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국어

2003-04 고3 학평 국어

고인도르 2023. 2. 2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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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학년도 4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국어

시행 : 2003.04.24(목)
대상 : 고등학교 3학년
출제 : 경기교육청

2003-04 고3 학평 1국어[문제].pdf
1.30MB
2003-04 고3 학평 1국어[듣기].mp3
13.54MB
2003-04 고3 학평 1국어[해설].pdf
0.69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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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부터 6번까지는 듣고 답하는 문제입니다. 방송을 잘 듣고 답을 하기 바랍니다. 듣는 내용은 한 번만 방송됩니다.


1. (물음) 꿈을 꾸는 시기를 그림에서 고르면?

① ㉠
② ㉡
③ ㉢
④ ㉣
⑤ ㉤

2. (물음) 취재 기자의 태도에 대한 시청자의 평가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전문가들을 인터뷰하여 신뢰성을 높이고 있어.
② 비판적인 태도로 시청자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③ 취재의 소재를 일상에서 찾아 시청자의 관심을 끌고 있어.
④ 가치 판단을 배제한 채 객관적인 입장에서 전달하고 있어.
⑤ 상반되는 주장을 함께 소개하여 보도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어.

3. (물음) 이 대담에서 남자의 생각으로 볼 수 없는 것은?

① 느림은 자신의 속도대로 사는 것이다.
② 시간에 쫓길수록 느림의 가치가 필요하다.
③ 여유 있는 삶을 위해서 자연과 가까이 해야 한다.
④ 물질적 가치보다는 정신적 가치를 중시해야 한다.
⑤ 느림은 현대인에게 균형잡힌 삶의 기회를 제공한다.

4. (물음) 이 강의의 취지를 바르게 이해한 청자의 반응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책 광고와 다른 광고의 전략을 비교해 보겠다.
② 베스트 셀러 중에서도 좋은 책을 선별하여 읽겠다.
③ 베스트 셀러를 선정하는 기준에 대해 알아보겠다.
④ 매스컴에서 소개하는 도서 목록을 정리해 놓겠다.
⑤ 일반 독자와 고급 독자의 도서 선택 성향을 분석해 보겠다.

[5~6] 들려주는 내용을 잘 듣고, 5번과 6번의 두 물음에 답하시오.

5. (물음) 이 강연에서 알 수 있는 ‘물’의 교훈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외유내강의 강인한 의지
② 남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
③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마음
④ 서두르지 않는 여유 있는 마음
⑤ 아집에서 벗어난 융통성 있는 태도

6. (물음) 강사의 말하기 방식을 바르게 묶은 것은?

ㄱ. 대비를 통해 내용을 선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ㄴ. 비유적인 표현으로 대상의 속성을 밝히고 있다.
ㄷ. 현상의 원인을 분석한 후,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ㄹ. 사례들의 공통점을 추출하여 결론을 이끌어 내고 있다.


① ㄱ, ㄴ
② ㄱ, ㄷ
③ ㄴ, ㄷ
④ ㄴ, ㄹ
⑤ ㄷ, ㄹ

이제 듣기 문제가 끝났습니다. 7번부터는 문제지의 지시에 따라 답을 하기 바랍니다.


7. ‘인터넷 범죄 증가의 원인’을 분석하여 글을 쓰고자 한다. 구체화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인터넷 범죄 증가의 원인
국가적인 측면 / 개인적인 측면 / 기술적인 측면
인터넷 범죄를 제재할 수 있는 관련 법규가 미흡하다. / 인터넷 범죄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 컴퓨터 침입(해킹)을 막는 다양한 방어 프로그램 개발이 미흡하다. / 자신의 컴퓨터에 백신 프로그램을설치하지 않는다. / 인터넷 상에서 개인 신상 정보를 소홀하게 다룬다.
㉠ / ㉡ / ㉢ / ㉣ / ㉤


① ㉠ : 범죄 제재 법규를 제정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② ㉡ : 인터넷 범죄 유형은 매우 다양하고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
③ ㉢ : 인터넷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한 교육이나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④ ㉣ : 많은 사람들은 백신 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⑤ ㉤ : 자신의 신상 정보가 범죄에 이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생활한다.

8. 다음은 ‘우리 주변에서 잘못 쓰인 어휘를 조사하여 바로잡기’라는 과제의 결과물이다. 과제를 잘못 해결한 것은?

[잘못 쓰인 어휘]
㉠ 세탁소에서 ‘큰 옷 주림’
㉡ 건물 출입문에서 ‘어서 오십시요’
㉢ 화원에서 ‘꽃 걸음 판매함’
㉣ 우체국에서 ‘우표 붙이는 곳’
㉤ 식품점에서 ‘어름 있슴’

[바로잡기]
‘큰 옷 줄임’
‘어서 오십시오’
‘꽃 거름 판매함’
‘우표 부치는 곳’
‘얼음 있음’


① ㉠
② ㉡
③ ㉢
④ ㉣
⑤ ㉤

9. <보기>의 조건에 맞게 광고문을 작성하려고 한다. 가장 적절한 것은? [3점]

 <보 기> 
∙ 조건
- 대조적인 이미지를 사용하여 선명한 인상을 남긴다.
- 구매 행동을 촉구하는 내용은 직접 드러내지 않는다.


① 들꽃처럼 피어오르는 그리움,
눈앞에 아른거리는 고향길
그저
하얀 안개일 뿐이었습니다.
△△ 디지털 카메라!
그리움이 색을 찾았습니다.
△△ 디지털 카메라!
② 고객의 불편함이 사라집니다.
과학과 의학의 만남,
친절하고 정확한 의사 진단,
첨단 과학이 만든 렌즈,
안경점의 신개념 서비스가
시작됩니다.
○○ 안경점!
▽▽ 은행 옆 ○○ 안경점!
③ 할아버지께서는 아버지에게,
아버지께서는 제게,
물려 주셨습니다.
지금은,
제 아이가 탐내고 있습니다.
☆☆ 만년필!
가족의 정이 이어집니다.
가까운 백화점에 있습니다.
④ V! 승리는 하나,
◇◇ 컴퓨터!
인터넷 선이 필요 없습니다.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편리함, 속도의 정복자,
◇◇ 컴퓨터!
당신을 정복자로 만듭니다.
⑤ 마른 잎처럼
건조한 봄 햇살
이슬비 같은 촉촉한 피부!
외출이 두려운 당신에게 드리는
♡♡ 화장품!
메마른 봄, 촉촉한 당신의 피부,
당신의 외출이 당당해집니다.

10. <보기>의 주장을 비판하기 위한 근거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영어는 이미 실질적인 인류의 표준 언어가 되었다. 따라서 세계화를 외치는 우리가 지구촌의 한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는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더구나 경제 분야의 경우 국가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영어를 모르면 그만큼 국가가 입는 손해도 막대하다. 현재 우리 나라가 영어 교육을 강조하는 것은 모두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세계 시민의 일원으로 그 역할을 다하고 우리의 국가 경쟁력을 높여가기 위해서는 영어를 국어와 함께 우리 민족의 공용어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① 한 나라의 국어에는 그 민족의 생활 감정과 민족 정신이 담겨 있다.
② 외국식 영어 교육보다 우리 실정에 맞는 영어 교육 제도를 창안해야 한다.
③ 민족 구성원의 통합과 단합을 위해서는 단일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④ 세계화는 각 민족의 문화적 전통을 존중하는 문화 상대주의적 입장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⑤ 경제인 및 각 분야의 전문가들만 영어를 능통하게 구사해도 국가간의 경쟁에서 앞서 갈 수 있다.

11. 중심 문장과 뒷받침 문장의 연결이 자연스러운 것은?

① 설화는 신화, 전설, 민담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신화는 ‘단군 신화’처럼 신적 존재의 활동에 관한 이야기로 초인간적인 존재들이 개입하며, 전설은 지역성을 바탕으로 하고 구체적 증거물이 남아 있다.
② 봄은 생명력이 넘치는 계절이다. 울타리를 둘러 싼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뜨리고, 겨우내 메말랐던 나뭇가지에 새싹이 돋아나는가 하면, 먼 산기슭에는 아직도 녹지 않은 눈이 하얗게 드러나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기도 한다.
③ 현대인들은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현대인들은 날마다 텔레비전에 방영되는 광고 방송을 시청하고, 신문이나 잡지에서도 수많은 광고를 보게 된다. 심지어는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휴대 전화기로 광고 메일을 받기도 한다.
④ 야구 선수는 청소년들에게 우상이 되고 있다. 홈런을 치고 두 손을 번쩍 치켜드는 선수의 모습과 파란 하늘로 날아가는 하얀 야구공을 보면서 청소년들은 열광한다. 청소년들의 건전한 여가 선용을 위하여 야구를 적극 장려해야 한다.
⑤ 판소리를 공연하기 위해서는 소리꾼, 고수(鼓手) 그리고 관객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멍석을 깔고 고수가 자리를 잡으면 판소리 공연은 훌륭하게 이루어진다. 판소리에는 서편제와 동편제가 있는데 서편제는 동편제에 비해 가락이 애절하다.

12. (가)를 (나)로 고쳐 쓰는 과정을 나타낸 것이다. ‘검토 결과’ 중 (나)에 반영되지 않은 것은?

(가)
우리의 구들은 열을 저장하여 저장된 열을 지속시키는 난방 방식인데 서양의 대표적인 난방 방식인 벽난로는 불이 타고 있을 때만 따뜻하고 불이 꺼지면 사라지고 만다. 그리고 구들 난방 방식에서는 한 번 불을 때면 구들장에 저장되어 오랜 시간 방을 따뜻하게 만들고 방이 따뜻해졌다가 식을 때가 되면 다시 불을 때어 구들장을 가열하고 열을 저장하는데, 서양의 벽난로가 일시적 난방 방식이라면 우리의 구들은 지속적 난방 방식인 것이다.

 

<검토 결과>
㉠ 필요한 문장 성분을 빠뜨렸다.
㉡ 맞춤법에 어긋난 표현이 많다.
㉢ 접속어가 문맥의 흐름에 맞지 않는다.
㉣ 문장의 호흡이 길어 읽기에 불편하다.
㉤ 동일한 의미를 지닌 구절이 중복되었다.

 

(나)
우리의 구들은 열을 저장하여 지속시키는 난방 방식이다. 서양의 대표적인 난방 방식인 벽난로는 불이 타고 있을 때만 따뜻하고 불이 꺼지면 열기가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구들 난방 방식에서는 한 번 불을 때면 열이 구들장에 저장되어 오랜 시간 방을 따뜻하게 만든다. 방이 식을 때가 되면 다시 불을 때어 구들장을 가열하고 열을 저장한다. 서양의 벽난로가 일시적 난방 방식이라면 우리의 구들은 지속적 난방 방식인 것이다.


① ㉠
② ㉡
③ ㉢
④ ㉣
⑤ ㉤

[13~1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山脈)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에도
차마 이 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季節)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내리고
매화(梅花) 향기(香氣)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曠野)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이육사, 광야-

(나)
이제 바라보노라.
지난 것이 다 덮여 있는 눈길을.
온 ⓒ겨울을 떠돌고 와
여기 있는 낯선 지역을 바라보노라.
나의 마음 속에 처음으로
내리는 풍경
세상은 지금 묵념의 가장자리
지나 온 어느 나라에도 없었던
설레이는 평화로서 덮이노라.
바라보노라 온갖 것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눈 내리는 하늘은 무엇인가.
내리는 눈 사이로
귀 기울여 들리나니 대지(大地)의 고백(告白).
나는 처음으로 귀를 가졌노라.
나의 마음은 밖에서는 눈길
안에서는 ⓓ어둠이노라.
온 겨울의 누리 떠돌다가
이제 와 위대한 적막(寂寞)을 지킴으로써
쌓이는 눈더미 앞에
나의 마음은 어둠이노라.
-고은, 눈길-

(다)
오누이들의
정다운 얘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

콩기름 불
실고추처럼 가늘게 피어나던 밤

파묻은 ⓔ불씨를 헤쳐
잎담배를 피우며

“고놈, 눈동자가 초롱 같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할머니,
바깥엔 연방 눈이 내리고
오늘밤처럼 눈이 내리고.

다만 이제 나 홀로
눈을 밟으며 간다.

오우버 자락에
구수한 할머니의 옛 얘기를 싸고,
어린 시절의 그 을 밟으며 간다.

오누이들의
정다운 얘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
-김용호, 눈오는 밤에-


13. (가)~(다)의 ‘눈’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가)의 ‘눈’은 화자가 처한 현실을 암시한다.
② (나)의 ‘눈’에는 화자의 감정이 이입되어 있다.
③ (다)의 ‘눈’은 화자에게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
④ (가),(나)의 ‘눈’은 부정적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⑤ (가),(다)의 ‘눈’은 과거 회상의 매개체로 작용하고 있다.

14. (가)에 나타난 시적 화자의 태도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점]

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반성하고 있다.
② 자연물에 대하여 친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③ 자신의 현재 상황을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④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고 새로운 삶을 모색하고 있다.
⑤ 현실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
15. (다)에 대한 감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화자는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며 고독에 잠겨 있어.
② 자연 현상을 통해 삶에 대한 깨달음을 드러내고 있어.
③ 수미상응의 방법을 통해 시상 전개에 안정감을 주고 있어.
④ 비유를 통해 대상을 표현함으로써 시각적인 효과를 얻고 있어.
⑤ 인정미 넘치는 시어들을 구사하여 정겨운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어.

16. 발상과 표현이 ㉠과 유사한 것은?

①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그 때에 내 말이「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리면/「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 김소월, 먼 후일 -
② 넓은 벌 동쪽 끝으로/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얼룩백이 황소가/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정지용, 향수 -
③ 안개 자욱한 화원지(花園地)의 벤치 우엔/한낮에 소녀(少女)들이 남기고 간/가벼운 웃음과 시들은 꽃다발이 흩어져 있다. - 김광균, 외인촌 -
④ 조국(祖國)을 언제 떠났노,/파초의 꿈은 가련하다./남국(南國)을 향한 불타는 향수,/너의 넋은 수녀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 김동명, 파초 -
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 한용운, 님의 침묵 -

17. ⓐ~ⓔ 중, 함축적 의미가 가장 약한 것은?

① ⓐ
② ⓑ
③ ⓒ
④ ⓓ
⑤ ⓔ

[18~2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옛날 어느 곳에 가재와 굼벵이가 서로 이웃해서 살았다. 그런데 가재는 수염이 있는 대신 눈이 없고, 굼벵이는 눈이 있는 대신 수염이 없었다. 그래서 겉으로는 “이 위엄 있는 수염, 어험.”, “이 밝은 눈은 어떻고?”하며, 서로 제 것을 자랑했지만, 가재는 굼벵이의 밝은 눈이 탐났고, 굼벵이는 가재의 위엄 있는 수염이 부러웠다.
그러다가 어느 날 그들은 그 수염과 눈을 바꾸기로 했다. 먼저 굼벵이가 제 눈을 빼서 가재에게 주었다. 가재가 굼벵이의 밝은 눈을 받아 달고 보니, 세상은 더 없이 환하고, 저의 수염은 더욱더 위엄 있게 보였다. 그래서 가재는 저의 그 위엄 있는 수염을 굼벵이에게 줄 생각이 없어졌다. 굼벵이는 가재가 그 수염을 선뜻 내주지 않자, “왜 이렇게 꾸물대는가?”하고 다그쳤다. 그러자 가재는 “눈도 없는 놈이 수염은 달아서 무얼 해?”하고는 그냥 가 버렸다.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 본 개미는 굼벵이의 하는 짓과 그 당하는 꼴이 너무도 우스워서, 그만 웃고웃고 하다가 허리가 잘룩해졌다.
- 중 략 -
가재와 굼벵이 이야기를 듣고 이쯤 생각하는데, 어디선지 자지러지게 웃어대는 개미의 웃음소리가 들려 왔다. 순간 얄미운 생각이 번뜻 들었다. 아니 괘씸했다. 굼벵이의 무지와 경박(輕薄)은 허리가 끊어지게 ㉠웃어대는 놈이 어찌하여 가재의 배신과 모순에 대해선 일언반구(一言半句) 말이 없는가? 더구나 배신과 모순은 부도덕하기까지 한 것이다. 그런데도 말은 고사하고 손가락질 한 번이 없다. 그렇다면 개미란 놈은 왜 그토록 편파적(偏頗的)이었을까? 굼벵이의 무지와 경박이 하도 우습다 보니, 가재의 배신과 모순은 미처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일까?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약간의 상상을 보태 보자. 만일 굼벵이에게 예민한 촉각과 날카로운 이빨이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럴 때도 개미란 놈이 그토록 편파적일 수 있었을까? 굼벵이는 처음부터 개미가 두려워할 만한 아무 것도 가지지 못했다. 게다가 이제는 눈까지 없다. 그러므로 백 번 웃어 주어도 보복 당할 염려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가재는 그렇지 않다. 옆걸음을 쳐도 개미보다는 빠르고, 이제는 밝은 눈까지 달았으니 숨을 수도 없다. 잘못 보였다가는 언제 그 예리한 집게발에 허리가 잘릴지 모른다. 개미는 이런 것을 잘 알았을 것이다.
내가 이 글을 쓴 것은 굼벵이의 무지와 경박을 비웃으려는 게 아니었다. 가재의 배신과 모순을 질타(叱咤)하려는 것도 아니었다. 다소 그런 뜻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개미의 간악한 편파성을 꾸짖자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개미는 가재의 잘못을 질타했어야 한다. 보복이 두려워 그러지 못했다면, 굼벵이의 어리석음도 비웃지 말았어야 한다. 그래야 공평하지 않은가?
그러나 이제는 더 꾸짖을 용기가 나질 않는다. 아니, 앞에서 몇 마디 꾸짖은 것도 오히려 취소하고 싶은 심정이다.
지금 개미란 놈이 어떻게 알고 찾아와, 나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치고 있다. “이봐요, 정 선생. 내가 당신에게 보복할 만한 힘이 없다고 해서, 이렇게 나를 매도하는 거요? 호랑이가 나처럼 했어도 이럴 거요?”
내 발이 저리니 어떻게 더 개미를 꾸짖겠는가? ‘너에게서 나온 것은 너에게로 돌아간다.’는 옛말이 있다. 내가 개미를 꾸짖은 말이 나를 꾸짖는 말로 돌아오다니, 참으로 말의 어려움을 알겠다. 그럼 어찌할까? 호랑이를 꾸짖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질 때까지는 꾸짖는 일을 삼갈 수밖에 없다.
-정진권, 개미론-


18.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① 글쓴이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②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요소가 담겨 있다.
③ 우화를 제시하여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④ 대상을 인간의 속성과 연관지어 평가하고 있다.
⑤ 상황을 가정하여 글쓴이의 생각을 심화시키고 있다.

19. 윗글을 활용하여 설득하는 글을 쓰려 할 때, 그 대상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어떤 일이든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사람
② 실천은 하지 않으면서 말만 앞세우는 사람
③ 남을 속여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
④ 자신의 허물은 묻어둔 채 남의 허물을 탓하는 사람
⑤ 편견에 사로잡혀 남의 의견을 수용할 줄 모르는 사람

20. ㉠에 해당하는 것은?

① 미소(微笑)
② 조소(嘲笑)
③ 고소(苦笑)
④ 담소(談笑)
⑤ 실소(失笑)

21. ㉡에 담긴 글쓴이의 심정이 드러나는 것은?

① 파랗게 날을 세워 흩뿌렸던 언어들이
그대로 내게 와서 꽂힐 수 있는 것을.
거두어 갈무리 못하는 부끄러운 자화상.
② 물오른 하늬바람 베개 끝에 불러 들여
밤새껏 도란도란 창 밖이 정답더니
볼 붉은 자목련 한 송이 수줍게 잉태했다.
③ 황사바람 이는 하늘 달빛도 흐릿한 밤
소쩍새 목쉰 울음 창문 앞에 다가서면
고뇌를 재우지 못한 잔주름의 나를 본다.
④ 가늠 못할 꽃샘바람 봄 햇살도 무딘 세상
꿀을 빨 듯 달콤한 게 사는 맛이 아니란 걸
회초리 매운 손끝에 눈물 찍어 새겨 둬라.
⑤ 밀려드는 파도 하나 욕심껏 움켜쥐면
한 옴큼 짜릿하게 깨알 같은 물줄기
빈손에 난파된 채로 버둥대는 세월, 세월.

22. 윗글을 읽고 <보기>와 같이 정리할 때, ⓐ에 들어갈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보 기> 
∙ 집필 목적 : 개미의 간악한 편파성을 꾸짖고자 함
∙ 전환의 계기 : (     ⓐ     )
∙ 결 과 : 자신의 태도를 반성함


① 대상의 장점을 파악함
② 대상을 세밀하게 관찰함
③ 대상과 다른 대상을 비교함
④ 대상과 자신의 공통점을 발견함
⑤ 대상과 자신의 차이점을 깨달음

[23~2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국가에서 마땅히 한 집안의 살림을 적당히 측량하여 농토 몇 부(負)를 한정하여 한 집의 영업전(永業田)으로 만들어 주되, 당(唐)나라의 조세 제도처럼 해서 농토가 많은 사람의 것도 빼앗지 않고 모자라는 사람에게도 더 주지 아니하며, 돈이 있어 사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비록 백 결(百結), 천 결(千結)이라도 모두 허락하고, 농토가 많아서 팔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영업전 몇 부를 제외하고는 역시 허락하며, 많아도 팔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강제로 팔도록 하지 말고, 모자라도 살 수가 없는 사람이 있다면 독촉하지 말아야 한다. 다만 영업전 몇 부 내에서 사고 파는 사람이 있으면, 그 소재지에서 사실을 밝혀, 산 사람은 남의 영업전을 빼앗았다는 죄로 다스리고 판 사람 역시 몰래 판 죄로 다스리되, 산 사람에게는 값은 관계없이 되돌려주게 하고, 판 사람에게는 스스로 관부에 나가서 고하여 죄를 용서받고 자기 농토를 되돌려 받도록 한다.
무릇 농토를 사고 파는 것은 반드시 그들로 하여금 관부에 보고한 뒤에 매매하도록 하고, 관부에서는 전적(田籍)을 상고한 뒤에 문서를 작성하여 서로 교환하도록 하며, 도장이 찍히지 않은 문서는 소송도 받아 주지 않으면, 비록 빨리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아도 두고두고 그 영향이 있을 것이다. 내가 한 마을을 보니, 작년에 몇 가호(家戶)가 파산하였고, 금년에도 몇 가호가 파산하였다. 파산한 자들은 처음에는 많았던 농토가 점차 적어지더니, 나중에는 적은 농토마저 잃게 되었다. 이미 농토가 없어졌으니, 어찌 파산하지 않겠는가?
비록 이 사람의 것을 빼앗아 저 사람에게 주지는 못하더라도, 가난한 백성들이 현재 소유하고 있는 농토를 항상 보존하여 세업(世業)의 물건으로 삼을 수 있도록 백성의 가산을 제정해 준다면, 그것이 어찌 다소나마 유익한 방법이 아니겠는가. 무릇 농토를 파는 사람은 반드시 가난한 백성들일 것이다. 지금 간사하고 교활한 아전과 부호한 상인들이 천만 금의 재물을 벌면 하루아침에 가난한 백성들의 농토를 전부 매수하여 소봉(素封)*의 낙을 누리는 바, 현재 파산하는 자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그 해가 너무 심하지 않은가.
가난한 백성으로 하여금 농토를 팔지 못하도록 하면 파는 사람이 적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겸병(兼倂)하는 자도 감소될 것이다. 가난한 백성이 혹 지혜와 능력이 있어 농토를 사게 되면 한 자의 땅을 사든, 한 치의 땅을 사든 사들이기는 해도 파는 일은 없으므로 쉽게 부흥하게 되며, 부유한 백성은 농토가 비록 많으나 혹은 자손들이 많아 나누어 소유하거나, 우매한 자손이 가산을 탕진하여 불과 몇 대 만에 평민들과 동등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점차로 ㉡균전제도(均田制度)가 완성될 것이다.
가난한 집은 당장에 재산이 없어지는 걱정이 없을 것이니, 참으로 기뻐할 것이고, 부유한 가정은 비록 파산하는 지경에 이르더라도 영업전만은 남아 있을 것이니, 부유한 사람으로서 후일을 염려하는 자 역시 기뻐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행하기가 쉬우며 효과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이것이 균전의 대략이다.
-이익, 논균전(論均田)-

*소봉(素封) : 영토는 없어도 제후와 비등한 수입이 있는 부자


23. 윗글로 미루어 알 수 있는 당시의 사회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농토가 부를 축적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였다.
② 토지 매매 때문에 피해를 보는 백성들이 많았다.
③ 빈익빈(貧益貧) 부익부(富益富) 현상이 나타났다.
④ 부(富)를 축적한 상인들이 많은 농토를 구매하였다.
⑤ 토지 매매는 매수자의 거주 지역으로 제한되었다.

24. <보기>는 균전 제도에 대한 글쓴이의 사고 과정을 정리한 것이다. ⓐ에 들어갈 내용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

 <보 기> 
영업전의 지정
영업전 이외의 토지 자유 매매
영업전 매매 불가
영업전 매매 시 처벌 및 환수
지속적 시행


① 계층간의 위화감 해소
② 토지의 균등한 분배 실현
③ 충분한 국가 재정의 확보
④ 문란한 사회 질서의 회복
⑤ 백성의 안정적 삶의 터전 마련

25. 윗글을 읽은 독자가 제기할 수 있는 의문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3점]

① 어떤 절차로 토지 매매를 하게 할 것인가?
② 당나라가 시행한 조세 제도란 어떤 것인가?
③ 균전 제도는 부유한 백성에게도 이득이 되는가?
④ 영업전 시행에 필요한 토지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⑤ 한 집에서 소유할 영업전의 기준을 누가 정할 것인가?

26. 윗글의 내용으로 볼 때, ㉠‘겸병’ : ㉡‘균전’의 관계와 가장 유사한 것은?

① 목재 : 집
② 기차 : 여행
③ 가뭄 : 저수지
④ 비둘기 : 평화
⑤ 수험생 : 합격자

27. 글쓴이가 주장한 ‘균전 제도(均田制度)’와 그 취지가 유사한 것은?

① 투명한 금융 거래를 위한 금융실명제
② 삶의 질을 고양하기 위한 주 5일 근무제
③ 국제 유가와 환율의 변동을 반영하는 유가연동제
④ 교육의 기회를 평등하게 부여하기 위한 의무교육제
⑤ 근로자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최저임금제

[28~3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A]
 
판소리는 전대의 고소설에 비해 서술자의 설명이 축소된 반면 묘사는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서술자의 객관적인 묘사 중에서도 인물의 모습이나 행위에 대한 세밀하고 구체적인 묘사가 빈번하게 이루어지며, 고정된 대상이 아니라 활발하게 움직이는 대상에 대한 역동적인 묘사가 많이 발견된다.
있는 그대로를 세밀하게 묘사하려는 성향은 또한 중요하지 않은 시시콜콜한 일까지 장황하게 그려내는 경향을 동반한다. 그리하여 판소리의 묘사 부분은 서사의 진행 과정상 (     ㉠     )과 비슷하다. 서사의 진행상 꼭 필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거기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는 것이다. 전체 서사 진행에서 이런 부분들은 무시해도 상관이 없는 매우 사소한 이야깃거리지만 판소리는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맛나고 재치 있게 함으로써 판소리를 음악적으로 풍성하게 할 뿐 아니라 당대에 새롭게 등장한 사유 체계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대상을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방식은 풍속화에서도 선호하는 것이다. 단원의 일련의 풍속화첩들을 보면 인물이 화면을 거의 다 차지하고 있다. 길 가는 행상 두세 명이 화면을 가득 채우기도 하고, 삼현육각을 원으로 배치하고 한 무동이 춤을 추는 모습이 화면을 가득 채우기도 한다. 따라서 인물이 입은 옷자락의 선 하나까지도 뚜렷하게 포착되지 않을 수 없다. 인물의 눈동자 하나까지도 유의미하게 처리할 정도로 섬세하게 그리는 것이다.
대상의 정밀 묘사는 당시 화단에 성행하던 화풍인 것으로 생각된다. 일련의 초상화들은 얼굴과 옷차림새를 있는 그대로 극세필로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주의적 정밀 묘사는 임금 행차시의 행렬도나 계회도, 그리고 연회도와 부사나 감사의 부임도와 같은 기록화에서도 행해진 전통으로서, 당시 화단에는 이러한 즉물사진적인 화풍이 상당히 번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상에 대한 동적인 묘사 방식도 풍속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단원의 일련의 풍속화를 보면 거의가 동적인 순간을 확대경을 통해 포착해 놓은 것들이다. 움직임의 기운을 듬뿍 담은 모습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어 삶의 활력이 느껴진다. 이러한 점은 문인화의 전통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문인화에도 인물이 그려지고는 있으나 그것은 자연 속의 미세한 부분으로 그려졌고, 그래서 전체 화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미미하게 처리되었으며, 그것도 정태적인 자세로 자연을 관조하고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는 존재로 포착되었다. 그러나 풍속화에서는 자연이 생략되거나 아니면 배경으로 멀리 물러나고 인물이 화면의 중심을 차지한다. 그 인물은 무엇을 관조하거나 감상하는 관념적이고 정태적인 모습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힘차게 일하는 인물 군상이다. 그리고 그 인물들 중 대부분은 당시 사회에서 생산 활동을 ㉡맡던 서민 또는 천민인 점도 중요한 내용이다.
판소리와 풍속화에서 볼 수 있는 사실주의적 정밀 묘사는 조선 후기, 특히 영ㆍ정조 당시에 성행한 표현법이다. 그러한 표현 방식은 우리의 산하와 인간들의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진경 문화의 바탕 정신과 연관될 뿐 아니라 당시 여러 분야에서 나타난 실학의 정신과도 그 맥을 같이한다.


28.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① 판소리와 풍속화에는 당대의 실학 정신이 반영되어 있다.
② 문인화에서는 인물보다 자연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③ 판소리의 묘사 부분은 작품 전체로 볼 때 중요한 기능을 한다.
④ 영ㆍ정조 시대에는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방식이 성행하였다.
⑤ 풍속화를 그린 사람들은 당시 사회에서 생산 활동을 담당하던 서민들이었다.

29. [A]에 제시된 판소리의 특징이 가장 잘 나타난 것은?

① 주나라 말엽에 진시황이 통일하고 한고조 황제 인의로 통일 허여 사백년 유지터니, 현제에 이르러 한실이 쇠약하니 사방에 난신적자 구름 일듯 헐 제, 동은 손권이요, 서는 유비요, 북은 조조라. -‘적벽가’
② 당상의 늙은 자친(慈親) 내가 봉양할 것이요, 슬하의 어린 자식 내가 길러낼 것이니, 집안 생각 아예 말고 토끼만 얻어다가 임금 환후 낫게 하오, 휘편만리거(揮鞭萬里去) 안득염향규(安得念香閨) 낭군이 모르시오. -‘수궁가’
③ 내려오는 관장(官長)마다 개개이 명관이로구나. 수의(繡衣) 사또 듣조시오. 층암 절벽(層巖絶壁) 높은 바위 바람 분들 무너지며, 청송 녹죽(靑松綠竹) 푸른 남기 눈이 온들 변하리까? 그런 분부 마옵시고 어서 바삐 죽여 주오. -‘춘향가’
④ 심청이 그날부터 곰곰 생각하니 눈 어두운 백발 부친 영결하고 죽을 일과 사람이 세상에 나서 십 오 세에 죽을 일이 정신이 아득하고, 일에도 뜻이 없어 식음을 전혀 하지 않고 수심으로 지내더니, 다시금 생각하되 엎지러진 물이요 쏘아버린 화살이로다. -‘심청가’
⑤ 흥보 치레를 볼작시면 철대 떨어진 헌 파립 버릿줄 총총 매여 조새갓끈을 달아서 떨어진 헌 망건 밥풀관자 종이당줄 두통나게 졸라매고 떨어진 헌 도포 실띠로 총총 이어 고픈 배 눌러 띠고 한 손에다가 곱돌조대를 들고 또 한 손에다가는 떨어진 부채 들고 서리아침 찬 바람에 옆걸음 쳐 손을 불며 가만가만 건너 간다. -‘흥부가’

30. 문맥상, ㉠에 들어갈 비유적 표현으로 적절한 것은?

① 밤이 깊을수록 더욱 반짝이는 별빛
②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 샘물
③ 곧게 뻗은 길옆으로 나 있는 오솔길
④ 목표물을 향해 빠르게 날아가는 화살
⑤ 수많은 동물과 식물이 어울려 사는 산

31. ㉡‘맡다’와 유사한 의미로 쓰인 것은?

① 도서실에 자리를 맡으려고 일찍 학교에 갔다.
② 부모님께 여행을 다녀와도 좋다는 허락을 맡았다.
③ 그가 부탁한 가방을 맡아서 내 방에 잘 보관했다.
④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⑤ 그의 말투와 행동에서 그가 범인이라는 냄새를 맡았다.

32. 윗글을 바탕으로 다음 그림을 감상한 것 중,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갑돌 : 고양이가 병아리를 물고 가는 모습이나 어미 닭이 안타깝게 날갯짓하는 모습이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어.
② 을순 : 그래, 고양이에게 장죽을 휘둘러대는 남편이나 그 뒤를 따르는 아내의 모습도 역시 생동감 있게 그려져 있어.
③ 병희 : 그렇다면 이 그림은 대상을 역동적으로 그린 것이니까 풍속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그림이라고 할 수 있겠네.
④ 정선 : 물론이지. 인물이 화면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이 작품이 풍속화에 속한다는 근거로 볼 수 있을 거야.
⑤ 무호 : 그림 위쪽에는 나뭇가지를 배경으로 그려 넣었는데, 만약에 나무 전체를 그렸다면 문인화와 다를 바 없겠지.

[33~3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황후와 태후가 정신이 아득하여 세 사람이 서로 목을 끌어안고 섬돌 아래 엎어져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더니, 이 때 태자의 나이 13세라, 호왕에게 호령하여 하는 말이,
“네 이놈. 역적놈이 한갓 강포함만을 믿고 외람되이 남경을 침략하여 이 지경이 되었으나, 어찌 감히 ㉠황제를 꾸짖어 욕하고 나를 굴복시켜 신하를 삼을쏘냐? 군신(君臣)의 분수와 의리를 논하건대, 황제는 백성의 아버지요, 황후는 백성의 어머니라. 너는 만고의 역적놈일 뿐이다.”
하니, 호왕이 분노하여 처형하라 재촉하는지라. 나졸들이 일시에 달려들어 황후, 태후, 태자를 잡아내어 온갖 형구(刑具)를 다 갖추고 수레 위에 높이 실어 동문 큰길가로 나오니, 깃발과 창칼이 삼대같이 늘어서 있는데, 총융 대장이 높이 앉아 자객(刺客)에게 상을 주고 검술을 희롱할 때,

(나)
황후, 태후, 태자가 수레에서 내려 황후는 태후의 목을 끌어안고 태자는 황후의 목을 끌어안고, 세 사람이 한 몸이 되어 백사장 넓은 들에 엎어져 땅을 헤비며 소리를 놓아 통곡하기를,
“전생에 무슨 죄로 백발의 늙은이가 젊은 며느리와 어린 손자를 앞세우고 되놈에게 잡혀 와 한칼에 죽임을 당하니, 북방 천 리 멀고 먼 길에 ㉡주인 잃은 혼백이 된단 말인가. 피골 상련(皮骨相連) 이내 몸은 되놈에게 자식 잃고, 청춘 소부(靑春少婦) 내 며느리 되놈에게 ㉢낭군 잃고, 혈혈 단신(孑孑單身) 내 손자 되놈에게 ㉣아비 잃었는데, 만 리 호구 험한 땅에 누구를 보려고 여기 왔다가 세 몸이 한 몸이 되어 자객의 손에 죽게 되니, 천만 년이 지나간들 이런 변을 다시 볼 수 있겠는가. 우리 ㉤아들 도적에게 황성(皇城)을 잃고 정한담을 피하여 북문으로 도망하더니, 죽었는가 살았는가. 혼백이나 동동 떠서 늙은 어미 죽는 줄을 귀신이야 아련마는 아득한 구름 속에 사람 소리뿐이로다. 유충렬은 어디 가고 날 살릴 줄 모르는가. 비나이다. 비나이다. 형산 신령은 대명국 황성에 급히 가 우리 유 원수를 찾아 내 말을 전하되, 대명국 황태후가 불쌍한 며느리와 어린 손자 목을 안고 깃발과 창검이 늘어선 백포장(白布帳) 장막 안에 자객이 나열해 있는데, 세 몸이 한 몸 되어 금일 오시(午時)만 지나면 무죄한 세 목숨이 창검 끝에 사라질 것이라고 속히 전해 주오.”

(다)
이렇듯 통곡하니, 피 같은 저 눈물은 소상강 저문 비가 검은 색깔이 아롱진 대나무 뿌리는 듯, 가련하다 만승의 황후는 올해로 28세라. 옥빈 홍안(玉鬢紅顔) 고운 얼굴, 월태 화용(月態花容) 귀한 몸이 여러 날 잠 못 자고 굶어서 형용이 초췌한 중에, 호왕이 잡아낼 때 흉악한 군사놈이 억지로 끌어내어 얼굴 가득히 피가 흐르고 옷이 남루하니, 푸른 하늘의 밝은 달이 검은 구름 속에 잠긴 듯, 푸른 물의 붉은 연꽃이 흙비를 머금은 듯, 가련하고 슬픈 모습 차마 보지 못할레라.
이 때에 총융 대장이 군사를 재촉하여 죄인을 잡아다가 깃대 밑에 꿇리고 자객들에게 호령하여,
“일시에 처참(處斬)하라!”
하니, 자객들이 명령을 받고 붉은 도포에 남빛 허리띠를 두르고 비수검(匕首劍)을 번득이며 좌우에 갈라서서,
“영(令)을 시행한다.”
고함 소리에 푸른 하늘이 진동하니 하늘과 땅이 어찌 무심할가.

(라)
이 때 유 원수 호국의 국경에 이르러 상남 뜰로 급히 나아가 흰 눈이 내리는 푸른 강의 갈대 밑에서 천사마에게 물을 먹이고, 강물을 손으로 떠서 낯을 씻더니, 사방을 둘러보았으나 무인(無人) 적막한데 난데없이 표주박 같은 배 한 척이 강 위로 떠오더니, 한 선녀가 선창 밖으로 나와 원수에게 예(禮)를 올리고, 비단 주머니를 끌러 과일 두 개를 주며 말하되,
“여행길이 괴롭고 피곤하니 이 과일을 한 개 잡수시고, 한 개는 두었다가 후일 쓰려니와 지금 황후, 태후, 태자가 호국에 잡혀가서 동문 큰길가에 온갖 형구를 갖추고 자객을 재촉하여 검술을 희롱하니, 황후의 귀한 생명이 경각(傾角)에 달려 있는지라. 장군은 어찌 급한 것을 모르고 빨리 가지 아니합니까?”
두어 마디 이르더니 두둥실 물 가운데로 떠 가는지라.

(마)
원수가 크게 놀라 하늘의 기운을 살펴보니, 태자의 장성(將星)이 떨어질 듯하고, 자미성이 칼끝에 달려 있거늘, 크게 놀라 황룡 같은 수염을 추스르고, 봉의 눈을 부릅뜨며, 일광주와 용린갑을 단단히 졸라매어 장성검을 빼어 들고, 천사마를 채찍질하여 나는 듯이 들어가니, 동문 밖 십 리 백사장에 군사가 가득하였거늘, 말다래를 급히 열어 조총(鳥銃)을 잠깐 꺼내어 대한고를 한 번 놓으니 우레 같은 함성 소리가 푸른 하늘의 밝은 해를 뒤흔드는 듯, 호왕을 부르며 큰 소리로 외치는 말이,
“여봐라, 호왕놈아! 황후, 태후, 태자를 해치지 말라.”
이 때 자객이 비수를 번득이며 태자의 목을 치려 하는데, 난데없는 벼락소리가 맑은 하늘에 떨어지며 어떤 대장이 제비같이 달려드는지라. 모두들 황겁하여 주저주저하던 차에, 천사마가 눈을 한 번 깜짝이며, 동문 밖 큰길가 장성검이 번쩍 빛나니, 넓은 백사장에 다섯 줄로 늘어선 기마병들을 씨 없이 다 베고 성으로 달려가서 대궐 문을 깨부수고 대궐 안의 만조 백관을 단칼에 무찌르고, 용상을 깨뜨리며 호왕의 머리를 손에 감아쥐고 동문 밖 큰길로 급히 오니, 이 때 황후, 태후, 태자가 자객의 칼날 끝에 혼백이 흩어져서 기절해 있는지라. 원수가 급히 달려들어 태자를 붙들어 앉히고 황후와 태후를 흔들어 깨우니, 한나절이 지난 후에야 겨우 정신을 차리거늘 원수 땅에 엎드려 여쭈되,
“정신을 차리옵소서. 대명국 도원수 유충렬이 호왕을 사로잡고 자객과 군사를 한꺼번에 죽이고 이기고 돌아왔나이다.”
태자가 이 말을 듣고 급히 일어나 황후의 목을 안고,
“남경 유충렬이 왔소.”
이렇게 부르짖으니 황후, 태후 기절하였다가 유충렬이 왔다는 말을 듣고 가슴을 두근거리며 벌떡 일어나 앉아 사면을 바라보니 군사는 하나도 없고 일원 대장 앞에 엎드렸거늘, 다시 말하기를
“소장은 남경 유충렬로 호왕을 사로잡아 이곳에 왔나이다.”

-작자 미상, 유충렬전-


33. 윗글을 읽고 떠올린 모습이나 장면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호왕이 군사를 일으켜 명나라를 침략하는 장면
② 유충렬이 하늘의 기운을 살핀 후 깜짝 놀라는 모습
③ 유충렬이 나타나자 호왕의 군사들이 어쩔 줄 몰라하는 장면
④ 유충렬이 나타나자 위엄을 갖추어 그를 맞이하는 태후 일행의 모습
⑤ 선녀가 나타나 유충렬에게 태후 일행이 처한 상황을 알려 주는 장면

34. 윗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독자의 심리적 긴장 상태를 그래프로 나타낼 때, 가장 적절한 것은?







35. (가)~(마) 중, 서술자가 작품에 개입하여 인물이나 사건에 대해 논평하고 있는 것은? [1점]

① (가)
② (나)
③ (다)
④ (라)
⑤ (마)

36. 등장 인물의 태도나 처지를 바르게 말한 것은?

① 호왕은 표리부동(表裏不同)하게 태후의 일행을 대하고 있군.
② 호왕을 대하는 태자의 태도는 안하무인(眼下無人)이라 할 만하군.
③ 총융 대장이 하는 짓을 보면 호가호위(狐假虎威)가 따로 없다니까.
④ 백척간두(百尺竿頭)라더니, 호왕에게 잡혀 있는 황후 일행의 처지를 두고 하는 말이군.
⑤ 황후 앞에 엎드려 전후 사정을 말하는 유충렬의 태도는 면종복배(面從腹背)나 다름없어.

37. ㉠~㉤ 중, 지시 대상이 다른 하나는?

① ㉠
② ㉡
③ ㉢
④ ㉣
⑤ ㉤

[38~4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사람들은 한때 자동차가 사람을 자유롭게 하고, 행복을 증진시킨다고 믿었다. 만약 지금도 단순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의 인간적 감수성과 이성적 능력에 대하여 의심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아무리 둔감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대다수 도시인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교통 혼잡과 교통 체증을 생각해 보면 자동차가 단순히 ‘축복’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교통 혼잡과 체증 현상은 개인 수송 수단의 보편화에 따르는 당연한 결과이다. 일부 사람들만이 자동차를 이용했을 때 자동차는 확실히 편의와 쾌적함을 보증하는 수송 수단이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가지고 거리로 나왔을 때 자동차는 한없는 고통과 불편을 초래하는 원흉이 되었다. 그렇다고 하여 자동차의 소유와 운전을 제한하는 어떤 강제적인 방법을 생각할 수도 없다. 왜냐 하면 자동차가 증가하는 사회는 이미 개인적 자유에 대한 욕구가 팽배한 사회인 만큼 이것을 강제적으로 억누르는 데 필요한 사회적 합의를 얻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자동차를 소수의 특권적인 향유물로 한다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 따라서 ‘자동차 사회’를 뒷받침하고 있는 성장 위주의 산업 경제가 존속하는 한 자동차의 보급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며, 이에 따른 불편은 필연적이다. ㉠도로의 확장이나 신호 체계의 개선 등 사회 간접 자본의 더 많은 투입과 정책, 기술 개발에 의하여 교통의 흐름이 원활해진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또다시 극심한 혼잡과 정체 현상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의 사회이론가 앙드레 고르쓰는 개인 자동차의 급속한 보급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비유를 든 바 있다. 즉, 자동차를 개인적으로 소유하려는 것은 본질적으로 전망 좋은 해변에 저마다 별장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과 같다는 것이다. 그런데 바닷가라고 하는 한정된 공간에 수많은 사람들의 사유 별장이 들어설 때 그것은 이미 별장으로서의 아무런 기능도 할 수 없게 된다. 그와 마찬가지로 자동차라는 편리하고 쾌적한 수송 수단 역시 그것이 모든 사람들의 사적 수송 수단이 될 때 본래의 기능이나 편리와 쾌적함은 소멸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되는 것은 ㉡지극히 간단한 원리때문이다.
자동차가 안고 있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그것이 인간 생존의 근원적인 조건을 무시하고, 오직 인간의 왜곡된 욕망을 일방적으로 추구하는 대표적 폭력 기술이라는 점에 있다. 오늘날 산업 체제를 떠받치는 주요 기술 체계로서 원자력 발전, 텔레비전, 컴퓨터 기술 등을 들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자동차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자동차가 산업 체제 속에서 경제적, 문화적, 심리적 측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모든 산업 기술이 본질적으로 그러하듯이 자동차 기술은 ㉢부분적인 합리성과 전체적인 비이성(非理性)의 결합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기술이다. 현재 인류 대다수를 지배하고 있는 산업 문명 체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인류의 생활 방식을 지속 불가능하게 만든다. 산업 체제는 무한한 경제 성장을 추구하기 때문에, 재생 불가능한 자원을 대량으로 소모하며, 처치 불가능한 쓰레기를 끊임없이 쏟아낼 뿐 아니라, 인간 생존의 자연적 토대인 생태계를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파괴한다. 자동차는 바로 그러한 산업 체제의 핵심이며 따라서 인류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주범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38. 윗글의 중심 화제로 적절한 것은? [1점]

① 자동차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② 자동차의 주된 기능은 무엇인가?
③ 자동차는 어떻게 발전해 왔는가?
④ 자동차로 인한 문제점은 무엇인가?
⑤ 자동차는 어떤 위상을 차지하는가?

39. ㉠에 대한 글쓴이의 생각으로 적절한 것은?

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②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다.
③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격이다.
④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⑤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인 격이다.

40. ㉡을 바르게 설명한 것은?

① 사람은 편리해질수록 더욱 편리한 상태를 추구한다.
② 모든 문명의 이기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의 양면성을 지닌다.
③ 대중 교통 수단보다 자기 자동차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④ 한 사람의 이익이 증대할수록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은 불이익을 당한다.
⑤ 자동차가 증가하는 것에 비례하여 지리적 공간이 한없이 확장될 수는 없다.

41. ㉢의 문맥적 의미로 적절한 것은?

① 물질적인 풍요만을 중시한 나머지 정신적인 황폐함을 초래한
② 제품 자체의 성능을 무시한 채 부속품의 질적 향상만을 추구한
③ 고객에게 주는 효용적 가치보다 기업의 상업적 이익만을 강조한
④ 경제적 측면만을 중시한 나머지 다른 분야와의 관련성을 외면한
⑤ 인간의 편리만을 추구한 나머지 환경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못한

42. 윗글의 논지를 비판하고자 할 때, 그 논거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① 올림픽과 월드컵이 개최되었을 때, 차량 10부제나 2부제 운행을 강제적으로 시행하기도 하였다.
② 경제가 발전한다 할지라도 인구가 증가하지 않으면, 자동차가 증가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③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와 각종 단체에서는 양보 운전에 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④ 산업 문명의 추구가 환경 위기를 유발했다고 해서 산업 문명을 포기하고 산업 사회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⑤ 환경 오염에는 대기 오염뿐 아니라, 수질 오염, 토양 오염 등도 있으므로 자동차가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43~4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쟁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옳게 보았다. 아버지는 난쟁이였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아버지를 보는 것 하나만 옳았다. 그 밖의 것들은 하나도 옳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 어머니, 영호, 영희, 그리고 나를 포함한 다섯 식구의 모든 것을 걸고 그들이 옳지 않다는 것을 언제나 말할 수 있다. 나의 <모든 것>이라는 표현에는 <다섯 식구의 목숨>이 포함되어 있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라도 천국을 생각해 보지 않은 날이 없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모든 것을 잘 참았다. 그러나 그날 아침 일만은 참기 어려웠던 것 같다.
“통장이 이걸 가져왔어요.”
내가 말했다. 어머니는 조각마루 끝에 앉아 아침식사 하고 있었다.
“그게 뭐냐?”
“철거 계고장예요.”
“기어코 왔구나!”
어머니가 말했다.
“그러니까 집을 헐라는 거지? 우리가 꼭 받아야 할 것 중의 하나가 이제 나온 셈이구나!”
어머니는 식사를 중단했다. 나는 어머니의 밥상을 내려다보았다. 보리밥에 까만 된장, 그리고 시든 고추 두어 개와 조린 감자.
나는 어머니를 위해 철거 계고장을 천천히 읽었다.
-중 략-
어머니는 조각 마루 끝에 앉아 말이 없었다. ㉡벽돌 공장의 높은 굴뚝 그림자가 시멘트 담에서 꺾이며 좁은 마당을 덮었다. 동네 사람들이 골목으로 나와 뭐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통장은 그들 사이를 비집고 나와 방죽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머니는 식사를 끝내지 않은 밥상을 들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어머니는 두 무릎을 곧추세우고 앉았다. 그리고 손을 들어 부엌 바닥을 한번 치고 가슴을 한번 쳤다. 나는 동사무소로 갔다. ㉢행복동 주민들이 잔뜩 몰려들어 자기의 의견들을 큰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들을 사람은 두셋밖에 안 되는데 수십 명이 거의 동시에 떠들어대고 있었다. 쓸데없는 짓이었다. 떠든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나는 바깥 게시판에 적혀 있는 공고문을 읽었다. 거기에는 아파트 입주 절차와 ㉣아파트 입주를 포기할 경우 탈 수 있는 이주 보조금 액수 등이 적혀 있었다. 동사무소 주위는 시장 바닥과 같았다. 주민들과 아파트 거간꾼들이 한데 뒤엉켜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고 했다.
-중 략-
어머니는 대문 기둥에 붙어 있는 알루미늄 표찰을 떼기 위해 식칼로 못을 뽑고 있었다. 내가 식칼을 받아 반대쪽 못을 뽑았다. 영호는 어머니와 내가 하는 일이 못마땅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마음에 드는 일이 우리에게 일어나 주기를 바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어머니는 무허가 건물 번호가 새겨진 알루미늄 표찰을 빨리 떼어 간직하지 않으면 나중에 괴로운 일이 생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머니는 손바닥에 놓인 표찰을 말없이 들여다보았다. 영희가 이번에는 어머니의 손을 잡아끌었다.
“너희들이 놀게 되지만 않았어도 난 별 걱정을 안 했을 것이다.”
어머니가 말했다.
“스무날 안에 무슨 뾰족한 수가 생기겠니. 이제 하나하나 정리를 해야지.”
“입주권을 팔려고 그래요?”
영희가 물었다.
“팔긴 왜 팔아!”
영호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럼 아파트 입주할 돈이 있어야지.”
“아파트 안 가.”
“그럼 어떻게 할 거야?”
“여기서 그냥 사는 거야. 이건 우리 집이야.”
영호는 성큼성큼 돌계단을 올라가 아버지의 부대를 마루 밑에 놓았다.
“한 달 전만 해도 그런 이야길 하는 사람이 있었다.”
아버지가 말했다. 어머니가 내준 철거 계고장을 막 읽고 난 참이었다.
“시에서 아파트를 지어 놨으니까 얘긴 그걸로 끝난 거다.”
“그건 우릴 위해서 지은 게 아녜요.”
영호가 말했다.
“돈도 많이 있어야 되잖아요?”
영희는 마당가 팬지꽃 앞에 서 있었다.
“우린 못 떠나. 갈 곳이 없어. 그렇지 큰오빠?”
“어떤 놈이든 집을 헐러 오는 놈은 그냥 놔두지 않을 테다.” 영호가 말했다.
“그만 둬.”
내가 말했다.
“그들 옆엔 ㉤이 있다.”
아버지 말대로 모든 이야기는 끝나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 조세희,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43.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한 인물의 시각을 통해 사건을 서술하고 있다.
② 이야기 속에 또 하나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
③ 중심이 되는 인물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④ 인물의 심리 묘사에 초점을 맞추어 서술하고 있다.
⑤ 사건에 대한 정보 전달자를 장면마다 다르게 설정하고 있다.

44. 윗글을 바탕으로 ‘나’가 나이가 들어 <보기>와 같이 지난날을 회상한다고 할 때, 그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그 날 아침 통장이 철거 계고장을 내게 가져다 주었지. ⓐ내가 어머니에게 계고장을 내밀자 어머니는 충격을 받으셨던지 아침 식사를 중단하시는 것이었어. 마을 사람들은 소리치며 동사무소 앞으로 몰려갔지. 나는 동사무소 앞에서 아버지를 만났어. ⓑ집에 돌아 왔을 때, 어머니는 앞날을 걱정하며 집을 떠날 생각을 하고 계셨어. 영희는 마당 끝에 서서 걱정만 하고 있었지. ⓒ영호는 그 집을 떠날 수 없다고 큰 소리 치며 흥분했어.나도 참을 수가 없어서 떠날 수 없다고 아버지께 말씀 드렸지.하지만 아버지께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임을 알고 계셨어. 그 때는 지금 생각해도 하루하루가 참 힘겨웠던 시절이었지.


① ⓐ
② ⓑ
③ ⓒ
④ ⓓ
⑤ ⓔ

45. 윗글을 영화로 촬영하기 위해 구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소품으로는 영호네 가족의 생활을 드러내기에 적합한 가구, 의상 등을 준비한다.
② 촬영 장소로는 방죽 곁으로 난 좁은 골목길과 그 길을 따라 형성된 판자촌을 물색한다.
③ 효과 음악으로는 작품의 분위기에 어울리게 무겁고 어두운 느낌을 주는 음악을 준비한다.
④ 아버지 역에는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가기에 적합한, 강인한 이미지를 지닌 배우를 선정한다.
⑤ 세트로는 허름한 판잣집, 낡은 대문, 마루와 부엌, 지붕 뒤로 높이 솟은 공장 굴뚝 등을 설치한다.

46.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영호네 가족의 삶이 하루하루 절박하고 치열할 수밖에 없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② ㉡ : 하늘을 향해 높게 치솟아 있다는 점에서 영호네 가족이 지향하는 세계를 의미한다.
③ ㉢ : 영호네 가족을 포함한 동네 주민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④ ㉣ :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곳이라는 점에서 영호네 가족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⑤ ㉤ : 영호네 집을 철거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영호네 가족에게 절망을 안겨 주는 요소이다.

47. <보기>의 ⓐ의 관점에서 윗글을 감상한 것은?

 <보 기> 
현실 / 작품 / 작가 / 독자
<문학 작품의 존재 양상>


① 이 작품에는 우리 사회의 소외 계층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작가의 세계관이 반영되어 있다.
② 이 작품의 특징으로는 다양한 상징적 소재를 동원했다는 점과 간결한 문장을 구사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③ 이 작품은 영호네 가족을 둘러싼 소외 계층의 삶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④ 이 작품은 같은 제목의 연작 12편 중 네 번째에 해당하는 소설로 새로운 기법과 서정적인 아름다움까지 잘 보여 준다.
⑤ 이 작품은 산업화,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당시 우리 사회가 지닌 구조적 모순을 반영한 것이다.

[48~51]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언어는 인간만이 배울 수 있다. 비교적 지능이 발달해 있다는 침팬지 같은 짐승들을 대상으로 언어를 가르치려는 실험을 많이 하였지만 인간이 성취해 내는 수준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어린이가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보면 정말로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비하다. 인간이라면 누구든지 만 세 살 정도밖에 안 되는 몽매(蒙昧)한 나이에 전화까지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모어(母語)에 유창해진다. 나이가 든 뒤에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서 쩔쩔맨 경험을 생각해 본다면, 어린이의 언어 습득 능력이 얼마나 신비한 능력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두뇌 속에는 아주 어린 나이에도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특별한 장치가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가설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이는 아직 구체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장치가 없다고 한다면 그처럼 완벽하게 이루어지는 언어의 습득 과정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기란 매우 어렵다.
언어의 습득은 인종(人種)이나 지능(知能)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비슷한 수준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하나의 언어를 일단 배우고 난 뒤에는 그것을 일상 생활에서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마치 자전거나 스케이트를 한번 배우고 나면 그 뒤에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탈 수 있는 것과 같다.
우리는 언어를 이처럼 쉽게 배우고 또 사용하고 있지만, 언어사용과 관련하여 판단을 내리는 과정의 내면을 살펴보면, 그것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극히 간단한 언어 표현에 관한 문법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만도 엄청난 양의 사고 과정(思考過程)이 요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는 “27의 제곱은 얼마인가?”와 같은 계산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을 소모하지 않으면 안 되면서도,
“너는 냉면 먹어라. 나는 냉면 먹을게.”
와 같은 문장은 어딘가 이상한 문장이라는 사실, 어떻게 고쳐야 바른 문장이 된다는 사실을 특별히 심각하게 따져보지 않고도 거의 순간적으로 파악해 낼 수 있다. 그러나 막상 ㉠이 문장이 틀린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라고 하면, 일반인으로서는 매우 곤혹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이를 논리적으로 설명해 내기 위해서는 국어의 문법 현상에 관한 상당한 수준의 전문적 식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중 략 -
언어는 개방적이고 무한한 체계이기 때문에 우리는 언어를 통해서 반드시 보았거나 들은 것, 존재하는 것만을 이야기하는데 그치지 않고 ‘용, 봉황새, 손오공, 유토피아……’같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은 상상의 산물이나, 나아가서는 ‘희망, 불행, 평화, 위기……’라든가, ‘의문, 제시, 제한, 효과, 실효성……’ 등과 같은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개념까지를 거의 무한에 가깝게 표현할 수가 있다.
우리는 언어를 사용하여 사상이나 추상의 세계같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은 세계에 대해서까지 사고할 수 있지만, 사실 언어는 가장 간단한 것조차도 그것이 가리키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 언어는 연속적으로 이루어져 있는 세계를 불연속적인 것으로 끊어서 표현한다. 언어의 이러한 특성을 ㉡분절성(分節性)이라고 한다.


48. 윗글의 설명 방식으로 적절한 것은? [1점]

①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② 대상 간의 차이점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③ 상위 단위를 하위 단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④ 대상의 변화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전개하고 있다.
⑤ 개념을 그와 유사한 다른 개념에 비추어 설명하고 있다.

49.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① 인간은 성장할수록 언어 습득 능력이 신장된다.
② 인간은 언어로 추상적인 개념을 표현할 수 있다.
③ 인간은 어릴 때에 더 쉽게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
④ 인간은 직관적으로 언어 사용의 문제점을 파악한다.
⑤ 인간은 언어를 습득하면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50. ㉠을 바르게 설명한 것은?

① 시간적으로 차이가 나는 두 행동을 마치 동시에 발생한 것처럼 표현했다.
② 이것과 저것의 다름을 나타내는 조사를 사용하면서 동일한 대상을 가리켰다.
③ 반드시 들어가야 할 문장 성분을 생략함으로써 행위 주체를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았다.
④ 청자(聽者)가 분명한 상황에서 청자를 생략하는 것이 자연스러운데도 억지로 사용했다.
⑤ 동일한 문장 내에서 같은 말이 중복되면 그 중 하나를 생략해야 하는데도 반복해서 사용했다.

51. ㉡의 예로 적절한 것은?

① 백두산을 한국인은 ‘백두산’으로, 중국인은 ‘장백산’으로 부른다.
② 제비, 까치, 올빼미, 독수리 등의 공통점을 추출하여 ‘새’라고 한다.
③ 흐르는 강물을 위치에 따라 ‘상류, 중류, 하류’로 구분하여 표현한다.
④ ‘’를 ‘나무’라고 하는 것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약속에 의한 것이다.
⑤ ‘어리다’는 과거에 ‘어리석다’의 뜻으로 쓰였지만, 오늘날에는 ‘나이가 적다’의 뜻으로 쓰인다.

[52~5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내 님믈 그리워하여 우니다니
山(산) 졉동새 난 이슷하요이다.
아니시며 거츠르신 달 아으
殘月曉星(잔월 효성)이 아라시리이다.
넉시라도 님은 한대 녀져라 아으
벼기더시니 뉘러시니잇가.
過(과)도 허믈도 千萬(천만) 업소이다.
말힛마리신뎌*
살읏븐뎌* 아으
니미 나를 하마 니자시니잇가.
아소 님하, 도람 드르샤 괴오쇼셔
- 정서, 정과정 -

(나)
梨花雨(이화우) 흩뿌릴 제 울며 잡고 離別(이별)한 님
秋風落葉(추풍 낙엽)에 저도 ㉠날 생각난가.
千里(천 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매.
- 계랑의 시조 -

(다)
님다히 消쇼息식을 아므려나 아쟈 하니 오날도 거의로다. 내일이나 사람 올가. 내 마음 둘 대 업다 어드러로 가잣 말고. 잡거니 밀거니 놉픈 뫼헤 올라가니 구롬은카니와 안개난 므사 일고. 山산川쳔이 어둡거니 ⓓ日일月월을 엇디 보며 咫지尺쳑을 모라거든 千쳔里리랄 바라보랴. 찰하리 믈가의 가 배길히나 보쟈 하니 바람이야 믈결이야 어둥졍 된뎌이고. 샤공은 어대 가고 븬 배만 걸렷나니. 江강川텬의 혼쟈 셔셔 디난 해를 구버보니 (     ㉡     ) 茅모簷쳠 찬 자리의 밤듕만 도라오니 半반壁벽靑쳥燈등은 눌 위하야 발갓난고. 오라며 나리며 헤뜨며 바니니 져근덧 力녁盡진하야 픗잠을 잠간 드니 精졍誠셩이 지극하야 꿈의 님을 보니 玉옥 가탄 얼굴이 半반이나마 늘거셰라. 마음의 머근 말삼 슬카장 삷쟈 하니 눈믈이 바라 나니 말인들 어이하며 情졍을 못다하야 목이조차 메여하니 오뎐된 ⓔ鷄계聲셩의 잠은 엇디 깨돗던고.
- 정철, 속미인곡 -

*말힛마리신뎌 : 뭇사람들의 참소하는 말입니다.
*살읏븐뎌 : 슬프구나(또는 사뢰고 싶구나, 사라지고 싶구나)


52. (가)~(다)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① (가),(나)는 대조적인 이미지로 이별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② (가),(다)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③ (나),(다)에는 (가)에 비해 계절감이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다.
④ (가),(나),(다)의 화자는 모두 자신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⑤ (가),(나),(다)의 화자는 모두 임과의 재회를 소망하고 있다.

53. <보기>의 화자가 (가)의 화자에게 할 수 있는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 기>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로다냐.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情(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 황진이의 시조 -


① 당신의 마음을 천지신명만큼은 반드시 아실 것입니다.
② 차라리 깨끗하게 모든 것을 단념하고 새 출발을 하세요.
③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면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입니다.
④ 혹시 자신에게 잘못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⑤ 사람은 때때로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한 일을 겪기도 한답니다.

54. <보기>는 ㉠에 대한 해설이다. <보기>를 참고할 때, (가), (다)의 밑줄 친 부분 중 ㉠과 유사한 심리가 담겨 있는 것은?

 <보 기> 
‘날 생각난가’에는 화자의 이중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 즉, ‘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라.’라는 기대감과 ‘날 잊었을지도 몰라.’라는 의구심의 이중 심리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① 過(과)도 허믈도 千萬(천만) 업소이다.
② 니미 나를 하마 니자시니잇가.
③ 내 마음 둘 대 업다 어드러로 가잣 말고.
④ 咫지尺쳑을 모라거든 千쳔里리랄 바라보랴.
⑤ 半반壁벽靑쳥燈등은 눌 위하야 발갓난고.

55. 문맥으로 보아, ㉡에 들어갈 시구로 적절한 것은?

① 넙거든 기노라 프르거든 희디마나.
② 듯거니 보거니 늣길 일도 하도할샤.
③ 오ᄅᆞ디 못ᄒᆞ거니 ᄂᆞ려가미 고이ᄒᆞᆯ가.
④ 님다히 消쇼息식이 더옥 아득한뎌이고.
⑤ 무릉(武陵)이 갓갑도다, 져 매이 긘 거인고.

56. ⓐ~ⓔ 중, <보기>의 와 성격이 유사한 것은? [1점]

 <보 기> 
를 여라믄이나 기르되 요 개같이 얄믜오랴.
뮈온 님 오며는 꼬리를 홰홰 치며 뛰락 나리 뛰락 반겨서 내닫고 고온 님 오며는 뒷발을 버동버동 므르락 나으락 캉캉 즈져서 도라가게 한다.
쉰 밥이 그릇그릇 난들 너 머길 줄이 이시랴.
- 작자 미상의 사설 시조 -


① ⓐ
② ⓑ
③ ⓒ
④ ⓓ
⑤ ⓔ

[57~6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인류는 오랜 세월을 지내 오면서 수없이 많은 질병을 경험하고 이와 싸우는 동안 괄목할 만한 의학의 발전을 이룩해 왔다. 수없이 많은 의술과 도구가 개발되었으며 이들 중 어떤 것은 각광을 받다가 사라졌고 어떤 것은 꾸준히 인류의 건강 증진에 공헌해 오고 있다.
오늘날 의학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술과 도구는 수없이 많다. 그 중에서 가장 알맞은 것을 선택하여 사용하는 것은 의료인의 지혜요, 능력이며 그러한 혜택을 제한 없이 ㉠누리는 것이 인류의 행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의학 기술과 도구를 구분해 놓고 서로 상대방의 것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회에 사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의학은 기술의 일종이다. 다시 말해서 의술은 고치는 기술인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의학에 얽힌 현상들을 이해하기 위해 예로부터 많은 기술과 이론을 동원하였다. 어떤 때는 무속의 의식을 이용하기도 하였고, 어떤 때는 종교적 설명을 ㉡이끌어들이기도 하였다. 여기서 철학적이며 형이상학적인 것을 의술에 접합시킨 것이 동양 의학이요, 과학과 기술을 이용하여 형성된 것이 서양 의학이다.
서양 의학에서는 인체의 기본 단위를 세포로 본다. 모든 세포가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면 ‘건강’이라고 부르고 세포들이 비정상적인 상태라면 ‘병’이라고 부른다. 그리하여 모든 병의 근원을 세포에서 찾는다. 세포의 수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것이 병적인 상태이며, 또 세포의 수는 변하지 않으면서 낱개의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거나 위축되는 것도 병적인 상태이다.
이러한 세포의 변화를 종양, 결손, 염증, 퇴행성 변화로 ㉣나누어 이런 병명이 어디에 생기느냐에 따라 임상적 병명을 붙이게 된다. 예를 들어 염증이 관절에 생기면 관절염이요, 신장에 생기면 신장염이라 부르는 것이다. 이처럼 병에 대한 서양 의학적 관점은 다분히 해부학적이며 과학적이다.
그렇다면 동양 의학의 관점은 어떠한가? 우리 몸 안에는 항상 몸의 상태를 정상적으로 유지시키려는 자연 치유 에너지가 내재해 있는데 이 에너지가 바로 ‘기(氣)’다. 기의 기능이 정상적이면 이를 ‘건강’이라고 부르고, 기의 기능이 비정상적이면 이를 ‘병’이라고 부른다. 처음에는 기의 부조화만 있고 아직 기질적 변화가 오지 않은 건강하지 않은 상태가 되는데 이 상태가 더욱 진행되면 세포의 기질적 변화까지 생겨 병으로 발전하게 된다.
기가 건강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상태를 제 1단계, 기의 부조화 상태를 제 2단계, 기질적 변화를 제 3단계라고 한다면, 제 2단계인 기의 부조화 상태가 바로 건강하지 않은 상태이다. 이것이 병에 대한 동양 의학적 관점으로 다분히 가설적이며 철학적임을 알 수 있다.
병의 발생 과정은 가스 파이프에 비유할 수 있다. 처음에는 파이프가 깨끗하고 단단한 상태이나(제 1단계), 가스 파이프에 녹이 슬거나 구멍이 뚫리면 가스가 새게 되고(제 2단계), 이 상태가 지속되면 언젠가는 화재가 ㉤일어나게 될 것이다(제 3단계). 그런데 녹이 슨다든가 가스가 샌다든가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법과 화재가 일어났을 때 이를 진화하는 방법은 다르다.
병인(病因)과 치료 면에서 제 2단계를 중시하는 것이 동양 의학이요, 제 3단계를 중시하는 것이 서양 의학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서양 의학과 동양 의학은 병인을 보는 관점과 그에 대한 치료 방법이 다른 것일 뿐 별개의 존재로 볼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우리 나라에는 동양 의학과 서양 의학을 별도로 인정하는 의료 제도가 정착되어 있다. 그러나 앞에서 보았듯이 동양 의학과 서양 의학은 서로 별개의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 둘을 녹여서 새로운 의학으로 창조해야 한다. 흔히 서양 의학에서는 동양 의학을 과학적 연구 방법이 결여되어 있다고 하고, 동양 의학에서는 서양 의학을 인간의 건강을 전 우주와 연결시켜 생각하는 철학적 이해가 부족하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서양 의학과 동양 의학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것으로서 그저 한 의학의 두 측면일 뿐이다. 그러므로 서양 의학과 동양 의학은 새의 양 날개와 같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동시에 펄럭거리는 날갯짓을 할 때 비로소 새로운 ⓐ종합 의학으로 비상하게 될 것이다.


57. 윗글의 주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현대 의학의 특징
② 우리 의학이 나아갈 방향
③ 동양 의학의 현대화 방안
④ 동양 의학과 서양 의학의 관계
⑤ 동양 의학과 서양 의학의 장점과 단점

58. 윗글에 나타난 ‘동양 의학’과 ‘서양 의학’의 특징이 잘못 짝지어진 것은?

① 동양 의학 : 이론적 / 서양 의학 : 경험적
② 동양 의학 : 철학적 / 서양 의학 : 과학적
③ 동양 의학 : 가설적 / 서양 의학 : 해부학적
④ 동양 의학 : 예방 중시 / 서양 의학 : 치료 중시
⑤ 동양 의학 : 기(氣) 중시 / 서양 의학 : 세포 중시

59. ㉠~㉤을 바꿔 쓴 것 중,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공유(共有)하는
② ㉡ - 도입(導入)하기도
③ ㉢ - 증가(增加)하거나
④ ㉣ - 분류(分類)하여
⑤ ㉤ - 발생(發生)하게

60. ⓐ의 사례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① 한의사가 척추 환자를 진단하기 위하여 방사선 사진 촬영을 의뢰한다.
② 양의사가 환자를 수술할 때 한의사의 도움을 받아 침술로 마취를 한다.
③ 한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기 위하여 혈액 분석 결과 자료를 활용한다.
④ 양의사가 동일한 병을 앓고 있는 두 명의 환자에게 체질에 따라 다른 약을 처방한다.
⑤ 한의사가 환자의 병력을 기록하기 위해 컴퓨터를 활용하여 진료 기록 카드를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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