 설명하기 위한 예로 가장 적절한 것은? [1.8점]
① 진흙에 물이 섞여 진흙탕이 되었다.
② 색종이를 접어 종이비행기를 만들었다.
③ 찬물과 더운물이 섞여 미지근하게 되었다.
④ 포도를 병에 넣어 두었더니 포도주가 되었다.
⑤ 흰색과 검은색 물감을 섞어 회색 물감을 만들었다.
40. ⓐ∼ⓔ로부터 추론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설탕은 물에 용해되어도 분자 구조가 변하지 않는다.
② ⓑ : 엄청난 발열 반응은 화학 변화의 증거일 수 있다.
③ ⓒ : 산과 염기의 반응은 화학 변화이다.
④ ⓓ : 소금은 나트륨 이온과 염화 이온의 성질을 모두 나타낸다.
⑤ ⓔ : 소금은 전류가 통하지 않는데 소금물은 통한다.
41. 윗글을 바탕으로 발표 수업을 하기 위한 시각 자료를 준비하려 한다. ‘소금의 용해 과정’에 관한 시각 자료로 적절한 것은?
①
②
③
④
⑤
[42~4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사내가 물었다. 가까이 얼굴을 맞대고 보니 그리 흉악한 몰골도 아니었고, 우선 그 시원시원한 태도가 은근히 밉질 않다고 영달이는 생각했다. 그가 자기보다는 댓 살쯤 더 나이 들어 보였다. 그리고 이 바람 부는 겨울 들판에 척 걸터앉아서도 만사 태평인 꼴이었다. 영달이는 처음보다는 경계하지 않고 대답했다.
“넉 달 있었소. 그런데 노형은 어디루 가쇼?”
“삼포에 갈까 하오.”
사내는 눈을 가늘게 뜨고 조용히 말했다. 영달이가 고개를 흔들었다.
㉠“방향 잘못 잡았수. 거긴 벽지나 다름없잖소. 이런 겨울철에.”
“내 고향이오.”
사내가 목장갑 낀 손으로 코밑을 쓱 훔쳐냈다. ㉡그는 벌써 들판 저 끝을 바라보고 있었다. 영달이와는 전혀 사정이 달라진 것이다. 그는 집으로 가는 중이었고, 영달이는 또 다른 곳으로 달아나는 길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참······ 집에 가는군요.”
사내가 일어나 맹꽁이 배낭을 한쪽 어깨에다 걸쳐메면서 영달이에게 물었다.
“어디 무슨 일자리 찾아가쇼?”
㉢“댁은 오라는 데가 있어서 여기 왔었소? 언제나 마찬가지죠.”
“자, 난 이제 가봐야겠는걸.”
“여보쇼, 노형!”
그가 멈춰 서더니 뒤를 돌아보고 나서 다시 천천히 걸어갔다. 영달이는 달려가서 그 뒤편에 따라붙어 헐떡이면서,
“같이 갑시다. 나두 월출리까진 같은 방향인데······.”
했는데도 그는 대답이 없었다. ㉣영달이는 그의 뒤통수에다 대고 말했다.
“젠장, 이런 겨울은 처음이오. 작년 이맘때는 좋았지요. 월 삼천 원짜리 방에서 작부랑 살림을 했으니까. 엄동설한에 정말 갈 데 없이 빳빳하게 됐는데요.”
“우린 습관이 되어 놔서.”
사내가 말했다.
“삼포가 여기서 몇 린 줄 아쇼? 좌우간 바닷가까지만도 몇백 리 길이오. 거기서 또 배를 타야 해요.”
“몇 년 만입니까?”
“십 년이 넘었지. 가 봤자······ 아는 이두 없을 거요.”
“그럼 뭣 허러 가쇼?”
“그냥…… 나이 드니까, 가 보구 싶어서.”
그들은 차도로 들어섰다. 자갈과 진흙으로 다져진 길이 그런대로 걷기에 편했다. 영달이는 시린 손을 잠바 호주머니에 처박고 연방 꼼지락거렸다.
“어이 육실허게는 춥네. 바람만 안 불면 좀 낫겠는데.”
사내는 별로 추위를 타지 않았는데, 털모자와 야전잠바로 단단히 무장한 탓도 있겠지만 원체가 혈색이 건강해 보였다. 사내가 처음으로 다정하게 영달이에게 물었다.
“어떻게 아침은 자셨소?”
“웬걸요.”
영달이가 열쩍게 웃었다.
“새벽에 몸만 간신히 빠져나온 셈인데······.”
“나두 못 먹었소. 찬샘까진 가야 밥술이라두 먹게 될 거요. 진작에 떴을걸. 이젠 겨울에 움직일 생각이 안 납디다.”
“인사 늦었네요. 나 노영달이라구 합니다.”
“나는 정가요.”
㉤“우리두 기술이 좀 있어 놔서 일단 일자리만 잡으면 별 걱정 없지요.”
- 황석영, 삼포 가는 길 -
42. 윗글의 서술상의 특징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회상 형식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있다.
② 간결한 문체를 통해 사건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고 있다.
③ 비속어를 활용하여 현실에 대한 저항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④ 지역적인 특성을 가진 소재를 활용하여 토속적인 분위기를 담아내고 있다.
⑤ 대화를 통해 인물들 사이의 심리적 거리가 변화되는 과정을 표현하고 있다.
43. ‘길’의 의미를 중심으로 하여 윗글을 감상한 내용이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이들은 겨울철에 길을 떠나고 있어. 이것은 이들의 여정이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아.
② 영달은 무언가로부터 달아나는 길 위에 서 있는 것처럼 보여. 영달이 어떤 길을 가게 될지 궁금해.
③ 주어진 길을 걷는다는 것은 자신의 운명을 따른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 정씨가 체념하는 것도 이 때문일 거야.
④ 고향으로 가는 길은 자신이 떠나온 길이기도 하잖아.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가는 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⑤ 길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어. 삶에서 소중한 것은 길의 끝보다는 길을 가는 도중에 있다는 것을 말하는 듯해.
44. (가)부분을 영화로 만들려고 한다. 영달의 심리가 잘 드러나도록 연출하기 위한 방안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긴장감이 고조되는 배경 음악을 넣어 양자 택일의 갈등을 나타내도록 한다.
② 정씨의 모습과 그를 바라보는 영달의 시선을 교차시켜 영달의 내면을 표현한다.
③ 표정 연기를 통해 정씨를 따라가고 싶어하면서도 선뜻 따라나서지 못하는 내면을 그려 내도록 한다.
④ 카메라를 인물로부터 멀리 잡아 길 위에 혼자 남아 있는 영달의 모습에서 외로움이 드러나도록 한다.
⑤ 질척이는 둑길을 배경으로 삼아 그 너머로 조금씩 사라지는 정씨의 뒷모습을 통해 영달의 내면을 암시하도록 한다.
45.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영달이가 생계 방편을 마련할 궁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② ㉡ : 고향을 향하고 있는 정씨의 마음이 담겨 있다.
③ ㉢ :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노동자의 삶을 표현하고 있다.
④ ㉣ : 자신을 외면하고 걸어가는 정씨에 대한 영달의 반감이 배어 있다.
⑤ ㉤ : 정씨에게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영달의 자존심이 담겨있다.
46. <보기>는 이 소설의 결말에 이르는 과정을 여러 가지로 구상해 본 것이다. ㈀~㈄ 각각의 경우에 발생하는 효과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2.2점]
삼포행을 포기함
삼포를 찾아감
삼포에 남음
삼포를 떠남
삼포가 개발로 옛 모습을 잃어버렸다는 소식을 들음
삼포를 찾아감
삼포에 남음
삼포를 떠남
① (ㄱ) : 옛 모습을 잃어버린 고향은 의미가 없다. 귀향을 포기하는 결말을 통해, 옛 모습 그대로의 고향을 마음에 간직하려는 애틋한 심정을 잘 그려낼 수 있다.
② (ㄴ) : 고향이 변했지만 귀향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 옛 모습은 사라졌어도 고향에서 새 삶을 살고자 하는 결말을 통해 현실에 순응하는 자세를 잘 그려낼 수 있다.
③ (ㄷ) : 한 가닥 미련을 갖고 고향을 찾아가지만 변해 버린 모습에 절망한다. 결국 다시 떠나야만 하는 결말을 통해 근대화로 인한 고향 상실감을 잘 그려낼 수 있다.
④ (ㄹ) : 기대에 부풀어 고향 땅에 도착한다. 그러나 고향의 현실을 마주하고 나서 절망 속에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실향민들의 아픔을 잘 그려낼 수 있다.
⑤ (ㅁ) : 고향이 가까워질수록 희망에 부푼다. 하지만 고향의 모습을 바라보고 절망 속에서 또다시 유랑하는 모습을 통해 뿌리뽑힌 자의 아픔을 잘 그려낼 수 있다.
[47~51]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어떤 사람들은 이와 달리 가치들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입장을 취한다. 말하자면, 생산된 산물로서의 예술 작품 역시 하나의 중요한 경제재(經濟財)이며, 수요와 공급, 그리고 투자 등의 법칙을 따르는 모든 재화와 별로 다를 것이 없는 대상이 된다. 물질적 반대 급부를 기대하고 예술가를 돕는 ㉢후원자가 보기에는, 예술가의 재능은 하나의 경제적 가치를 가진 대상일 뿐이다. 이런 식으로 미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는 얽히게 된다.
아무리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지닌 예술가라 하더라도, 구매자를 찾아가 거래를 성사시켜 대가를 얻고자 한다면, 그는 후원자나 고객을 만족시키면서 작업할 방법들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전적으로 자유로울 때와는 달리,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작업 조건을 기꺼이 받아들이기 위해 의식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재능은 있었으나 자신의 예술 세계에 대해서 엄격했기 때문에 고통을 받았던 다른 많은 ㉣화가들처럼, 르누아르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렇게 극심한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던 그에게 그림을 팔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부유한 ㉤베라르 부부로부터 딸의 초상화를 그려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던 것이다.
그는 당시의 평단(評壇)으로부터 혹평만 받아 왔던 자신의 예술 세계를 잠시 유보하고, 간단한 포즈와 수수한 색조를 사용하는 식의 알기 쉬운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오늘날 우리는 그 그림에서 르누아르 특유의 작품성을 발견하기 어렵게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베라르 부부는 대단히 만족하였고, 르누아르는 그 집에 머무르면서 더 많은 초상화를 그려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이름을 얻고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게 되자, 비로소 그는 화가로서의 미적인 자유, 곧 구성과 색조 구사의 자유를 누리게 된다.
47. 윗글에서 필자가 다루고자 한 문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예술의 자유를 위해 사회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
② 예술가가 미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③ 예술가의 사회 경제적 지위는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
④ 위대한 예술가는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가?
⑤ 작품의 예술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48. ‘예술과 돈’의 관계에 대한 ㉠~㉤의 견해를 잘못 정리한 것은?
① ㉠ 판단 : 어울리지 않는다. / 판단의 근거 : 예술은 절대적 가치를 갖는다.
② ㉡ 판단 : 어울린다. / 판단의 근거 : 예술을 매개로 돈을 벌 수 있다.
③ ㉢ 판단 : 어울린다. / 판단의 근거 : 예술적 가치를 위해 돈을 투자해야 한다.
④ ㉣ 판단 : 어울리지 않는다. / 판단의 근거 : 돈을 위해 예술을 포기할 수 없다.
⑤ ㉤ 판단 : 어울린다. / 판단의 근거 : 돈을 매개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
49. ‘이름’의 의미가 ⓐ와 가장 가까운 것은? [1.8점]
①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등기된 집을 갖기 위해 청춘을 소비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 김인숙, 먼 길 -
② 무수한 집들이 무슨 무슨 이름에 어떠한 구실을 하는 것들인지 첫눈엔 그저 황홀하고 얼떨떨할 뿐이었다. - 김동리, 등신불 -
③ 이름 없는 신설 병원 같은 것은 숫제 비온 장날 시골 전방처럼 한산한 속에 찾아오는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 전광용, 꺼삐딴 리 -
④ 올라갈수록 덤불은 우거졌다. 머루며 다래, 칡, 게다가 이름 모를 잡초. 이것들이 위아래로 이리저리 서리어 좀체 길을 내지 않는다. - 김유정, 만무방 -
⑤ 붙잡아다 때리기나 하고 교만이나 피우고 하되 세미(稅米)는 국가의 이름으로 꼬박꼬박 받아 가면서 백성은 죽어야 모른 체를 하고 하는 나라의 백성으로도 살아 보았다. - 채만식, 논 이야기 -
50. 윗글에 나타난 르누아르의 인생 역정에 가장 가까운 것은?
① 음악성 있는 가수 임씨는 가난 때문에 대중이 선호하는 노래를 불러 인기를 얻은 후, 자신의 고유한 음악 세계를 펼칠 수 있었다.
② 촉망 받던 시인 김씨는 가난 때문에 지도층 인사의 전기를 영화처럼 멋지게 써 주어 돈을 벌었고, 그것을 계기로 유명한 전기 작가가 되었다.
③ 천재적인 화가 장씨는 고아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결국 성공했고, 부당한 그림 그리기 요구도 거절하는 등 꿋꿋한 삶을 살았다.
④ 재능 있는 도예가 박씨는 궁핍한 생활을 하면서도 도자기를 계속 제작했다. 자신의 예술적 기준에 조금만 미달해도 다 완성된 도자기를 과감히 깨뜨렸다.
⑤ 개성 있는 배우 정씨는 우리 나라의 이미지 하락을 가져올 수도 있는 외국 영화에 출연을 거부하면서 개인적 불이익도 받았지만, 대중의 폭넓은 지지로 인기가 더욱 상승했다.
51. <보기>의 요구에 따라 (가)를 고쳐 쓴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가)와 같은 논지로 쓰게 되면 글을 읽는 청소년들이 예술가의 외적인 성공만을 중시할 우려도 있습니다. 그러니, 윗글 전체의 논지를 살리면서 예술가의 손쉬운 타협 가능성에 대한 비판 의식도 포함되도록 (가)를 다시 써 주시기 바랍니다.
① 위대한 예술가는 생계를 걱정하지 않는다. 미적 자유를 추구하여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얻게 되면 돈은 저절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② 사회의 양심인 예술가가 경제적 가치와의 타협만을 우선시한다면, 그 사회에 예술적 희망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예술이 없는 사회는 미래를 꿈꿀 수 없다.
③ 미적 자유를 위해서는 타협보다는 예술가의 강력한 의지에서 희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예술가의 미적 가치 실현에 대한 의지만큼 고귀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④ 예술가도 생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절충의 길을 발견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거기에 안주하기만 한다면 예술을 통해 부를 얻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⑤ 진정한 미적 자유를 위해 잠정적으로 타협할 수도 있겠지만, 그로 인해 잃는 것도 있을 것이다. 이 점을 철저히 자각해야만 비로소 예술가는 진정한 예술적 가치 실현을 꿈꿀 수 있다.
[52~5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네 호국 장수 용골대의 아우 용홀대 아닌가? 네 본디 오랑캐로 천의(天意)를 모르고 남의 나라를 침범하고, 또 감히 사부가(士夫家)의 규문(閨門)을 당돌히 범하니, 너 같은 놈은 죽여 후일을 징계하리라.”
하고 완완(緩緩)히 걸어 달려들며 이르되,
“ⓑ네 나를 아느냐?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광주 유수 이공의 부인 박씨의 시비(侍婢)* 계화로소니, 네 선봉이 되었다가 나 같은 여자의 손에 목 없는 귀신이 될 터이니, ⓒ어찌 불쌍하고 잔인하지 아니하리오.”
하며,
“내 칼을 받으라.”
하는 소리, 옥반(玉盤)에 진주를 굴리듯 한지라. 용홀대 바라보니, 그 미인이 머리에 태화관(太和冠)을 쓰고, 몸에 홍금사 화의(紅錦紗華衣)를 입고, 허리에 측금사 만대를 두르고, 손에 용문자 화검(龍文字華劍)을 들고 완연히 섰으니, 나는 제비 같은지라.
“조그마한 여자 엄연히 장부를 꾸짖느냐. ⓓ내 너를 잡지 못하면 어찌 세상에 서리오.”
하고 달려들거늘, 계화 용홀대를 보니, 머리에 용봉 쌍학(龍鳳雙鶴) 투구를 쓰고, 몸에 황금사 문갑(黃金紗紋甲)을 입고, 허리에 진홍 보호대를 두르고, 손에 삼백 근 금강도를 들었거늘, 서로 싸워 사십여 합에 승부를 모르더니, 계화의 칼이 번듯하며, 용홀대의 머리 검광(劍光)을 좇아 마하(馬下)에 나려지니, 계화 그 머리를 칼 끝에 끼워 들고 좌충우돌하여 사방으로 달리니, 모든 장졸이 혼비백산하여 일시에 항복하니,
“ⓔ그 놈의 머리를 높은 나무에 달아 두라. 용골대 제 아우의 머리를 보면 낙담상혼(落膽喪魂)**하리라.”
하니, 계화 영을 듣고, 후원 전나무에 높이 달아 두니라.
(중략)
용골대 호령하여 가로되,
“네 군사를 몰아 박 부인과 계화를 사로잡아 들이라.”
하는지라. 김자점이 황겁하여 방포(放砲) 일성(一聲)에 군사를 몰아 피화당을 에워싸니, 문득 팔문(八門)이 변하여 백여 길 함정이 되는지라. 용골대 그 변을 보고 졸연히 깨지 못할 줄을 알고 한 꾀를 생각하여, 군사로 하여금 피화당 사방 십 리를 깊이 파서 화약 염초를 많이 붓고 군사로 하여금 각각 불을 지르고,
㉠“너희 무리 아무리 천변만화지술이 있은들 어찌 하리오.”
하고 군사를 호령하여 일시에 불을 놓는지라. 그 불이 화약 염초를 범하매, 벽력 같은 소리가 나며 장안 삼십 리에 화광이 충천하여 죽는 자가 무수하더라. 박씨 옥으로 된 발을 드리우고 좌수에 옥화선을 쥐어 불을 부치니 화광(火光)이 호진(胡陣)을 충돌하거든, 호진 장졸이 항오(行伍)*** 를 잃고 다 죽고 밟혀 죽으며 남은 군사는 살기를 도모하고 다 도망하는지라.
- 박씨전 -
* 시비(侍婢) : 곁에서 시중을 드는 계집종.
** 낙담상혼(落膽喪魂) : 몹시 놀라거나 마음이 상해서 넋을 잃음.
*** 항오(行伍) : 군대를 편성한 대오.
52. 구술 시험에서 윗글의 현대적 의의를 묻는 질문을 받았을 때, 가장 잘 답한 사람은?
① 정숙 : 사회의 부정적인 모습을 고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모순을 반성하게 하고 있습니다.
② 상호 : 끝까지 믿음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갖도록 하고 있습니다.
③ 경아 : 여성이 국난 극복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에서 여성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고 있습니다.
④ 찬우 : 선조들의 유교적인 가치관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윤리 도덕을 되돌아보게 하고 있습니다.
⑤ 혜영 : 우리의 다양하고 우수한 전통 문화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고 있습니다.
53. 윗글의 내용을 <보기>와 같이 나타낼 경우, 그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계화와 용홀대의 대결은 박씨와 용골대의 대결을 예비하는군.
② 왼쪽 인물과 오른쪽 인물의 대비는 민족간의 대립을 보여주는군.
③ 김자점이라는 인물은 오른쪽 자리에 위치하게 해야 할 것 같군.
④ 박씨는 계화를 통해서 용홀대에 대한 승리를 쟁취했다고 해야겠지.
⑤ 위쪽 인물과 아래쪽 인물의 관계는 피지배층과 지배층의 대결 관계를 나타내고 있군.
54. <보기>는 이 작품의 다른 판본의 일부이다. <보기>가 (가)와 같이 바뀌었을 때, (가)가 얻게 되는 효과로 가장 알맞은 것은?
“슬프다. 대장부 세상에 나서 만리타국에 대공(大功)을 바라고 왔더니 조그마한 여자의 손에 죽을 줄 어찌 알았으리요.”
계화 웃으며 가로되
“불쌍하고 가련토다. 저 장수야. 세상에 장부로 나서 나 같은 연약한 아녀자를 당치 못하느냐. 오늘은 네 명이 내 손에 달렸으니, 바삐 목을 늘이어 내 칼을 받아라.”
용홀대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여 가로되
“천수(天數)로다.”
하고 자결하더라.
① 사건의 서술이 간결하게 되었다.
② 상황의 비장감이 더욱 고조되었다.
③ 등장 인물의 내적 갈등이 심화되었다.
④ 장면의 긴장감과 박진감이 강조되었다.
⑤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성격을 강조하였다.
55. 박씨가 ㉠에 대응하여 할 만한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1.8점]
① 눈 가리고 아웅한다더니, 얕은 꾀로 남을 속이려는군.
②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하더니, 겁없이 함부로 덤비는군.
③ 바람 부는 날 가루 팔러 간다고 하더니, 날을 잘못 잡고 헤매고 있군.
④ 가랑잎이 솔잎더러 바스락거린다고 하더니, 자기 잘못은 생각도 하지 않는군.
⑤ 한강에서 뺨 맞고 종로에서 눈 흘긴다고 하더니, 엉뚱한 곳에서 화풀이하고 있군.
56. ⓐ~ⓔ 중, <보기>의 설명에 해당하는 언어의 기능이 가장 두드러진 것은?
① ⓐ
② ⓑ
③ ⓒ
④ ⓓ
⑤ ⓔ
[57~6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학은 억압하지 않으므로 그 원초적 느낌의 단계는 쾌락을 동반한다. 지금도 어렸을 때의 ⓒ어머니의 음성이 들려온다. 어머니는 겨울밤이면 고구마나 감, 하다못해 동치미라도 먹을거리로 내놓으시고, 나직한 목소리로 아벨과 카인의 이야기를, 도적질을 하다 벌을 받은 그녀의 친지 중 한 사람 이야기를 내가 잠들 때까지 계속하신다. 그때에 느낀 공포와 아픔을 나는 생생히 기억한다. 그러나 그 아픔이나 고통 밑에 있는 어머니의 나직한 목소리가 주는 쾌감을 내가 얼마나 즐겨했던가! 그 목소리가 불러일으키는 상상은 얼마나 놀랍고 즐거웠던가! 그 즐거움 안쪽에서 우리는 해서는 안 될 일에 대한 공포감을 느끼며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의무감을 느낀다. 그것은 의무이되 억압이 아니다. 쾌락이 일깨우는 원초적인 반성이자 깨달음이다.
억압하지 않는 문학은 억압하는 모든 것이 인간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보여 준다. 문학에서의 주장은 인간을 억압하기 때문에 문학은 명백한 길을 제시하지 못한다. 인간은 문학을 통하여 억압하는 것과 억압당하는 것의 정체를 파악하고, 그 ⓓ부정적 힘을 인지한다. 한 편의 침통한 시는 그것을 읽는 자에게 인간을 억압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자각을 불러일으킨다. 한 소설 속에서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던 주인공이 끝내 패배를 당할 때, 우리는 고통스럽다. 그 고통을 함께 겪으면서 우리는 우리를 억압하는 세상의 부조리를 바라볼 수 있게 되고, 결국 인간은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우리는 고통스럽게 ⓔ행복을 생각하는 것이다.
문학은 배고픈 거지를 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문학은 그 배고픈 거지가 있다는 것을 추문(醜聞)으로 만든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인간을 행복으로 이끈다. 고통과 간난(艱難)의 시대에 행복을 생각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프랑스 철학자 바슐라르가 말했듯, 인간은 행복스럽게 숨쉴 수 있도록 태어난 존재이다. 숨을 잘 쉬는 것을 어찌 포기할 수 있겠는가. 나는 문학을 포기할 수 없다.
- 김현, 한국 문학의 위상 -
57. 윗글의 성격을 가장 잘 설명한 것은?
① 문학의 사회적 효용성을 논증하는 글이다.
② 문학의 본질과 가치를 원론적으로 해명하는 글이다.
③ 문학과 함께한 자신의 삶의 편력을 전해 주는 글이다.
④ 문학 작품의 평가와 관련되는 주요 용어를 해명한 글이다.
⑤ 문학 작품의 가치를 체득할 수 있는 독서법을 설명한 글이다.
58. 윗글로 미루어 볼 때, 필자가 가장 높이 평가할 문학 작품은?
① 한적한 전원 지대에서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셜록 홈즈가 살인 사건의 현장에 파견된다. 그는 경이로운 기지를 발휘해 살인 사건을 해결한다. - 코난 도일, 바스커빌가의 사냥개 -
② 아들이 사회주의 운동을 하다가 투옥당한다. 아들에 이어 어머니도 혁명가가 된다. 작가는 모든 사람이 사회주의 운동가가 되어야 모순된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 고리키, 어머니 -
③ 젊은 변호사 허숭은 농촌 계몽을 위해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농촌으로 간다. 농민들의 무지와 아집에 좌절한다. 그렇지만 불굴의 희생 정신으로 농민들에게 밝은 미래의 길을 제시한다. - 이광수, 흙 -
④ 자유를 추구하는 이명준은 경찰서에 끌려가 공포를 경험한다. 이에 환멸을 느껴 북한으로 갔지만 역시 자유를 얻지 못한다. 결국, 남과 북이 아닌 제3국을 택함으로써 그 시대의 모순된 현실을 보여준다. - 최인훈, 광장 -
⑤ 아버지가 암에 걸리지만, 다른 가족들은 그것을 모른 채 아버지의 무능을 탓한다. 나중에 아버지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이 눈물로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그림으로써, 가족의 화해를 감정적으로 호소한다. - 김정현, 아버지 -
59. ⓐ~ⓔ의 문맥적 의미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배고픈 사람 : 실제적 가난이나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
② ⓑ유용한 것 : 재화나 명예 등 세속적으로 추구하는 가치
③ ⓒ어머니 : 문학의 가치를 부정하면서도 문학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
④ ⓓ부정적 힘 : 사회의 모순을 부정하고 극복하려는 적극적인 힘
⑤ ⓔ행복 : 사회의 부조리를 넘어선 이상적인 삶의 상태
60. <보기>의 필자 입장에서 윗글을 비판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 신채호, 낭객(浪客)의 신년 만필 -
① 작가는 문인이기에 앞서 지식인이므로 현실과 맞서기 위해서는 문학을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
② 문학을 명예 획득이나 사회적 영달의 수단으로 삼는 기회주의적 태도는 비판받아야 한다.
③ 동시대 민중이 권력에 속고 있을 때, 문학은 크나큰 외침으로 민중을 깨우쳐야 한다.
④ 사람들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문학은 상황 극복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
⑤ 민중들의 생활과 동떨어진 글을 써 놓고 행복 운운하는 태도는 걷어치워야 한다.
'고3 > 국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2-11 고3 수능 국어 (0) | 2023.02.19 |
---|---|
2002-10 고3 학평 국어 (0) | 2023.02.19 |
2002-06 고3 학평 국어 (0) | 2023.02.09 |
2002-03 고3 학평 국어 (0) | 2023.02.08 |
2001-11 고3 수능 국어 (0) | 2023.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