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학년도 3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국어
시행 : 2003.03.27(목)
대상 : 고등학교 3학년
출제 : 서울교육청
1. (물음) 이 뉴스를 통해 알 수 없는 것은?
① 전통 한옥의 구조
② 현대 건축물의 구조
③ 전통 한옥이 지진에 강한 이유
④ 현대 건축물이 지진에 약한 이유
⑤ 전통 기와집에 대한 인공 지진 실험 방식
2. (물음) 선생님의 물음에 대한 답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자율적인 삶에 대한 인간의 열망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② 공동체를 중시하는 삶의 자세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③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인간상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④ 대중의 소비 충동을 자극하는 대중 매체의 횡포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⑤ 사랑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관습에서 벗어나야 함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3. (물음) 강연자가 생각하고 있는 ‘여행의 진정한 의미’와 관련이 없는 것은?
① 일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② 목적지나 일정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③ 자기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④ 미지의 세계에 대한 설렘이 있어야 한다.
⑤ 낯선 사람과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어야 한다.
4. (물음) 이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학교 신문에 기고할 기사문의 초고를 작성하였다. 적절하지 않은 내용은?
[5~6] 들려주는 내용을 잘 듣고, 5번과 6번의 두 물음에 답하시오.
5. (물음) 이 대담을 종합하여 이끌어 낼 수 있는 결론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사이버 교육에 대한 홍보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
② 교육을 대하는 학습자의 태도가 능동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③ 사이버 교육을 통해 학교 교육의 질적 향상을 이루어 내야 한다.
④ 사이버 교육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⑤ 미래 교육의 중심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인성 교육이 되어야 한다.
6. (물음) 이 대담에 대한 청중들의 평가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남자는 대조의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② 여자는 귀납적 방식으로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③ 여자는 물음을 던지는 방식으로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④ 여자는 통계 자료를 인용하여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⑤ 여자는 남자와는 다른 측면에서 대상을 바라보고 있다.
7. 다음 만화를 바탕으로 하여 이끌어 낼 수 있는 주제문으로 적절한 것은?
① 타인과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삶이 아름답다.
② 자신의 주관과 신념을 지키는 태도가 필요하다.
③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이란 존재하기 어렵다.
④ 상황의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는 유연한 사고를 지녀야 한다.
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사물을 새롭게 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8. ‘복권에 대한 올바른 인식’에 관한 글을 쓰려고 한다. <보기1>의 글감 및 생각이 <보기2>의 전개 방식과 적절하게 연결된 것은?
ㄱ. 복권은 가난한 서민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물리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는다.
ㄴ. 많은 사람들이 복권을 사기 위해 가판대 앞에서 길게 줄을 서고 있다.
ㄷ. 복권은 공공 기관에서 부족한 재원(財源)을 메우는 손쉬운 수단이다.
ㄹ. 공공 기관에서는 합리적인 재원 조달 방법을 찾아야 한다.
ㅁ. 각종 공공 기관에서 경쟁적으로 복권을 발행하고 있다.
ㅂ. 가난한 서민들은 복권을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로 여긴다.
ㅅ. 복권의 실상에 대해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가] 문제 제기 - 문제 분석 - 입장 제시 - 결론
[나] 현황 - 현황의 원인 - 문제점 - 대책
① [가] : ㅂ - ㅅ - ㄷ - ㄹ
② [가] : ㅂ - ㄷ - ㄱ - ㄴ
③ [나] : ㅁ - ㄴ - ㄱ - ㅅ
④ [나] : ㅁ - ㅂ - ㄹ - ㄴ
⑤ [나] : ㅁ - ㄷ - ㄱ - ㄹ
9. 다음 자료를 활용하여 글을 쓰기 위해 <보기>와 같은 메모를 작성하였다. 적절한 자료 활용 방안이 아닌 것은? [2.2점]
/ 전체 / 장애인
실업률(%) / 3.8 / 28.4
평균 급여(원) / 161만 / 79만 2천
[자료 2] 신문 기사
정부에서는 일상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저소득 장애인을 대상으로 월 5만 원씩 장애인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로 인한 소요 비용이 월 15만 8천 원 정도임을 감안할 때, 이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이다. 그나마 지급 대상조차도 1ㆍ2급의 중증 장애인에 한정되어 있는 실정이다.
[자료 3] 인터뷰
“우리 같은 장애인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취업이 잘 안 돼요. 실제로 장애인의 63.8%가 취업 차별을 경험했다는 통계자료도 있잖아요. 정부에서 엄격하게 법으로 규제를 한다면 좀 나아질텐데……. 또 설령 어렵게 취업을 한다 하더라도 다른 직장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기가 힘들어요. 아무래도 우리 같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지만은 않거든요.”
∘ 처음 : 많은 장애인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
∘ 중간
1. 장애인이 처한 현실
ㆍ [자료 1]과 [자료 2]를 활용하여 장애인들이 처해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밝힌다.
2. 장애인 복지 정책의 문제점
ㆍ [자료 2]를 활용하여 장애인 수당이 비현실적임을 밝힌다.
ㆍ [자료 1]과 [자료 3]을 활용하여 장애인 현황 파악이 미비함을 밝힌다.
3. 앞으로의 대책
ㆍ [자료 3]을 활용하여 정부 차원의 장애인 고용 정책이 마련되어야 함을 밝힌다.
∘ 끝
ㆍ [자료 3]을 활용하여 장애인에 대한 일반인의 시각도 달라져야 함을 강조한다.
①
②
③
④
⑤
10. <보기>를 반영하여 [A]에 들어갈 공익 광고 문안을 만들려고 한다. 작성된 문안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 조건
1. 문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한다.
2. 비유를 통해 표현의 효과를 살린다.
① 조상의 아름다운 미소를 잊고 살아가는 우리
이제 가볍게 미소 지어 보세요.
마음을 담은 미소
닫힌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② 미소를 잃어 가는 우리 사회
거짓된 미소는 사절
마음을 담은 미소는 환영
마음을 담은 미소로 우리 사회를 바꿔야 합니다.
③ 미소가 미소를 부릅니다.
당신이 미소 지으면 당신의 주위도 밝아집니다.
따스하게 퍼져 가는 햇살 같은
당신의 미소가 필요합니다.
④ 바쁜 일상 속에서 미소를 잃고 사는 우리들
언제까지 미소를 잃고 살아가야 합니까?
이제는 잃었던 미소를 되찾아야 할 때입니다.
⑤ 어린아이의 환한 미소가 부모의 근심을 씻어 주듯이
따뜻한 미소는 힘든 하루의 일상을 견디게 합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당신의 미소를 보여 주세요.
11. 다음은 작문 수업 시간에 쓴 글의 초고이다. 고쳐 쓰기 위한 방안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주어와 서술어가 제대로 호응하지 않으므로 ‘사람들은 ~ 모든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로 바꾼다.
② ⓑ : 앞 문장의 구절이 반복되고 있으므로 ‘이러한’이라는 지시어로 바꾼다.
③ ⓒ : 문장이 너무 길어 의미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으므로 ‘추구하는 목표 자체가 ~자율성이 상실된다.’와 ‘인간 소외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의 두 문장으로 나눈다.
④ ⓓ : 내용의 흐름으로 보아 불필요하므로 삭제한다.
⑤ ⓔ : 불필요한 말이 있고 명사가 나열되어 표현이 어색하므로 ‘인간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데에’로 바꾼다.
12. 다음 중 맞춤법이 잘못된 것은? [1.8점]
① 교실 문을 잘 잠가야 한다.
② 갑자기 웅성대며 지꺼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③ 이번에 새로 지은 건물의 안팎을 둘러보았다.
④ 띄어쓰기 규정에 맞게 우리말을 쓰는 것은 쉽지 않다.
⑤ 어찌나 미안하던지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고 서 있었다.
[13~1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그러나 현대 사회에 접어들어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사회 구조가 복잡해짐에 따라, 국민들이 공공의 문제에 대하여 직접 참여하는 것이 어려워졌고, 그 결과 대안으로 발전되어 온 것이 대의제라는 간접 민주주의이다. 모든 국민의 참여는 유보하는 대신 엄격하게 제도화된 과정을 도입함으로써 절차적 측면에서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대의제 민주주의이다. 대의제 민주주의가 보장하고 있는 이러한 절차적 공정성은 민주주의를 현대 사회에 반영하기 위한 대안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의제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 중 하나인 국민의 정치적 참여를 완전하게는 보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필연적으로 취약성을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국민은 정치로부터 소외되고, 결국 정치가 소수의 엘리트들의 전유물이 되는 결과까지 초래하게 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오늘날의 민주주의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참여의 문제이다.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은 대의제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참여 제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 주고 있다. 급속한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에 의해 현대 사회에서 일상 생활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 가고 있다. 은행 일을 보는 것이나 물건을 사는 것들이 모두 인터넷을 통해 가능하게 되었으며, 재택 근무도 현실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급속한 사회 생활의 변화는 결국 사회를 조직하고 운영해 가는 정치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정치 원리를 요구하게 되는데, 이것이 요즘 전자 정부와 전자 민주주의라는 개념으로 구체화되어 가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우리는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자유로운 토론과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을 얻고 있다. 또한 장차 집에서 편리하게 투표를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민주주의가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는 국민들의 적극적 참여는 무엇보다 정확한 정보 제공과 정보에 대한 자유롭고 평등한 접근의 보장이라는 환경을 필요로 하는데, 오늘날의 비약적인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은 이것도 가능하게 해 주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의 이상은 기술적 환경만으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은 국민의 정치 참여를 확대시켜 줄 수 있는 반면에 우리가 전혀 바라지 않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을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과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모든 국민들이 정보 통신 기술을 자유롭고 평등하게 활용할 수 있는 물적 자원 구축에 힘을 써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보 통신 기술을 사용하는 국민들의 의식과 자질이다. 자신의 의사와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와 정보를 대하는 성숙한 의식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 경우에만 정보 통신 기술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3.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새로운 용어의 개념을 소개하고, 그 배경과 유래를 밝히고 있다.
② 사회적 통념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인식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③ 현실의 여러 사례들을 분석하고, 이로부터 보편적 원리를 이끌어내고 있다.
④ 상반되는 주장의 가능성과 한계를 분석하고, 새로운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⑤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취해야 할 바람직한 자세를 촉구하고 있다.
14.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① 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의 직접 참여를 이상으로 한다.
② 사회의 변화는 정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요구한다.
③ 대의제 민주주의는 현대 사회 구조의 복잡성과 관련이 있다.
④ 대의제 민주주의는 일반 국민들의 정치적 소외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⑤ 전자 민주주의는 대의제 민주주의에 결여된 절차적 공정성을 보완할 수 있다.
15. <보기>는 심화 학습을 위해 윗글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해서 정리한 것이다. 윗글을 바탕으로 할 때, <보기>에 대한 해석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이 국민들의 정치 참여 기회를 넓혀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② 연령과 지역을 뛰어넘어 국민들이 평등하게 정보 통신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물적 자원이 구축되어야 해.
③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결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정보 통신 문화를 조성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해.
④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이 정확하고 신뢰할 만한 정보의 제공까지 가능하게 해 주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따져 볼 필요가 있어.
⑤ 국민들은 정보화 사회에 걸맞게 성숙한 시민 의식을 지녀야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지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고 봐.
16. ㉠과 바꾸어 쓰기에 가장 적절한 것은? [1.8점]
① 내포(內包)할
② 수용(受容)할
③ 용인(容認)할
④ 포용(包容)할
⑤ 함축(含蓄)할
17. 윗글에서 ㉡과 같은 판단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보기>와 같이 정리할 때, ( ) 안에 들어가기에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국민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② 대의제 민주주의는 국민의 참여를 완전하게는 보장하지 못한다
③ 현대 사회에서는 대의제 민주주의가 최선의 대안이 되고 있다
④ 현대 사회에서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다양한 욕구가 분출되고 있다
⑤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은 정치적 행위의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
[18~2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풍상(風霜)이 섞어 친 날에 갓 피온 황국화(黃菊花)를
금분(金盆)에 가득 담아 옥당(玉堂)*에 보내오니
도리(桃李)*야 꽃인 체 마라 ㉠님의 뜻을 알괘라.
- 송순의 시조 -
*옥당 : 홍문관. 조선 시대에 궁중의 경서, 문서 따위를 관리하고 임금의 자문에 응하는 일을 맡아보던 관아.
*도리 : 복사꽃과 자두꽃.
(나)
새로 거른 막걸리 젖빛처럼 뿌옇고
큰 사발에 보리밥, 높기가 한 자로세
밥 먹자 도리깨 잡고 마당에 나서니
검게 탄 두 어깨 햇볕 받아 번쩍이네
응헤야 소리 내며 발 맞추어 두드리니
삽시간에 보리 낱알 온 마당에 가득하네
주고받는 노랫가락 점점 높아지는데
보이느니 지붕 위에 보리 티끌뿐이로다
그 기색 살펴보니 즐겁기 짝이 없어
마음이 몸의 노예 되지 않았네
낙원이 먼 곳에 있는 게 아닌데
무엇 하러 벼슬길에 헤매고 있으리오
- 정약용, 보리타작[打麥行] -
(다)
누항(陋巷)* 깊은 곳에 초막(草幕)을 지어 두고
풍조(風朝) 우석(雨夕)*에 썩은 짚이 섶[薪]이 되어
서 홉 밥 닷 홉 죽(粥)에 연기(煙氣)도 많고 많다.
얼마만큼 받은 밥에 현순(懸鶉) 치자(稚子)*들은
장기 벌여 졸 밀듯 나아오니
인정(人情) 천리(天理)에 차마 혼자 먹을런가
설데운 숙냉(熟冷)*에 빈 배 속일 뿐이로다.
생애(生涯) 이러하다 ㉡장부 뜻을 옮길런가
안빈(安貧) 일념(一念)을 적을 망정 품고 있어
수의(隨宜)*로 살려 하니 날로 좇아 서어*하다.
- 박인로, 누항사(陋巷詞) -
*누항 : 누추한 곳.
*풍조 우석 : 아침 바람과 저녁 비.
*현순 치자 : 누더기 옷을 입은 어린 자식.
*숙냉 : 숭늉.
*수의 : 옳은 일을 좇음.
*서어 : 서로 맞지 않고 어긋나 뜻대로 되지 않음.
18. (가)~(다)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반성하고 있다.
② 화자의 일상적인 생활을 소재로 하고 있다.
③ 사실을 제시하고 나서 주관을 드러내고 있다.
④ 화자는 현실을 도피하고 이상을 추구하고 있다.
⑤ 경제적으로 궁핍한 삶의 모습이 제시되어 있다.
19. ㉠과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과 ㉡은 모두 화자가 존중하는 가치이다.
② ㉠은 시류에 편승하지 말고 강직한 신하가 되라는 것이다.
③ ㉡은 물질보다는 정신을 중시하는 삶의 태도와 관련이 있다.
④ ㉠이 본래부터 가진 신념이라면, ㉡은 새롭게 얻은 깨달음이다.
⑤ ㉠은 우회적으로 드러나 있으나, ㉡은 직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20. (가)의 시어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금분’과 ‘황국화’는 색채적인 효과를 살린 시어이다.
② ‘섞어 친’과 ‘갓 피온’은 대조적인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③ ‘황국화’와 ‘도리’는 상징적 의미가 대비되는 자연물이다.
④ ‘금분’은 정신적 의미로, ‘옥당’은 물질적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⑤ ‘풍상이 섞어 친 날’은 ‘황국화’를 돋보이게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21. <보기>는 (나)를 영상물로 제작하기 위해 세운 계획이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ㄴ. 벼슬길에 나아가려는 사람들의 준비 과정을 보여 준다.
ㄷ. 농민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를 배경 음악으로 활용한다.
ㄹ. 해설자를 통해 농민들의 건강한 삶의 의미를 설명한다.
ㅁ. 벼슬아치의 고민과 괴로움을 인터뷰 장면으로 삽입한다.
① ㄱ
② ㄴ
③ ㄷ
④ ㄹ
⑤ ㅁ
22. <보기>는 (다)의 작자가 (다)에 앞서 지은 ‘태평사(太平詞)’의 마지막 구절이다. (다)와 <보기>를 종합하여 이끌어 낼 수 있는 문제 의식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2.2점]
우리도 성주(聖主)를 뫼시고 동락 태평(同樂太平)*하오리라
*경전 착정 : 밭을 갈고 우물을 팜.
*격양가 : 태평 세월을 즐기는 노래.
*동락 태평 : 태평 세월을 함께 즐김.
① 타인과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②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길은 무엇인가?
③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어떻게 이룩할 것인가?
④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⑤ 과거와 현재를 조화시킬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23~2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할머니께서 제가 몹시 못마땅하셨나 보죠. 말씀은 안 하셨 지만 제가 안방에 있는 내내 고개를 젓고 계셨어요.”
“벌써 이십오 년 동안이나 그러고 계신 걸요.”
“이십오 년 동안이나!”
나는 기가 막혀서 벌린 입을 못 다물었다.
“네, 이십오 년 동안이나 허구한 날 자는 시간만 빼놓고…….”
나는 아주머니의 눈이 젖어 오는 것처럼 느꼈으나, 말씨는 침착하고 고즈넉했다.
<중략>
그것은 육이오 동란 통에 발작한 증세였다. 동란 당시 젊은 면장이던 그녀의 남편은 미처 피난을 못 가서 숨어 살아야 했다. 처음엔 집에 숨어 있었지만 새로 득세한 패들의 기세에 심상치 않은 살기가 돌기 시작하고부터는 집에 숨겨 놓는다는 게 암만해도 불안했다.
어느 야밤을 타 그녀는 남편을 집에서 이십 리쯤 떨어진 광덕산 기슭의 산촌인 그녀의 친정으로 피신을 시켰다. 시어머니와 그녀만이 알게 감쪽같이 그 일은 이루어졌다. 어떻게 된 게 세상은 점점 더 못되게만 돌아가 이웃끼리도 친척끼리도 아무개가 반동이라고 서로 고자질하는 짓이 성행해, 피비린내 나는 끔찍한 일이 이 마을 저 마을에 하루도 안 일어나는 날이 없었다. 끔찍한 나날이었다. 이렇게 되자 그녀는 시어머니까지도 못 미더워지기 시작했다. 어리숙하고 고지식하기만 해 생전 남을 의심할 줄 모르는 시어머니가 행여 누구 꼬임에 빠져 남편이 가 있는 곳을 실토하면 어쩌나 싶어서였다. 시어머니 같은 사람이 살 세상이 아니었다.
그녀는 공부 못하는 아이에게 구구셈을 익혀 주듯이 끈질기게 허구한 날 시어머니에게 ‘모른다’를 가르쳤다.
“어머님은 그저 모른다고만 그러세요. 세상 없는 사람이 물어도 아범 있는 곳은 그저 모른다고 그러셔야 돼요. 난리 나던 날 집 나가고 나선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고 딱 잡아떼셔야 돼요. ㉠입 한번 잘못 놀려 사람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세상이에요. 큰댁 식구들이나 작은댁 식구들이 물어도 그저 모른다고 그러셔야 돼요. 이쁜이 할머니가 물어도, 개똥이 할머니가 물어도 그저 모른다고 그러셔야 돼요. 아무도 믿으시면 안 된다구요. 네, 아셨죠? 어머님.”
그녀는 힘차게 도리질까지 곁들여 가며 거듭거듭 이 ‘모른다’를 교습했다. 시어머니는 늘상 겁먹고 외로운 얼굴을 해 가지고 혼자 있을 때도 “몰라요, 난 몰라요.” 하며, 역시 도리질까지 해가며 열심히 연습을 하는 것이었다.
난리가 났다고는 하지만 순박하던 마을 사람들이 무슨 도척*의 영신이라도 씐 것처럼 서로 죽이고 죽는 것 외에는 대포 소리 한 번 제대로 난 적이 없던 마을에 별안간 비행기가 날아와 기총소사와 폭탄을 쉴새없이 퍼붓고 앞산 뒷산에서 총소리가 며칠 계속해 콩 볶듯이 나더니만 이어서 죽은 듯한 정적이 왔다. 집 속에 쥐 죽은 듯이 처박혔던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조심조심 고개를 내밀었다간 재빨리 움츠러들었다. 아직은 서로의 대화를 꺼리고 있었다. 빨갱이가 물러갔다는 증거도 안 물러갔다는 증거도 없었다. 그쪽에 붙어서 세도 부리던 패거리들의 모습은 안 보였지만 인민위원회가 쓰던 이장집 마당 깃대꽂이엔 아직도 그쪽 기가 펄럭대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런 어중간하고 모호한 때에 벌써 성질이 급한 남편은 야밤을 타서 집에 돌아와 있었다. 서울이 이미 수복됐는데 제까짓 것들이 여기서 버텨 봤댔자 며칠을 더 버티겠느냐는 거였다.
“몰라요, 몰라요. 정말 난 모른단 말예요.”
소름이 쪽 끼치고 간담이 서늘해지는 처참한 비명이었다. 그녀도 뛰어나가고 그녀의 남편까지도 엉겁결에 뛰어나갔다. 잠깐 아무도 분별력이 없었다. 저만치 뒷간 모퉁이에 패잔병인 듯싶은 지치고 남루한 인민군이 서너 명 일제히 총부리를 시어머니에게 겨누고 있었다. 그들도 놀란 것 같았다. 그들은 처음부터 누굴 해치려고 나타났다기보다는 그냥 시어머니와 마주쳤거나 마주친 김에 옷이나 먹을 것을 달랄 작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들이 무슨 말을 걸기도 전에 시어머니는 그 자리에 꼼짝도 못 하고 못박힌 채 고개만 미친 듯이 저으며 “몰라요, 난 몰라요.”를 딴사람같이 드높고 쇳된 소리로 되풀이했다. 패잔병 중 한 사람의 눈에 살기가 번뜩이는가 하는 순간 총이 그녀의 남편을 향해 난사됐다. 그녀의 남편은 처참한 모습으로 나동그라지고 그들도 어디론지 도망쳤다. 이런 일은 일순에 일어났다.
아주머니는 이런 얘기를 조금도 수다스럽지 않고 담담하고 고즈넉하게 했다.
“이젠 고쳐 드려야겠다는 생각보다 도와 드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도와 드리다니요? 어떻게요?”
“당신 임의로는 못 하시는 일이고, 얼마나 힘이 드시겠어요. 삼시 잡숫는 거라도 정성껏 잡숫게 해 드리고 몸 편케 보 살펴 드리고, 뭐, 그런 거죠. 대사업을 완수하시고 돌아가시는 날까지 그거야 못 해 드리겠어요.”
치매(癡呆)가 된 채 허구한 날 도리질이나 해대는 걸 ‘대사업’이라고 하는 아주머니의 농담에 웃으려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아주머니의 태도가 조금도 농담 같지 않아서였다. 정말 대사업을 힘껏 보필하는 이의 사명감과 긍지로 아주머니의 얼굴이 은은히 빛나 보이기까지 했다. 나는 어쩌면 이 아주머니야말로 대사업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등골에 전율이 지나갔다.
- 박완서, 겨울 나들이 -
*도척 : 춘추 시대의 큰 도적. 몹시 악한 사람을 비유함.
23.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서술자는 다양한 각도에서 사건의 의미를 분석하고 있다.
② 여러 번 반복되는 말을 통해 시대적 분위기를 보여 주고 있다.
③ 작중 인물의 회상을 통해서 과거의 사건이 드러나고 있다.
④ 중심 사건을 체험한 주체와 작품의 서술자가 분리되어 있다.
⑤ 서술자의 의문과 오해가 풀려 가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24. <보기>는 [A]를 시나리오로 각색해 본 것이다. ⓐ~ⓔ 중, 새로운 내용이 첨가된 것은?
ⓐ남루한 차림의 인민군 패잔병들,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뒤뜰로 접근하다가 시어머니와 마주친다. 흠칫 놀라는 패잔병들과 시어머니. 짧은 침묵 속에 팽팽하게 긴장감이 흐른다.
시어머니 : (ⓑ느닷없이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몰라요, 몰라요! 정말 난 몰라욧!
ⓒ당황한 패잔병들, 일제히 시어머니에게 총을 겨눈다.
시어머니 : (계속하여 고개를 저으며) 몰라요, 난 몰라욧!
ⓓ이때 허겁지겁 뛰어오는 아들과 며느리, 패잔병들과 맞닥뜨린다. ⓔ어머니가 위험에 처한 것으로 판단한 아들, 패잔병들을 향해 달려간다. 총성과 함께 쓰러지는 아들. 황급히 도주하는 패잔병들.
① ⓐ
② ⓑ
③ ⓒ
④ ⓓ
⑤ ⓔ
25. ㉠의 의미를 가장 잘 드러낸 말은?
①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
② 제 눈썹은 보지 못한다.
③ 꼬리가 길면 밟힌다.
④ 긴병에 효자 없다.
⑤ 등잔 밑이 어둡다.
26. ㉡을 통해 드러내고자 한 ‘나’의 심리와 가장 가까운 것은?
① 모골이 오싹해 질 정도로 두려움이 스쳐 지나갔다.
② 무엇이 무엇인지 분간할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러웠다.
③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된 흥분으로 온몸이 짜릿했다.
④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라 안타까워했다.
⑤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로 숙연하게 감동에 젖어 들었다.
27. 윗글을 읽은 학생들이 ‘할머니의 도리질’에 대해 보인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2.2점]
① 이십오 년 동안이나 도리질을 하면서 힘들게 살 수밖에 없었던 할머니가 참 불쌍해.
② 아들의 죽음이 자기 탓이라고 여기는 데서 오는 자책감이 무의식적으로 드러난 것이 아닐까?
③ 아들의 죽음이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라 그것을 사실로 인정할 수 없다는 강한 부정으로 받아들여져.
④ 자신에게 ‘모른다’는 연습을 시켜 결과적으로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게 한 며느리에 대하여 반감을 나타내는 행동으로 보여.
⑤ 온전한 상태에서 나온 행동은 아니겠지만, 할머니의 도리질은 작품의 주제를 형상화하는 데에 큰 몫을 차지하는 것으로 생각돼.
[28~3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중국의 주흥사(周興嗣)가 왕의 명에 따라 하룻밤 동안 천 글자로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천자문(千字文)』은 하늘 천(天), 땅 지(地), 검을 현(玄), 누를 황(黃) 네 글자로 시작된다. 여기서 저자는 대낮의 하늘이 푸르다는 사실보다 밤하늘이 검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 듯하다. 밤하늘은 왜 어두운가? 여기에는 무언가 우주의 깊은 신비가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나)
밤하늘이 왜 어두운지 알기 위해서는 우선 우주의 나이와 별의 평균 수명을 따져 봐야 한다. 우주 도처에서 별들이 빛을 내기 시작한 때부터 현재까지 $t$라는 시간이 흘렀다고 하자. 그리고 별의 평균 수명을 $T$라고 표시해 보자. 그렇다면 빛의 속도 $c$에 우주의 나이 $t$를 곱한 값 $ct$는 우주 탄생 이후 빛이 움직인 거리가 된다. 만약 $t\lt T$라면, 즉 아직까지 죽은 별이 하나도 없다면 $ct$보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별들에서 나온 빛은 모두 관측자에게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ct$보다 먼 곳에서 출발한 빛은 이 관측자에게 아직 도착하지 않은 셈이다. 그러므로 반지름이 $ct$인 구(球) 내부에 있는 별들만이 밤하늘에 보이는 것이다.
(다)
만약 $t\gt T$, 즉 우주의 나이가 별의 평균 수명보다 긴 경우라면 관측자로부터 거리 $cT$인 구 내부에 있는 별들은 대부분 더 이상 빛을 낼 수 없는 암체(暗體)로 변해 버렸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관측자에게 도달한 빛을 발하고 있는 별은 $cT$와 $ct$ 사이에 있는 제한된 공간의 별일 따름이다. 그리고 $cT$와 $ct$ 사이에서 출발한 빛이 우리에게 도착한 순간에 이 지역에도 죽은 별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우주의 나이가 별의 평균 수명보다 길든 짧든, 유한한 부피 내부에 있는 별들만이 우리의 하늘을 밝혀 줄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러므로 밤하늘의 밝기 역시 유한하게 될 것이고, 왜 밤하늘이 어두운지 설명할 수 있게 된다.
(라)
한편 별과 별 사이에 존재하는 성간 물질도 밤하늘의 밝기에 영향을 준다. 우리는 안개 낀 날에 가로등을 보면 가로등 빛이 뿌옇게 흩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어두운 밤길에 전등을 비추면 전등에서 나온 빛이 진행하는 경로가 보인다. 이러한 현상들은 광원에서 나온 빛이 진행하다가 안개 입자나 공기 중의 먼지에 의해 산란되어 나타난 결과이다. 우주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진다. 별과 별 사이에는 수소 기체나 먼지들이 있다. 이러한 성간 물질들에 의해 먼 별에서 출발한 빛은 지구로 오는 도중 산란되어 점차 그 빛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 이처럼 멀리서 오는 별빛은 지구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희미해지기 때문에 밤하늘은 어둡게 보이는 것이다.
(마)
만약 무수히 많은 별들이 사라지지 않은 채 우주에 끝없이 흩어져 있고 별과 별 사이가 텅 빈 공간이라면 밤하늘도 이처럼 어둡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별들은 지금도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으며 우주의 공간에는 여러 물질들이 존재하고 있기에 밤하늘은 어두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天玄’이라는 두 글자 속에는 우주의 근본 원리에 대한 과학철학적 통찰이 깃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 시인이 밤하늘을 바라보며 별들이 속삭이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듯이, 과학자들도 밤하늘의 어둠을 보면서 우주의 신비를 찾는다. 당연한 듯 보이는 사실에서 의미심장한 자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것이 과학자의 권리요 즐거움이다.
28.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① 성간 물질의 존재 여부는 밤하늘의 밝기에 영향을 미친다.
② 과거에 출발한 별빛을 지금 모두 관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③ 과학자들도 아직까지 밤하늘이 어둡게 보이는 이유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④ 안개 낀 날에 가로등 빛이 뿌옇게 흩어지는 것은 빛의 산란 현상 때문이다.
⑤ 우리가 현재 관측하고 있는 별빛은 이미 사라진 별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
29. (가)~(마)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가) : 독자의 관심을 끌 만한 이야기를 들어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② (나) : 권위 있는 견해를 인용하여 설득력 있게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③ (다) : (나)와 상반된 경우를 가정하고 이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④ (라) : 일상적인 경험을 통해 전문적인 내용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⑤ (마) : 서두에 나왔던 내용을 다시 언급하면서 필자의 견해를 덧붙이고 있다.
30. 윗글에 나타난 필자의 관점을 통해 볼 때, 과학자가 지녀야 할 요건은?
① 생생한 경험과 폭넓은 독서를 해야 한다.
② 독특한 개성과 풍부한 감수성을 지녀야 한다.
③ 많은 것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태도를 길러야 한다.
④ 일상적인 현상에 대해서도 늘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⑤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31. ㉠의 문맥적 의미와 가장 가까운 것은? [1.8점]
① 이 바위에 얽혀 있는 한 맺힌 여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② 둘이서 한동안 수군수군 이야기를 하더니 이제는 조용해졌다.
③ 가만히 있지만 말고 이제는 네 생각을 자세히 이야기해 봐라.
④ 기분이 울적할 때는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⑤ 성선설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이 착하다고 이야기한다.
32. 다음은 (다)를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cT$ / $ct$
빛나는 별이 있는 부분
*원의 한가운데에 있는 점은 ‘관측자의 위치’임.
① ⓐ는 빛의 속도에 우주의 나이를 곱한 값이다.
② ⓑ는 우주 탄생 이후 별빛이 움직인 거리이다.
③ ⓒ는 빛의 속도에 별의 평균 수명을 곱한 값이다.
④ ⓓ 부분에 있는 별에서 나온 빛은 아직 관측자에게 도달하지 않았다.
⑤ ⓔ 부분에 있는 별은 이미 죽은 것이다.
[33~3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편견과 개념적 체계는 모두 역사 인식의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그 영향력이 같은 차원에서 작용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편견은 어떤 합리적 근거를 가지지 못한 견해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진리 획득을 방해하는 심각한 장애물이 된다. 그것은 사실의 인식을 왜곡시킨다. 따라서 역사학이 객관성을 추구하는 한 편견은 배제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그러나 합리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 개념적 체계는 사실의 특정한 측면이 우리에게 드러나도록 한다. 이는 인식의 왜곡이라기보다는 인식의 제한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러므로 편견은 배제되어야 할 것이지만, 개념적 체계는 유지되어야 할 주관적 요인이다.
그러면 개념적 체계는 왜 유지되어야 하는가? 그것은 우리가 전지(全知)한 신(神)의 눈으로 사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관점에서 사물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순수한 백지 상태에서 출발하지 않고 어떤 개념적 체계에서 출발한다 할지라도 인식의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근거 중의 하나는 개념적 체계의 기능을 손전등의 기능과 같이 우리의 관찰을 인도해 줄 뿐 왜곡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관찰의 출발점이 되는 개념적 체계에 대해서도 반성과 비판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캄캄한 밤에 ㉡어떤 물건을 확인하기 위해 ㉢손전등을 비춘다고 가정해 보자. ㉣손전등의 강도나 각도에 따라 같은 사물이라도 우리에게 ㉤다르게 보일 것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사물 그 자체를 왜곡시켰다거나 우리의 인식을 방해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런 것은 아니다. 손전등의 밝기나 각도에 따라 사물이 다르게 보이는 것은 다만 사물의 다른 측면이나 국면이 드러났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가 손전등을 끈다면 사물을 더욱 전체적이고 객관적으로 보기는커녕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개념적 체계를 우리는 바로 이런 손전등에 비유할 수 있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는 인식의 출발점이 되는 개념적 체계에 대해서도 반성과 비판을 가할 수 있다. 이성이란 바로 이런 능력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것은 우리가 개념적 체계에 갇힌 죄수만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우리가 개념적 체계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우리는 죄수일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특수한 의미에서의 죄수라고 할 수 있다. 왜냐 하면 우리가 하려고만 든다면 언제든지 틀을 깨고 나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33. 필자가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택한 글쓰기 전략을 <보기>에서 모두 고르면?
ㄴ. 친숙한 경험을 끌어들여 핵심적인 개념을 설명한다.
ㄷ.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여 주장의 타당성을 확보한다.
ㄹ. 자문자답의 방법을 써서 자연스럽게 논지를 전개한다.
ㅁ. 화제와 관련된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하며 끝을 맺는다.
① ㄱ, ㄷ
② ㄴ, ㄹ
③ ㄱ, ㄴ, ㅁ
④ ㄱ, ㄹ, ㅁ
⑤ ㄷ, ㄹ, ㅁ
34. 윗글로 보아 편견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사실에 대한 인식을 제한한다.
② 배제해야 할 주관적 요인이다.
③ 합리적 근거를 갖고 있지 않다.
④ 객관적인 진리 획득을 방해한다.
⑤ 역사학자들 간의 견해 차이를 야기한다.
35. <보기>의 ⓐ~ⓔ 중, ‘개념적 체계’와 대응되는 것은?
① ⓐ
② ⓑ
③ ⓒ
④ ⓓ
⑤ ⓔ
36. 윗글을 토대로 ㉠~㉤의 의미를 추리한다고 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아무것도 인식할 수 없는 상태
② ㉡ - 인식하고자 하는 대상
③ ㉢ - 개념적 체계를 통해 대상을 인식함
④ ㉣ - 인간의 인식 능력이 안고 있는 한계
⑤ ㉤ - 특정한 측면만 드러남
37. 윗글을 통해 필자가 궁극적으로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① 역사학에 주관이 작용한다는 것을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
② 역사학은 개념적 체계가 초래하는 주관의 작용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③ 역사학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이 다 개념적 체계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④ 역사학은 현재의 관점에서 과거를 바라보는 학문 체계라고 보아야 한다.
⑤ 역사학은 엄격한 개념적 체계를 바탕으로 객관성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
[38~4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과인의 박덕함을 하늘이 밉게 여기사 이 지경을 당하게 되니, 누를 원망하며 누를 한하리오. 너희는 만리 타국에 몸을 보호하여 잘 가 있어라.”
하시며 손을 차마 놓지 못하시거늘, 대군이 눈물을 흘리며 오열하여 아뢰어 왈,
“전하, 슬퍼하심이 무익하고, 신 등이 또한 무죄히 가니 설마 어이하리까. 바라옵건대 전하는 만수 무강하소서.”
상이 슬퍼하심을 마지 아니하시고 학사 이영(李影)을 부르사 왈,
“경의 충성을 아나니, 세자 대군과 한가지로 보호하여 잘 다녀오라.”
하시니 세자 대군은 천안을 하직하시고 나오시며 망극하심이 비할 데 없는지라. 한 걸음에 세 번이나 엎더지며 눈물이 진하여 피 되니, 그 모습은 차마 못 볼러라.
내전에 들어가매, ㉠대비와 중전이 대성통곡 왈,
“너희들을 하루만 못 보아도 삼추(三秋) 같더니, 이제 만리 타국에 보내고 그리워 어찌하며, 하일(何日) 하시(何時)에 생환 고국하여 모자(母子) 조손(祖孫)이 즐기리오.”
하시고 통곡하시니, 좌우 시녀 또한 일시에 슬피 울더라. 대군이 아뢰어 왈,
“하늘이 무심치 아니하시니, 수이 돌아와 부모를 뵈오리니, 바라옵건대 낭랑은 만수 무강하시고 불효 등을 생각지 말으소서.”
하더라. 인하여 하직하고 궐문을 나서매, 장안 백성 등이 또한 울며 따르니, 길이 막히고 곡성이 처량하매 일월이 빛을 잃어 슬픔을 돕더라.
용골대 세자 대군을 앞세우고 모화관으로조차 홍제원을 지나 고양ㆍ파주ㆍ임진강을 건너니 강물이 흐느끼는 듯하더라.
<중략>
이때는 정축 삼 월이라. 열 읍(邑)을 지나 의주 지경에 이르렀더라.
ⓑ이때 임경업이 밤이면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낮이면 높은 데 올라 호적(胡敵)의 옴을 기다리더라. 문득 바라본즉 호병(胡兵)이 승전고를 울리며 세자 대군을 앞세우고 의기양양하여 나오거늘, 경업이 분기 대발하여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며 소리하여 왈,
“이 도적을 편갑(片甲)*도 돌려 보내지 말고 무찌르리라.”
하고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고 말에 올라 큰 칼 들고 나가며 중군에 분부하여,
“군사를 거느려 뒤를 따르라.”
하더라. 호장이 정제히 나오는지라. 경업이 노기 충천하여 맞아 내달아 칼을 들어 호장의 머리를 베어 내리치고, 진중을 짓쳐 들어가 좌충우돌하여 호병을 베기를 무인지경같이 하니, ⓒ호병이 황겁하여 각각 헤어져 목숨을 도모하여 달아나고, ⓓ남은 군사는 아무리 할 줄 몰라 죽는 자가 무수하더라.
호장이 상혼 낙담(喪魂落膽)*하여 십 리를 물러 진을 치고, 패잔군을 모아 의논 왈,
“ⓔ경업은 용맹하니 장차 어찌하리오.”
하더니 문득 생각하되, ㉡‘경업은 충신이라. 이제 조선 왕의 항서와 전교한 공문을 내어 뵈면 반드시 귀순하리라.’
하고 진문에 나와 외쳐 왈,
“임 장군은 나아와 조선 왕의 전지(傳旨)를 받아 보라.”
경업이 의아하여 크게 꾸짖어 왈,
“네 감히 나를 속이려 하는다.”
용골대 군사로 하여금 문서를 전하니, 경업이 문서를 받자와 보고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는지라.
“너의 국왕이 항복하고 세자 대군을 볼모로 잡아가거늘, 네 어찌 감히 왕명을 항거하여 역신이 되고자 하느뇨.”
하고 만단 개유*하거늘, 경업이 하교를 보았는지라. 하릴없어 환도(環刀)를 집에 꽂고 호전에 통하고 들어가 세자 대군을 뵈옵고 실성 통곡하더라. 세자 대군이 경업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왈,
“국운이 불행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거니와, 바라건대 장군은 진심하여 우리 등을 구하여 다시 부왕을 뵈옵게 하라.”
경업 왈,
“신이 이 기미를 알았으면 몸이 전장에 죽사온들 이런 망극하온 일을 당하리이까. 신의 몸이 만 번 죽사와도 아깝지 아니하오니, 바라옵건대 전하는 슬픔을 관억(寬抑)*하시고 행차하시면, 신이 진충 갈력(盡忠竭力)*하여 호국을 멸하고 돌아오시게 하오리다.”
세자 대군 왈,
“우리 목숨이 장군에게 달렸으니, 병자년 원수를 갚고 오늘 말을 잊지 말자.”
경업 왈,
“신이 비록 무재(無才)하오나 명대로 하오리이다.”
하고 하직할새, 경업이 용골대더러 왈,
“내 감히 군명을 항거치 못하여 너를 살려 보내거니와, 세자 대군을 수이 돌아오시게 하되 만일 무슨 일이 있으면 너희를 무찌르리라.”
- 작자 미상, 임경업전(林慶業傳) -
* 편갑 : 갑옷 조각.
* 상혼 낙담 : 몹시 낙담하여 넋을 잃음.
* 만단 개유 : 여러 가지로 타이름.
* 관억 : 관대하게 억제함. 너그럽게 생각함.
* 진충 갈력 : 충성을 다해 힘을 다 씀.
38. 윗글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의문은?
① 호장은 세자를 어디로 데려가려고 했던 것일까?
② 경업은 어떻게 해서 출중한 무예 실력을 갖추게 되었을까?
③ 경업과 세자가 손을 마주잡고 눈물을 흘린 이유는 무엇일까?
④ 호장이 경업에게 임금의 전지(傳旨)를 보여 준 이유는 무엇일까?
⑤ 호장이 처음에 경업 앞에서 의기양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39. 상황과 정서가 ㉠과 가장 가까운 것은?
① 해는 지고 찬 바람은 불어오는데 / 임을 멀리 보내려니 눈물이 옷을 적시네 / 저 언덕에 봄풀은 해마다 푸른데 / 한번 간 그대 돌아올지 어떨지.
② 강에 떠 있는 저 달은 둥글다가 이지러지고 / 뜰 앞에 매화는 피고 또 지나니 / 봄이 와도 돌아가지 못하고 / 홀로 다락에 올라 고향을 바라보네.
③ 약속을 하고 어찌 오지 않는가 / 뜰의 매화꽃이 져 가고 있는데 / 문득 가지 위 까치 소리를 듣고 / 부질없이 거울 속눈썹을 그리네.
④ 푸른 대는 가지마다 움직이고 / 마름풀은 줄기마다 하늘거리네 / 임은 대쪽 같은 마음 / 저 마름풀은 따르지 말지니.
⑤ 봄은 갔는데 꽃이 피었네. / 하늘은 맑은데 골짜기는 어둡네. / 한 곡조 타고 싶어도 / 내 마음 알 사람 없네.
40. ㉡에 나타난 인물의 의도로 적절한 것은?
① 거짓말로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려 한다.
② 과장된 표현으로 불안한 마음을 숨기려 한다.
③ 자신의 능력을 내세워 상대방을 위협하려 한다.
④ 상대방의 인물됨을 이용해 위기를 면하려 한다.
⑤ 상황을 핑계 삼아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하려 한다.
41. <보기>의 과제를 수행한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2.2점]
(자료)
「임경업전」은 조선 인조 14년에 청(淸)이 침입하여 군신의 예를 강요한 치욕적인 사건인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하여 임경업의 일생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청나라에 대해 분노하고 국운을 걱정하는 충신의 면모가 잘 나타나 있다. 또한, 병자호란의 치욕을 씻어 역사적 패배를 문학적으로 보상받고자 하는 심리가 드러나 있다.
(조건)
1. 역사적 패배를 문학적으로 보상받으려는 원작의 의도를 살릴 것.
2. 주인공의 영웅적 성격과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동시에 나타낼 것.
3. 당대 집권층에 대한 부정적 의식을 나타낼 것.
① 경업은 호국에 들어가 세자를 구해 낼 기회를 엿본다. 그 때 조정에는 호국과의 교류와 협력을 주장하는 현실론자들이 득세하게 된다. 호국과 마찰이 생길 것을 두려워한 조정은 자객을 보내어 경업을 살해한다.
② 호병을 뒤따라간 경업은 산적으로 위장을 해 적장을 죽이고 세자를 구해 내어 고국으로 돌아온다. 백성들은 그의 충성심과 지략을 높이 칭송하고, 경업은 큰 공을 쌓은 대가로 높은 자리에 올라 온갖 부귀영화를 누린다.
③ 경업은 조정으로 돌아와 원수를 갚기 위해 군사를 일으킬 것을 건의한다. 그러나 조정의 신하들은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여 경업을 매도하기만 한다. 이에 실망한 경업은 세상을 등지고 산 속으로 들어가 여생을 보낸다.
④ 호국에 들어간 경업은 외교적 수완을 발휘하여 적장을 설득해 세자를 고국으로 돌려보낸다. 적장은 경업에게 호국을 위해 일할 것을 권하지만 경업은 이를 거절한다. 이에 적장은 경업을 죽이려 하고 경업은 끝까지 저항하다가 최후를 맞는다.
⑤ 세자를 구하기 위해 호국에 들어간 경업은 여러 위기를 만나지만 뛰어난 무술과 지략으로 전투에서 승리하여 적장의 항복을 받는다. 그러나 고국으로 돌아온 경업은 조정을 장악하고 있던 간신배의 모략에 의해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서 죽는다.
42. ⓐ~ⓔ를 바꾸어 표현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이 지경을 당한 것은 과인의 부족함 때문이니 수원수구(誰怨誰咎)하리오.
② ⓑ : 이때 임경업이 불철주야(不撤晝夜)로 호적이 오기를 기다리더라.
③ ⓒ : 호병이 혼비백산(魂飛魄散)하여 살아남기 위해 달아나고,
④ ⓓ : 남은 군사들은 속수무책(束手無策)으로 죽음을 맞이하더라.
⑤ ⓔ : 경업은 구상유취(口尙乳臭)하니 어찌 그를 당해 낼 수 있으리오.
[43~4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외출에서 돌아오니 어머님께서 빨간 고추를 널어 말리고 계셨다. 볕바른 댓돌 아래 펼친 돗자리 크기만큼 가득히 널린 ㉠새빨간 가을 열매를 만져 보는 순간 온몸에 끈적대는 땀기가 일순에 가셔지고 저절로 옷깃이 여며지는 이상한 충격이 왔다.
내가 알지 못하는 그 어느새 가을은 벌써 와 있었고, 여름 또한 서서히 물러가고 있었구나. 황소뿔도 물러빠진다는 ⓐ삼복 더위, 넘쳐흘러 주체 못하던 칠칠스런 녹음, 천둥과 벼락 끝에 쏟아지는 ⓑ장대비를 맨살로 받아내고 나서 여기 한 생명이 그 성실했던 삶을 증명하러 내게 온 것이다.
이 가녀린 풀포기의 삶을 경영하도록 자연의 섭리는 위대하였고, 이에 순복하는 여름과 가을이 물러서고 나아가는 순리도 어김없었다.
지난 여름 동안 덤벙대며 요란스레 싸다니던 철없는 시선을 거두어들인다. 나의 생각보다는 남의 생각에, 나의 행동보다는 세상의 행동에, 자신의 결점보다는 타인의 결점에 곤두세운 촉각도, 분노하고 원망하던 신경도 안으로 불러들인다. 피곤하고 지겨운 생활의 타성, 지나친 욕심 끝에 덮치는 좌절, 까닭 모를 우울증, 빗나간 울분까지 거두어들인다. 그리 오랫동안 비워둔 습기 찬 마음 공간 속 거미줄을 걷어내고 먼지를 털어 내고 ⓒ곰팡내를 닦아 내고 가장 정직한 촛불을 밝힌다.
오다가다 길가에 돋아 자란 풀포기도 그 자신의 삶에 충실할 적에 나는 무엇으로 시간을 보냈던가? 도끼로 찍어 내어도 비명조차 없는 하찮은 초목도 꽃 피우고 열매 맺고 다시금 시고 떫은 맛을 곰삭일 적에 한 번밖에 없는 내 인생에 나는 무슨 맛을 창조하고 있었던가? 풀섶의 잡초들이, 수풀 속의 풀벌레가 각자의 삶을 성실히 살아가면서도 이웃과 더불어 우정을 나눌 적에 나는 이웃에게 어떤 사랑을 베풀었던가?
- 유안진, 가을에 열린 귀 -
(나)
나는 아까워서 아까워서 석류 한 개를 놓고 매일같이 바라만 보고 있다. 행여, 금이 나서 터진 그 속을 쪼개 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보석 주머니 같은 이 석류 한 개를 구하기에 얼마나 많은 꿈을 꾸었나.
나는 그것이 꽃 피는 봄부터 비바람이 부는 여름 장마철 속에서도, 또한 ㉡샛말간 가을 하늘에 추석 달이 기울 때까지도, 얼마나 오랜 나날을 그리운 정으로 보고 싶고 갖고 싶은 꿈을 꾸었었나.
“할머님, 추석도 지나고 했으니, 이젠 그 석류 하나 따 주세 요.”
나는 석류나무집 할머니에게 이렇게 애걸했으나, 할머니는 또 더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아니 약에 쓴다면서 벌써 따아? ⓓ찬 서리를 맞고, 터져서 금이 나야 약이 되는 거지! 가래도 잘 삭고, 오랜 해수병엔 특효지. 몇 날만 더 참아요.”
이렇게 한 해의 철이 다 기울어져서야, 끝내 구해 온 귀한 석류 한 개가 내 책상 위에, 내 눈앞에 고요히 놓여 있다.
<중략>
온 여름의 ⓔ뜨거운 태양과 가을의 된서리 속에서 과피(果皮)가 터질 때까지 정열을 간직하고, 또 터져 나온 그 기개(氣槪)의 참되고, 아름다운 결정(結晶)이여.
나는 책상 위에 쪼개 놓은 석류 알들을 두루두루 바라보고 있다.
- 한흑구, 석류 -
43. (가)와 (나)의 공통점으로 볼 수 없는 것은?
① 대상에 비추어 필자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있다.
② 계절적 배경이 주제의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③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④ 자연물을 핵심 소재로 하고 있다.
⑤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44. ⓐ~ⓔ 중, 함축된 의미가 가장 이질적인 것은? [1.8점]
① ⓐ
② ⓑ
③ ⓒ
④ ⓓ
⑤ ⓔ
45. (가)에 나타난 필자의 상념과 가장 가까운 것은?
① 울타릿가 감들은 떫은 물이 들었고 / 맨드라미 촉규(蜀葵)는 붉은 물이 들었다만 / 나는 이 가을날 무슨 물이 들었는고. // 아내박은 뜰 안에 큰 주먹처럼 놓이고 / 타래박은 뜰 밖에 작은 주먹처럼 놓였다만 / 내 주먹은 어디다가 놓으면 좋을꼬. - 서정주, 추일 미음(秋日微吟) -
② 맑은 햇빛으로 반짝 반짝 물들으며 / 가볍게 가을을 날으고 있는 / 나뭇잎 / 그렇게 주고받는 / 우리들의 반짝이는 미소(微笑)로도 / 이 커다란 세계를 / 넉넉히 떠받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 믿게 해주십시오 - 정한모, 가을에 -
③ 잎새와의 이별에 / 나무들은 저마다 / 가슴이 아프구나 / 가을의 시작부터 / 시로 물든 내 마음 /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에 / 조용히 흔들리는 마음이 / 너를 향한 그리움인 것을 / 가을을 보내며 / 비로소 아는구나 - 이해인, 가을 일기 -
④ 가을엔 유서를 쓰리라 / 낙엽되어 버린 내 시작 노트 위에 / 마지막 눈 감은 새의 흰 / 눈꺼풀 위에 / 혼이 빠져 나간 곤충의 껍질 위에 / 한 장의 유서를 쓰리라 - 류시화, 가을 유서 -
⑤ 가을에는 / 호올로 있게 하소서…… / 나의 영혼, / 굽이치는 바다와 /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 김현승, 가을의 기도 -
46. ㉠과 ㉡에 들어 있는 접두사 ‘새-’와 ‘샛-’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자 국어 사전을 가지고 <보기>와 같이 탐구 학습을 실시하였다. 학생들의 발표 내용 중 잘못된 것은?
새*다 → 새빨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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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다 → 샛말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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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어 찾기
새- 접 『어두음이 된소리나 거센소리 또는 ‘ㅎ’이고 첫 음절의 모음이 양성인 색채를 나타내는 일부 형용사 앞에 붙어』 ‘매우 짙고 선명하게’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샛- 접 『어두음이 울림소리이고 첫 음절의 모음이 ‘ㅏ, ㅗ’인 색채를 나타내는 일부 형용사 앞에 붙어』 ‘매우 짙고 선명하게’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① ‘새-’와 ‘샛-’이 쓰이는 음운 환경이 다릅니다.
② ‘새-’와 ‘샛-’의 의미는 같습니다.
③ ‘샛노래지다’라고 쓰는 것이 맞습니다.
④ ‘새하얗다’라고 쓰는 것이 맞습니다.
⑤ ‘샛파랗다’라고 쓰는 것이 맞습니다.
[47~5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말소리는 변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에 변하기도 한다. 또, 개인에 따라 발음을 달리하기도 한다. 말소리가 변하는 현상을 음운의 변화라고 한다. 이러한 음운의 변화를 더 자세히 구별하면 통시적(通時的)인 것과 공시적(共時的)인 것으로 나뉜다. 흔히, 통시적인 변화를 ‘ⓐ변천(變遷)’이라 하고, 공시적인 변화를 ‘변동(變動)’, 또는 ‘변이(變異)’라 한다.
일반적으로, 통시적 음운 변화는 변화의 성격상 자생적(自生的) 변화와 결합적(結合的) 변화로 대별된다. 자생적 변화란, 음운 자체의 성격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변하는 것이며, 결합적 변화란 음운의 환경이나 음운이 결합되는 조건 등으로 말미암아 변하는 것이다. 공시적인 음운 변화도 마찬가지로 자생적 변동과 결합적 변동으로 나뉜다. 그러나 공시적인 변동의 경우는 대부분이 결합적 변동이고, 자생적 변동은 많지 않다.
결합적 변동은 다시 일정한 조건 아래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결정적(決定的) 변동과 임의적(任意的)으로 일어나는 ⓒ수의적(隨意的) 변동으로 나뉜다. 음운은 일정한 환경 아래에서는 예외 없이 일정한 음운으로 바뀌는 것이 있는데, 비음(鼻音) 앞에 오는 /ㄷ/은 예외 없이 /ㄴ/으로 변하는 것이 결정적 변동의 예이다. 반면, 특수한 경우에만 바뀌는 것이 있는데, 불규칙 활용의 경우 음운 변동은 경우에 따라 나타나기도 하고 나타나지 않기도 하는데, 이는 수의적 변동에 해당한다.
(나)
음운 변화는 현저한 규칙성을 띠고 있다. 이러한 규칙성은 언어의 역사 연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작업 원칙이 되어 왔다. 음운 변화는 흔히 조건(條件) 변화와 무조건(無條件) 변화로 분류되어 왔다. 어떤 음의 변화가 그 인접어(隣接語)의 영향에 의해서 설명될 수 있을 때 이것을 ㉠조건 변화라 하며 이런 조건 없이 일어나는 변화를 무조건 변화라고 한다. 조건 변화에는 동화(同化), 이화(異化) 등이 있다.
동화는 어떤 음의 영향으로 다른 음이 그것과 닮게 되는 현상으로 ⓓ앞의 음이 뒤의 음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순행 동화)와 ⓔ그 반대의 경우(역행 동화)가 있으며 또 이들 두 음이 서로 붙어 있는 경우(인접 동화)와 떨어져 있는 경우(원격 동화)가 있다. 국어에서 몇 예를 들면, 근대 국어에서 양순 자음 뒤의 ‘ㅡ’가 ‘ㅜ’로 변한 것은 순행 인접 동화, 중세 국어에서 ‘ㄴ’ 위의 ‘ㄷ’이 ‘ㄴ’으로 변한 것과 근대 국어의 구개음화는 역행 인접 동화의 예이다. 이화의 예는 매우 드물다. 국어에서는 고대의 ‘ᄒᆞᄅᆞᆯ[一日]’, ‘ᄆᆞᄅᆞᆯ[棟]’ 등이 중세 국어에서 ‘ᄒᆞᄅᆞ’, ‘ᄆᆞᄅᆞ’ 등이 된 것이 이화의 예로 지적되었다. 그리고 음운 도치도 이화의 일종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조건 변화가 부분적임에 대하여, 무조건 변화는 전반적이다. 가령 중세 국어에서 전기와 후기 사이에 일대 모음 추이(推移)가 일어난 것은 무조건 변화의 한 예이다. 한 음소가 분화하여 두 음소가 되든가, 두 음소가 합류하여 한 음소가 되든가, 음소들의 대립 관계가 새로워지든가 해서 음운 체계에 변천이 일어나는 것이다.
47. (가)와 (나)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가)와 (나) 모두 언어의 사회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② (가)와 (나) 모두 표준어와 방언의 관계를 중심 화제로 하고 있다.
③ (가)에서는 어휘를 중심으로, (나)에서는 음운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④ (가)에서는 국어의 구체적 특징을, (나)에서는 언어의 보편적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⑤ (가)에서는 통시적ㆍ공시적 변화를 함께 다루고, (나)에서는 통시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고 있다.
48.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① 동화와 이화는 조건 변화에 해당한다.
② 음운 변화는 개인차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③ 공시적인 음운 변화는 주로 결합적 변화이다.
④ 불규칙 활용에 나타나는 음운 변화는 자생적 변화이다.
⑤ 중세 국어에서 모음 추이가 일어난 것은 무조건 변화이다.
49. (나)의 ㉠과 의미가 같은 것을 (가)에서 찾으면?
① 음운의 변화
② 통시적인 변화
③ 공시적인 변화
④ 자생적 변화
⑤ 결합적 변화
50. ⓐ~ⓔ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 예로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중세어 ‘ᄀᆞᅀᆞᆯ[秋]’이 현대어 ‘가을’로 바뀌었다.
② ⓑ : ‘쏟는다’는 /ㄷ/이 /ㄴ/ 소리로 변하여 [쏜는다]로 발음된다.
③ ⓒ : ‘묻다[埋]’는 ‘묻어’, ‘묻으니’ 등으로 활용하지만, ‘묻다[問]’는 모음 앞에서 ‘물어’, ‘물으니’ 등으로 활용한다.
④ ⓓ : 중세어 ‘믈[水]’은 근대 국어에 와서 ‘ㅡ’가 ‘ㅜ’로 바뀌어 ‘물’이 되었다.
⑤ ⓔ : ‘불능(不能)’은 /ㄴ/이 /ㄹ/ 소리로 변하여 [불릉]으로 발음된다.
[51~5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망향(望鄕)의 노래
신석정
한 이파리
또 한 이파리
시나브로 지는
지치도록 흰 복사꽃을
꽃잎마다
지는 꽃잎마다
곱다랗게 자꾸만
감기는 서러운 서러운 연륜(年輪)을
기침소리랑
곤때 가신 지 오랜 아내랑
어리디어린 손주랑 사는 곳
버리고 온 ‘생활(生活)’이며
나의 벅차던 청춘이
아직도 되살아 있는
ⓐ고향인 성만 싶어 밤을 새운다.
(나)
초혼(招魂)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다)
한(恨)
박재삼
감나무쯤 되랴,
서러운 노을빛으로 익어가는
내 마음 사랑의 열매가 달린 나무는!
이것이 제대로 벋을 데는 ㉠저승밖에 없는 것 같고
그것도 내 생각하던 사람의 등뒤로 벋어가서
그 사람의 머리 위에서나 마지막으로 휘드려질까본데,
그러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의 안마당에 심고 싶던
느껴운 열매가 될는지 몰라!
새로 말하면 그 열매 빛깔이
전생(前生)의 내 전(全)설움이요 전(全)소망인 것을
알아내기는 알아 낼는지 몰라!
아니, 그 사람도 이 세상을
설움으로 살았던지 어쨌던지
그것을 몰라, 그것을 몰라!
51. (가)~(다)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① (가), (나)에는 자연 친화적인 태도가 나타나 있다.
② (가), (다)에는 자기 성찰과 반성이 드러나 있다.
③ (나), (다)의 화자는 대상과의 거리를 인식하고 있다.
④ (가), (나), (다) 모두 인생의 유한성에 대한 인식이 드러나 있다.
⑤ (가), (나), (다) 모두 대조적인 이미지로 이별의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52. (가)와 (다)에 나타난 중심 소재의 성격과 이미지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해석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2.2점]
- 떨어짐[落] : 소멸, 계절의 변화.
- 흰색 : 전통적으로 시에서 애상적 정조를 불러일으키는 색깔로 사용됨.
- 향토적인 소재.
(다)의 ‘감’
- 익음 : 열매, 오랜 세월의 축적.
- 노을빛 : ‘노을’의 붉은색이 주는 애상적 정조.
- 전통적인 소재.
① ‘복사꽃’이 떨어지는 것은 시간의 흐름을 상기시키고 있다.
② ‘복사꽃’은 화자에게 고향을 연상시키는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③ ‘감’에는 내면의 성숙을 염원하는 화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④ ‘복사꽃’과 ‘감’은 모두 서러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⑤ ‘복사꽃’과 ‘감’은 모두 색채적 이미지로 시적 분위기 조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53. [A]를 <보기>처럼 바꾸어 썼다고 가정할 때, 고려했을 사항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밭은기침 소리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초가집.
들꽃같이 수수한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나어린 손주가
송아지처럼 철없이 뛰놀던 들판.
① 유사한 시구를 반복하여 율격을 살리고 있는 원시(原詩)의 의도는 유지하는 게 좋아.
② 가족의 모습을 한 사람 한 사람 떠올려 보는 발상을 그대로 살려야겠지?
③ 비유적인 표현을 사용하면 대상의 이미지를 구체화할 수 있을 거야.
④ 공간적 배경을 제시하면 조금 더 실감 나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⑤ 고향의 속성을 드러내는 사물도 몇 개 추가해 보는 것이 좋겠어.
54. [B]와 유사한 정서가 드러나 있는 것은?
① 한바다 복판 용솟음치는 곳/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성(城)에는/ 나비처럼 취하는 회상(回想)의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 - 이육사, 꽃 -
② 처마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췬 양 흰 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먼―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 김광균, 설야 -
③ 당신을 따라가다 따라가다/ 그만 빈 갯벌이 되어 눕고 말았다/ 쓸쓸한 이 바다에도 다시 겨울이 오고 물살이 치고/ 돌아오지 못한 채 멈추어 선 나를/ 세월은 오래도록 가두어 놓고 있었다. - 도종환, 섬 -
④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탈쟈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 유치환, 깃발 -
⑤ 기름진 냉이꽃 향기로운 언덕, 여기 푸른 잔디밭에 누워서, 철이야, 너는 늴 늴 늴 가락 맞춰 풀피리나 불고, 나는, 나는, 두둥실 두둥실 봉새춤 추며, 막쇠와, 돌이와, 복술이랑 함께, 우리, 우리, 옛날을 옛날을 딩굴어 보자. - 박두진, 어서 너는 오너라 -
55. ⓐ~ⓔ 중, ㉠과 함축적 의미가 가장 가까운 것은? [1.8점]
① ⓐ
② ⓑ
③ ⓒ
④ ⓓ
⑤ ⓔ
[56~6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이 아름다움은 단지 벽돌을 쌓았다고 해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쌓았음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것도 얼마나 ‘조심스럽게’ 쌓았는가를 보여 주어야 한다. 또한 벽돌 무늬를 인쇄한 벽지를 바른 것이 아님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 쌓음의 흔적은 줄눈*에 새겨진다. 건축가들은 시멘트 줄눈을 거의 손가락 하나 들어갈 정도의 깊이로 파낸다. 줄눈은 빛을 받으면서 그림자를 만들고 벽돌들이 ‘하나하나 쌓으면서 이루어졌음’을 확연히 보여 준다. 이처럼 벽돌 건물은 그 깊이감을 통해서 복잡하고 시끄러운 도심에서도 기품 있는 자태를 드러낸다.
서울의 동숭동 대학로에는 차분한 벽돌 건물들이 복잡한 도심 속에서 색다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이 건물들을 볼 때 느낄 수 있는 특징은 우선 재료를 잡다하게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건물의 크기를 떠나서 창문의 유리를 제외하고는 건물의 외부가 모두 한 가지 재료로 덮여 있다. 사실 ㉡솜씨가 무르익지 않은 요리사는 되는 대로 이런저런 재료와 양념을 쏟아 붓는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재료를 쓴들 적절한 불 조절이나 시간 조절이 없으면 범상한 요리를 뛰어넘을 수 없다. 재료 사용의 절제는 비단 건축가뿐만 아니라 모든 디자이너들이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막상 구현하기는 어려운 덕목이다.
벽돌 건물의 또 다른 예술적 매력은 벽돌을 반으로 거칠게 쪼갠 다음 그 쪼개진 단면이 외부로 노출되게 쌓을 때 드러난다. 햇빛이 이 벽면에 떨어질 때 드러나는 면의 힘은 가히 압도적이다. 일정하지 않게 생성되는 그림자가 이루어내는 조합이 쪼갠 벽돌의 단면과 어우러져 새로운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또한 벽돌을 쪼갤 때 가해졌을 힘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 준다. 이런 방식으로 지어진 벽돌 건물들은 텁텁함의 아름다움과 박력을 잘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건축가는 때때로 철거 현장과 폐허를 뒤져 뒤틀리고 깨진 벽돌만 모아서 벽을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건축에 있어서 재료는 단순히 물질적 속성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디자인의 방향을 규정한다. 건축가들의 재료 선택에는 그 재료의 물질적 속성 이외에 그 재료가 갖는 의미에 관한 성찰이 깔려 있다. 바로 이러한 성찰로 인해 건물은 단순히 쌓아 올린 벽돌 덩어리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생명체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생명의 깊이를 들여다보는 것 역시 감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줄눈 : 벽돌이나 돌을 쌓을 때, 사이사이에 시멘트 따위를 바르거나 채워 넣는 부분.
56. 윗글에 제목을 붙인다고 할 때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벽돌 건물의 정제된 아름다움과 투박한 아름다움
② 벽돌 건물, 땅에서 하늘로 치솟은 아름다움
③ 벽돌 건물의 강한 내구력과 세련된 외양
④ 벽돌 건물에 투영된 세상과 인간의 삶
⑤ 벽돌 건물의 일탈과 파격의 묘미
57. 예술품에 대한 인식이 필자의 생각과 가장 가까운 것은?
① 개인이 아니라 시대 정신이 이루어 낸 것이다.
② 매체의 속성과 예술가의 안목이 결합된 것이다.
③ 예술가의 오랜 수련과 인내로부터 나온 것이다.
④ 과거의 관습을 탈피하려는 실험 정신의 소산이다.
⑤ 천재가 신(神)의 영감을 받아 만들어 낸 창조물이다.
58. 발상과 표현이 ㉠과 가장 가까운 것은?
① 나는 학생이면서 학생이 아니다. 나는 여자이면서 여자가 아니다. 내가 누구라고 규정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내가 아니다.
② 인간은 돼지가 아니다. 먹고사는 것을 해결하는 것에 인생의 목적이 있다면 인간이 아니다. 인간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의미이다.
③ 사랑은 두 사람의 만남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두 사람이 만들어 내는 관계 속에 있다. 나아가 그 관계를 아름답게 만들려는 정성 속에 있다.
④ 그가 내성적인 아이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그는 다만 내성적인 아이처럼 보였을 따름이다. 그를 조금만 세심하게 관찰하면 그가 무척 활달한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⑤ 역사는 개인의 의지에 의해서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의지와 함께 사회적 조건이 성숙해야 역사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아무리 위대한 영웅이라도 시대를 잘못 만나면 커다란 업적을 남길 수 없다.
59. ㉡과 가장 유사한 사례는?
① 사진을 찍을 때 배경보다는 인물을 부각시킨다.
② 노래를 할 때 가사가 분명하게 전달되도록 한다.
③ 작곡을 할 때 전자 음향 효과를 필요 이상으로 쓴다.
④ 그림을 그릴 때 대상을 실제 모습과 거의 똑같게 그린다.
⑤ 영화를 만들 때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소설을 각색한다.
60. 다음 건축물에 대한 감상 중, 윗글의 관점과 관련이 없는 것은?
① 벽돌만을 재료로 사용해서 단정한 느낌이 드는군.
② 넉넉한 공간이 생기게 벽돌을 쌓아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군.
③ 줄눈의 모양이 드러나서 벽돌들을 하나하나 쌓아 올렸음이 드러나는군.
④ 벽돌의 일부를 돌출시켜 벽돌을 쌓았다는 흔적이 더욱 잘 나타나는군.
⑤ 벽돌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데에서 건물을 만든 사람의 세심한 손길이 느껴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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